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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혜 베푼 보아스
2023년 주일메시지 룻기 제2강 말씀 / 룻기 2:1–23 요절 / 룻기 2:20 “나오미가 자기 며느리에게 이르되 ‘그가 여호와로부터 복 받기를 원하노라 그가 살아 있는 자와 죽은 자에게 은혜 베풀기를 그치지 아니하도다’ 하고, 나오미가 또 그에게 이르되 ‘그 사람은 우리와 가까우니 우리 기업을 무를 자 중의 하나이니라’ 하니라.” 은혜 베푼 보아스 하버드생들은 다양한 social clubs, 즉 동아리 활동에 적극적이라고 하는데, 특히 연극 동아리가 인기라고 합니다. 우수한 개인들이 서로를 돕고 팀워크를 배우는 장으로도 연극이 활용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코로나 이전인 2018년에 하버드의 top 10 social clubs 중에서 1위는 Act on a Dream이었습니다. 2위는 Beekeepers, 즉 꿀벌의 소중함을 연구하는 ‘하버드의 양봉업자들’이었습니다. 그런데 1위인 Act on a Dream은 얼핏 ‘꿈꾸는 연극동아리’ 정도로도 들립니다. 하지만 이것은 이민자 학생들을 돕는 동아리, ‘꿈을 따라 행동하라’는 동아리입니다. 이렇게 이민과 연극에 대한 하버드생들의 관심이 시사하는 바는, 수재들도 홀로 서기 보다는 다른 이의 도움을 필요로 한다는 것입니다. 하물며 가난한 이민자 과부였던 룻에게 얼마나 도움이 절실했겠습니까! 잠언 27:1은 말합니다. “고향을 떠나 유리하는 사람은 보금자리를 떠나 떠도는 새와 같으니라.” 바로 이것이 룻의 심정이었습니다. 선교지로 나아간 우리 선교사님들의 심정도 때로는 고향을 떠난 새 같았을 것입니다. 룻은 명문대 유학생이 아니라, 가난하고 고단한 이민자 과부였습니다. 이제 이런 룻 앞에 보아스가 도움을 베푸는 자로 나타나고 있는데, 이것이 오늘 2장의 내용입니다. 우리가 룻기를 하나의 연극으로 본다면 1, 2, 3, 4장은 각각의 스테이지가 됩니다. 1, 2, 3장에는 룻의 세 가지 고민이 나타나며 4장에서 해소됩니다. 1장의 막이 오르면 ‘어디로 가야 하나’ 고민하는 룻이 등장합니다. 2장에서 룻은 ‘어떻게 먹고 사나’ 염려합니다. 3장에서 룻은 ‘보아스에게 청혼해야 하나’ 걱정합니다. 무엇 하나 답하기 쉽지 않습니다. 룻은 시어머니에 대한 헤세드를 품고 여호와의 날개 아래로 왔지만 당장 먹고 살 길이 막막했습니다. 이때 우두커니 앉아 있지 않았습니다. 이삭을 주우며 하나님 주신 해 아래에서의 삶에 최선을 다했습니다. 이때 우연을 가장한 섭리로 하나님은 룻을 보아스의 밭으로 인도하셨습니다. 룻기 2장은 보아스를 소개하며 시작합니다. “나오미의 남편 엘리멜렉의 친족으로 유력한 자가 있으니 그의 이름은 보아스더라.” 보아스가 엘리멜렉의 친족이라는 사실은 중요한 정보입니다. 처음에 나오미가 모압에서 베들레헴으로 돌아왔을 때 텅 빈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완전히 빈 것은 아니고 두 가지를 갖고 왔습니다. 하나는 살아 있는 모압 여인이고, 또 하나는 죽은 남편의 이름이었습니다. 엘리멜렉은 죽었지만 하나님 백성이었습니다. 그래서 그의 이름에는 어떤 권한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하나님께서 주신 기업의 땅에 대한 소유권이었습니다. 엘리멜렉은 예전에 땅을 팔고 모압으로 넘어왔기에, 지금 그 땅은 남의 손에 넘어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 소유권까지 넘어가진 않았습니다. 