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절 / 전도서 11:6 “너는 아침에 씨를 뿌리고 저녁에도 손을 놓지 말라. 이것이 잘 될는지 저것이 잘 될는지 혹이 둘이 다 잘 될는지 알지 못함이니라.”

                        담대하게 살아가기

전도서는 세상의 부귀영화를 누린 솔로몬이 인생을 회고하며 지은 일종의 잠언입니다. 세상의 정점에 섰던 그였지만 한편으로 ‘이 세상 일은 잘 모르겠다’라고 고백합니다. 전도자 솔로몬은 누구보다 지혜로워서 삶의 길에 대해 좋은 이야기를 했지만, 여전히 그의 눈에는 풀지 못할 인생의 난제, ‘킬러 문항’이 많았습니다. 오늘 11장 전반부에도 ‘알지 못한다’는 말이 여러 번 나옵니다. 인간은 재앙의 때를 알지 못합니다. 바람의 길을 알지 못합니다. 태아의 성장과정을 알지 못합니다. 하나님의 일을 알지 못합니다. 어떤 것이 잘될지 알지 못합니다. 그가 보기에 인간의 삶에는 알 수 없는 일이 많았습니다. 이러한 가운데 그는 어떠한 삶을 살아가도록 조언합니까? 전도자는 네 개의 동사로 솔루션을 제시합니다. ‘던져라,’ ‘나누라,’ ‘뿌리라,’ ‘지속하라.’ 이것을 둘로 나누면 ‘나누어 던져라,’ ‘뿌리고 지속하라’입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잘 모르는 것에 대해서 ‘이건 이렇고, 저건 저렇다’ 하며 묘사하고 서술하는 일에 에너지를 쏟습니다. 하지만 전도자는 묘사만 하는 ‘서술어의 삶’을 벗어나도록 합니다. 행동하는 ‘동사의 삶’으로 나아가도록 합니다. 인생에 대한 묘사와 서술도 필요하지만 이러한 해석만으로는 삶의 변화가 일어나지 않습니다. 믿는 바에 대한 구체적인 행동으로 열매가 맺힙니다. 오늘 전도자의 가르침을 ‘나누어  던져라,’ ‘뿌리고 지속하라’는 두 가지로 살펴보겠습니다.

첫째, 나누어 던져라
   1, 2절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너는 네 떡을 물 위에 던져라 여러 날 후에 도로 찾으리라. 일곱에게나 여덟에게 나눠줄지어다 무슨 재앙이 땅에 임할는지 네가 알지 못함이니라.” ‘네 떡을 물 위에 던져라’는 말에 대하여 두 가지 해석이 있어 왔습니다. AD 5세기 기독교 교부이며 라틴어 성경인 벌게이트를 번역했던 제롬은 ‘떡을 물에 던진다’는 말을 ‘구제하라’는 뜻으로 해석했습니다. 너의 양식을 가난한 사람에게 나누어 주라는 것입니다. 또한 바벨론 포로기 이후에 히브리 성경을 아람어로 번역하고 해설을 덧붙였던 타르굼 성경도 떡을 던지는 것을 구제로 이해했습니다. 이러한 전통적 해석이 오랫동안 이어져 왔습니다. 가난한 자에게 먹을 것을 주어 구제하라는 것은 성경의 중요한 가르침입니다. 요즘 성탄절을 맞이하여 사람들은 한 해를 돌아보며 지친 마음을 위로 받고 기쁨을 얻길 원합니다. 그런데 사실 성탄절은 생명의 양식으로 자신을 내어 주신 아기 예수님 이야기입니다. 이처럼 이미 우리에게 좋은 선물이 주어져 있는 것입니다. 우리가 이 생명의 양식을 먹고 가난한 이웃과 나눈다면, 이 얼마나 위로와 기쁨이 넘치는 날이 되겠습니까!

