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작성자	Rock박
ㆍ작성일	2009-06-25 (목)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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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지난 2년간의 안암 UBF 학생 영사를 정리하며

서문: 지난 2년간의 안암 UBF 학생 역사를 정리하며(2007-2008)

"우리 중에 이루어진 사실에 대하여 처음부터 목격자와 말씀의 일꾼 된 자들이 전하여 준 그대로 내력을 저술하려고 붓을 든 사람이 많은지라 그 모든 일을 근원부터 자세히 미루어 살핀 나도 데오빌로 각하에게 차례대로 써 보내는 것이 좋은 줄 알았노니 이는 각하가 알고 있는 바를 더 확실하게 하려 함이로라."

"끈기 있는 사람들은 자신의 과거와 그 안에 담긴 사연들을 가볍게 여기지 않는다. 그리고 과거와 현재와의 연관성을 인식할 때 하나님이 그것을 처리할 힘과 지혜와 적절한 절차를 주시기를 구한다. 그리고 필요하다면 상황을 바로잡는다." -고든 맥도날드

과거를 기억하고 기록하는 일, 이것은 현대 사회에 들어서면서 더욱 인기 없는 일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더욱 더 빨라진 교통과 통신의 발달, 매스미디어를 넘어선 쌍방향 매체의 등장, 그리고 무엇보다 대중문화의 확산은 과거를 기억하고, 미래를 구상하는 일을 생각하기보다 현재에 몰입하도록 부추기고 있습니다. 그래서 반성 없는 쾌락주의가 판을 치고, 사람들의 삶에는 그 깊이가 얕아지고 있습니다.

한편 이유와 모습은 다르기는 하지만 과거에 무슨 일이 있었는가에 대한 관심은 안암 UBF 학생 역사에 있어서도 얕아지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날마다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오고, 또 목자님들에 의해 이를 발 빠르게 실현해나가는 모습은 분명 놀라운 일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우리가 일상적으로 접하고 있는 학생역사의 모습이 어떻게 형성되어 왔는가, 그리고 또 어떻게 이를 발전, 보완, 혹은 수정, 재창조로 이어나갈 것인가에 대한 논의는 부족한 것 같습니다.

이러한 역사적 관점의 결여 혹은 부족함은 여러 문제를 낳을 우려가 있습니다. 첫째로 이것은 시행착오가 반복되는 결과를 낳을 수 있습니다. "해 아래 새로운 것이 없다는 성경말씀처럼" 사실 새로운 아이디어도 이전에 나온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아이디어가 새롭다는 것은 보통 그 당시 상황이나, 혹은 다른 이유로 실행되지 않았거나 좌절되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반성이 없을 때 과거에 벌어졌던 시행착오를 그대로 반복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물론 과거의 아이디어가 실패했다고 반드시 그 생각을 폐기해서는 안 됩니다. 그러나 대신 그 실패에서 배우지 못하고 그 실패를 반복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둘째로 보다 중요하게 이 역사적 관점의 부족함은 장기적인 역사 발전의 가능성을 가로막을 수 있습니다. 과거에서 지금까지 어떤 흐름 가운데 이루어져 왔는지 큰 줄기를 살펴야 어떤 방향으로 학생 역사가 나아가고 있는지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일단 실질적으로 역사적 관점의 부재는 학생 역사의 장애물이 되어왔습니다. 지금까지 몇몇 학생회장들로부터 '내가 무슨 일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어려움을 토로하는 목소리가 있었는데, 여기에 이 역사적 관점의 부재도 일정정도 작용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 결과 학생 역사를 섬기는 리더들이 주로 캠퍼스 학생들의 상황에 따라 임시변통으로 대응하는 일이 잦아지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과거에 목표로 잡아놓고 발전해 나가고자 하던 것들이 사장되고, 한참 후에 가서야 이랬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후회를 남기기도 합니다. 이런 상황 가운데 장기적인 학생 역사 발전과 계승이 매우 힘들어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 것입니다.

특별히 안암 UBF에서 이런 역사적 관점의 부재가 발생한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 번째로는 안암 UBF의 구조적인 상황이 작용하였습니다. 즉 학생 역사의 리더들과 담당자들의 유입·유출이 잦다는 것입니다. 2007년부터 이루어진 학생 역사를 곰곰이 살펴 보건데, 2007년에 학생 역사를 섬긴 주역들 중에서 지금까지 있는 남아있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일례로 2007년 학생역사를 섬기신 박 다니엘, 장 디모데, 김혜영, 송 다윗, 김 다니엘 목자님 등은 지금 선교사로 해외에 나가 계십니다. 그리고 2008년에 안암센터 학생역사 리더로 돌아오신 정기초, 김사라 목자님 등이 계십니다. 또한 2007년에 여름 수양회 참석 후 지금 학생 목자로서 학생역사에 참석하고 있는 손건수 목자님과 같은 이들도 있습니다. 또 예를 들어 2006년-2007년 겨울에 이루어진 오이코스 전도법 공부에 대해 이야기 할 때, 이것이 무엇인지 아는 사람은 학생역사를 섬기는 학생·풀타임 목자님들 가운데 손에 꼽을 만한 이야기가 될 것입니다. 그만큼 학생 역사를 섬기는 리더와 담당자들의 유입, 유출이 잦다는 것은 공통적인 기억요소가 적다는 것이고, 결국 체계적인 학생 역사의 역사적 관점이 생기는 것을 저해하는 요소가 된다는 것입니다.