땅의 소유권은 여전히 엘리멜렉 가문에 있었는데, 이것이 율법의 독특한 점입니다. ‘기업’(基業)이란 말은 ‘대대로 전해오는 사업과 재산’을 뜻하며, 영어성경에선 possession, ‘소유’라고 번역했습니다. 이스라엘 각 지파와 가문과 가정에는 기업으로 주어진 땅이 있었습니다. 경제적 어려움으로 그 땅을 잠시 팔 수는 있지만, 소유권은 원래 소유자에게 계속 머물렀습니다. 이러한 사실은 하나님께서 아브라함 때 하신 약속에 기초하고 있습니다. 창세기 17장에서 하나님은 아브라함에게 약속하셨습니다. “내가 너와 네 후손에게 네가 거류하는 이 땅 곧 가나안 온 땅을 주어 영원한 기업이 되게 하고 나는 그들의 하나님이 되리라.” 이로써 가나안 온 땅은 이스라엘의 영원한 기업, 곧 소유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땅을 팔았을 경우 레위기는 이렇게 처리하라고 합니다. ‘만일 형제가 가난하여 그의 기업 중 얼마를 팔면, 그와 가까운 기업 무를 자가 와서 그의 형제가 판 것을 무를 것이라.’ ‘그리고 (50년 주기의) 희년이 이르게 되면, 그 토지는 원래 주인에게로 돌아갈 것이라’(레 25:25, 26). 희년 때는 원래 소유주에게 토지가 다 돌아가고, 희년 전에 팔렸을 때는 가까운 기업 무를 자가 그 땅을 회복해 주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처럼 땅은 영원히 백성의 소유입니다. 그래서 비록 엘리멜렉은 죽었지만, 기업의 땅에 대한 소유권은 그의 가족에게 귀속되어 있었습니다. 그 가족이 누구입니까? 바로 나오미와 룻입니다. 겉으로는 비어 버린 사람처럼 보였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았던 것입니다. 왜냐하면 온 땅의 진정한 주인이신 하나님께서 그들의 몫을 지켜주셨기 때문입니다. 이런 사실을 기초로 보아스의 역할이 언급되고 있습니다. 나오미는 오늘 요절인 20절에서 보아스에 대해 이렇게 말합니다. “그 사람은 우리와 가까우니 우리 기업을 무를 자 중의 하나이니라.” ‘무르다’의 말은 ‘이미 행한 일을 그 전의 상태로 돌린다’는 것입니다. 나오미는 가까운 친족이 예전에 팔렸던 엘리멜렉의 땅을 되찾아 원래의 상태로 돌려줄 것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보아스를 그 기업 무를 자 중에 한 사람으로 알고 있습니다. 여기서 ‘기업 무를 자’란 말은 히브리어로 ‘고엘’인데, 영어로는 redeemer로 번역됩니다. Redeemer는 채무를 변제하는 사람, 몸값을 주고 구해내는 사람입니다. 나중에 이 말은 ‘The Redeemer,’ 곧 구세주 예수님을 뜻하는 말로 기독교 신학에 정착되었습니다. 예수님은 죄에 팔렸던 우리를 당신의 피 값을 치르고 되사오셨습니다. 이로써 우리를 하나님 자녀의 원래 상태로 되돌려 놓으셨습니다. 우리가 구원받았다는 것은 다른 말이 아닙니다. 과거 죄의 종이었다가 이제는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사도 요한은 말했습니다. “영접하는 자 곧 그 이름을 믿는 자들에게는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권세를 주셨으니”(요 1:12). 우리가 예수님 믿고 감사해야 할 핵심적인 내용은 죄의 종이었다가 하나님 자녀가 되었다는 사실입니다. ‘하나님의 자녀,’ 이것이 감사제목입니다. 이 의미를 알 때 늘 감사하고 자족하며 무엇에도 굴종하지 않는 삶을 살아갈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것은 2장을 시작하며 언급된 보아스에 대한 소개일 뿐, 나오미와 룻이 처한 현실은 막막했습니다. 모압 여인 룻은 시어머니를 따라 유다 땅 베들레헴으로 들어왔습니다. 그곳은 자신에게는 이방 땅이었습니다. 사람도, 문화도 낯설었습니다. 