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작성자	mk
ㆍ작성일	2016-07-29 (금)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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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황 속에서 받은 하나님의 선물

며칠 전 아내의 생일에 건국대학교 근처에서 함께 저녁 식사를 하고 바로 옆에 있는 대학 캠퍼스에 들어가 봤다. 한때 친구가 이 학교를 다녔었고, 또 당시는 내가 중곡동에 살고 있어서 마침 그곳에 살고 있던 한 친구와 함께 건대 캠퍼스에 자주 놀러 갔었다. 어느덧 40여 년 시간이 지났다. 그때 어느 날 낮에 친구와 함께 이 캠퍼스 호숫가 청심대(이 이름이 기억난다)에서 호수를 바라보며 '내 마음은 호수여..그대 저어 오오...' 하고 노래했던 기억이 난다. 그때는 학교도 넓고 학생들도 별로 많지 않아 별 자의식 없이 시원한 바람결에 제법 목소리 높여 노래를 부를 수 있었다. 사진에 나온 불이 켜진 아치형 빨간 벽돌로 만든 다리는 그때 수양버들 나무(?) 아래 참 예쁘게 보였었다. 언젠가 호수 물갈이 할 때 이 호수에 엄청나게 많은 잉어가 살고 있는 것을 보았었다. 40년이 지났는데 그때 그 잉어들이 아직도 이 호수에 살고 있을 것만 같은 생각이 든다. 중학교 미술부에서 활동할 때 이 호숫가로 그림을 그리러 온적도 몇번 있었다. 75년인가 여고생들 그룹을 만들어 영어를 가르치는 알바를 했었는데 그 때 그 여학생들과 이 호숫가에 놀러도 왔었다. 그중 한 여학생과 something 이 생겨 이 호숫가 옆 대학 도서관으로 가는 길 숲속 하얀 벤취에 앉아 두근거리는 가슴을 안고 무슨 이야기를 서로 했었는데... 그런데 이제는 그 벤취도, 그 숲도, 그 여학생도 없다. 그 때를 생각하면 박인환의 시가 떠오른다.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그 눈동자 그 입술은 내 가슴에 있네 바람이 불고 비가 올 때면 ...사랑은 가도 옛날은 남는 거 여름날의 호숫가 가을의 공원 그 벤취 위에 나뭇잎은 떨어지고 나뭇잎은 흙이 되고 ....' 그 여학생이나 나와 함께 노래하던 그 친구도 어디 있는지 모르겠다. 돌이켜보면 참 지금도 가슴 떨리는 추억들이다. 다 70 년대 후반에 잠시 있던 일들이다. 아내와 아들과 함께 호수가를 걸으며 주변을 돌아보는데 학생들이 5월 축제 준비를 하는지 음악에 맞춰 춤 연습을 한창 하고 있다. 그들에게서 대학의 꿈과 낭만이 보인다. 이런 학생들으로 보니 데모로 제적이 되어 80년에 복학을 하기까지 5년간의 암울했던 그 때가 떠오른다. 그 5년의 세월은 내 젊음의 잃어버린 5년 같았었다. 방황 그 자체였다고 말해도 틀리지 않다. 그런데 나는 복학한 그해 80년에 예수님을 믿게 되었고 그때부터 지금까지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복음을 전하고 있다. 그런데 그 5년은 잃어버렸던 시간이 아니라 하나님이 나를 준비하신 시간이었다는 생각을 안할 수 없게 된다. 그 5년은 내게 고통을 주기도 했지만 음악과 문학, 철학을 가져다 주었다. 그때가 없었더라면 나는 예수님을 믿지도 않았을 것이고 또한 목사가 되지도 않았을 것이다. 슬펐던 그 5년은 그 당시에는 내게 마라의 쓴물 같았지만 내 인생 속에 예수님이 들어오면서 세월이 갈수록 나의 모든 것을 점점 더 풍요하게 만들어 가는 샘이 되었다. 그때는 막막하고 운명적으로 여겨졌지만 이제 나는 그 5년의 시간이 하나님이 내게 주신 위대한 선물이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201605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