   또한 ‘네 떡을 물 위에 던져라’는 말씀은 경제활동에 대한 것으로 해석하기도 합니다. ‘떡을 물에 던져라’는 말을 ‘투자하라’는 뜻으로 이해하는 것입니다. 새번역은 “돈이 있으면 무역에 투자하여라. 여러 날 뒤에 너는 이윤을 남길 것이다”라고 번역합니다. 공동번역은 “돈이 있거든 눈 감고 사업에 투자해 두어라. 참고 기다리면 언젠가는 이윤이 되어 돌아올 것이다”라고 번역합니다. 히브리 성경에는 기록되지 않은 무역, 사업, 이윤이라는 경제용어를 직접적으로 쓰며 의역하고 있습니다. NIV 계통의 의역성경은 ‘곡물을 배에 실어서 해상무역을 하라’라고 번역합니다. 이처럼 1절을 2절과 연관시켜서 구제보다는 투자의 의미로 보는 것이 오늘날 대체적인 해석이며 여러 성경에 반영되어 있습니다. 사실 전도서에서 가난한 사람은 구제의 대상이 아니라 지혜로운 사람으로 나옵니다. 가난한 지혜자가 왕이 되고 성읍을 구원하기도 합니다. 가난한 노동자는 부자에게는 없는 단잠을 잡니다. 그렇지만 그의 지혜는 사람들에게 멸시를 받고 기억되지 않습니다. 이를 볼 때 가난한 자와 음식을 나누라는 말 자체는 소중하지만, 전도서의 흐름 상 1, 2절은 무역과 사업에 투자하라는 말로 이해하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떡을 물 위로 던져라”는 말은 당시의 해상무역을 의미했습니다. 통상적으로 외국과의 무역은 배로 이루어졌습니다. 배에 물건을 싣고 운송해야 하므로 폭풍과 해적선, 현지상황 등으로 인해 무역은 불확실성과 위험성이 높은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전도자는 불확실하다고 그냥 가만히 있어서는 안 된다고 합니다. 떡을 주물럭거리지만 하지 말고 물 위로 던져라고 합니다. 자신의 역량을 한껏 발휘하여 비즈니스를 하고 무역에 투자하라는 것입니다. 그러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주물럭거리기만 한 떡은 그걸로 끝나지만, 투자된 떡은 나중에 이윤이라는 열매로 돌아오게 됩니다. 위험을 무릅쓰고 일하고 투자하는 액션을 취해야 열매를 맺는다는 것입니다. 예수님도 이런 말씀 하시지 않았습니까? “장사하라!”

   그런데 투자할 때는 신중을 기해야 합니다. 직장이나 아파트 엘리베이터 안에서 들은 말, 강아지 산책 시키며 귀동냥으로 들은 이웃 주민의 말을 따라 투자해서는 안 됩니다. 그것도 한 군데로 몰방하는 것은 위험천만한 일입니다. 사업을 하고 투자를 할 때는 일곱이나 여덟으로 나누어서 해야 합니다. 분산투자 하라는 것은 현대 경영학 이론에도 부합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아는 것처럼 투자의 상식은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않는 것입니다. 투자할 때는 욕심을 억누르며 위험을 분산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앞으로 무슨 재난을 만날 지, 어떤 불운이 닥쳐올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또 한편으로 ‘떡을 물에 던져라’는 말을 요즘 상황에 적용하면 넓은 세계를 대상으로 투자를 하라는 말입니다. 한국에만 머물지 말고 세계를 향해 스케일 있게 사업의 영역을 넓히라는 것입니다. 취업을 준비하는 젊은 세대들이 국내의 다양한 직종에 도전할 수도 있지만, 해외 취업에 도전할 수도 있고, 세계선교를 위해 해외로 나갈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이번에 오셨던 뉴욕의 강모세 선교사님은 예전에 비해 요즘은 한국에서 젊은 선교사들이 미국으로 잘 안 오는데, 그만큼 한국이 좋아져서 그런 것 같다고 했습니다. ‘떡을 물에 던져라’는 말이 듣는 이에 따라 다르게 들리겠지만, 넓은 세계를 대상으로 삶을 투자하라는 말씀으로 들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 말씀이 사람마다 어떻게 들리든, 삶을 잠재우지 말고 투자하고 행동해야 한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어쨌거나 전도자는 삶을 적극적으로 살아가도록 합니다. 지혜롭게 투자하며 적극적인 경제활동을 하라고 합니다. 인생이 헛되고 헛되며, 삶은 알지 못하는 것 투성이라고 해서 염세주의에 빠지라 말하지 않습니다. 적극적으로 자기에게 있는 것을 굴려서 이윤을 얻는 경제행위, 투자행위를 하라고 합니다. 투자의 종류는 다양합니다. 무역을 할 수도 있고, 식당을 열어 장사할 수도 있고, 큰 자본 없이 많은 수익을 얻는 야채가게를 할 수도 있습니다. 일반적인 경우처럼 직장을 다니며 월급을 저축하면서 미래를 준비할 수도 있습니다. 부동산 투자를 할 수도 있고, 주식 투자를 할 수도 있습니다. 투자의 형태가 어떻든 가만히 있지 말고 떡을 물 위에 던지듯 경제활동을 해야 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불확실하고 불안한 삶을 살아가는 길이라고 전도자는 가르치고 있습니다.