그런데 더 실제적인 것은 매일의 끼니였습니다. 나오미와 룻은 너무 배가 고팠습니다. 요즘 많은 이들이 배고픔을 잊고 삽니다. 늘 배가 불러 있습니다. 그러나 가난한 두 과부는 너무 배고팠고 당장 밥이 필요했습니다. 이에 룻이 먼저 나오미에게 제안했습니다. ‘어머니, 제가 누구의 밭에든 나가서 이삭을 주워 오겠습니다.’ 룻은 떨어진 이삭이라도 주워서 밥을 짓고자 했습니다. 우리가 아는 것처럼, 율법은 추수 때 떨어지는 이삭을 그대로 두어서 가난한 자들이 주워 가게 했습니다. 룻은 이렇게 따뜻한 하나님 법을 생각했습니다. 룻은 여호와의 날개 아래 보호받으러 왔을 뿐 아니라, 그분의 법의 정신을 잘 알고 은혜 받고자 했습니다. 룻에게는 하나님의 도우심에 대한 간절함이 있었습니다. 룻의 이런 마음을 다음과 같은 시편 구절들이 대신하는 듯합니다. “여호와여 나는 가난하고 궁핍하오니 주의 귀를 기울여 내게 응답하소서”(시 86:1). “그는 궁핍한 자가 부르짖을 때에 건지며 도움이 없는 가난한 자도 건지며”(시 72:12). “내가 산을 향하여 눈을 들리라 나의 도움이 어디서 올까. 나의 도움은 천지를 지으신 여호와에게서로다”(시 121:1, 2). 룻은 도움이 되시는 하나님을 의지하며 타인의 밭으로 나아가고자 했습니다. 이에 나오미도 어쩔 수 없어서 그렇게 하도록 허락했습니다. 룻은 남의 밭으로 나가서 곡식 베는 자를 따라 이삭을 줍기 시작했습니다. 룻의 고개는 땅을 향해 숙여졌지만, 그의 입에는 한숨이 아니라 건강한 노동의 숨소리가 났습니다. 땀이 비 오듯 그녀의 얼굴에 흘러내렸지만, 양식을 얻게 되어 마음은 한결 가벼웠습니다. 이때 우연히 엘리멜렉의 친족 보아스가 자기 밭에 이르렀습니다. 겉으론 우연한 일이지만 분명 하나님의 섭리가 있었습니다. 보아스는 일꾼들과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여호와께서 너희와 함께 하시기를 원하노라,” “여호와께서 당신에게 복 주시기를 원하나이다.” 이처럼 보아스와 일꾼의 관계는 훈훈했습니다. 보아스는 자기 밭에서 이삭을 줍고 있는 룻을 발견하고는 일꾼들에게 물었습니다. “이는 누구의 소녀냐?” 일꾼들은 ‘나오미와 함께 모압 지방에서 돌아온 모압 소녀’라고 했습니다. ‘소녀’란 말을 볼 때 룻은 젊은 새댁이었습니다. 일꾼들의 말에 따르면, 룻은 아침부터 나와서 잠시 쉰 외에는 계속 일을 했습니다. 룻의 삶에 대한 의지는 간절했고, 그 품성이 부지런하고 생활력이 강한 여인이었습니다. 룻은 마치 잠언 31장에 나오는 현숙한 여인과 같았습니다. 이런 룻의 모습이 보아스를 감동시켰습니다. 잠깐 보아스가 어떤 사람이었는가 살펴보겠습니다. 그는 나오미의 남편인 엘리멜렉의 친족입니다. 전승에 따르면 엘리멜렉의 조카라 하기도 하지만, 먼 친척일 수도 있습니다. 보아스의 이름 뜻은 ‘빠름’입니다. 무엇이 빠르다는 것일까요? 몸이 빠른 사람, 곧 부지런한 사람이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그는 조상 때부터 내려오는 가문의 재산을 탕진하지 않고 잘 지켰습니다. ‘유력한 자,’ 곧 큰 부자의 삶을 계속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큰 부자인 보아스가 일꾼들도 잘 돌보고 앞으로 룻도 섬세히 챙겨주는 것을 볼 때, 그는 ‘노블레스 오블리지’(noblesse oblige), 귀족의 의무, 즉 지도층의 사회적 책무를 잘 실천하는 훈훈한 부자였습니다. 보아스는 재물이 많을 뿐 아니라, 사람을 귀하게 여기며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사람이었습니다. 영어 번역본들은 이런 그를 ‘유력한 자산가,’ 혹은 ‘명망 있는 유지’로 번역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놀라운 점은 그의 부모님이 살몬과 라합이라는 것입니다. 