둘째로 세상의 학생 문화가 일시적이고 빠르게 변화한다는 것입니다. 세상의 대중 문화, 그리고 유행이 얼마나 빠르게 변화합니까. 또 캠퍼스의 상황도 때때로 유동적으로 변화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이런 상황에 대응하여 학생 역사를 진행하다보면, 어느새 역사적인 관점의 대응보다는 당면문제에 대한 대응이 더 절실히 여겨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셋째로 가장 큰 문제는 체계적인 기록 작업과 또 이를 정리하는 역사적 작업이 부재하다는 데에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리더들의 잦은 유입과 유출, 그리고 학생 역사가 너무 바쁘다는 이유로 이것은 많은 사람들에게 있어서 외면 받아 왔습니다. 바이블 카페나 혹은 여러 행사가 있은 후에는 평가회를 늘 가졌지만 정작 분기별, 연별 평가와 같은 장기적인 평가는 자리 잡지 못했습니다. 비록 부족하나마 (형제)학생회에서의 학생회장 이임사는 학생 역사를 정리하곤 하였지만, 과업을 나열하는 데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또 이것조차 역시 학생회의 활동이 잦아들면서 듣기 힘들어지게 되었습니다. 거기에 비록 학생역사를 섬겨주셨던 손 사무엘 목자님이나 다른 이들에 의해 어떤 모임이 있을 때면 논의사항이 기록되기는 하였지만, 이것은 잘 정리되지 않았고 또 장기적인 흐름과 평가를 보여주는 장기적 보고서나 혹은 역사적 작업으로 나아가지 않았습니다.

결국 이들 이유와 더불어 UBF 학생 역사는 과거로부터 이어지는 역사적 관점의 부재를 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앞서 말한 두 가지 문제를 일으키는 요인이 되어왔습니다. 저는 이 상황이 바람직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부족하지만 하나님께서 저를 역사학과로 인도하셨으니, 이 가운데 주신 하나님의 은사를 교회를 위해 사용하고자 이렇게 2007, 2008년에 있었던 학생 역사를 정리하자는 소망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또한 이 역사를 정리하는 이유 중, 또 하나는 "여름 수양회 이후 남는 양들이 없다"는 김모세 목자님의 문제 제기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왜 여름 수양회 이후 안암 UBF 내에 남는 양이 없는가에 대해, 사실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장기적인 조사와 평가가 필요한 것이 사실입니다. 이를 위해서 2009년 올해의 조사와 분석, 평가, 정리가 필요하겠고, 또 이것 역시 저의 계획안에 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2007,8년의 학생 역사도 동시에 살펴볼 때, 우리의 학생 역사가 안고 있는 문제가 명확하게 드러나고 이에 대한 해결의 실마리를 발견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한편 역사학자는 왜 특정 시기를 다루는가에 대한 답을 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역사는 선택된 과거 사실이고, 역사가는 왜 이 과거 사실을 선택했는가에 대한 이유를 답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또 특정 시기를 다룬다는 것은 이 시기가 역사가에 있어서 의미가 있고 이에 따라 선택되었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이유로 저 역시 "왜 2007년부터 과거의 학생 역사를 정리하는가" 이에 대해 이유를 제시해야 할 것입니다. 제가 2007년을 하나의 중요한 시점으로 보는 이유는 2007년부터 학생 역사에서 중요한 변화가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일례로 주일 공예배에 있어서 찬양의 중요성이 증가한 것, 그리고 새내기 전도 역사에 있어서 부스 피싱이 자리 잡은 것, 그리고 새내기들과의 관계성 맺기가 중요하게 여겨진 것 등등 학생 역사에서 중요한 방향 전환이 시작되고 체계적으로 자리 잡기 시작된 시점이 바로 2007년부터였습니다. 물론 이러한 변화가 완전히 자리 잡는 데에는 많은 시간이 걸렸고, 시행착오가 있었던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적어도 2007년이 중요한 역사적 시점인 것은 분명합니다.

이상으로 제가 이 역사 정리를 시작하는 이유는 분명히 전해졌으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 뜻에 따라 2007년부터의 학생 역사를 정리해보고자 합니다. 또 비록 부족한 부분이 많을 것이나 이에 대한 평가와 비판도 겸손히 받고자 합니다. 그리고 이 역사 저술을 통해, 하나님 역사의 창조적인 계승이 이루어지고 캠퍼스 개척 역사가 흥왕하게 이루어지고 종국적으로는 하나님께 기쁨이 되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이창무 2009-06-26 11:20	웬지 박반석 목자님의 Christian Name은 누가가 될 것 같은 예감이 듭니다. 의사 누가보다는 역사가 누가라는 관점에서 말이죠. 박 누가 목자님... 잘 어울리는 것 같지 않으세요?

손건수 2009-06-27 22:59	좋습니다. 사후적으로 검토의 시간을 가지지 못했다는 것은 깊이 공감하는 지적입니다. 장단이 있겠으나 학생역사가 정리된다면 분명 하나의 좋은 참고자료가 될 것입니다. 수고하시는 목자님의 열정과 섬김에 감사드리며, 내심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