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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워드 기번 '로마제국쇠망사'를 읽고
(에드워드 기번/강석승 옮김/동서문화사) 18세기 영국의 역사가 에드워드 기번이 지은 ‘로마제국쇠망사’는 원래 6권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나는 동서문화사 출판사에서 1권(500쪽 가량)으로 요약하여 만든 것을 읽었다. 138년부터 1453년 콘스탄티노폴리스가 함락되기까지 약 1300년간의 로마제국의 역사를 그리고 있는 기번의 ‘로마제국쇠망사’는 상세한 기술, 해박한 고증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풍부한 상상력으로 역사를 재구성함으로써 고전의 반열에 올랐다. 1764년 로마시를 여행하던 기번은 폐허가 된 카피톨리노 언덕에 앉아있던 중 그토록 위대했던 제국의 위상과 영광이 온데간데없어진 것에 허망함과 강렬한 인상을 받는다. 이때 기번은 로마의 쇠퇴와 멸망에 관해 글을 써야겠다는 영감을 받고 ‘로마제국쇠망사’를 집필하게 된다. 흔히 역사는 과거의 이야기이자 오늘날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거울이라고 말한다. 로마제국이 어떻게 그토록 넓은 영토와 다민족을 아우르며 장기간 존속할 수 있었는지와 어떻게 몰락해갔는지를 안다면 오늘날 우리가 한 조직이나 공동체, 넓게는 국가의 성공과 번영을 이루는 데에 있어 교훈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지중해를 중심으로 반경 500킬로미터에서 700킬로미터 내에 있는 지역이 모두 로마의 영토였다. 오늘날의 지명으로 말하면 유럽대륙의 영국, 네덜란드, 벨기에, 프랑스, 스페인, 독일 남서부, 룩셈부르크, 스위스,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헝가리, 슬로베니아, 크로아티아, 보스니아, 세르비아, 루마니아, 불가리아, 마케도니아, 그리스 등을 포함하여 아시아 대륙의 터키, 시리아, 이스라엘, 요르단, 그리고 아프리카 대륙의 이집트와 리비아, 알제리, 튀니지, 모로코 등의 일부가 모두 로마의 영토였다.(굉장하지 않은가!) 하루도 거르지 않는 고된 군사 훈련, 풍부한 상과 가혹한 처벌로 확립된 엄격한 군의 지휘 체계는 로마가 광활한 영토를 획득할 수 있었던 밑거름이었다. 그러나 로마의 위대함은 영토의 넓이에 있는 것이 아니다. 로마제국은 뛰어난 지혜에 의해 세워지고 유지되었다. 여러 속주들은 법률로 통일되고 학문과 예술로 장식되었다. 로마제국은 다양한 종교를 인정해 주는 등 식민시에 관대한 정책을 폈고 노예나 이방인 혹은 적이나 야만족이라도 충성스럽고 공이 있는 자에게는 로마시민의 특권을 부여하였다. 이같이 포용과 관용의 자세로 로마는 통합된 하나의 제국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였다. 그러나 근위대가 제위에 개입하면서 무소불위의 권력을 누리게 되었고 근위대의 태도는 점차 전체 군대로 확산되어 군대는 황제를 암살, 폐위시키거나 추대하는 막강한 압력집단이 되었다. 군인들은 더 이상 힘든 군 생활을 할 수 없었고 나태하고 방종해졌다. 군대 유지비가 어마어마해져 재정이 악화되었을 뿐만 아니라 여러 야만족들의 침략으로 제국은 피폐해져갔다. 비천한 출신에서 군인들에 의해 황제로 추대된 디오클레티아누스 황제는 넓은 제국이 사방에서 야만족들의 맹공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황제 한 사람이 모든 문제를 해결하기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여 네 명의 군주가 공동으로 통치하는 체제를 만들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로마는 끊임없이 야만족의 침략에 시달렸고 디오클레티아누스 황제가 퇴위한 뒤에는 공동 황제간의 분쟁으로 내전이 발생한다. 