또한 보아스의 할아버지는 나손인데, 이분이 대단한 사람입니다. 나손은 유다 지파의 지파장이었습니다(민 1:7; 2:3; 7:12; 대상 2:10, 11). 민수기 7장을 보면 모세가 성막을 세우고 기름을 발라 거룩히 하는 날에, 열두 지파의 지파장들이 하루에 한 사람씩 제단의 봉헌물을 드리도록 했습니다. 이때 제일 먼저 헌물을 드린 사람이 바로 암미나답의 아들 나손이었습니다(민 7:1–12). 유다 지파의 최고지도자인 나손은 평소에도 성막이 광야를 지나 가나안을 향할 때 선두에 섰습니다. 모든 지파의 선봉 지파인 유다의 최고지도자로서 때로는 깃발을 세워 진영을 갖추고, 때로는 다른 지파들 앞서서 가나안을 향해 진군했습니다. 이런 인물인 나손의 손자가 보아스였습니다. 이처럼 보아스가 ‘유력한 자,’ 곧 큰 부자요 사회적 지위가 높은 사람인 것은 이러한 배경 때문이었습니다. 나중에 보아스는 다윗의 증조 할아버지요, 예수님의 조상이 되어 마태복음의 족보에도 그 이름이 올라갑니다. 보아스는 대단한 인물이었습니다. 보아스는 돈 있고 덕망 있는 중년 아저씨 정도가 아니었습니다. 유다 지파의 지파장 집안 출신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이런 엄청난 인물을 룻을 위해 예비하셨던 것입니다. 그러니 어찌 이것이 우연을 가장한 하나님의 섭리가 아니겠습니까! 또한 룻이 이런 보아스를 만나게 되었으니, 얼마나 큰 축복이요 섭리인 것입니까! 룻은 정말 복 받은 여자입니다. 그녀의 진심 어린 마음을 하나님께서는 보아스라는 큰 복으로 갚아 주셨습니다. 어려움 중에 실천한 진실된 사랑이 큰 축복으로 되돌아오고 있습니다. 우리도 어려울 때 그 속에 매몰되지 않고 하나님의 진실한 사랑을 실천한다면 반드시 큰 복으로 되돌려 받을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주라, 그리하면 너희에게 줄 것이니, 곧 후히 되어 누르고 흔들어 넘치도록 하여 너희에게 안겨주리라”(눅 6:38a). 8절부터 16절까지는 보아스와 룻이 나눈 대화입니다. 보아스는 룻이 다른 밭으로 가지 말고 자기 밭에서 소녀들과 함께 있으라 했습니다. 자신이 소년들을 단속하여 룻을 건드리지 못하게 했다면서, 목이 마르면 그들이 길어온 물을 마시라고 했습니다. 이에 룻은 엎드려 얼굴을 땅에 대고는 이방 여인인 자신에게 베푼 은혜에 깊은 감사를 표했습니다. 이런 룻을 향해 보아스는 그녀가 남편이 죽은 후 시어머니를 잘 모신 일, 그리고 낯선 땅에 온 소식을 들었다 말하며 룻을 더욱 칭찬했습니다. 그리고 이스라엘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그녀의 인애를 보답해 주시도록, 주님의 날개 아래 보호 받으러 온 그녀에게 온전한 상 주시도록 기도해 주었습니다. 이에 룻은 “내 주여 내가 당신께 은혜 입기를 원하나이다. 나는 당신의 하녀 중의 하나와도 같지 못하오나, 당신이 이 하녀를 위로하시고 마음을 기쁘게 하는 말씀을 하셨나이다”라며 감사를 표했습니다. 두 사람 사이의 대화는 칭찬과 감사, 축복과 기도로 가득했습니다. 이후 보아스는 룻이 계속 마음에 걸렸는지, 식사 시간 때 가까이 오도록 하여 떡을 배불리 먹도록 했습니다. 룻이 볶은 곡식으로 배불리 먹자, 이번에는 소년들에게 명하여 룻을 곡식 단 사이에서 이삭을 줍게 하고 책망하지 말도록 했습니다. 심지어는 곡식 다발에서 조금씩 뽑아 버려서 더 많이 주워 가도록 배려했습니다. 이처럼 보아스는 룻의 인애를 풍성한 은혜로 보답하며, 그녀에 대한 배려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여호와의 날개 아래로 나아온 그녀를 따뜻하게 보살펴 주었습니다. 이러한 보아스의 진실한 헤세드는 가련한 한 여인을 위로하기에 충분했습니다. 