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누가복음 제39강 (이요한)

말씀 / 누가복음 22:39–71

요절 / 누가복음 22:42 “이르시되 아버지여 만일 아버지의 뜻이거든 이 잔을 내게서 옮기시옵소서 그러나 내 원대로 마시옵고 아버지의 원대로 되기를 원하나이다 하시니.”

아버지의 원대로

예수님께서는 예루살렘에 입성하신 후 성전의 종말을 경고하시고 유월절 만찬에서 새언약을 맺으셨습니다. 오늘 말씀은 유월절 만찬 이후 이어진 겟세마네 기도와 예수님의 체포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예수님은 십자가에 달리시기 위해 마지막 고난의 때를 보내고 계셨습니다. 우리를 위한 성자 예수님의 이 거룩한 고난의 길에 감사함으로 함께 하기를 기도합니다.

유월절 식사 후 예수님은 습관을 따라 감람 산으로 제자들과 함께 가셨습니다. 다른 복음서에는 이곳을 ‘겟세마네’라고 하였습니다. 예수님은 거기서 기도하시며 제자들에게 ‘유혹에 빠지지 않게 기도하라’ 하셨습니다. 유혹이란 사람을 꾀어 좋지 않은 길로 이끄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자신은 유혹에 빠질 리 없다고 생각하지만, 유혹의 세력은 강하고 교묘하여 자신도 모르게 빠져버립니다. 그래서 유혹 당하지 않으려면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하는데, 이를 위해 깨어 기도해야 합니다. 예루살렘에 입성한 이후 제자들의 마음은 점점 불안해졌습니다. 입성할 때는 환호 받으며 좋았지만, 예수님과 종교지도자들의 충돌이 계속 되었습니다. 예수님은 성전의 파괴와 예루살렘 멸망이라는 충격적인 말씀을 하셨습니다. 이방인 침공과 온 세상에 일어날 환란을 예고하셨습니다. 예수님 자신의 고난과 피 흘림에 대해서도 말씀하셨습니다. 요한복음에선 예수님이 떠나시고 죽을 것이며, 제자들은 박해와 환난과 출교를 당할 것이라 하셨습니다. 이에 제자들에겐 근심과 슬픔이 가득하게 되었습니다. 예수님은 이런 그들에게 말씀하십니다. “유혹에 빠지지 않게 기도하라.” 근심 가운데 있다가 갑자기 환난을 당하면 유혹에 빠지기 쉽습니다. 제자들이 빠질 유혹은 예수님이 잡혀 가실 때 도망가려는 유혹입니다. 그러나 그들은 너무 스트레스를 받아서 잠 밖에 오지 않았습니다. 잠으로 기도를 대신했습니다. 그러나 기도하지 않았을 때 결국 그들은 유혹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매일 하는 기도와 성경묵상은 작은 일입니다. 그런데 그것을 안 해보면 결코 작지 않은 일이었음을 알게 됩니다. 우리도 유혹이 많은 세상을 살아갑니다. 예수님과 우리를 떼어놓으려는 회의와 불신의 세력이 종종 우리를 실족 시키려 합니다. 이때 기도와 성경읽기는 우리 마음을 강하게 하고 영성의 근육을 튼튼하게 합니다. 일반적으로 청년은 근육을 키우고, 노인은 근력을 키웁니다. 이것도 필요하지만 마음의 근육, 영성의 근력을 키워야 합니다. 꾸준한 기도와 성경읽기는 위기의 때를 견뎌낼 탄탄한 근육이 됩니다.

