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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카 와일드의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을 읽고
(출판사 – 더클래식)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지만, 누구나 한번쯤은 영원히 젊은 채로 있고 싶다는 생각을 해 보았을 것 같다. 이 소설은 그러한 욕망을 가진 젊은이가 영원한 젊음과 미를 얻는 대신 자신의 영혼을 판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 아주 흥미로운 소설이다. 괴테의 <파우스트>나 스티븐슨의 <지킬박사와 하이드씨>를 섞어 놓은 것 같기도 하다. 오스카 와일드는 동화 <행복한 왕자>(제비가 왕자 동상에 있는 보석들을 물어다가 가난한 사람들에게 준다는 내용)를 쓴 작가이기도 하다. 아름다운 동화와 아주 으스스하고 기괴한 소설을 한 작가가 썼다는 사실이 잘 믿기지 않지만 흥미진진한 줄거리를 만들어내는 그의 풍부한 상상력만큼은 인정할만하다.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화가 바질은 도리언 그레이라는 외모가 출중한 청년의 초상화를 그린 후 그것을 도리언에게 선물하는데 도리언은 슬픈 표정을 한 채 그 초상화를 보며 다음과 같이 말한다. “얼마나 슬픈 일인가! 나는 점점 늙어서 끔찍하고 흉측해지는데 이 그림은 늘 이렇게 젊은 모습 그대로일 테니. 반대로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나는 항상 젊은 채로 있고 이 그림이 나 대신 늙어 가면 좋을 텐데. 그럴 수만 있다면 뭐든 다 바칠 수 있는데! 그래, 그럴 수만 있다면 내 영혼이라도 줄 수 있는데!” 그 후 도리언은 극장에서 연극을 하는 여배우 시빌을 만나 사랑에 빠진다. 그러나 얼마 안가 도리언은 그녀에게 실망을 하여 그녀를 차버리고 실의에 빠진 그녀는 자살을 하고 만다. 그날 집에 와서 자신의 초상화를 본 도리언은 깜짝 놀란다. 초상화 속 자신의 얼굴이 추하게 변해 있었던 것이다. 그 때 도리언은 알게 되었다. 자신이 저지른 죄악의 결과, 더럽혀진 영혼이 그 초상화에 나타난다는 것을 말이다. 초상화가 자기 인생의 짐, 죄의 댓가를 대신 지고 자기는 영원한 젊음과 미를 가지게 된 것이다. 도리언은 누가 이 초상화를 볼까봐 무서워 꼭꼭 숨겨두고 아무도 보지 못 하게 한다. 그 뒤로 도리언은 더욱 타락한 생활을 하고, 도리언으로 인해 인생을 망친 사람들이 늘어간다. 초상화를 그려준 바질이 그 그림을 보고 싶다고 찾아오고, 도리언은 홧김에 그 그림을 보여준 뒤 그림을 그려준 바질에 대한 분노로 그를 죽여버리고 만다. 그러고 나서 다른 사람을 시켜 흔적도 없이 시체를 없애버린다. 38살에도 그의 외모는 20살 때와 변함이 없다. 사람들은 그가 나쁜 짓을 저지르고 다닌다고 수군거리는데 그의 친한 친구들은 도리언의 순수한 얼굴을 봤을 때 그가 나쁜 짓을 저질렀을 리가 없다면서 그를 두둔한다. 여배우 시빌이 자살한지 18년이 지나 그녀의 남동생이 도리언을 죽이려고 찾아왔다가 도리언이 20살 밖에 안 된 청년인 것을 보고 사람을 잘 못 봤다고 생각하여 도리언을 놓아주기도 한다. 그 후 시빌의 남동생은 사고로 죽고, 바질의 시체를 처리해 준 도리언의 친구도 자살을 하는 등 도리언 주변에 있는 사람들은 인생이 다 이상하게 돼 버린다. 도리언의 초상화에는 손과 발에 피가 묻어 있고, 얼굴은 주름투성이에 더욱 비열하고 흉측해져만 간다. 도리언은 그 초상화를 보고 화가 나서 칼로 초상화를 찌르는데...그와 동시에 도리언은 비명을 지르며 쓰러진다. 나중에 하인들이 가서 보니 방에는 주인의 아름다운 모습을 담은 초상화가 있고, 그 옆에 늙고 흉측한 몰골의 어떤 남자가 가슴에 칼이 꽂힌 채 죽어 있다. 그들은 죽은 사람이 손에 낀 반지를 보고서야 쓰러져 있는 남자가 도리언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만약 나에게도 나대신 늙어줄 초상화가 있다면 역시 도리언의 것과 마찬가지로 초상화의 모습이 매우 흉측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에게 마법의 초상화가 없는 게 얼마나 다행인지... 이 소설을 읽고 겉모습만을 중시하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고 위험한지 깨닫게 되었고, 외면이 아닌 내면을 가꾸는 데에 눈을 돌려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겉사람은 낡아지지만 속사람은 날로 새로워진다고 하였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저절로 낡아지는 겉사람과 달리 속사람은 세월이 흐른다고 저절로 새로워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겉사람이 낡아지는데 속사람까지 낡아진다면 얼마나 슬플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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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k
2016-11-28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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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혜와 진리가 있는 글을 쓰셨네요 감사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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