이러한 룻기의 아름다운 인애가 오늘날 차가운 도시문명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에게 필요합니다. 물질과 명예를 위한 경쟁에 지치고 얼어버린 서로의 마음을 룻기의 따뜻한 배려로 풀어가야 할 것입니다. 룻은 저녁까지 밭에서 주운 한 에바 정도의 많은 보리와 배불리 먹고 남은 것을 가지고 나오미에게 돌아왔습니다. 자초지종을 들은 나오미는 보아스를 축복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가 여호와로부터 복 받기를 원하노라. 그가 살아 있는 자와 죽은 자에게 은혜 베풀기를 그치지 아니하도다.” 보아스는 은혜, 곧 헤세드가 풍성한 사람이었습니다. 나오미는 보아스에게 감사를 표하는 중에 룻에게 두 가지를 말했습니다. 보아스가 우리의 기업 무를 자라는 사실과 다른 소년들을 가까이 하지 말라는 것이었습니다. 이 말을 볼 때 나오미는 이미 보아스에게 룻을 시집 보내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에 룻은 보아스의 소녀들과 가까이 지내면서 보리 추수와 밀 추수를 마치기까지 이삭을 주우며 시어머니와 함께 머물렀습니다. 오늘 보아스의 등장과 그가 베푼 은혜를 살펴보았습니다. 보아스는 나오미 집안의 기업 무를 자였습니다. 또한 풍성한 은혜 베푸는 따뜻한 사람이었습니다. 이러한 보아스의 인애가 가련한 룻과 나오미를 위로하고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사람은 서로의 도움을 필요로 합니다. 특히 부자의 재물이 가난한 자에게 큰 도움이 됩니다. 이런 점이 잠언서에 잘 나타나 있습니다. 잠언 10:2은 “불의의 재물은 무익하여도 공의는 죽음에서 건지느니라”고 하였습니다. 여기서 공의란 재물로 남을 돕는 것을 뜻합니다. 15절에서는 이렇게 말합니다. “부자의 재물은 그의 견고한 성이요, 가난한 자의 궁핍은 그의 멸망이니라.” 또 다음 장에선 이렇게 말합니다. “재물은 진노하시는 날에 무익하나 공의는 죽음에서 건지느니라”(잠 11:4). 부자의 견고한 성 같던 재물도 진노의 날에는 무익합니다. 그러나 재물로 남을 도울 때 돕는 자와 도움 받는 자 모두를 죽음에서 건지게 됩니다. 잠언서는 구제가 인간의 삶을 풍성하게 함을 말합니다. “흩어 구제하여도 더욱 부하게 되는 일이 있나니 과도히 아껴도 가난하게 될 뿐이니라. 구제를 좋아하는 자는 풍족하여질 것이요, 남을 윤택하게 하는 자는 자기도 윤택하여지리라”(잠 11:24, 25). “가난한 자를 불쌍히 여기는 것은 여호와께 꾸어 드리는 것이니 그의 선행을 그에게 갚아 주시리라”(잠 19:17). 잠언은 재물 자체에 대해 부정적이지 않습니다. “겸손과 여호와를 경외함의 보상은 재물과 영광과 생명이니라” 하였습니다(잠 22:4). 결국, 여호와의 상급인 재물로써 배고픈 자를 먹이는 것이 복된 인생임을 가르칩니다. 이러한 것을 보아스가 룻에게 잘 보여주었습니다. 이런 성경의 가르침은 오늘날 우리 사회가 어떻게 재물을 벌고 써야 하는지를 말해주고 있습니다. 우리가 재물에 너무 집착하거나, 혹은 재물로 인해 너무 근심하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또한 인색하지 말고 흩어 구제하여 더욱 부하게 되어야 하겠습니다. 무엇보다 의식주 문제에 하나님의 도우심을 믿으며, 먼저 그의 나라와 의를 구하는 삶을 살도록 기도해야 하겠습니다. 작년 3월부터 애플 TV에서는 ‘파친코’라는 연속 드라마를 통해 일제강점기와 그후 한국인의 이민역사를 한 여성의 애환을 통해 담아내고 있습니다. 저는 앞부분 몇 편을 보면서 혼돈의 시대를 살아갔던 우리의 조상들, 특히 어머니들의 슬픔과 강인함을 보며 많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나오미나 룻 같은 우리들의 할머니와 어머니가 있었기에 오늘날 우리가 있음을 생각했습니다. 