콘스탄티누스 1세 황제가 승리를 거둠으로써 37년만에 로마는 단 한 명의 황제의 권위 아래 다시 통합되었다. 그는 밀라노 칙령을 공포하여 그리스도교를 공인하였으며, 콘스탄티노플을 건설했다. 기번은 그리스도교의 발전을 로마제국사에서 중요하게 생각하여 자세하게 기술하고 있지만 그리스도교에 대해서는 로마제국몰락의 한 원인으로 지목할 만큼 부정적이고 냉소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콘스탄티누스 1세 황제 사망 후 아들들은 제위 다툼을 벌이는데 차남인 콘스탄티우스 2세 황제가 전 제국을 장악하고 사촌동생인 율리아누스를 부황제로 임명한다. 콘스탄티우스 2세 사망 후 율리아누스, 요비아누스, 발렌티니아누스 1세로 제위가 이어지는데 발렌티니아누스는 제국을 이등분하여 자신은 서방을 맡고 동생인 발렌스를 황제로 임명한 후 동방을 맡긴다. 발렌티니아누스 1세 황제가 병사하자 서방은 아들들인 그라티아누스 황제와 발렌티니아누스 2세 황제가 맡았다. 고트족과의 전쟁에서 발렌스 황제가 전사하자, 그라티아누스 황제는 뛰어난 장군인 테오도시우스 1세를 동방의 황제로 임명한다. 이후 그라티아누스 황제와 발렌티니아누스 2세 황제가 죽고 테오도시우스 1세가 전 제국의 통치권을 갖는다. 테오도시우스 1세는 죽기 전에 아들 아르카디우스와 호노리우스를 각각 동방과 서방의 황제로 임명하여 이때부터 동서로마제국이 완전히 분리된다. 서로마는 80여 년 뒤 게르만족의 침입을 받아 멸망하고, 동로마는 콘스탄티노플을 수도로 하여 1000년을 더 이어간다. 콘스탄티노플의 옛 이름을 따 비잔틴제국으로 불리기도 하는 동로마는 이집트에서부터 그리스, 소아시아를 아우르는 큰 나라를 형성하다가 1453년 투르크족이 세운 오스만투르크제국에 의해 멸망한다. 기번은 오랜 세월 동안 번영했던 로마가 몰락한 주요 원인을 다음의 네 가지로 꼽고 있다. 첫째, 시간과 자연 현상으로 인한 내부 손상. 둘째, 야만족과 그리스도교도들의 적의로 가득 찬 공격. 셋째, 자원의 남용. 넷째, 로마인끼리의 내분문제이다. 나는 로마제국쇠망사를 읽으며 성자필쇠의 진리를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 지름길은 “교만과 죄악”이라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로마의 역사에서도 볼 수 있었지만 강대국이었던 앗수르, 바벨론, 애굽과 그 밖의 화려하고 부강했던 나라와 도시들이 모두 망했는데 그 원인이 그들의 교만과 죄악이라고 성경에 나와 있기 때문이다. 성경의 관점에서 얘기하자면 로마제국이 강성할 수 있었던 것도 하나님이 하신 일이고 로마제국이 망한 것도 하나님의 뜻(심판)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제국들이 스스로 강성해지고 알 수 없는 원인을 포함하여 여러 원인에 의해 멸망하는 것 같지만 보이지 않는 손으로 세계역사를 주관하고 계시는 분은 하나님이시다. 로마의 역사를 보며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강한 나라도 교만하면 망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성자필쇠의 진리가 통하지 않는 나라는 하나님 나라밖에 없다! (* 한 권짜리로 요약된 것이라고는 하나 이 책을 읽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었다. 그렇지만 읽을 때는 이해 못 하던 것을 글을 쓰며 이해하게 되었다. 이해하는 것을 쓰는 것이 아니라 쓰면서 이해하게 된다. 글쓰기에는 이런 힘이 있다. 그래서 글을 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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