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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호와 보시기에 악하였더라
오늘 본문은 다윗이 자신의 지위와 전쟁을 이용하여 우리아를 죽이는 내용입니다. 다윗은 밧세바에게 저지른 자신의 범죄를 감추기 위해 이런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는 오랜 시간을 하나님께 훈련받으며 많은 것을 극복해 왔지만, 한 순간 마음을 지키지 못한 것이 이런 결과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14절을 보십시오. ‘아침이 되매 다윗이 편지를 써서 우리아의 손에 들려 요압에게 보내니’ 다윗의 편지에는 우리아를 격렬한 전투현장에 내보내어 그가 죽도록 만들라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우리아는 내용을 모른 채 편지를 들고 직접 요압에게 전달하러 갔습니다. 자신의 몸과 마음을 다해 충성을 바쳤던 다윗이었는데 그가 자신을 죽일 거라고 누가 생각이나 했겠습니까? 더군다나 자신의 아내까지 범했을 것이라고는 꿈에서도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다윗은 이런 우리아의 충성심을 역으로 이용하였습니다. 사무엘하에 기록을 보면 우리아는 다윗의 37인의 용사 중 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자신을 격렬한 전투에 내보내어도 군말 없이 최선을 다해 싸움에 임할 훌륭한 용사였습니다. 쉽게 물러서지도 않고, 목숨을 바칠 사람이었습니다. 이런 그가 선봉장에서 싸우면서 전사하는 것은 누구에게도 이상하게 여겨지지 않을 것입니다. 다윗은 이런 정황을 살펴서 우리아를 죽이려고 했고, 이를 통해 자신의 죄를 영원히 감추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이 문제를 이상하게 여길 수 있는 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는 바로 요압입니다. 요압은 다윗과 함께 오랫동안 전쟁을 해왔습니다. 그는 다윗의 병법이나 작전에 대해 잘 알고 있었고, 전쟁에도 능한 지휘관이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충성스런 부하를 죽이라는 다윗의 명령은 그가 생각하기에도 이상한 명령이었습니다. 하지만 요압은 관심을 가지지 않았습니다. 다윗의 37 용사 중 한 명이면서도 자신의 직속 부하인 우리아가 왜 죽어야 하는지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오직 권력에 아부하는 자세로 다윗의 명령을 준행했습니다. 만일 요압에게 진정한 충성심과 부하를 사랑하는 마음이 있었더라면 최소한 일의 자초지종이라도 알아보고자 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의 맹목적인 순종으로 다윗의 범죄는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다윗의 지시대로 요압은 우리아가 전사할 만한 적절한 장소를 물색하였습니다. 그리고 가장 위험한 지역인 암몬의 랍바성 주변에 우리아를 배치하였습니다. 17절을 보십시오. ‘그 성 사람들이 나와서 요압과 더불어 싸울 때에 다윗의 부하 중 몇 사람이 엎드러지고 헷 사람 우리아도 죽으니라’ 계획대로 우리아가 전사하였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다른 군사들도 함께 죽었습니다. 전쟁 중에는 이런 일이 흔하다고는 하지만 굳이 한 사람을 죽이기 위해 다른 군사들까지 죽인다는 것은 이스라엘 군대에게는 손실이었습니다. 다시 말해 다윗의 죄악 된 계획으로 말미암아 우리아 외에도 다른 신하들까지 함께 잃게 된 것입니다. 요압은 이런 정황을 다윗에게 보고하고자 전령을 준비시켰습니다. 19절을 보면 요압은 먼저 전투의 결과에 대해 보고하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뒤에 이어지는 말씀을 살펴보면, 요압이 치른 이 전투가 평소 같았으면 다윗에게 책망 받을만한 거리였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20절에 ‘혹시 왕이 노하여 네게 말씀하기를 너희가 어찌하여 성에 그처럼 가까이 가서 싸웠느냐 그들이 성 위에서 쏠 줄을 알지 못하였느냐 여룹베셋의 아들 아비멜렉을 쳐죽인 자가 누구냐 여인 하나가 성에서 맷돌 위짝을 그 위에 던지매 그가 데벳스에서 죽지 아니하였느냐 어찌하여 성에 가까이 갔더냐 하시거든 네가 말하기를 왕의 종 헷 사람 우리아도 죽었나이다 하라.’ 여룹베셋은 사사 기드온을 가리킵니다. 본래 기드온의 별명은 여룹바알이었으나, 후에 '바알'이란 명칭이 베셋으로 바뀌어진 것입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듯 기드온에게는 첩을 통해 낳은 아들 아비멜렉이 있었습니다. 그는 기드온이 죽은 후에 자기 형제 70명을 모두 죽이고 므낫세 족속에 대한 통치권을 장악하였던 사람입니다. 그리고 이에 반발한 세겜 사람들까지 물리치면서, 세겜 망대에 있던 사람 천 명을 불살라 죽였던 맹장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망대 근처에 있다가 한 순간 여인이 던진 맷돌에 맞아 아 죽어버렸습니다. 이러한 아비멜렉의 전투와 죽음은 당시 이스라엘 군대에게 교훈처럼 전해졌던 것 같습니다. 