그렇다고 할아버지, 아버지들의 희생과 헌신이 작았다는 것은 아닙니다. 아버지들도 전쟁터에서, 삶의 현장에서 온 몸으로 시대의 아픔을 감내해 내셨습니다. 보아스 같은 따뜻한 미소와 억센 손으로 가족을 부양하며 거친 시대를 헤쳐 나오셨습니다. 이러한 우리의 할아버지 할머니, 아버지 어머니들의 희생과 헌신에 감사드립니다. 언젠가 롼 워드 목자님과 대화할 때, 미국에는 ‘Greatest Generation’이라 불리는 세대가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 세대는 1901년에서 1927년 사이에 태어나서, 1929년의 미국 대공황을 거치고, 39년부터 45년까지의 세계 2차대전을 승리로 이끌며, 오늘날의 미국을 있게 한 세대라고 합니다. 롼 워드 목자님이 그 세대 조상들의 희생과 헌신으로 오늘날 미국의 번영이 있게 되었다며 깊은 존경심을 나타내는 것을 보았습니다. 이때 저는 과연 나는 우리의 조상들에 대해 얼마나 존경심을 갖고 있는지 반성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우리도 룻과 같은 할머니 어머니, 보아스 같은 할아버지 아버지를 가진 사람들입니다. 이분들은 지금의 가정과 교회와 국가를 있게 한 분들입니다. 이러한 분들이 우리 교회에도 많이 계심을 봅니다. 우리 선교사님들과 목자님, 사모님들은 보아스나 룻처럼 예수님의 양들과 동역자들을 위해 은혜 베푸는 삶을 살아오고 계십니다. 이러한 서로의 가치를 더욱 알아보고 감사하는 마음을 잊지 말아야 할 줄 압니다. 이런 가운데서도 굳이 하나의 예를 든다면, 저는 지난 주 언급한 루스 윤 선교사님의 동역자이신 피터 윤 선교사님이 보아스 같은 분이라 생각됩니다. 피터 윤 선교사님의 아버님은 김대중 대통령의 선배로 함께 활동했던 정치적 거물입니다. 이분은 안암UBF가 개척되던 1970년대 중반에 고대 화학과에 입학하며 함께 개척 나온 개척 조상입니다. 그리고 곽마리아, 데이빗 백, 유노아, 정안드레, 정한나, 임모세, 임문숙 목자님 등 여러 개척 조상들과 함께 복음역사에 헌신하셨습니다. 80년대 초 옛 안암센터 건물을 건축할 때는 관리책임자로 별별 허드렛 일을 다 하며 헌신했습니다. 그리고 얼마 후 미국선교사로 파송된 후로 40년이 넘은 지금까지 많은 풍파 속에서 그곳 MSU UBF를 지켰습니다. 교회를 지켰다는 이 한 가지만 생각해도 위대한 일을 하신 것입니다. 피터 윤 선교사님은 섬기는데 있어서 보아스처럼 빠릅니다. 그 섬김의 손이 크고 따뜻한 분입니다. 특히 예전에 해마다 열린 미국의 MSU 수양회 때는 많은 손님들 공항픽업 하고, 집에서 먹이고 재우며, 수양관으로 보내는 그 복잡한 일을 감당하셨습니다. 2004년 MSU수양회 때는 안암 출신 선교사님들과 안암 저니팀 등 모두 100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선교사님 집에 모였는데, 아주 거뜬히 먹이고 섬기며 즐거운 교제의 시간을 갖게 했습니다. 그래서 선교사님 집에 대한 소중한 추억이 방문한 이들의 마음에, 그리고 제 마음에도 늘 있습니다. 그 집을 방문한 안암 저니 팀들도 수양회 후에 미시건 방문한 것이 제일 쉼이 되었다고 말들 합니다. 제가 다 알 수는 없지만 그곳을 거쳐 간 많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쉼이 필요한 사람에게는 쉼을, 물질이 필요한 사람에게는 물질을, 심지어 집이 필요한 가정엔 집을, 위로가 필요한 사람에게는 위로를, 말씀이 필요한 사람에게는 말씀으로 먹이고 위로하며 많은 사람들을 섬겼습니다. 언젠가 어떤 고대 유학생이 미시건 주립대 다니며 외로움으로 힘들어 할 때 골프를 가르쳐 살아나게 했는데, 그 유학생이 나중에 강남에 골프교실을 차려 세계적인 한국 여자골프 선수를 키워냈다면서 기쁘게 말씀하셨습니다. 