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신년 특강(김성규)

율법을 주야로 묵상하는 복 있는 사람

말씀/시편 1:1-6
요절/시편 1:2 “오직 여호와의 율법을 즐거워하여 그의 율법을 주야로 묵상하는도다”

 2024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새해를 맞이하면 사람들은 축복을 기원합니다. 아마 2월에 있는 설날까지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인사를 지겹도록 주고받을 것입니다. 사실 복은 듣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말입니다. 간혹 중국집에 가면 한자로 복자를 거꾸로 써 붙여 놓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복이 쏟아져서 그 복을 받아가라는 뜻입니다. 복자는 이름의 단골 글자입니다. 영복이, 복순이 등 복이라는 글자를 넣어서 복을 기원합니다. 대개 사람들은 출세를 하거나, 돈을 많이 벌면 복을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대박을 기대하며 월급을 털어 주식 투자를 하고, 대출을 받아 부동산 투자를 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돈이 많다고 행복할까요? 몇 년 전 큰 인기를 끈 오징어게임이라는 드라마가 있습니다. 오징어게임의 주최자는 아주 큰 부자인데 아무리 돈이 많아도 더 이상 삶의 재미를 찾을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거금의 상금을 내걸고 생존 게임의 참가자를 모집했습니다. 게임의 룰은 매 단계별 탈락자는 그 자리에서 죽임을 당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놀랍게도 살아남은 생존자들은 죽음의 공포에도 불구하고 돈을 쟁취하고자 게임을 포기하지 않습니다. 게임의 주최자와 관객들은 참가자들의 돈에 대한 탐욕과 죽음에 대한 공포를 훔쳐보면서 짜릿한 희열을 느낍니다. 하지만 그 희열은 잠깐 불타오를 뿐 이내 사그라지고 맙니다. 최후의 승자도 모든 상금을 독차지 하였지만 결코 행복한 표정을 짓지 못합니다. 이 드라마는 돈이 행복을 줄 수 없다는 사실을 말해 주고 있습니다. 이런 종류의 복은 진정한 복이 될 수 없습니다. 과연 진정한 복은 무엇일까요? 우리가 어떻게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까요?

 다같이 1절을 보십시오. 1절은 ‘복 있는 사람은~’으로 시작합니다. 영어 NIV 성경에는 ‘The Blessed’로 수동형으로 표현하였습니다. 이 표현을 보면 복 있는 사람은 먼저 복을 받은 사람임을 알 수 있습니다. 누구에게 복을 받았을까요? 바로 하나님께 복을 받았다는 것이 생략되어 있습니다. 축복의 근원은 바로 하나님이십니다. 이미 우리는 하나님께 복을 받은 복 있는 사람입니다. 하나님께서 주신 고귀한 생명을 가지고 이 땅에 태어났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의 십자가 은혜를 통해서 죄와 사망의 권세에서 구원을 받게 되었습니다. 이것만으로도 사실 감지덕지입니다. 더 무엇이 필요하겠습니까? 그런데, 하나님은 여기서 그치지 않으시고 우리의 삶을 더 풍성하게 하시길 원하시고, 더 축복하시길 원하십니다. 우리 내부로 들어온 복이 그 속에서 머물러 있지 않고 계속해서 확대되고 재생산되어 외부로 흘러넘치기를 원하십니다. 이런 사람은 존재 자체가 복입니다. 다시 말해서 복 있는 자, 행복한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구체적으로 행복한 사람은 어떻게 살아갈까요? 하지 말아야 할 것과, 해야 할 것 2가지 측면에서 행복의 비결을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첫째, 하지 말아야 할 것을 미리 피하고 경계합니다. 1절 말씀을 다 같이 읽어보시겠습니다. “복 있는 사람은 악인들의 꾀를 따르지 아니하며 죄인들의 길에 서지 아니하며 오만한 자들의 자리에 앉지 아니하고” 1절 말씀에는 ‘아니하며’ ‘아니하며’라는 말이 3번 반복해서 나옵니다. 해야 할 것을 말하기 전에 하지 말아야 할 것을 먼저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우리가 죄악된 삶의 방식을 쉽게 따라가는 경향이 있음을 염두에 둔 말입니다. 우리는 구원받은 신자이지만 악인들이 섞여 있는 세상 속에서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들과 같은 위치에서 함께 먹고 마시고 일하며 살아가지만, 동시에 세상과 구별된 삶을 추구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세상의 악한 속성을 잘 알고 세상의 공격에 지혜롭게 대처해야 합니다.

