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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ck박
제독의 연인-망각된 20세기
얼마전 "제독의 연인"이라는 영화가 대대적으로 광고되고 있는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그리고 이 영화는 단번에 제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왜냐하면 러시아 박스 오피스 1위, 러시아 영화 100주년 기념작, 1차 세계대전, 적백내전, 혁명 등등 현대사 전공자라면 관심을 가질만한 배경과 주제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곧 저는 영화를 보고 얼마 안가서 곧 실망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실망한 이유는 크게 두가지 때문입니다. 첫 번째로 그것은 불륜 영화라는 점입니다. 주인공 알렉산드르 콜챠크가 사랑하는 여주인공은 친구의 아내입니다...-..- 물론 이런 류의 영화가 많기에 더 뭐라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영적(and 윤리적)으로 생각해봤을 때 그렇게 아름다운 사랑이라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습니다. 왠지 '혁명도 전쟁도 막지 못한 사랑'이라는 광고 카피가 조금 부끄러워졌습니다. 둘째로 제가 크게 실망한 이유는 주인공 콜챠크에 대한 지나친 영웅주의와 일반 수병에 대한 편향된 묘사때문이었습니다. 주인공 콜챠크는 나중에 적백내전의 백군 집단 중 가장 강력한 집단(체코군)의 사령관이 됩니다. 그런데 이 사람은 볼셰비키에 반대하는 사회주의 세력이 많았는데, 이들 역시 혁명 분자로 몰아서 협력을 거부합니다. 그것이 적백내전에서 볼셰비키와 소련의 승리에 기여를 하죠. 백군의 문제는 1)내부적인 이념 분열, 2)개혁 정책 부재(특히 토지 문제) 였습니다. 이런 문제들이 겹치고 겹쳐서 러시아의 민주주의는 현재에 이르러서도 지지부진입니다. 그 가운데 콜챠크가 있구요. 그런데 영화는 그 부분을 거론하지 않고 콜챠크의 뛰어난 지휘관적 역량만 강조하고 있습니다. 뭐 콜챠크가 직접 딱총 수준의 포 한방으로 위협적인 독일 순양함의 회전포를 파괴한다든지 순양함 지휘로 독일 포병대를 쑥대밭으로 만든다든지 말입니다. 또 제가 가장 마음에 들지 않은 것은 "일반 수병의 잔인성"만 강조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어느 시점에 이르면 일반 수병들은 지휘관의 말을 듣지 않고 반란을 일으킵니다. 특히 그 유명한 군항인 크론슈타트에서는 혁명 수병들이 지휘관들을 살해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충성스러운 지휘관들을 죽이는 무례한 수병들의 반란으로서로요. 하지만 좀 시점이 다르긴 하지만 1905년의 전함을 그린 에이젠슈타인의 "전함 포춈킨"을 보면 왜 일반 수병들이 지휘관들을 증오하게 되는지 잘 그리고 있습니다. 가혹한 수병들을 향한 구타와 압제, 상한 식사 등등 일반 수병들이 왜 혁명에 찬동하게 되는지 실마리를 잘 보여주고 있죠. 실제 1차 세계대전 때 전쟁에 지친 사람들의 구호는 "빵, 평화, 토지"였는데 병사들이 평화를 바란 것은 징집병들이 군대에서 겪는 억압적인 상황이 도저히 참을 수 없는 정도였기 때문이었습니다. 특별히 민주성이란 찾아볼 수 없는 러시아군은 더 했구요. 그런데 이런 맥락들이 배제된 채 일반 수병들의 무례함, 비천함만 강조되는 것이 제게는 상당히 불쾌했습니다. 특별히 제가 크론슈타트의 수병들에게 안타까움을 가지는 이유는 혁명을 위해 일어난 그들이 결국 1925년 소련의 강압적인 정책에 다시 반란을 일으켰다 결국 반혁명분자로 몰려 강제적으로 진압당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에이젠슈타인의 "전함 포춈킨"을 싫어합니다) 사실 그들이 바라던 것은 군대 내에서의 인간적인 대접이었습니다. 그런데 차르 독재 체제에서나 혁명 소련에서나 결국 그들은 이용만 당하는 존재였습니다. 하지만 더 슬픈 일이라면 점점 더 과거를 기억하는 사람들의 뇌리 속에서 그들의 고난과 소망은 잊혀지고 그들은 무례한 반란자로 기억된다는 사실입니다. 또 이 영화가 러시아 박스 오피스 1위라는 점은 20세기 현대사를 전공으로 하는 제게는 영 씁쓸하기만 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자신들의 행적을 변명하면서 역사의 심판이 모든 것을 밝혀줄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이 영화를 보면서, 결국 한 세대와 인간과 역사를 정녕 판단할 수 있는 존재는 결국 하나님만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20세기 초의 러시아 수병들의 봉기에 대해 하나님이 전면적으로 긍정하지는 않으시겠지만 그들의 고난을 아시고, 그들이 가진 소망을 기억하고 풀어가시며 판단하실 이는 하나님이십니다. 제가 앞으로도 역사를 공부하면서 한 세대, 한 인간, 한 사회를 깊이 이해하는 가운데 그들의 숨은 고통과 소망을 파악하며 진정 문제를 풀어가실 수 있는 하나님과 하나님 나라 열쇠 되신 예수님을 전할 수 있기 간절히 기도합니다. 그리고 이 하나님께 저의 참 소망이 있음을 또한 믿습니다. <영화 예고편입니다. 러시아에 관심이 있으시면 볼만은 하실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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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무
2009-04-09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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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자님이 영화에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하신 것 아닌가요? ㅎㅎㅎ 목자님이 이야기하신대로 역사적 배경을 정확히 고증하고, 수병들의 비참함을 있는 그대로 그려내고, 남녀 간의 사랑 이야기가 없었다면 아마 영화가 흥행이 되질 않았을걸요. 현재 대부분의 영화는 예술이기에 앞서 상품이고 대중의 기호에 영합하지 않으면 영화관이 파리날릴 터이니 주인공에 대한 영웅화, 불륜이든 뭐든 로맨스를 적당히 버무리고, 화려한 볼거리와 자극적인 화면을 채울 수 밖에 없을 겁니다. 그러저나 백군의 사령관이었던 콜차크를 영웅으로 그린 영화가 러시아에서 박스오피스 1위했다는 사실에 참으로 격세지감이 느껴집니다. 소비에트 시절에는 이런 영화, 어디 꿈이나 꿀 수 있는 상황이었겠습니까? 말씀하신 바와 같이 역사적 사실은 이미 과거로 굳어져 버렸지만 그 사실을 받아들이고 해석하는 인간의 반응은 시대에 따라서 극에서 극으로 180도로 변할수도 있구나 하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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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ck박
안준영
2009-06-11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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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봤습니다. 한마디로 무능한 정부에 반발한 내전이군요. 그가운데 콜차크가 서있고요. 개인적으로 니콜라이2세가 좀만더 정치를 잘했다면 하는 생각이 드는군요..지도자는 역시 탁월해야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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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반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