예수님은 겟세마네에서 어떻게 기도의 본을 보이셨을까요? 예수님은 습관을 따라 기도하셨습니다. 예수님께는 기도의 습관이 몸에 베어 있었습니다. 예수님은 제자들에게서 돌 던질 만큼 떨어진 곳에서 기도하셨는데, 이는 제자들이 가까이서 기도를 배우며 동참하길 원하셨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무릎을 꿇고 기도하셨습니다. 이는 하나님께 순종하시는 모습입니다. 기도는 요청을 넘어서 순종하려는 것입니다. 연약한 인간이 전능자의 힘에 의존하는 것입니다. 기도는 겸손의 표현이며, 한계를 넘는 지혜가 됩니다. 하나님께 대한 자세는 무릎으로 고백 됩니다. 겸손하고 간절히 나아가야 합니다. 또한 예수님은 아버지의 뜻을 구하였습니다. 예수님은 먼저 자신의 뜻을 밝혔습니다. “아버지여 만일 아버지의 뜻이거든 이 잔을 내게서 옮기시옵소서.” 예수님은 십자가 고난의 잔이 옮겨지기 원했지만 고집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라고 하셨습니다. “그러나 내 원대로 마시옵고 아버지의 원대로 되기를 원하나이다.” 예수님도 원하는 바가 있었지만 아버지가 원하시는 것을 하고자 했습니다. 이를 위해 자기가 원하는 것을 내려놓았습니다. ‘내 원대로 마시고 아버지 원대로 하소서.’ 이 기도는 내 뜻을 하나님의 뜻에 맞추는 순종의 과정입니다. 기도는 간구의 시간이지만, 하나님의 뜻을 받아들이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출애굽 때 모세는 백성에게 가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하나님께 ‘꼭 제가 백성에게 가야 합니까?’ 물었습니다. ‘이 잔을 꼭 제가 마셔야 합니까?’라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그렇다’ 하셨습니다. 이 말에 모세는 자기 뜻을 내려놓았습니다. 그런데 자기 뜻을 내려놓으면 나는 무엇이 되는 것일까요? 모세라는 존재가 사라졌습니까? 오히려 위대한 지도자가 되었습니다. 우리는 자신의 뜻을 버리면 존재의미가 사라진다고 여기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일리가 있는 말입니다. 그런데 내 뜻을 버리면 내 존재의미가 사라지는 걸까요? 그런 측면도 있지만, 만약 더 좋은 뜻이 주어진다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모세와 예수님께는 하나님의 뜻이 주어졌습니다. 그 뜻을 통해 두 번의 출애굽 역사가 일어났습니다. 모세와 예수님은 구원역사의 중재자로 쓰임 받았습니다. 그때 모세와 예수님은 ‘꼭 나여야 하는가’ 물었습니다. 하나님은 ‘꼭 너야만 한다’ 하셨습니다. 너 밖에 이 일을 할 존재가 없다고 하셨습니다. 꼭 나야만 한다고 할 때 나라는 존재는 큰 의미를 갖게 됩니다. 꼭 나여야만 하니까 내 존재가치가 빛나게 됩니다. 그 사람의 존재의미와 가치는 그 사람이 아니면 안 될 때 높아지게 됩니다. 혹시 예수님은 누가 이 십자가를 대신 질 사람이 있을까 생각하셨을까요? 옆에 있는 제자들을 보니 잠만 자고 있었습니다. 하나님의 아들 그리스도 외에는 십자가를 질 사람이 없었습니다. 십자가 대속제물이 될 분은 오직 하나님의 어린 양 밖에 없었습니다. 내가 아니면 안 되었기에 존재가치가 생겼습니다. 이처럼 겟세마네 기도는 예수님을 지워버린 것이 아니라 선명하게 했습니다. 십자가를 질 분은 예수님 밖에 없었습니다. 만약 하나님께서 우리에게도 ‘너 밖에 할 사람이 없구나’ 꼭 찍어 말씀하실 수 있습니다. 그때 내 존재의미가 부각된 줄 알아야 합니다. 그래서 감사히 그 일을 감당할 수 있어야 합니다. 나의 뜻을 내려놓고 하나님 뜻을 구할 때 큰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요즘은 나에게 재미 있는 것, 내가 하고 싶은 것만 찾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무엇을 원하실까요? 이것을 생각하는 사람이 하나님의 사람입니다.