   전도자인 솔로몬 자신은 국가를 경영한 사람입니다. 그는 당대에 으뜸인 학자로서 인문과학과 자연과학을 두루 섭렵했습니다. 성경의 잠언이 그의 작품입니다. 그는 자신의 지혜와 지식으로 국가를 부강하게 만들기 위해 다양한 사업을 벌였습니다. 요즘 사우디의 빈 살만 황태자는 홍해 인근에 네옴시티라는 길이 170km의 초현실적인 유리벽 도시를 건설하기 시작했습니다. 네옴시티 북쪽으로 200km 거리에 아라비아 반도와 시나이 반도와 이스라엘의 남쪽 끝이 만나는 지점에 에일라트라는 이스라엘의 항구도시가 있습니다. 구약시대에는 이곳 근처에 에시온게벨이라는 항구가 있었습니다. 이스라엘은 에시온게벨을 통해서 아라비아와 아프리카와 인도까지 무역을 하였다니 정말 대단합니다. 물론 솔로몬 왕국의 부와 영광은 하나님의 축복으로 말미암은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는 그가 가만히 앉아서 위에서 떨어지는 감을 받아먹듯 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한 국가의 지도자였던 그가 기대이윤과 위험도를 치밀하게 계산하여 해상무역과 경제활동을 한 결과였습니다. 이처럼 전도자 솔로몬은 빼어난 국가 경영가였습니다. 그는 세상과 인생을 묘사하고 서술도 했지만 거기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세상이 헛되다며 노래만 하지 않았습니다. 옛 사고방식에 사로잡힌 고리타분한 사람도 아니었습니다. 국내외의 새로운 트렌드를 읽고 나라를 경영했던 글로벌한 감각의 경제인이요, 정치인이요, 학자였습니다. 이러한 영육 간에 조화된 하나님의 사람이 지도자로 섰을 때 그의 왕국은 번영하며 견고한 공동체로 서게 되었습니다. 물론 이방 여인들과의 결혼과 우상숭배로 솔로몬의 끝이 좋지는 않았지만, 그는 이스라엘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지혜의 왕으로 역사에 이름을 남겼습니다.

   솔로몬의 이러한 삶과 전도서의 가르침을 염두에 두면서 우리는 불확실한 삶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생각하게 됩니다. 불확실한 삶 가운데 무엇이 확실한 것일까요? ‘인간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라고 질문할 때 우리는 어떻게 대답할 수 있을까요? 그 해답은 하나님께서 인간을 창조하시고 주신 첫 번째 말씀인 ‘창조명령’에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인간을 창조하신 후 곧이어 이런 말씀으로 축복하셨습니다.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 땅을 정복하라, 바다의 물고기와 하늘의 새와 땅에 움직이는 모든 생물을 다스리라.” ‘생육하고 번성하고 충만하라, 정복하고 다스리라’는 창조명령이 인간에게 주어진 것입니다. 이 말씀은 해 아래에서의 인간의 삶의 방향을 분명히 제시하고 있습니다. 인간은 하나님께서 주신 해 아래의 삶을 도전하고 개척하며, 그 삶의 열매로 복되게 살아가는 존재입니다. 우리의 눈에 종종 삶은 불확실하고 우울해 보이지만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하나님의 창조명령이라는 존재에 대한 확실한 선언이 인간에게 있기 때문입니다. 인간은 떡을 물 위에 던지듯 자신의 삶을 투자하여, 생육하고 번성하며 정복하고 다스리는 복된 삶을 살아갈 수 있습니다. 이로써 불확실한 삶을 담대하게 살아갈 수 있습니다.