다시 말하면 ‘전쟁 중 수세에 몰린 적군의 성에는 지나치게 가까이 가지 말라는 것입니다.’ 적군의 성에 가까이 갔다가 아비멜렉처럼 치명적인 위험을 당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 교훈에 대해선 다윗뿐만 아니라 이스라엘 군대의 지휘관들에게도 널리 알려졌습니다. 그러니 요압이 랍바성 근처에서 전투를 벌이다 부하들을 잃었다고 하면, 지휘관으로써의 기본적인 자질에 대해서 다윗 왕에게 책망 받을 것이 뻔했습니다. 이를 예상했던 요압은 이 모든 것이 다윗의 특별 명령을 수행하다 벌어지게 된 불상사였다고 보고하는 것입니다. 패배를 무마시키기 위해 우리아의 죽음을 함께 보고하도록 명령하였습니다. 전령은 요압이 일러준 대로 다윗에게 보고했습니다. 24절을 보면 “활 쏘는 자들이 성 위에서 왕의 부하들을 향하여 쏘매 왕의 부하 중 몇 사람이 죽고 왕의 종 헷 사람 우리아도 죽었나이다 하니.” 편지를 보낸 후에 다윗이 가장 듣고 싶어 했던 보고는 바로 우리아의 죽음이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전령의 앞뒤 말이 어떻든 우리아의 전사보고를 받고선 그는 속으로 깊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을 것입니다. 자신의 죄를 감추려던 계획이 마침내 성공한 순간이었습니다. 다윗이 보고를 들은 후 대답했습니다. 25절을 보십시오. “다윗이 전령에게 이르되 너는 요압에게 이같이 말하기를 이 일로 걱정하지 말라 칼은 이 사람이나 저 사람이나 삼키느니라 그 성을 향하여 더욱 힘써 싸워 함락시키라 하여 너는 그를 담대하게 하라 하니라.” 부하들의 전사소식을 대한 다윗의 반응은 무덤덤하였습니다. 이런 그의 반응은 평소와는 매우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다윗은 원수의 생명조차도 귀하게 여기는 사람으로 알려져 있었는데 지금은 그런 모습을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아마도 우리아가 죽었다는 소식에 속으로는 매우 기뻤지만 그것을 겉으로는 감추고자 태연한 척하다보니 그런 것 같습니다. 우리아와 함께 죽은 다른 신하들의 안타까운 소식보다도 자신의 은밀한 죄를 철저하게 감추는 것이 그에게는 훨씬 더 중요했던 것입니다. 이를 생각해보면 다윗이 영적인 분별력뿐만 아니라 사람을 향한 심령까지 완전히 메말라 버렸음을 알 수 있습니다. 다윗은 단지 죄를 감추려고 했을 뿐이지만, 그 영향력은 다윗의 인격까지 삼키고 있었습니다. 한편, 남편의 죽음을 알게 된 밧세바는 깊은 슬픔가운데 장례를 치렀습니다. 그리고 27절을 보면 “그 장례를 마치매 다윗이 사람을 보내 그를 왕궁으로 데려오니 그가 그의 아내가 되어 그에게 아들을 낳으니라 다윗이 행한 그 일이 여호와 보시기에 악하였더라.” 다윗은 우리아의 장례가 끝나자마자 곧장 밧세바를 왕궁으로 데려왔습니다. 밧세바가 아이를 낳기 전에 자신의 아내로 삼아 정상적인 관계에서 가진 것으로 속이고자 했습니다. 다윗은 이 과정에서 사소한 의혹거리가 생기더라도 자신이 이스라엘의 최고 권력자이기에 모든 문제를 덮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다윗의 행동은 하나님 보시기에 악했습니다. 우리가 보기에도 그의 소위가 악한데 하물며 거룩하신 하나님께서 보시기에 얼마나 더 악하겠습니까? 그는 죄를 은폐하고자 하다가 계속해서 악을 행함으로 스스로의 힘으로는 도저히 헤어나올 수 없는 수렁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저는 오늘 말씀을 묵상하면서 죄를 감추려하는 것이 얼마나 악한 일인지 알게 되었습니다. 저 역시 늘 죄에 넘어집니다. 정욕과 인간적인 욕심, 자기 중심성과 교만 등에 늘 넘어집니다. 물론 사람은 연약하기에 그럴 수 있다고는 생각합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죄를 지은 후에 저의 반응입니다. 저 역시 다윗처럼 감추거나, 얼렁뚱땅 넘어가려고 합니다. 아니면 자신 스스로를 합리화하며 마치 죄가 아닌 듯 자신을 속일 때가 많이 있습니다. 머리로는 분명 죄를 지었을 때 인정하고 회개해야지 하지만, 막상 그 순간에 부딪히게 되면 제 안에 악한 본성이 꿈틀될 때가 많습니다. 그런데 오늘 말씀처럼 회개하지 않는 것이 단순히 내가 지은 그 죄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나와 관계된 다른 사람들에게도 나쁜 영향을 주게 되고, 나의 인격과 영혼을 피폐하게 만드는 일에 아주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하나님 보시기에 참으로 악하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제가 죄 앞에서는 냉정하게 인정하고 돌이킬 수 있는 회개의 심령을 덧입을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다윗이 저지른 한 순간의 정욕의 죄는 회개로 끝날 수 있었지만, 그것을 악한 의도로 감추고자 했을 때 무고한 생명들이 죽이고, 군대에 피해를 입히고, 하나님 보시기에 악한 일로 판단을 받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이 일을 반면교사 삼아서 겸손히 죄를 회개하고 하나님의 긍휼을 덧입는 삶을 살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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