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규의 ‘내려놓음’을 읽고
(출판사 – 규장)
최근 내가 어떤 문제로 인해 괴로워하면서 동역자에게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다고 했더니 동역자가 답을 알고 있다고 하였다. 그래서 답이 뭐냐고 물으니 동역자는 “내려놓는거야”라고 말하였다. 뭔가 구체적인 해결책을 기대하고 있었던 나는 동역자의 말에 실망을 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동역자의 그 말이 왠지 하나님이 주시는 메시지 같았다. 내려놓는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어떻게 하는 것일까 궁금했다. 이러한 절실한 필요성과 기대감을 가지고 책을 읽자 책 속의 한 문장 한 문장이 너무나 마음에 와 닿았고 내가 나아가야할 방향을 알게 되었다.
책의 저자인 이용규 선교사님은 서울대 동양사학과 학부와 대학원을 졸업하고 하버드대학교에서 중동 지역학 및 역사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으셨다. 그런데 학위를 수여하자마자 안락한 미래의 보장과 인간의 기대를 전부 내려놓고 가족 모두가 몽골로 가 선교사로 헌신했다. 이 분은 모든 것을 하나님께 묻고 하나님이 주시는 방향대로 순종하는 삶을 살았다. 심지어는 한 교인이 형편이 어렵다며 돈을 빌려달라고 했을 때도 이틀간 기도하며 돈을 빌려줘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를 하나님께 물었다. 자신은 돈을 빌려주는 것이 마음이 훨씬 편한데도 하나님이 아무런 응답도 주시지 않자 그 교인에게 ‘나는 당신에게 돈을 빌려주고 싶은데 하나님께서 응답을 주시지 않아 드릴 수가 없다’고 말하였다. 그런데 얼마 후 그 교인이 사정이 어렵다고 한 것은 돈을 얻어내기 위해 한 거짓말임이 드러났다. 사실 이런 것은 다른 기도에 비하면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기도일 수 있다. 그런데 이 예화가 인상적이었던 것은 선교사님은 어려운 문제가 있을 때나, 힘든 일이 있을 때 혼자 고민하고, 인간적으로 해결하고자 이리저리 알아보는 것이 아니라 항상 먼저 하나님께 나아가 기도했다는 점에 있다. 심지어 이런 것까지도..라고 하는 것까지 말이다. 이 책에는 선교사님이 유학생활과, 선교활동, 가정생활 등을 하는 매사에 있어 하나님을 의지하고, 하나님께서 주시는 방향에 순종하며 자신의 모든 것을 내려놓았을 때 하나님께서 친히 인도하시고 채워주심에 대한 놀라운 간증거리로 가득하다.
책을 읽으며 내 문제의 원인이 무엇인지 그리고 해결책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 내 문제의 원인은 내려놓지 못 하는 것이고, 해결책은 내려놓는 것이다. 생각해보니 나는 나에게 있는 그 어느 것도 빼앗기지 않으려고 전전긍긍하며 살고 있었다. 그러니 늘 긴장하고 삶이 피곤할 수밖에...내려놓음의 대상은 시간과 돈, 건강과 안위, 젊음, 미래, 배우자, 명예, 평판, 사람들로부터의 인정(인정뿐 아니라 인간으로서 당연히 받아야할 존중까지도), 자존심, 신앙의 열매, 심지어는 나의 행복과 생명까지도 되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내려놓아야 할 대상이 이렇게나 많다는 것과 이것만은 아니겠지 라고 생각하는 것도 내려놓음의 대상에 속한다는 것에 매우 놀랐다. 결국 하나도 빠짐없이 한 인간의 모든 것이 내려놓음의 대상이라고 할 수 있다. 인간이 행복을 추구하고 행복하게 사는 것이 당연한 것이라고 여겼던 생각이 깨지게 되었다. 그리고 내가 사는 목적은 나의 행복 추구가 아니라 하나님을 추구하는 것이어야 함을 새롭게 인식하게 되었다. 내려놓는다는 것은 나에게 주어진 모든 것들이 내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것임을 인정하고 하나님의 손에 맡기는 것이자 하나님의 뜻이라면 그것을 버릴 수도 있는 것을 의미한다. 사탄은 우리가 내려놓을 때 불행해질 것이라고 속삭이며 두려움을 심는다. 그런데 우리가 사탄이 주는 두려움을 이기기 위해서는 불행을 감수하겠다는 마음을 갖는 것이 중요하고, 내 행복이 그리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고 하나님의 영광을 추구할 때, 두려움은 우리를 이기지 못한다고 한다. 불행도 감수하겠다는 사람에게 두려울 것이 무엇이 있을까. 두려움을 이기는 비결을 알게 되어 감사하다. 내려놓는 연습을 해나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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