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작성자	mk
ㆍ작성일	2016-07-29 (금)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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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 윤디 리의 공연 실패와 관용에 대하여

최근 중국의 피아니스트 윤디 리의 공연 실패가 뉴스에 올라 왔다. 그리고 이에 대한 비판의 말이 많다. 그런데 우리는 이에 대해 많은 것을 생각해 봐야 한다.......이렇게 실수한 음악가들, 연주자들에 대한 이해와 관용, 포용이 없다면 우리나라에는 더 이상 훌륭한 연주자가 오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또한 우리나라에서는 명연주자가 탄생하기 어려울 것이다. 내 소견에 연주자의 실수에 환불 요구나 하고 맹렬한 비판이나 한다면 그것은 더 이상 음악에 속한 것이 아니다. 프로 연주자들은 언제나 최고의 연주를 향해 부단한 노력을 한다. 그것이 프로 정신이고 그것은 연주자들의 갈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하다 망쳐버린 연주를 한 - 심지어 오케스트라 연주까지 중간에 멈추어 버린 상황에 처해버린 - 연주자의 절망과 비통함은 어떠했을까? 우리가 이런 것을 조금이라도 이해하려고 했다면 함부로 그를 비판하지 않을 것이다. (물론 그가 공연 실패 후 사과를 제대로 하지 못한 것은 큰 실수다. 그는 아직 어린 사람이다.) 공연장에서 갑자기 망가져 버린 천재의 절망,- 사실 그는 연주자들에게는 노벨상이라고 말하는 큰 상을 받은 최고의 연주자다 - 혹시 소속사가 그의 컨디션 조절을 위한 충분한 배려를 못하고 연주 일정을 너무 빡빡하게 잡은 것은 아닌지, 연주자의 충분한 연습 시간과 연습 장소, 공연장 적응 등을 충분히 배려해주었는지 많은 것을 검토해 보아야 할 것이다. 한명의 정상급 연주자가 탄생하려면 20여년, 심지어는 30년, 혹은 그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기도 하다. 그동안 그가 얼마나 피눈물 나는 연습을 하며 자기 자신과 싸워왔는지를 생각해주어야 한다. 사실 연주회를 간다는 것은 연주자의 이런 지난 날에 동참하면서 그의 열정과 천재를 보고 듣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것에 대한 생각은 않고 한번의 실수로 ,설혹 그것이 대형 실수라해도, 비판 일변도로 그의 실수를 계속 말하고 내 돈 다시 내놓으라고 한다면 그런 사람은 공연장에 올 자격이 없는 사람이 아닐까? 공연장에 오르는 피아니스트의 스트레스는 어떤 것일까? 일순간 아차 하면서 놓쳐버린 박자나, 갑자기 악보를 두장이나 한꺼번에 넘겨 버린 황당함! 그런 순간이 있을 수 있지 않을까? 엄청난 집중력과 힘을 동원해 연습을 수도 없이 해도, 연주회 당일의 긴장과 스트레스가 어떠할지 관객은 알아주어야 한다. 이런 사고가 났을 때는 연주자의 인격을 따지기 보다는 그의 절망을 먼저 생각해주고 그와 함께 해주는 마음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 생각해보라. 세상의 어떤 음악가가 쇼팡의 피아노 헙주곡 1번 같은 대형 명곡을 적당히 연습해 공연장에 나올 수 있겠는가? 그리고 하나 더, 우리는 연주자들에게 앙콜을 자주한다. 이것은 그의 연주에 대한 감동과 감사의 표시이며 연주자에게는 큰 격려와 용기가 되는 것이다. 그러나 앙콜도 함부로 할 것이 아니다. 청중은 더 듣고 싶겠지만 연주자는 이미 온 힘을 다해 연주했기 때문에 더 이상 그 어떤 것도 연주할 힘이 남아 있지 않을 수도 있다. (20151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