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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의 말이 지혜로운가?
34장 5절~6절을 보면 욥의 한탄하고 있는 모습이 나옵니다. 욥은 “하나님이 나의 의를 부인하셨다. 내가 정당함에도 불구하고 나를 거짓말쟁이라 하셨고, 나는 허물이 없는데 나에게 상처를 입히셨다.” 라고 탄식했습니다. 탄식하는 욥을 지켜보고 있던 엘리후는 마침내 참다못해 분개하며 말했습니다. 1절에서 4절을 보십시오. ‘엘리후가 말하여 이르되, 지혜 있는 자들아 내 말을 들으며 지식 있는 자들아 내게 귀를 기울이라. 입이 음식물의 맛을 분별함 같이 귀가 말을 분별하나니 우리가 정의를 가려내고 무엇이 선한가 우리끼리 알아보자.‘ 엘리후는 지혜 있는 자, 지식 있는 자들을 향해 과연 누구 말이 옳은지 한번 밝혀보자고 제안합니다. 그리고 욥이 자신을 의롭고 정당한데 하나님이 이를 부인하시고 상처를 입히신다는 말에 대해서 논박합니다. 엘리후는 욥의 이런 주장이 얼마나 잘못된 것인가를 역설하며 매우 분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는 하나님의 속성에 대해 말했습니다. 10절에서 12절을 보십시오. “그러므로 너희 총명한 자들아 내 말을 들으라 하나님은 악을 행하지 아니하시며 전능자는 결코 불의를 행하지 아니하시고, 사람의 행위를 따라 갚으사 각각 그의 행위대로 받게 하시나니, 진실로 하나님은 악을 행하지 아니하시며 전능자는 공의를 굽히지 아니하시느니라.” 엘리후는 하나님께서는 결코 악을 행하시는 분이 아니며 전능자는 결코 불의를 행하지 않으신다고 말했습니다. 하나님은 사람의 모든 걸음을 감찰하시고 그 행위를 아시는 분입니다. 하나님은 행위대로 갚으시는 분이시며, 공의로운 분이심을 선포했습니다. 제아무리 높은 왕과 고관들이라 할지라도 하나님은 그들의 외모를 보지 않으시고, 오로지 당신의 선하신 뜻에 따라 행하시는 분이십니다. 하나님은 의로우신 주권자이십니다. 계속해서 엘리후가 말했습니다. “주께서 침묵하신다고 누가 그를 정죄하며 그가 얼굴을 가리신다면 누가 그를 뵈올 수 있으랴 그는 민족에게나 인류에게나 동일하시니.” 엘리후가 말한 것처럼, 도무지 납득할 수 없는 불의한 일이 일어나는 세상 앞에 하나님이 침묵하신다고 해서 우리는 “하나님이 문제다,”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이는 세상상 뿐만 아니라 한 개인의 인생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내 삶에 불의한 일이 발생하더라도, 하나님을 욕하며, 우리 의를 주장할 수는 없습니다. 엘리후는 하나님께서 침묵하실 지라도 우리는 겸손히 자신을 돌아보며 하나님의 뜻을 구하며, 자신의 죄를 돌아봐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엘리후의 말이 맞습니다. 그의 생각도 맞습니다. 그의 주장을 따라 생각해보면 하나님을 비방하는 욥의 말이 신앙적으로 볼 때 잘못된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엘리후의 주장이 옳다고 마냥 끄덕일 수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엘리후의 전제와 그의 말하는 태도에 문제가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 엘리후는 욥이 하나님이 불의하다고 말한다며 비방하고 있지만, 사실 욥은 정말 하나님이 불의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만 견디기 힘든 고통과 억울함 가운데서 원망과 탄식의 말이 터져 나온 것입니다. 엘리후는 이런 욥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고, 욥이 한 말만 그 자체만을 가지고 잘못되었다고 심하게 비판했습니다. 욥과 엘리후의 입장은 다릅니다. 욥은 판판히 깨어지는 극심한 고통가운데서 한계에 부딪히며 시련을 당하고 있습니다. 욥은 하나님의 절대적인 섭리와 주권, 고난이 무엇인지 아주 실제적으로 부딪히고 있습니다. 