저희 가정도 15년 전 한해 동안 미시건에 있을 때 선교사님 가정을 통해 많은 위로를 받았고, 지금도 그 관계성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5년 전에 30명이 넘는 안암 저니 팀이 갔을 때도 2박 3일 동안 극진히 섬겨 주시며 잊을 수 없는 인생의 추억을 만들어 주셨습니다. 또한 시카고나 톨레도 같이 주위 지역의 UBF 센터에서도 많이들 와서 종종 작은 수양회를 한다고 하는데, 얼마 전에는 톨레도 센터에서 50명 넘는 분들이 와서 작은 수양회를 가졌다며 보내오신 사진을 본 적이 있습니다. 지난 코로나 때는 미얀마로 가서 내전으로 죽어가는 카렌족 사람들을 위해 태국 국경이 보이는 근처에 의료시설을 짓고, 의료 인력과 재정을 충당하며 많은 생명을 살려냈습니다. 이것이 발전되어 지금은 꽤 큰 규모의 병원이 되고 간호대도 운영 중이라 합니다. 한국에서 만약 메디컬 미션 팀이 오게 되면, 그곳에서 섬기면서 영적인 배움의 기회도 갖게 될 것이라 하셨습니다. 그런데 정작 선교사님 가정은 큰 아들 건강문제로 많은 고통을 당하며, 이 일로 인해 하나님의 은혜만을 더욱 의지한다고 하셨습니다. 본인도 신앙생활 중에 많은 마음의 상처를 받았지만, 지금은 ‘상처 받은 치유자’로서 우리 가운데 상처 받은 많은 이들을 위로하는 힐링 미니스트리를 하고 계십니다. 아마 성경의 보아스도 ‘상처 받은 치유자’ 같은 삶을 살았던 것 같습니다. 마태복음 예수님의 족보는 이렇게 기록합니다. “살몬은 라합에게서 보아스를 낳고.” 보아스는 라합의 아들이었습니다. 보아스는 어머니의 품에서 하나님의 은혜를 보았습니다. 그는 어머니 라합에게 베푸신 하나님의 은혜를 아는 사람이었습니다. 하나님의 은혜를 아는 사람이기에 그 은혜를 베풀 수 있었습니다. 보아스 같은 피터 윤 선교사님의 삶을 통해, 사람이 자신이 가진 것으로 남을 멋지게 섬기고 보상을 바라지 않고 여비까지 쥐어서 보내는 것이 참 멋있는 삶이라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이것이 안암골 조상이 우리에게 보여주는 신앙과 삶의 모범입니다. 베푸는 손길엔 가식이 없어야 합니다. 그래야 받는 이의 마음도 편합니다. 우리가 하나님께서 주신 축복을 가식 없이 나누어 줄 때, 룻 같은 사람들이 배부르고 편안하게 돌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런 모습을 성경의 보아스와 룻에게서, 피터 윤, 루스 윤 선교사님에게서, 그리고 우리 많은 선교사님들에게서 배웁니다. 또한 지금 우리 안암골 가운데서도 이런 보아스와 룻을 보고 느끼며 함께 살아가고 있음에 감사합니다. 우리가 이러한 성경 안팎의 믿음의 조상들의 본을 따라 헤세드 사랑을 실천하며 복된 하나님 자녀로 살아가길 기도합니다. ----------------------------------------- 2023년 룻기 제 2 강 말씀 / 룻기 2:1-23 요절 / 룻기 2:20 은혜 베푼 보아스 1. 룻이 어떻게 보아스의 밭에서 이삭을 줍게 되었습니까(2:1-3)? 보아스는 룻에 대해 무엇을 알게 되었습니까(4-7)? 1. 나오미의 남편 엘리멜렉의 친족으로 유력한 자가 있으니 그의 이름은 보아스더라 2. 모압 여인 룻이 나오미에게 이르되 원하건대 내가 밭으로 가서 내가 누구에게 은혜를 입으면 그를 따라서 이삭을 줍겠나이다 하니 나오미가 그에게 이르되 내 딸아 갈지어다 하매 3. 룻이 가서 베는 자를 따라 밭에서 이삭을 줍는데 우연히 엘리멜렉의 친족 보아스에게 속한 밭에 이르렀더라 4. 마침 보아스가 베들레헴에서부터 와서 베는 자들에게 이르되 여호와께서 너희와 함께 하시기를 원하노라 하니 그들이 대답하되 여호와께서 당신에게 복 주시기를 원하나이다 하니라 5. 