겟세마네 기도는 쉽게 된 게 아니었습니다. 43절을 보면 천사가 하늘로부터 예수님께 나타나 힘을 더했다고 했습니다. 예수님은 힘쓰고 애써 더욱 간절히 기도하셨습니다. 이에 땀이 땅에 떨어지는 핏방울 같이 되었습니다. 하나님의 뜻을 알고 받아들이는 데는 고뇌의 과정이 필요하였습니다. 기도는 때론 힘들게 해야 합니다. 여기서 ‘힘쓰고 애쓴다’는 말은 헬라어로 아고니아(ἀγωνία)입니다. 이 말에서 심한 고통을 뜻하는 영어 agony가 나왔는데, 이는 투쟁과 전투에 쓰인 용어입니다. 기도는 자기와의 투쟁이며 사탄과의 영적인 전투입니다. 기도의 싸움은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끝까지 기도의 싸움을 할 때, 그 싸움을 지나 감사가 생기고 찬양이 흘러나오게 됩니다. 구약성경의 시편도 대부분 이러한 고뇌와 탄식의 싸움을 통해 감사와 찬송으로 이어지는 이야기입니다. 우리의 삶이 이러하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우리는 탄식 속에서 기도를 시작하지만, 하나님께서는 감사와 찬양으로 우리를 이끄십니다. 우리는 지난 신앙생활 가운데 많은 기도를 하며 지내왔습니다. 특히 나에게 두신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 아는 것이 참 중요했습니다. 때로는 그 뜻이 나의 뜻과 충돌할 때 많은 기도를 했습니다. 기도는 하나님의 뜻과 축복 가운데로 우리를 인도하였습니다. 이러한 기도생활, 기도의 싸움이 항상 이어지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밀양에 계신 저의 작은이모는 평생을 기도에 힘쓰신 분입니다. 그분이 아는 많은 분들을 위해 늘 기도하시는데 저의 가족도 그 가운데 포함되어 있습니다. 거의 만나지 못하는 조카를 위해서도 평생을 기도하신다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에 이와 같은 기도의 어머니 아버지들이 교회와 나라를 떠받쳐 왔습니다. 이러한 한국교회의 기도의 유산을 다음 세대에서 잘 이어가야 하겠습니다. 예수님은 ‘하나님의 집은 만민이 기도하는 집이라’ 하셨습니다. 교회를 교회 되게 하는 표지에는 하나님의 말씀이 있고, 구원을 인치는 세례도 있습니다. 또한 기도가 있습니다. 교회는 기도하는 집입니다. 기독교인의 정체성은 기도에 있습니다. 기도는 허공에 하지만 하늘의 메아리로 돌아옵니다. 예수님은 “구하라 그리하면 너희에게 주실 것이라” 하셨습니다. 성경은 기도와 응답을 기록한 책입니다. 질문과 해답이 함께 적힌 친절한 책입니다. 그 중에 소중한 것은 하나님의 뜻을 영접하고자 자기부인하는 겟세마네 기도입니다. 하나님께서 이런 사람을 통해 당신의 뜻을 이루십니다. 예수님은 주기도문을 통해 하나님의 이름과 나라와 뜻을 구하도록 하셨습니다. ‘주님의 뜻을 이루소서’하며 살아가는 우리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예수님께서 기도를 마치셨을 때, 가룟 유다가 한 무리를 이끌고 나타났습니다. 유다가 예수님께 인사의 키스를 하고자 했는데, 이는 군병들에게 예수님을 잡아가라 하는 싸인이었습니다. 예수님은 “유다야, 네가 입맞춤으로 인자를 파느냐?” 하셨습니다. 가룟 유다는 3년 동안 예수님을 잘 따라왔습니다. 그러나 유다는 돈궤를 맡은 자였고 돈을 사랑했습니다. 유다가 실족한 이유는 의외로 단순할 수 있습니다. 돈을 사랑한 것입니다. 누가복음 22장엔 유다에게 사탄이 들어가 예수님을 넘겨주었다고 합니다. 또한 자기 뜻과 예수님 뜻이 맞지 않아서 배반했을 수 있습니다. 분명한 것은 그가 자기부인의 기도를 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이는 겟세마네 기도를 하신 예수님과 뚜렷이 대조됩니다. 하나님의 뜻을 알고도 자기 뜻을 고집할 때 예수님을 파는 자가 되어버렸습니다.