 먼저, 근거 없는 대세론을 조심해야 합니다. 1절을 자세히 보면 복 있는 사람을 1가지로 표현하였다면, 악인에 대해서는 악인, 죄인, 오만한 자로 3가지 표현을 하였습니다. 복 있는 사람은 단수로 나타내었는데, 악인들, 죄인들, 오만한 자들은 복수로 나타내었습니다. 이것은 무엇을 말할까요? 악인들의 유형과 규모가 의인들에 비해서 훨씬 많다는 것을 말해 줍니다. 복 있는 사람의 길을 가는 사람은 소수이고, 이 길은 사람들에게 별로 인기가 없습니다. 그러나 죄인들의 길은 인기가 많아서 사람들이 구름떼 같이 몰려듭니다. 세상은 괜히 고생하지 말고 대세를 따르라고 속삭입니다. 이 때 우리는 ‘저렇게 살아가는 것이 정답이지 않을까?’ 잠시 헷갈리기도 하고, ‘왜 나만 여기 이 자리에 서 있지? 나는 누구? 여기는 어디?’ 라면서 깊은 고독에 몸부림 칠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선택이 바로 정답이라고 예수님께서 분명히 말씀해 주셨습니다. 마태복음 7장 13,14절은 말합니다. “좁은 문으로 들어가라 멸망으로 인도하는 문은 크고 그 길이 넓어 그리로 들어가는 자가 많고 생명으로 인도하는 문은 좁고 길이 협착하여 찾는 자가 적음이라”

 다음으로, 죄악에 첫발을 담그지 않도록 조심해야 합니다. 본문에서 시인은 죄를 따라 행하는 모습을 각각 ‘꾀를 따르다, 길에 서다, 자리에 앉다’는 동사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는 동작이 점점 느려지고 고착되어 가는 모습을 떠올리게 합니다. 서면 앉고 싶고, 앉으면 눕고 싶은 것이 인간의 본성입니다. Step by Step이란 말이 있듯이 죄와 타협하는 순간 단계적으로 더 깊숙이 죄인의 길로 접어들게 됩니다. 악인들의 꾀는 달콤한 말과 충고를 말합니다. “이봐 괜찮아~ 딱 한잔만 해봐 다들 그렇게 하는 거야 저기 부장님이 다 지켜보고 있어” 직장 생활 하면서 제가 참 많이 들었던 말입니다. 이런 종류의 말을 들으면 귀가 솔깃해집니다. 정말 그게 옳은 것 같습니다. 그러다가 한번 슬그머니 따라하게 됩니다. 다음에도 기회가 되면 못이기는 척 따라갑니다. 한번이 두 번이 되고 금방 열 번이 됩니다. 죄악 된 삶의 방식이 이제 습관으로 굳어져서 자연스럽게 그 길을 가게 됩니다. 그러면 어떻게 됩니까? 마침내 오만한 자들의 자리에 앉게 됩니다. 오만한 자란 조롱하는 자라는 뜻입니다. 사람들을 업신여기고 함부로 대하는 안하무인입니다. 더 심각한 것은 이런 자들은 영적으로 교만하여 하나님이 없이 얼마든지 잘 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잠언에서 교만은 패망의 선봉이라고 하였습니다. 이 얼마나 무서운 결말입니까? 그렇기 때문에 처음부터 그 길에 들어서지 않도록 출입문부터 잘 단속해야 합니다. 그래서 죄악에는 단 한발이라도 내딛지 않도록 경계하고 싸워야 하겠습니다.