보아스가 베는 자들을 거느린 사환에게 이르되 이는 누구의 소녀냐 하니 6. 베는 자를 거느린 사환이 대답하여 이르되 이는 나오미와 함께 모압 지방에서 돌아온 모압 소녀인데 7. 그의 말이 나로 베는 자를 따라 단 사이에서 이삭을 줍게 하소서 하였고 아침부터 와서는 잠시 집에서 쉰 외에 지금까지 계속하는 중이니이다 2. 보아스는 룻에게 어떤 은혜를 베풀었습니까(8,9)? 그가 이방 여인인 룻을 돌본 이유가 무엇입니까(10,11)? 그는 하나님의 날개 아래에 보호를 받으러 온 룻을 어떻게 축복했습니까(12,13)? 8. 보아스가 룻에게 이르되 내 딸아 들으라 이삭을 주우러 다른 밭으로 가지 말며 여기서 떠나지 말고 나의 소녀들과 함께 있으라 9. 그들이 베는 밭을 보고 그들을 따르라 내가 그 소년들에게 명령하여 너를 건드리지 말라 하였느니라 목이 마르거든 그릇에 가서 소년들이 길어 온 것을 마실지니라 하는지라 10. 룻이 엎드려 얼굴을 땅에 대고 절하며 그에게 이르되 나는 이방 여인이거늘 당신이 어찌하여 내게 은혜를 베푸시며 나를 돌보시나이까 하니 11. 보아스가 그에게 대답하여 이르되 네 남편이 죽은 후로 네가 시어머니에게 행한 모든 것과 네 부모와 고국을 떠나 전에 알지 못하던 백성에게로 온 일이 내게 분명히 알려졌느니라 12. 여호와께서 네가 행한 일에 보답하시기를 원하며 이스라엘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그의 날개 아래에 보호를 받으러 온 네게 온전한 상 주시기를 원하노라 하는지라 13. 룻이 이르되 내 주여 내가 당신께 은혜 입기를 원하나이다 나는 당신의 하녀 중의 하나와도 같지 못하오나 당신이 이 하녀를 위로하시고 마음을 기쁘게 하는 말씀을 하셨나이다 하니라 3. 보아스는 룻이 양식을 많이 얻도록 어떻게 도와주었습니까(14-16)? 룻의 이야기를 들은 나오미는 어떤 희망을 가졌습니까(17-23)? ‘기업을 무르는 것’의 의미가 무엇입니까(레25:25)? 14. 식사할 때에 보아스가 룻에게 이르되 이리로 와서 떡을 먹으며 네 떡 조각을 초에 찍으라 하므로 룻이 곡식 베는 자 곁에 앉으니 그가 볶은 곡식을 주매 룻이 배불리 먹고 남았더라 15. 룻이 이삭을 주우러 일어날 때에 보아스가 자기 소년들에게 명령하여 이르되 그에게 곡식 단 사이에서 줍게 하고 책망하지 말며 16. 또 그를 위하여 곡식 다발에서 조금씩 뽑아 버려서 그에게 줍게 하고 꾸짖지 말라 하니라 17. 룻이 밭에서 저녁까지 줍고 그 주운 것을 떠니 보리가 한 에바쯤 되는지라 18. 그것을 가지고 성읍에 들어가서 시어머니에게 그 주운 것을 보이고 그가 배불리 먹고 남긴 것을 내어 시어머니에게 드리매 19. 시어머니가 그에게 이르되 오늘 어디서 주웠느냐 어디서 일을 하였느냐 너를 돌본 자에게 복이 있기를 원하노라 하니 룻이 누구에게서 일했는지를 시어머니에게 알게 하여 이르되 오늘 일하게 한 사람의 이름은 보아스니이다 하는지라 20. 나오미가 자기 며느리에게 이르되 그가 여호와로부터 복 받기를 원하노라 그가 살아 있는 자와 죽은 자에게 은혜 베풀기를 그치지 아니하도다 하고 나오미가 또 그에게 이르되 그 사람은 우리와 가까우니 우리 기업을 무를 자 중의 하나이니라 하니라 21. 모압 여인 룻이 이르되 그가 내게 또 이르기를 내 추수를 다 마치기까지 너는 내 소년들에게 가까이 있으라 하더이다 하니 22. 나오미가 며느리 룻에게 이르되 내 딸아 너는 그의 소녀들과 함께 나가고 다른 밭에서 사람을 만나지 아니하는 것이 좋으니라 하는지라 23. 이에 룻이 보아스의 소녀들에게 가까이 있어서 보리 추수와 밀 추수를 마치기까지 이삭을 주우며 그의 시어머니와 함께 거주하니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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