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약성경 '출애굽기'를 읽고
레위기 등 다른 구약 성경을 이해하려면 그에 앞서 출애굽기를 이해할 필요가 있을 것 같아서 출애굽기를 읽어보게 되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출애굽기는 다른 구약성경을 이해하는데 중요할 뿐만 아니라 신약 성경을 이해하는데에도 중요한 열쇠가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신약 성경에 출애굽기 인용 구절이 많고 특히 히브리서에서 출애굽기를 배경으로 대제사장이신 예수님을 설명하고 있다. 또한 출애굽기에서 예수님의 모형과 상징을 많이 찾아볼 수 있다. 출애굽기는 구원, 율법, 성막이라는 주제로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1-18장은 이집트에서 종살이하던 이스라엘을 하나님이 강한 손과 펴신 팔로 구원하신 내용이다. 이 사건을 통해 하나님은 이스라엘과 이집트를 비롯한 만국에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가를 분명히 보여주신다. 출애굽 사건을 한 편의 블록버스터 영화에 비유한다면 나는 조연 중에서도 눈에 띄지 않는 조연들에서 은혜를 받았다. 그 중에는 특히 여성들이 많았는데 하나님을 두려워하여 애굽 왕의 명령을 어기고 히브리 남자아기들을 살려준 산파들, 히브리 사람의 아기인 줄 알고도 그를 불쌍히 여겨 데려다가 키운 바로의 딸, 기지를 발휘하여 어머니를 유모로 추천한 모세의 누나, 모세가 길거리에서 여호와께 죽임을 당할 뻔했을 때 급히 돌칼을 가져다가 아들의 할례를 행하여 남편을 죽음에서 구한 아내 십보라, 그리고 홍해를 건넌 후 손에 소고를 잡고 모든 여인들을 이끌며 여호와를 찬송한 아론의 누이, 선지자 미리암이 그들이다. 또, 모세가 자신은 입이 둔하다며 계속해서 사명을 거부했을 때 모세의 입이 되어준 아론, 아말렉과 싸울 때 양쪽에서 모세의 팔을 들어준 아론과 훌, 아말렉과의 싸움을 진두지휘한 여호수아, 모세에게 혼자서 다 하지 말고 우두머리를 세워 재판을 하라고 조언을 해 준 모세의 장인 이드로도 훌륭한 조연들이다. 19-24장은 시내산 율법을 다룬다. 이스라엘을 제사장 나라 거룩한 백성으로 삼기 위해서 구원하신 하나님은(출19:4-6) 모세를 통해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십계명을 비롯한 삶의 전반에 관한 율법을 주신다. 백성들은 하나님이 하신 모든 말씀을 준행하겠다고 응답하고 이로써 하나님과 이스라엘 백성 사이에 언약이 이루어진다. “모세가 그 피를 가지고 백성에게 뿌리며 이르되 이는 여호와께서 이 모든 말씀에 대하여 너희와 세우신 언약의 피니라”(출24:8) 마지막 부분인 25장에서 40장은 성막에 대한 내용이다. 하나님께서는 성막을 지으라고 하시며 구체적으로 세세하게 그 방법을 지시하신다. 성막을 지을 때 필요한 것들은 백성들이 자원하여 드린 예물들로 충당되었는데 이 부분도 감동적이었다. “마음이 감동된 모든 자와 자원하는 모든 자가 와서 회막을 짓기 위하여 그 속에서 쓸 모든 것을 위하여, 거룩한 옷을 위하여 예물을 가져다가 여호와께 드렸으니”(출35:21). 백성들이 가져온 예물이 너무 많아서 나중에는 그만 가져오라고 할 정도였다. 하나님께 자원하여 드리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배울 수 있었다. 성막을 짓는 일이 기술적으로도 그렇고 힘들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하기도 했었는데 하나님께서는 브살렐과 오홀리압을 세우시고 그들에게 하나님의 영과 지혜와 재주를 주사 그들을 중심으로 성소에 쓸 모든 것들을 만들게 하셨다. 하나님께서는 명령만 하지 않으시고 필요한 모든 것들을 채워주시는 분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출애굽기는 드디어 성막이 완성되어 여호와의 영광이 성막에 충만한 내용으로 마치게 된다. 성막 부분을 읽을 때 지루할 수도 있지만 성막은 하나님께서 거하시는 곳이요 그의 백성과 만나고 교제하는 곳이며 그의 백성과 함께 하신다는 증거라는 것을 생각할 때 성막의 내용을 소홀히 생각할 수 없다. 출애굽기는 예수 그리스도의 그림자와 모형을 많이 담고 있는데 모세는 인류의 구원자 예수님의 그림자요 출애굽 역사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인류 구속 역사의 그림자라고 할 수 있다. 또한 대제사장 아론은 만민의 대제사장이신 예수님의 그림자이며 만나는 생명의 떡이신 예수님의 그림자이다. 십자가 사건은 유월절을 기념하는 절기에 일어났으며 예수님은 유월절 양으로 친히 우리 모두를 위한 영원한 희생제물이 되셨다. 성막에서 지성소와 성소 사이에 쳤던 휘장은 예수 그리스도의 육체를 상징하는 것으로 예수님이 돌아가실 때 휘장의 장벽은 없어지고 우리는 예수님의 피로 말미암아 담대히 지성소에 나아갈 수 있는 생명의 길을 얻게 되었다. 예전에는 출애굽기 하면 열 가지 재앙과 홍해사건 정도만 떠올랐었는데 이번에 출애굽기를 읽고 공부하면서 출애굽기가 구약과 신약의 중심이 되는 중요한 성경이라는 것을 새롭게 인식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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