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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론 제 2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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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 성경에 나타난 안식
제 2 장 신약 성경에 나타난 안식

2-1 복음서에 나타난 안식일에 관한 논쟁

복음서에 나오는 안식일에 관한 논쟁은 모두 두 개의 연속 단락들에서 발견된다. 공관복음 저자들이 이 두 단락을 상호 연관된 것으로 보고자 했음을 강력히 시사해 준다. 그 이유는 두 단락 모두 동일한 주제, 즉, 안식일에 대한 예수님의 태도와 그에 대한 대적자들의 반대를 다루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Ibid., p. 213.

2-1-1 마태복음 12:1-8, 9-21
마태복음 12:5-7절에서는 율법에서 안식일에 제사장들이 성전 안에서 안식을 범하여도 죄가 없다는 것을 언급한 후에 예수님은 성전보다 더 큰 분이시며, 이 분께서 자비를 원하고 제사를 원치 아니하신다는 것을 강조함으로써 제자들을 고소하는 바리새인들의 자비가 없는 완악한 마음을 지적하고 있다. 그리고 예수님 자신이 안식일의 주인이라고 선포하고 있다. 이를 통해 안식일의 주인 되신 예수께서 원하시는 것은 제사가 아니라 자비로운 마음임을 말한다. 바리새인들의 문제는 하나님의 마음을 알지 못한 채 안식일의 본의를 잊어버리고 율법적이 되어 무죄한 자를 죄로 정하고 판단한 것이다.

연속되는 마태복음 12:9-21절의 사건에서는 예수께서 안식일에 한편 손마른 사람을 고치는가 엿보고 있는 바리새인들에게 사람이 안식일에 구덩이에 빠진 양 한 마리를 붙잡아 내는 것이 자연스러운 것과 같이, 안식일에 마땅히 한편 손 마른 사람을 고침으로써 선을 행해야 함을 가르쳐 주고 있다. 더 나아가서 마태는 이 사건과 연관시켜 예수님의 성품을 선지자 이사야의 글을 인용하여 묘사하고 있다. 그 분은 하나님의 택한 종으로서 상한 갈대를 꺾지 아니하시고 꺼져가는 심지도 끄지 아니하시는 자비의 메시아이시다.

2-1-2 마가복음 2:23-28; 3:1-6
마가복음 2:23-28절에서는 예수께서 안식일에 밀 이삭을 잘라 먹은 제자들을 변호하시면서 안식일은 사람을 위하여 있는 것이지, 사람이 안식일을 위하여 있는 것이 아님을 강조하고 있다. 이는 사람이 안식일이라는 신성한 어떤 제도를 떠받들기 위해서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행복을 위해서 하나님이 제정하신 것이라는 본래의 의도를 상기시킨다. 그러나 “안식일이 사람을 위하여 있다”고 하여서 안식일이 사람의 날은 아니다. 출애굽기 20:10절에서는 제 칠일은 ‘너의 하나님 여호와의 안식일’이라고 하였다. 안식일은 하나님께 속한 날이기 때문에 거룩하게 지켜야 한다. 안식일은 사람에게 굴레가 되어서 사람을 괴롭게 하려고 만드신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복된 안식을 누리실 때 홀로 누리시지 않고 사람으로 하여금 그 복에 함께 들어와 누리도록 하시기 위해서 만드신 것이다. 최낙재, op. cit., p. 94.

2-1-3 누가복음 6:1-5, 6-11; 13:10-17
누가복음 6:1-5, 6-11절은 기본적으로 마가복음의 것과 유사하다. 다만 ‘안식일은 사람을 위하여 있는 것이요, 사람이 안식일을 위하여 있는 것이 아니라’는 구절이 빠져 있을 뿐이다.

