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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BF > 안암 > 컬럼 > 모세컬럼(김모세 목자님)
작성자 mk
작성일 2019-11-04 (월) 23:05
ㆍ추천: 0  ㆍ조회: 19      
IP: 175.xxx.60
1975 4 9 데모
나는 1975년 4월 9일 데모로 잡혀왔고 몇몇 학우들과 밤늦게까지 조사를 받았다 그리고 다들 즉심에 넘겨져 재판을 받고 청량리 경찰서 내 유치장에 갇혔다 그리고 그 다음날 4월 10일 경찰로 스스로 걸어들어왔던 경희대 총학생회단원들이 재판을 받고 들어왔다 모두 다 유신반대 데모 때문이다 그래서 청량리 경찰서 내 유치장에는 외대생과 경희대생들이 함께 섞여 갇혀있었다
그때 같은 방에 들어온 경희대생들과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던 기억이 난다 한 학생은 자기는 경기고를 나왔다고 자기 소개를 하고 함께 들어온 자기 선배를 나에게 소개시켜주기도 했다 그 선배는 복학생이라며 당시 영한사전를 외우겠다고 손에 두꺼운 사전을 들고 있었다 나는 그때 데모 전날에 학교도서관에서 빌렸던 '호밀밭의 파수꾼' 소설을 들고 있었던 것같다 (이렇게 기억된다)
그런 어느날 조용한 오후에 감방을 지키고 있던 경찰관 간수가 학생들이 많이 들어왔다며 각방 노래자랑을 하자고 했다 좀 심심하고 따분했던가보다
그런데 그 노래자랑이 실제 진행되었다 우리방에서는 나더러 노래하라고 해서 그럴 맘이었다
드디어 옆옆방부터에 노래를 불렀다 채동선의 '망향'이었다 '꽃 피는 봄 사월 돌아오면 이 마음은 푸른산 저 너머 그 어느 산 모퉁길에 어여쁜님 날 기다리는듯 ... ' 좋은 목소리로 얼마나 잘 부르는지 저 학생 성악을 전공하나 싶을 정도였다 박수가 쏟아져 나왔다 경찰관도 노래한 학생에게 노래 잘한다고 몇번이나 말했다 누군가가 그 학생이 철장을 붙들고 노래했다고 한다
이어 그 옆방에서 이번에는 여학생이 노래했다 We shall overcome 아름답고 힘찬 목소리로 잘 부른다 이 여학생도 성악과 수준이다 이 노래는 데모할 때 많이 부르는 노래인데 감방에서 부르는 중이다
그런데 이 노래 몇 소절이 지나서 갑자기 밖에서 누군가가 감방홀 출입문을 거칠게 두드리며 화난 목소리로 '아니 감방에서 무슨 노래를 하냐'며 나무란다 그래서 그것으로 노래자랑은 끝났다 나도 한곡 하려고 했는데 ... 변훈의 '떠나가는 배'를 말이다
갑자기 이글을 쓰게 된 이유는 오늘 뉴스를 보니 문대통령이 모친상 중이라는 것과 문대통령과 모친이 얽힌 이야기가 나왔기 때문이다 문대통령은 당시 경희대 총학생회장단에 있었는데 그 때 함께 청량리 경찰서에 갇혀있었다 그는 아마도 나와는 다른 방에 있었을 것 같다
그의 모친은 아들이 데모 때문에 잡혀있다는 소식을 듣고 부산에서 올라와 경찰에 있는 아들을 보려고 했는데 못 만났다 보기는 보았는데 아들과 눈을 맞추지 못했다고 한다 대신 모친은 아들이 검찰로 호송되어가는 차를 따라오며 아들의 이름을 불렀다고 하는데 문대통령은 차안에서 어머니의 이 모습을 보았다고 한다 사실 나도 거기 갇혀 있으면서 어머니 걱정을 많이 하며 나가서 어머니 얼굴을 어떻게 볼 것인가를 걱정하지 않았는가 대통령이 그때 눈을 맞추지 못한 것 이해가 간다
내가 청량리 경찰서 감방에 며칠을 지내고 나오니 외할아버지가 기다리고 계셨다 밖에 나와보니 어느덧 따사해진 밝은 봄날의 경찰서 구내에는 개나리가 활짝 피어 있었다. 그 모습이 얼마나 어여뻤는지 나는 지금도 그 개나리 모습을 손으로 그릴 정도로 기억한다
그후 얼마 있다가 나는 군 강제 입영을 하게 되었다 훈련소로 떠나는 날 어머니는 나를 따라오며 슬피우셨는데 함께 있던 친구들이 어머니를 막아주었었다
문대통령 어머니 이야기를 들으니 이렇게 함께 갇혀있던 청량리 경찰서 기억도 나고 내 어머니 기억도 나고 .... 그래서 잠시 눈물을 글썽거렸다
그후 해마다 4월이 오면 나는 그때 경찰서 감방에서 들었던 채동선의 '망향'을 기억한다 몇해전 까지만 해도 그랬다 그리고 한번쯤은 이 노래를 부르곤 했다. 지금도 이 노래를 들을 때나, 혹은 이 노래를 부를 때면 그 당시 아직 어린 대학생들이었지만 경찰의 최루가스 속을 함께 달리던 그때의 우리를 생각해보곤 한다 이 모든 것은 어느덧 역사의 의미가 되었다      2019  10 30
이름아이콘 축일
2019-11-17 14:57
멋진 고백이십니다. 저는 군대하면 가는 줄  알고 갔는데.........모세 목자님을 선하게 인도하신 하나님의 주권이 드러나 보이는 글인것 같습니다. 마음으로 다시 밀어드리고 싶습니다. AM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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