가룟 유다의 일로 인해 한 동안 소동이 벌어졌습니다. 예수님 제자 중 한 사람이 대제사장의 종을 쳐 그 오른쪽 귀를 떨어뜨렸습니다. 예수님은 ‘이것까지 참으라’ 하시며 그 귀를 만져 낫게 하셨습니다. 그리고 두려움으로 검과 몽둥이를 들고 나온 그들을 맞서지 않으시고, 그들 어둠의 세력에 자신을 담담히 맡기셨습니다. 마태복음에선 ‘칼을 가지는 자는 다 칼로 망한다’ 하시며 순순히 체포되셨습니다(마 26:52–54). 이처럼 예수님은 배반과 폭력을 참으셨습니다. 그 이유는 성경에 예언된 하나님의 뜻을 이루기 위해서 였습니다. 예수님은 칼을 칼로 맞서지 않았습니다. 대신에 십자가의 용서와 대속의 방법을 따르셨습니다. 이러한 십자가의 도리가 하나님의 뜻이었고 하나님의 방법이었습니다. 예수님은 겟세마네 기도에서, 체포되는 과정에서, 곧 있을 십자가에서 일관되게 하나님의 뜻을 좇았습니다.

제자들은 어떻게 하고 있었을까요? 한때 ‘주님을 절대 배반하지 않겠다’며 큰 소리쳤지만 다 도망가고 말았습니다. 53절 이후 상황을 다른 복음서에선 이렇게 기록합니다. “제자들이 다 예수를 버리고 도망하니라”(마 26:56; 막 14:50). 3년 전 갈릴리 호수에서 베드로는 모든 것을 버리고 주님을 따랐습니다(눅 5장). 그는 ‘우리가 우리의 것을 다 버리고 주를 따랐다’며 자신 있게 말했습니다(눅 18장). 모든 것을 버리고 주님을 따랐던 베드로와 제자들이 지금은 어떻게 되었습니까? 모두 예수님을 버리고 도망가버렸습니다. 다 버리고 주님을 따랐던 사람들이 다 주님을 버렸습니다. 이것이 연약한 사람의 모습입니다. 도망가는 제자들, 예수님을 버린 제자들, 하나님의 뜻을 등지는 제자들, 이것이 나약한 인간의 모습입니다. 이러한 모습으로 그들은 시험과 유혹에 빠졌습니다. 제자들도 이러는데 우리야 오죽하겠습니까!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하나님의 뜻대로 살도록 힘써 기도해야 하겠습니다.

54절에서 22장 끝까지는 종교재판 이야기입니다. 마태복음을 보면 이미 대제사장들과 장로들이 예수님을 흉계로 죽일 논의를 하고 있었습니다(마 26:3–5). 요한복음에 따르면 예수님을 체포한 후, 대제사장 안나스에게로 끌고 갔다가, 후에 대제사장 가야바에게 보냈습니다(요 18:13, 24). 이때 베드로가 멀찍이 따라갔습니다. 성경은 위대한 다윗 왕의 치부도 기록한 것처럼, 대 사도 베드로의 실패도 기록합니다. 그는 뜰 가운데서 사람들과 함께 불을 쬐다가 그만 들키고 말았습니다. 한 여종이 그를 알아보자 ‘나는 그를 알지 못한다’ 부인했습니다. 조금 후에 다른 사람이 베드로를 알아보자 ‘이 사람아 나는 아니라’ 하며 또 부인했습니다. 한 시간쯤 있다가 또 한 사람이 장담하며 그가 갈릴리 출신이라 말하자 베드로는 ‘나는 알지 못한다’ 또 부인했습니다. 이때 닭이 곧 울었습니다. ‘꼬끼오, 베드로야 회개하라.’ 이때 마침 주께서 돌이켜 베드로를 보셨습니다. 예수님과 베드로의 눈이 마주쳤습니다. 얼마나 민망한 상황이 발생한 것입니까! 베드로는 주님의 말씀을 기억했습니다. ‘오늘 닭 울기 전에 네가 세 번 나를 부인하리라.’ 이때 베드로는 밖으로 나가 심히 통곡했습니다. 그는 결국 유혹에 빠졌습니다. 시험에 넘어지고 말았습니다. 주님을 부인하고 자신도 부인한 치욕적인 실패를 맛보았습니다. 너무나 부끄럽고 죄송했습니다. 이런 베드로를 바라보시는 주님의 마음이 어떠했을까요? 그의 연약함을 깊이 동정하셨을 것입니다. 예수님이 겟세마네에서 고뇌하셨다는 것은 인간의 몸을 입고 오셨음을 말해줍니다. 성육신 하신 예수님은 인간의 연약함을 동정하시는 분입니다. 베드로의 실족을 충분히 이해하고 감싸주십니다. 그의 실족을 미리 아셨기에 자상하게 미리 말씀해 주신 것입니다. 베드로는 이때의 실패를 교훈 삼아 누구보다 주님을 사랑하고 충성하였습니다. 담대한 사도가 되어 이후 사도행전 역사를 이끌어 나갔습니다. 베드로가 가룟 유다와 달랐던 점이 무엇일까요? 유다는 돈을 사랑했지만 베드로는 예수님을 사랑했다는 것입니다. 유다는 예수님의 뜻을 외면했지만 베드로는 그 뜻을 품고 살았습니다. 베드로 사도는 연약한 자신을 인지하고, 쉬지 않고 기도하며 주님의 긍휼을 의지하여 복음역사를 섬겼습니다. 그는 베드로전서 4:7에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만물의 마지막이 가까이 왔으니, 그러므로 너희는 정신을 차리고 근신하여 기도하라.” 우리도 큰 소리 치다가 실수도 하고 실족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진심으로 예수님을 사랑한다면 자신을 이길 수 있습니다. 우리는 연약한 인간이기에 기도해야 합니다. 기도함으로써 유혹과 시험을 이기는 강건한 주님 자녀로 살기를 기도합니다.

