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귐의 기도'를 읽고
(김영봉/IVP)
7년 전에 한 목자님으로부터 선물 받은 책인데 이제야 이 책을 읽어보게 되었다. (예전에는 흥미가 별로 없었던지 중간쯤 읽다가 그만 두었었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 나는 기도를 하는 것을 많이 어려워하였다. 기도하려고 하면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고, 무엇을 해 달라고 도와달라고 계속 간구만 하는 것도 이상하게 느껴졌다. 기도를 하면 금방 끝나고 마는데 하루에 한 시간 두 시간 기도한다는 사람들의 말을 들으면 도대체 어떻게 저렇게 오랜 시간 동안 기도할 수 있나 의아하기만 했다. 그런데 나는 이 책을 읽고 기도하는 것도 배워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사랑의 기술’이란 책에서 에리히 프롬이 한 말이 생각났다. 사랑이 중요하다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알지만 정작 사랑을 배워야하는 기술로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한 말이 그것이다. 기도가 중요한 것이라고 해서 저절로 되는 것은 아니다. 기도도 우리가 배워야 할 기술이다. 그리고 그것은 사랑과 마찬가지로 배운다고 한 번에 완벽히 습득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평생 익혀 나가야 하는 것이다. 신앙 초보자는 아니지만 기도 초보자인 나에게 이 책은 기도 입문서로서 정말 많은 도움을 주었다. 책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기도는 하나님과의 사귐이다”라는 것이 기도의 본질이요 대전제이다. 이것은 기도란 곧 간구라고 생각하는 잘못된 생각을 깨 주는 정말 중요한 가르침이다. 많은 사람들이 ‘기도=간구’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기도의 내용이 모두 간구로 채워진다. 그리고 기도에 대한 또 하나의 오해는 우리가 원하는 것을 들어주시면 기도가 응답받았다고 하고, 원하는 것을 들어주시지 않으면 기도 응답을 못 받았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렇지 않다. 하나님은 우리가 하는 모든 기도에 응답해 주신다. 단지, 우리가 원하는 방식으로 응답하시지 않았을 뿐이다. 하나님은 우리의 모든 기도에 그분이 생각하시기에 가장 좋은 방법으로 응답해 주신다. 또한 이 책을 통해 기도는 하나님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나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라는 것과, 침묵기도, 묵상기도의 중요성 등을 배웠다. 우리는 기도 중에 끊임없이 무슨 말인가를 하려고 하는데 기도 중에 잠잠히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자 하는 것이 실은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렇다고 해서 통성기도나 간구하는 기도가 잘못된 것이라는 말이 아니다. 그것들도 좋은 것이고 필요한 기도이다. 다만, 저자는 그동안 한국교회가 청원기도, 통성기도 등에만 치우친 나머지 다른 기도들을 하지 못 한 것들을 바로 잡아주고자 한 것이다. 기도를 하나님과의 만남, 사귐이라고 생각한다면 하나님께 나의 마음과 그날 있었던 일들을 얘기할 수도 있고, 답답한 마음을 토로할 수도 있고, 감사와 찬양을 올려드릴 수도 있고, 회개를 할 수도 있고, 중보기도를 할 수도 있고, 간구를 할 수도 있다. 또한 기도일기라고 해서 글로 쓰는 것도 기도가 된다. 찬양을 하고, 말씀을 보며 묵상하는 것도 기도에 포함된다. 이 책을 통해 기도란 무엇이며 어떻게 하는지 배울 수 있어서 좋았고, 어렵고 멀게만 느껴지던 기도가 좀 더 가깝고 친근하게 느껴져서 좋았다. 기도를 배우고 싶은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