안식일에 관한 논쟁은 누가복음 13:10-17절에서 더 발견되는데 이번에는 바리새인들과의 논쟁이 아니라 회당장과의 논쟁을 다루고 있다. 예수께서 안식일에 한 회당에서 가르치시는데 18년 동안 사단에게 매여 허리가 꼬부라져 조금도 펴지 못하는 한 여인을 불쌍히 여겨 고쳐 주심으로 안식을 주신다. 이에 회당장이 안식일에 병 고치는 것을 분내어 무리들에게 안식일에는 병고침을 받아서는 안 된다는 것을 가르치자 예수님은 이런 그를 외식하는 자라고 책망하셨다. 그리고 안식일에 여인을 병마에서 해방시키심으로 안식을 준 것이 합당함을 증거하심으로 안식일이 진정으로 어떤 날인가를 보여 주셨다. 안식은 우리를 죄와 사단의 얽매임에서 자유케 하는 날임을 말해 주고 있다. 참된 안식은 예수 그리스도의 보배 피로 말미암아 죄와 사단의 노예 상태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2-2 마태복음 11:28-30절에 나타난 안식

마태복음 11:28-30절에서 수고하고 무거운 짐진 자들에 대한 예수님의 초청에서 ‘짐’은 무엇을 말하는가? 이는 바리새인들과 서기관들의 율법에 의한 율법주의적 해석의 짐을 말한다. 반면에 예수님의 멍에는 그의 가르침이고, 더 나아가 예수님과의 인격적인 관계, 즉 예수님에 의해 지배를 받는 제자도를 의미한다. 양용의, op. cit., p. 242.
수고하고 무거운 짐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는 말씀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는 말씀, 그리고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나’의 멍에를 메고 ‘내’게 배우라. 그러면 너희 마음이 쉼을 얻으리니 이는 ‘내’ 멍에는 쉽고, ‘내’ 짐은 가벼움이라는 말씀에서 예수님 자신을 가르키는 ‘나’ , ‘내’라는 단어가 7번이 나온다. 이를 볼 때 예수님의 가르침보다도 오히려 예수님의 인격 자체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예수님의 가르침과 인격은 서로 상충되는 것이 아니다. 왜냐하면 예수님의 제자가 되면 예수님을 배우게 되고 그의 가르침을 배우게 되기 때문이다. 이런 자에게 안식을 약속하신다. 하나님의 의해 약속된 안식이 예수님에 의해 성취되고 있음을 말해 준다. Ibid., p. 242.
참된 안식을 누리기 위해서는 구약에서는 하나님이 제정하신 여호와의 안식일을 절대적으로 지키는 것이 강조되었다면, 신약에 와서는 안식일이라는 제도보다는 성육신 하신 예수 그리스도께 나아와서 그 분을 배우고 그 분과 인격적인 관계성을 맺는 것이 강조된다. 또한 구약에서는 ‘안식’의 개념이 주로 이스라엘 백성이 대적들의 압제로부터 벗어나 하나님으로부터 얻게 될 외적이고 민족적 구원의 개념을 말한다(신 12:9; 25:19; 시 95:11; 사 14:3). Ibid., p. 244.
그러나 본문에서 예수께서 말씀하시는 안식의 개념은 주로 개인적이고 내면적인 것이 특징적이다.

2-3 히브리서 3:7-4:11절에 나타난 안식

히브리서 3:7-4:11절은 시편 95편 8-11절을 인용하여 이스라엘이 하나님의 안식에 들어가지 못한 원인이 무엇이며, 하나님의 안식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어떤 자세를 가져야 하는가를 말해 주고 있다. 이스라엘 백성은 마음을 강퍅케 하여 순종치 않음으로 안식에 들어가지 못하고 광야에 엎드려졌다. 그런데 히브리서 기자는 “성령이 이르신 바와 같이 ‘오늘날 너희가 그의 음성을 듣거든 노하심을 격동하여 광야에서 시험하던 때와 같이 너희 마음을 강퍅케 하지 말라.’”고 말하고 있다. 히브리서 기자는 ‘오늘날’이라는 단어를 사용함으로써 성경에 기록된 과거의 사건은 단순히 과거의 사건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살아있는 사건으로 부활되어 우리에게 생생한 교훈을 주고 있음을 말해 주고 있다. 이는 바울이 고린도전서 10:10,11절에서 말한 것과도 부합된다. 고린도전서 10:10-11 "저희 중에 어떤 이들이 원망하다가 멸망시키는 자에게 멸망하였나니 너희는 저희와 같이 원망하지 말라. 저희에게 당한 이런 일이 거울이 되고 또 말세를 만난 우리의 경계로 기록하였느니라."
하나님은 영존하시는 분이시기 때문에 늘 현재 살아 계셔서 성경 말씀을 통하여 오늘날 우리에게 말씀하고 계심으로 우리는 성경공부를 할 때 하나님께서 오늘날 우리에게 말씀하시는 음성으로 들어야 함을 말해 주고 있다.