이제는 대제사장 관정의 종교재판 자리에서 예수님을 희롱하고 때리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사람들은 예수님의 눈을 가리고 ‘선지자 노릇 하라. 너를 친 자가 누구냐’ 희롱하며, 이 외에도 많은 말로 주님을 욕했습니다. 이사야 선지자는 ‘그는 멸시를 받아 사람들에게 버림받았다’고 예언하였습니다(사 53:3). 주님은 배척과 외면 당하며 슬픔의 사람이 되었습니다. 헨델은 메시야에서 이 대목을 알토의 슬픔 음성으로 표현하였습니다. “He is despised and rejected of men. A man of sorrows.” 메시야 원곡 악보에는 이 대목에 많은 눈물자국이 있다고 합니다. 헨델은 고난 당하신 예수님을 묵상하며 많은 눈물을 흘렸습니다. 오늘 우리가 읽는 본문은 하나님의 어린 양 그리스도의 수난의 이야기입니다. 이사야 선지자는 고난 받는 메시야에 대해 이같이 예언했습니다. “우리가 전한 것을 누가 믿었느냐?... 그는 멸시를 받아 사람들에게 버림 받았으며 간고를 많이 겪었으며 질고를 아는 자라... 마치 사람들이 그에게서 얼굴을 가리는 것 같이 멸시를 당하였고 우리도 그를 귀히 여기지 아니하였도다... 그가 곤욕을 당하여 괴로울 때에도 그의 입을 열지 아니하였음이여. 마치 도수장으로 끌려 가는 어린 양과 털 깎는 자 앞에서 잠잠한 양 같이 그의 입을 열지 아니하였도다”(사 53:1, 3, 7). 하나님의 어린 양 예수 그리스도는 털 깎는 자 앞에서 잠잠한 양 같이 묵묵히 고난의 길을 걸어가셨습니다. 고난의 주 예수님께 감사와 찬양을 드립니다.

밤새 이런 고난을 당하신 예수님은 날이 새어 공식적인 산헤드린 공회가 열리자, 이번에는 자신이 그리스도요 하나님의 아들이심을 당당히 밝히셨습니다. 그리고 ‘이제부터는 인자가 하나님의 권능의 우편에 앉아 있으리라’ 하셨습니다. 예수님은 자신의 정체성을 분명히 드러내셨습니다. ‘나는 그리스도요 하나님의 아들이다.’ 예수님은 겟세마네 기도로 하나님의 뜻을 영접하셨고, 고난을 감당할 힘을 얻으셨던 것입니다. 우리도 예수님처럼 자기정체성을 분명히 하며 세상에 맞서야 하겠습니다. ‘주 예수님은 그리스도시요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이십니다.’ ‘나는 예수를 그리스도로 믿는 그리스도인, 기독교인입니다.’ 우리가 그리스도의 고난을 잊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베드로처럼 연약함을 이기고 예수님을 사랑하며 ‘아버지의 원대로’ 살아가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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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누가복음 제 39 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