   전도자가 떡을 물에 던지라 했는데, 물론 물질과 돈이 우리 삶의 전부이거나 목적이라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적극적인 경제활동, 투자활동은 인간의 생존과 삶의 기속가능과 행복을 위해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이를 통해 얻은 소득으로 자신과 가족이 살아갈 뿐 아니라, 이웃을 섬기고 주와 복음을 위해 값지게 쓰는 것은 복된 일입니다. 교회도 영육 간에 조화 있는 교육을 통해 구성원들, 특히 미래세대들이 하나님 앞에서 영육 간에 자립적인 삶의 기틀을 닦도록 도와야 합니다. 성경은 교회에서만 가르치고, 경제는 교회 밖에서만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이 둘을 교회 안에서도 밖에서도 함께 가르쳐야 합니다. 이것은 지금 전도서가 말하고 있는 바입니다. 미래는 불투명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미래세대를 위해 떡을 물에 던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교회의 미래 주역들을 위해 투자와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합니다. 오늘날 우리나라는 선진화되고 풍요로워졌지만 근심과 권태와 불안의 강도는 높아만 갑니다. 물질로 병들어가는 한국 사회는 사람이 떡으로만 살지 못하고 하나님의 말씀으로 사는 존재임을 반증하고 있습니다. 이러할 때 우리 한국교회가 감당해야 할 역할이 큽니다. 교회는 영육 간에 건강한 인재들을 키워내는 곳입니다. 생육하고 번성하는 생명공동체로 소임을 감당해야 합니다. 우리도 그 중에 젊은이들을 섬기는 모임으로 역할을 감당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교회공동체가 떡과 말씀이 있는 곳이 되어 세상을 먹이고 치유하는 하나님의 집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둘째, 뿌리고 지속하라

   3,4절은 사람이 투자를 못하는 이유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구름에 비가 가득하면 땅에 쏟아지며 나무가 남으로나 북으로나 쓰러지면 그 쓰러진 곳에 그냥 있으리라. 풍세를 살펴보는 자는 파종하지 못할 것이요 구름만 바라보는 자는 거두지 못하리라.” 구름에 비가 가득하면 땅에 쏟아지고, 나무가 쓰러지면 그곳에 그냥 있다는 것은 누구나 알 수 있는 사실입니다. 그런데 그 때와 장소가 확실치 않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비가 언제 어디서 내릴 지, 나무가 남쪽으로 쓰러질지 북쪽으로 쓰러질지 정확히 알 지 못합니다. 인간의 힘으로 이런 것을 정할 수도 없고, 그것을 실행할 힘도 없습니다. 그래서 인간은 때를 기다립니다. 풍세를 살펴보고 바람을 바라봅니다. 그런데 문제는 완벽한 때를 기다리느라 사람이 아무 것도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소극적인 자세로 바람이 그치기만을 기다리다가는 씨를 뿌리지 못합니다. 구름만 바라보다가는 수확하지 못합니다. 완벽한 때를 기다리다가 아무 것도 하지 못합니다. 전도자는 이것이 과감하게 투자를 못하는 원인이라 지적하며 이러한 소극적인 자세를 벗어나도록 합니다.