히브리서 3:7-4:11절에는 ‘안식’이라는 단어가 10회나 나오고, ‘내 안식’(3:11; 4:3,5), ‘그의 안식’(3:18; 4:10), ‘저 안식’(4:3,11)이라고 하였는데 이는 하나님의 안식을 가리킨다. 하나님의 안식은 영원한 안식으로서 우리가 궁극적으로 들어가야 할 참된 안식이다. 여호수아가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가나안 땅을 기업으로 줌으로써 안식을 주었지만 이는 영원한 안식은 아니었고 영원한 안식의 상징이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 땅에 들어가면 안식을 얻으리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들이 가나안 땅에 들어가서도 하나님께 불순종하고 자행자지 했을 때는 안식이 없었다. 그러므로 참된 안식이란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며 하나님과의 교제에서 오는 것임을 말해 준다. 본래 인간은 하나님의 안식에 참여할 수 있는 큰 축복을 받았으나 하나님의 말씀에 불순종한 죄로 말미암아 하나님과의 관계성이 단절되고 참된 안식을 잃어버리게 되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인간을 불쌍히 여기시고 메시아를 통해서 우리 인간이 다시 하나님의 안식에 들어오게 하셨다. 히브리서 3:7-4:11절은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순종하는 자만이 이 안식에 들어갈 수 있음을 말해 주고 있다.

이상에서 볼 때 구약에서는 안식의 개념이 주로 제도적이고, 외적이고, 민족적인 것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면, 신약에 와서는 주로 인격적이고, 내면적이고, 개인적인 것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음을 보게 된다. 무엇보다도 예수 그리스도 한 분에게 초점이 맞추어진다. 예수님은 자신이 안식일의 주인이 되심을 선포하신다. 그리고 수고하고 무거운 짐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고 초청하시며,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고 약속하심으로 예수님의 인격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음을 명백하게 보여 주고 있다. 그리고 ‘나’의 멍에를 메고 ‘내’게 배우게 되면 너희 마음이 쉼을 얻으리라고 하심으로 쉼이 외적인 것보다도 내면적인 것임을 분명하게 말씀하신다. 히브리서 4장에서도 4:1-13절까지에서 순종을 통해서만이 참된 안식을 누릴 수 있음을 말한 후에 곧 바로 4:14-16절에서 우리의 큰 대제사장 되시는 하나님의 아들 예수님에 대해 이야기하고 예수께 나아갈 것을 권면함으로써 안식을 예수님과 밀접하게 연관시키고 있다. 구약성경에 나타난 안식과 신약성경에 나타난 안식의 관계를 도표로 그려보면 다음과 같다.

① 보편적 계명(창 2:1-3)
② 십계명(출 20:8-11; 신 5:12-15)
③ 안식일과 언약
④ 안식일의 주인 되신 예수님

(인격적, 내면적, 개인적, 보편적)

2-4 안식일과 주일

다음 주제로 넘어가지 전에 안식일과 주일의 관계에 대해서 잠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안식일과 주일은 떼려야 뗄 수 없는 밀접한 관계가 있고, 또한 오늘날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대부분 주일을 안식일로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스도인들이 주일에 모임을 갖게 된 것은 사도행전 20:7a절에서 "안식 후 첫날에 우리가 떡을 떼려 하여 모였더니"라는 기록에서 나타난다. 그리스도인이 안식일을 주일로 지키는 이유는 첫째로, 예수님이 죽음을 이기시고 부활하심으로 세상에 새로운 영적 창조를 가져다 주셨기 때문이다. 부활이 없다면 아담의 후손들은 영원한 멸망에 처하게 되었는데 부활하심으로 우리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신 우리 주를 찬양하며 높이기 위해, 그리고 그리스도의 구원사역을 기억하고 기념하기 위해 주일이 제정되었다. 둘째로, 바로 이날 그리스도께서 우리의 구원을 위해 그의 영광스러운 사역을 마치시고 또 모든 고난으로부터 안식하셨기 때문이다. 김홍만, op. cit., pp. 19-20.

