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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을 읽고
(미치 앨봄 지음/공경희 옮김/세종서적) 옛날부터 서점에 가면 늘 이 책이 스테디셀러 코너에 있는 것을 보았다. 언제라도 맘만 먹으면 금방 읽을 수 있을 것 같아서 나중에 한 번 읽어봐야지라며 계속 미루다가 이번에 무료나눔을 통해 이 책을 얻게 되어 읽어보게 되었다. 죽음을 앞에 둔 사람이 젊은이들에게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조언을 해 준다는 점에서 얼마 전에 읽은 책 ‘백년을 살아보니’랑 비슷한 부류의 책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학에서 사회심리학을 가르치는 모리 교수는 어느 날 루게릭병을 선고받는다. (그는 70대였다.) 그는 점점 몸을 움직일 수 없게 되었지만 절망하지 않았고 남은 생애를 지금까지 그래왔듯 다른 사람들을 사랑하며 긍정적인 사고방식으로 살아간다. 모리 교수의 이야기는 동료 교수에 의해 신문에 실렸고 이 신문 기사를 본 토크쇼 PD가 모리 교수와의 인터뷰를 진행한다. 모리 교수의 이야기는 전파를 타고 모든 사람들에게 알려졌고, 졸업한지 16년이 된 제자 미치(미첼)는 이를 보고 모리 교수를 찾아간다. 미치는 30대 후반의 나름 성공한 저널리스트지만 인생에 대해서는 미숙한 점이 많다. 미치와 모리 교수와의 만남은 매주 화요일에 이루어졌고, 매주 다른 주제들로 얘기를 나누었다. 그 주제는 자기 연민, 후회, 죽음, 가족, 감정, 나이 드는 두려움, 돈, 사랑의 지속, 결혼, 문화, 용서 등이다. 모리 교수의 제안으로 미치는 모리 교수와 나눈 얘기들을 정리해서 책으로 펴낸다. 그것이 바로 이 책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이다. 모리 교수는 죽음을 코 앞에 앞두고 있을 때나 죽음과 무관하게 건강하게 살았을 때나 늘 한결같은 삶을 살았다. 다른 사람들을 사랑하고, 베풀고, 소박한 것에서 삶의 즐거움을 찾고, 늘 배우고자 하고, 불평하고 원망하기보다는 감사하고...그는 루게릭 병으로 인해 몸이 굳어서 대소변을 볼 때조차도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야 했다. 다른 사람 같으면 자기연민에 빠지거나 슬픔과 절망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기 쉬운데 모리 교수는 자기가 보살핌을 받는 아기가 된 것 같다면서 좋아한다. 그는 남에게 의존하는 일을 즐기기로 했다고 하였다. 물론 모리 교수도 자기 연민과 슬픔에 빠지기도 했지만 그 감정은 잠깐 느낀 뒤 즉시 거기에서 빠져 나왔다고 한다. 모든 부정적인 감정들을 모리 교수는 그렇게 처리했다. 조금 느끼고, 그 다음에 날려보내고. ‘백년을 살아보니’의 저자 김형석 교수님과 마찬가지로 모리 교수도 우리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랑’이라고 말했다. 사랑할 줄도 알고, 사랑받을 줄도 아는 것. 그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한다. (인생에서 사랑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은 누가 말해도 변함이 없을 듯하다.) 나는 평소에 죽음에 대해서 생각을 많이 하는 편인데, 죽음에 대한 얘기 그리고 그 죽음을 전제로 한 삶의 얘기를 하고 있는 이 책이 나에게 도움이 많이 되었다. 자기가 언젠가 죽는다는 것을 안다면 삶을 낭비하지 않고 더 잘살 수 있고, 핵심에 초점을 맞추어서 살 수가 있다. 늙어가는 것이 두렵지 않느냐는 제자의 질문에 모리 교수는 자신은 나이 드는 것을 껴안는다고 말했다. 그리고 나이듦은 단순히 쇠락만이 아니라 성장을 의미한다고 했다. 루게릭병에 걸린 지 몇 개월이 지나지 않아 모리 교수는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평안히 죽음을 맞이하였다. 모리 교수는 제자들을 나의 친구라고 부르며 평생 제자들을 아끼고 사랑했다. 자신의 두 아들과 아내도 뜨겁게 사랑했다. 그래서 다 큰 아들들이 아버지 옆에 와서 무릎꿇고 아버지에게 다정하게 키스하는 일이 자연스러웠다. 그리고 그는 늘 긍정적인 삶을 살았다. 모리 교수를 보면 어렸을 때 사랑이 많은 부모 밑에서, 화목한 환경에서, 학식있는 부모 밑에서 자랐을 것 같지만 사실은 그 반대였다. 어머니는 여덟 살 때 병으로 돌아가시고 못 배운 이주 노동자인 아버지는 자식들에게 한 번도 따뜻한 말을 건네지 않은 차가운 사람이었다. 그리고 그의 집은 늘 생계 걱정을 해야했다. 다행히 새어머니가 좋으신 분이라서 모리에게 도움이 되었지만 그렇다고 모리가 사랑을 충분히 받고 자란 것은 아니다. 불우한 가정환경에서 자라면 비뚫어지고 남을 사랑할 줄도 모르고 부정적인 성격이 형성 될 것 같지만 꼭 그런 것은 아니라는 것을 배우게 된다. 어떤 삶을 살 것인지는 자신이 선택할 수 있다. 나는 사랑을 못 받았지만 다른 사람을 사랑하기로 마음먹고 그렇게 살 수 있다. 이 책을 읽으며 개인적으로 중요하게 생각한 점은 바로 이 점이었다. 그리고 나에게도 모리와 같은 스승이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가, 그렇게 바라지만 말고 내가 다른 사람에게 모리와 같은 스승이 되면 좋겠다고 생각을 바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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