이는 엘리후가 지식으로 아는 고난과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욥의 말만 듣고 쉽게 판단할 수 없는 것입니다. 우리도 상대방의 말만 가지고 그에 대하여 쉽게 판단할 때가 많습니다. 말씀공부를 할 때, 기도모임을 할 때, 혹은 짧은 만남 가운데 듣게 되는 상대방의 말만 가지고, 그의 모든 것을 쉽게 판단하게 됩니다. 그리고 부지 중에 그러한 자신의 판단이 옳다고 인정하게 되고, 상대방의 한마디 말을 꼬투리 잡아 자신의 논리에 귀속시키려 합니다. 그리고 판단이 정리가 되고, 나름의 논리가 생겨버리면 더 이상 그 사람의 사정이나 다른 말들에 대해서는 귀를 막아버립니다. 우리는 이처럼 자기중심적이고 이기적인 죄인들입니다. 사람들 중에는 자신의 생각을 잘 표현하지 못하는 사람, 말할 때, 감정이 앞서서 이성적인 말을 못하는 사람, 표현방식이 특이하여 엉뚱한 표현을 하는 사람 등 다양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우리는 이들의 말은 가려서 들으며 그 진심을 잘 살펴야 합니다. 우리는 상대방의 말을 듣고 생각을 정리하기 전에, 먼저 왜 그런 말을 하는지 그 마음을 헤아릴 수 있어야 합니다. 섣부른 판단은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심한 경우 씻기 힘든 갈등과 상처를 가져오기도 합니다. 특별히 어려움을 호소할 때, 힘들게 말을 꺼내었을 땐, 그 말을 더욱더 귀 기울여 조심스럽게 들어야 합니다. 그래야 그 사람에 대해서 정확하게 이해하게 되고, 성령하나님의 마음에 합한 도움을 구할 수도 있게 됩니다. 양들과의 말씀공부가 많고, 각종 기도모임이 많은 오늘, 그리고 내일 이러한 부분을 조심해야 할 것입니다. 목자님과 양의 갈등, 목자님들간의 보이지 않는 갈등이 이러한 섣부른 판단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마음은 항상 캠퍼스에 있지만, 직장과 가정의 십자가를 지느라 역사에 적극 참여하지 못하는 목자님, 예수님을 향한 열정은 뜨겁지만 자신의 죄성을 극복하지 못해 신앙의 굴곡이 심한 양, 말 못할 어려움으로 끙끙 앓으며 자꾸만 숨으려 하는 사람들 이 분들을 쉽게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판단하지 말고, 도와주어야 합니다. 여기서 돕는다는 것은 마음을 감찰하시고, 위로하시는 성령하나님께 기도하며, 조용히 위로해 주는 것입니다. 고통으로 웅크려진 그 사람의 마음이 하나님 앞에 활짝 열리도록 기도해주는 것입니다. 저는 남을 쉽게 판단해버리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나의 판단이 어떻게 하면 옳다고 인정 받을 수 있을까? 하며 고민하는 사람입니다. 판단의 자리에서 많은 말을 쏟아부으며 논리를 앞세웁니다. 판단하며 시비를 가려 어찌하든 상대방을 고치려고 노력하는 사람입니다. 그런 제가 옳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가르쳐주고 판단해서 정리해주면 상대방의 삶이 괜찮아질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저의 판단의 말을 듣고, 명확하게 정리된 문제들은 오히려 상처에 상처만 더할 뿐이었습니다. 주변에 많은 사람들이 힘들어 했습니다. 결국, 저의 의도와는 반대로 한 사람도 살리지 못했습니다. 아무리 옳고 명쾌한 판단도 사람을 괴롭게 하고, 상처를 입힌다면 무용지물이었습니다. 제가 판단의 습관을 꺽고, 성령하나님의 감찰하심을 겸손히 구하는 사람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결론입니다. 누구의 말이 지혜롭습니까? 욥의 말입니까? 아니면 엘리후의 말입니까? 표면적으로는 엘리후의 말이 지혜로운 말입니다. 하지만 욥기의 전체적인 의미에서 볼 때 엘리후의 말도 결국 어리석은 말로 판명됩니다. 중요한 것은 “어떤 말이 더 지혜로운 말인가?”가 아니라, “어떤 말이 한 영혼의 생명을 살리고, 하나님께 영광이 되는 말이냐?” 라는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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