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명기 11장 26절 "내가 오늘 복과 저주를 너희 앞에 두나니"  

   오케스트라 역사는 제게 큰 도전이자 십자가입니다. 이제 지휘를 섬긴지 일 년이 지났는데 처음에는 아무것도 몰라 겁이 없고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공부하면 공부할수록 제가 감히 손조차 댈 수 없는 수많은 영역들이 쏟아져 나옵니다. 말을 해주고 싶어도 말을 할 수가 없는 음악적 영역들을 보며 하루에도 수 없이 절망합니다. 천재들의 심혈을 기울인 이 곡을 제가 지휘한다는 것 자체가 어쩌면 말이 되지 않는 comedy 입니다. 인간적인 눈으로 상황을 보면 오케스트라 역사가 제대로 이루어질 이유가 하나도 없습니다. 먼저는 다 모여도 20명 수준인 적은 인원입니다. 보통 8명이 연주해야 하는 비올라 세컨 바이올린을 1명씩 연주하고, 플롯과 오보에 클라리넷도 1명 내지 2명이 연주해야 합니다. 타악기와 바순, 베이스, 트럼본 등은 편성에도 없습니다. 그리고 다들 아마추어입니다. 그런데 할 일들은 많습니다. 책임 목자님도 계시고 의사, 교사, 간호사, 학생, 대학원생 등 다들 각자의 영역에서 바쁘신 분들입니다. 또한 수준도 제각각입니다. 악보를 보는 것조차 문제가 되는 단원들도 있습니다. 그런데 연습하는 곡은 찬송가가 아닌 교향곡입니다. 그것도 누구나 들어도 다 알 수 있는 유명하고 어려운 곡에 도전합니다. 이를 생각할 때 인간적으로는 도저히 할 수 없는 일들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을 생각해 봅니다.

    비전 오케스트라가 하나님을 경외하며 믿음으로 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앞에서 말한 모든 인간적인 조건들이 하나님 안에서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하나님께서 이 모든 것을 가지고 계시고 원하시면 지금 당장이라도 음악의 영을 부어주실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가 연주하는 이 곡이 주님을 향한 곡인가 하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주님의 영광을 드러내고 복음역사에 귀하게 사용하시기 위해 비전 오케스트라를 창설 하셨습니다. 그리고 그 동안 인도네시아, 러시아, 미국, 멕시코 등 세계선교역사에 귀하게 쓰임 받게 하시고 안암골 제자 양성 역사와 복음역사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모임이 되었습니다. 음악을 듣고 하나님의 사랑을 느끼고, 도저히 연주할 수 없는 곡들을 믿음으로 도전해서 연주하는 모습을 보며 주 안에서 못 할 것이 없다는 최고 수준의 믿음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끊임없이 이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를 생각할 때 힘들고 어렵지만 다시 도전할 힘이 생깁니다. 인간적인 눈으로 바라보면 희망이 없지만 함께 하시는 하나님을 바라볼 때 절망이 희망으로 바뀝니다. 계란으로 바위치기지만 한 번 던져보고 싶습니다. 지금은 비록 이해할 수 없지만 하나님께서 함께 하시면 그 수준 높은 곡들을 연주하며 주 안에서 깊은 감동과 느낄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그리고 비전 오케스트라의 주인이신 하나님의 사랑을 체험하고 싶다는 간절한 기도제목이 생깁니다. 제가 연주하는 곡은 하나님을 향한 믿음과 사랑입니다. 그렇지 않고 지루하고 어려운 악보를 보며 연주할 때 어느새 잃어버린 하나님에 대한 사랑은 악기 연주하는 것이 짐이 되게 합니다. 또한 높은 벽에 막혀 절망하게 합니다. 그리고 결국에는 주님 주신 축복이 불행을 자초할 것입니다. 분명 오케스트라는 주님 주신 축복입니다. 그 믿음으로 다시 도전합니다. 지루하고 힘이 빠지고 어렵다고 생각이 들 때, 기도해야 할 때입니다. 제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음악적 감각과 화려한 연주법이 아닙니다. 그것은 하나님께서 원하시면 지금 당장이라도 넘치도록 부어주실 수 있습니다. 제게 필요한 것은 주님을 향한 뜨거운 사랑과 그 사랑을 주님주신 도구로 연주하고자 하는 열정입니다. 그 사랑과 열정이면 산과 같았던 베토벤과 슈베르트의 곡들도 능히 연주할 수 있을 것을 확신합니다. 2009년 오케스트라 역사를 섬기며 이 복음의 진리가 연습과 연주 가운데 늘 함께 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이를 위해 매일 기도하고 기도가 실천될 수 있도록 깨어서 투쟁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