하나님께서 일곱째 날을 복 주사 거룩하게 하신 것과 같이, 그리스도께서도 주일을 복되게 하셨다. 그는 이 날에 부활하심으로써, 그리고 제자들을 만나 그들의 슬픔을 기쁨으로 바꾸어 주심으로써 복되게 하셨고, 또 주일인 오순절에 성령을 부어주셔서 이 날을 복되게 하셨다. 이 날을 통해 하나님의 백성에게 은혜와 기쁨과 행복을 주고자 하셨기 때문에 그리스도인의 안식일을 “영혼의 장날”(The Market Day of the Soul)이라고 부른다. Ibid., p. 58.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 21장 7항에서 안식일은 사도들의 결정이나 교회의 결정도 아닌 예수 그리스도께로부터 온 신적인 것임을 말하고 있다.

“하나님께 드릴 예배를 위하여 적당한 분량의 시간을 구별해 바치는 것은 자연 법칙에 합당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그처럼 하나님께서 그의 말씀에 적극적이고 도덕적인 영구한 명령으로 요구하신 것이 있으니, 곧 모든 시대에 인류로 하여금 이레(한 주간) 중 한 날을 하나님을 위하여 거룩히 지키도록 하신 것이다. 이 안식일이 창세 이후 그리스도의 부활까지는 이레(한 주간) 중 마지막 날이었다. 그러나 그의 부활 이후부터는 이레 중 첫날로 바뀌었다. 이 날을 성경에서는 주일이라고 하며 이 날은 그리스도 교회의 안식일로서 세상 끝 날까지 계속 지켜져야 한다.”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 박윤선 역, pp. 141-142.

주후 2세기 중엽 이전에 사도 교부들은 주일을 안식일과 연관시켰는데, 그러나 그들은 이 두 날을 쉬는 날로서가 아니라 예배를 위한 날로서 연관시켰다. 사실 주일이 일을 안 하고 쉬는 날로 간주할 수 있게 된 것은 콘스탄틴 대제 칙령(the Constantinian legislation, 321년) 이후의 일이었다. Codex Instinianus 3.12.2(321년 3월 3일)와 Codex Theodosianus 2.8.1(321년 7월 3일)
그리고 스콜라 철학적 안식일 엄수주의가 확고히 확립된 것은 토마스 아퀴나스(Thomas Aquinas 1225-74)에 의해서였다. 아퀴나스의 안식일 엄수주의는 주로 스콜라 철학적 자연법 이론에 기초한 교리로서 주일을 안식일에 대한 기독교적 대체일로 간주하며, 따라서 주일을 기독교의 안식일로 지킬 것을 주장하였다. Thomas Aquinas, Summa Theologica (5 Vols.; repr.; New York: Benziger Brothers, 1948), 1a 2ae 100.

그러나 종교 개혁자들은 이러한 스콜라 철학적 안식일 엄수주의를 강력히 공격하였으며 철저히 포기하였다. 예를 들어 칼빈은 안식일이 그리스도 안에서 성취되었으며 따라서 폐지되었음을 명백히 하였다. 더 나아가서 일요일에 예배드리는 것은 편의와 질서를 위한 것일 뿐이며, 그에 반해 일요일에 쉬는 것은 예배드리는 시간 확보를 위해 요청되는 것일 뿐 그 이상의 의미는 없음을 명백히 하였다. J. Calvin, Institutes of the Christian Religion (ed. J.T. McNeil; trans. F.L. Battles; LCC, 20, 21; 2 Vols.; Philadelphia: Westmister, 1960), 2.8.28-34. R. Bauckham, 'Sabbath and Sunday in the Protestant Tradition', in Carson (ed.), Lord's Day, pp. 315-17.

그러나 종교 개혁자들의 스콜라 철학적 안식일 엄수주의와의 결별은 그들의 후계자들에 의해 제대로 전수되지 못하였다. 오히려 17세기에 이르러 청교도들은 종교 개혁 이전의 안식일 엄수주의로 돌아가 버렸으며 P.K. Jewett, The Lord's Day: A Theological Guide to the Christian Day of Worship (Grand Rapids: Eerdmans, 1971), pp. 115-21.
,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Westminster Confession, 1647년)에서 전형적으로 제시되고 있는 이 청교도적 안식일 엄수주의는 후대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미국 등지의 프로테스탄트 교회들 대부분에 의해 그대로 혹은 약간 수정된 형태로 채택되었다. 양용의, op. cit., pp. 16-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