   이에 대해 전도자는 5절을 통해서 원래 사람은 알지 못하는 것이 많다고 합니다. 그래서 너무 완벽히 알려 하기보다는 구체적인 행동을 하도록 합니다. 예를 들어 바람의 길이 어떠한지, 어머니 뱃속에서 아이의 뼈가 어떻게 자라는지 사람은 알지 못합니다. 이것처럼 하나님의 일도 알지 못합니다. 여기서 하나님의 일이란 비가 쏟아지고 나무가 쓰러지는 것입니다. 오늘날처럼 기상과학이 발달한 시대에도 태풍의 진로를 정확히 예측 못하며, 비가 올 때와 안 올 때에 대해 오보를 많이 합니다. 몇 달 전에 올해 겨울은 매우 추울 것이라고 예보했었습니다. 그런데 요즘 너무 따뜻해서 어떤 지역에서는 개나리가 피기도 했습니다. 또한 아이 밴 자의 태에서 뼈가 어떻게 자라는지도 알지 못합니다. 전도서 당시에는 산모 뱃속의 아기의 성장을 볼 수 없었지만, 의학이 발달한 지금은 태아가 자라는 과정을 영상을 통해 봅니다. 하지만 이는 현상만 볼 뿐 생명의 탄생과 성장의 깊은 신비에 대해서 안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또한 만사를 성취하시는 하나님의 일도 알지 못합니다. 전도서의 하나님은 뜻을 품고 행동하시는 하나님입니다. 3장에서 하나님의 행하심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했고, 전도서가 끝나는 지금도 하나님의 행하심에 대해 말합니다. 하나님은 스스로 뜻을 세우시고 그것을 따라 행하는 분입니다. 인간은 이 하나님의 뜻과 행하심을 알지 못합니다. 한참이 지난 후에야 그 선한 뜻에 대해 부분적으로 알게 될 뿐입니다. 그렇다고 전도서는 인간이 그냥 있으라 말하지 않습니다. 세상을 마냥 괴로워하고 귀찮아하고 싫어하는 염세적 삶을 살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삶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을 갖고 구체적인 행동을 할 것을 가르칩니다.

   6절에서는 이렇게 알 수 없는 일, 불확실한 일이 많은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할 지 말합니다. “너는 아침에 씨를 뿌리고 저녁에도 손을 놓지 말라. 이것이 잘될는지, 저것이 잘될는지, 혹 둘이 다 잘될는지 알지 못함이니라.” 인생사 알 수 없다면서 손 놓고 있지 말라고 합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 씨를 뿌리라 합니다. 낮에는 잡초를 뽑고, 곡식을 부지런히 돌보라고 합니다. 저녁에도 손을 놓지 말고 쉬지 말고 일하라고 합니다. 이 씨가 싹틀지, 저 씨가 싹틀지, 혹은 모두가 싹틀지 알지 못하기에 늘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합니다. 결국 알지 못하는 상황에 대처하는 길은 지금 할 수 있는 것을 하나씩 감당하는 것입니다. 이때 하나님은 때가 되면 열매로 보답하십니다. 뿌리고 지속하는 부지런한 손발이 불확실한 삶을 극복하는 지혜임을 전도자는 말합니다. 지난 해 동안 우리 가운데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하나님께 감사할 것은 우리를 예배공동체, 제자공동체, 선교공동체로 지속적으로 보살펴 주셨다는 것입니다. 코로나 시대의 어려움을 이기고 다시 옛 모습을 회복하며, 내적으로 더욱 견고한 믿음의 공동체를 이루어 주셨습니다. 이 일이 가능했던 것은 하나님의 은혜의 손 아래 많은 분들이 한결같이 부지런히 손발을 움직여 섬긴 것 때문입니다. 구체적인 섬김의 손길로 인해 주님의 교회가 든든히 서고, 가정과 직장에 주님의 은혜가 넘쳐납니다. 어려운 시대 가운데 신실하고 담대히 살아간 믿음의 삶을 축복하신 주님의 은혜에 감사드립니다.

   어느덧 2023년도 끝을 향해 달려갑니다. 모두들 지난 해 자기 일에 최선을 다했을 때 주님께서 우리가 자고 깨는 중에 영육 간에 많은 열매를 맺게 하심에 감사드립니다. 때로는 삶에 대해 점점 모르겠다는 생각도 들고 머리가 복잡해지기도 합니다. 열심히 달려왔기에 좋은 것도 얻었지만, 때로는 여전히 빈손이고, 문제는 여전하며, 삶이 팍팍하기도 합니다. 이러할 때 우리가 전도자의 지혜에 귀를 기울여야 하겠습니다. ‘나누어 던져라,’ ‘뿌리고 지속하라.’ 우리의 불확실한 삶은 믿음의 투자와 건강한 노동으로 점점 선명해질 것입니다. 우리가 풍세만 살피는 서술어의 삶을 벗어나 손발을 움직이는 동사의 삶을 살아가야 하겠습니다. 하나님의 거룩한 섭리에 우리 인생을 맡기고, 생육하고 번성하는 삶을 담대하게 살아가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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