 둘째, 해야 할 것을 적극적으로 찾고 몰입합니다. 2절 말씀을 다 같이 읽어보겠습니다. “오직 여호와의 율법을 즐거워하여 그의 율법을 주야로 묵상하는도다” 2절 말씀은 복 있는 사람의 또 다른 측면의 삶의 자세를 제시해 주고 있습니다. 복 있는 사람이 되려면 어떤 것을 하지 않고 경계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또 어떤 것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몰입해야 합니다. 바로 여호와의 율법을 즐거워하고 율법을 주야로 묵상하는 삶을 사는 것입니다. 무엇을 적극적 할 때는 그 속에는 반드시 즐거움의 요소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즐겁지 않으면 금방 지쳐서 포기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즐거우면 계속할 힘이 생깁니다. 우리는 밥 먹는 것이 즐겁습니다. 그래서 어떤 사람은 점심을 먹으면서 저녁 메뉴를 생각한다고 합니다. 생각만 해도 즐겁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율법을 즐거워한다는 것은 즐거움의 원천이 바로 하나님의 말씀에 있다는 것을 말해 줍니다. 어떻게 말씀이 즐거움의 대상이 될 수 있을까요? 이것은 하나님께서 율법을 주신 이유와 목적을 살펴볼 때 잘 알 수 있습니다. 하나님은 출애굽한 이스라엘 백성들과 시내산에서 언약을 체결하셨습니다. 출애굽기 19장 5절, 6절입니다. “세계가 다 내게 속하였나니 너희가 내 말을 잘 듣고 내 언약을 지키면 너희는 모든 민족 중에서 내 소유가 되겠고 너희가 내게 대하여 제사장 나라가 되며 거룩한 백성이 되리라” 바로 시내산에서 언약을 체결할 때 율법을 주셨습니다. 율법은 하나님과 인간 사이의 언약의 관계를 잘 유지하기 위해서 주신 것입니다. 우리가 말씀 안에서 하나님과 바른 관계성을 맺고 풍성한 교제를 나눌 때 기쁨과 즐거움을 누리게 됩니다. 그래서 말씀이 즐거움의 원천이 되는 것입니다. 복 있는 사람은 말씀 안에서 즐거움을 발견하고 적극적으로 누리는 사람입니다. 이 즐거움을 알 때 죄인들의 길에 서지 않고, 오만한 자들의 자리에 앉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냥 가만히 있으면 죄의 집요한 공격을 이길 수 없습니다. 적극적으로 말씀 안에서 즐거움을 발견하고, 내면에 기쁨을 채울 때 죄의 유혹에 휩쓸리지 않고 의의 길로 갈 수 있습니다.

 그러면 율법을 즐거워하는 사람의 특징이 무엇입니까? 율법을 주야로 묵상합니다. 흔히 묵상이라고 하면 조용히 생각한다는 의미가 연상됩니다. 그러나 원어적으로는 오히려 나지막이 소리를 내어 읽는 것을 말합니다. 소리 내어 읽을 때 정신을 집중하여 그 의미를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읽은 소리를 다시 자신이 들으면서 한 번 더 되새길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우리 모임에는 소감쓰기라는 좋은 전통이 있습니다. 그런데, 소감을 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소리 내어 발표함으로써 그 은혜가 배가될 수 있습니다. 듣는 사람도 은혜가 되지만, 그 소감을 자신이 다시 들음으로써 영적 방향을 분명히 잡을 수 있습니다. 우리가 조용히 성경을 읽기도 하지만, 소리 내어서 읽는 방법도 많이 시도해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율법을 즐거워하는 사람은 율법을 묵상하되 주야로 묵상합니다. 묵상은 낮에 일하면서도 할 수 있고, 밤에 잠자리에서도 할 수 있습니다. 마음만 먹으면 바로 지금 시작할 수 있습니다. 묵상은 시간 불문, 장소 불문입니다. 심지어 화장실도 좋은 묵상의 공간이 됩니다. 어떤 분은 집안 곳곳에 말씀을 붙여 놓고 묵상하기도 합니다. 주방에는 “너희가 먹든지 마시든지 무엇을 하든지 다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하라”(고전 10:31), 거울 앞에는 "마음이 청결한 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이 하나님을 볼 것임이요"(마 5:8)라는 구절을 붙여 둡니다. 이런 사람에게 말씀은 생각만 해도 즐겁습니다. 너무나 달고 맛있습니다. 우리 육체가 건강하려면 먼저 무엇을 신경 써야 할까요? 먹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만일 우리가 인스턴트 가공 식품을 많이 먹는다면 건강이 나빠지기 쉽습니다. 그러나 몸에 좋은 재료로 만든 음식을 먹으면 자연이 건강해집니다. 우리 영혼도 마찬가지입니다. 좋은 것을 먹으면 영혼이 건강해 집니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 주변에는 말초적인 자극을 주는 양식이 넘쳐나기 때문에 그것으로 인해 우리 영혼이 병들기 쉽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유튜브일 것입니다. 유튜브가 주는 장점도 물론 상당히 많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감각에 호소하는 질 낮은 컨텐츠도 너무 많습니다. 저도 사실 유튜브의 함정에 자주 빠집니다. 저는 자연에서 낚시해서 그 자리에서 회를 떠서 먹거나 매운탕을 끓여 먹는 영상을 보면 영혼의 힐링이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계속 추천 영상이 떠서 다음 영상, 다음 영상을 보다가 몇 시간 동안 계속해서 보기도 하였습니다. 이를 자주 목격한 제 아들은 아빠가 나중에 자연인이 되어서 엄마 아빠가 떨어져 사는 것이 아닌가 하며 농담반 진담반으로 말하기도 하였습니다. 새해에는 저와 여러분이 마음에 결심을 하고 미디어 금식을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대신에 영혼의 건강식인 성경을 펼치고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말씀을 묵상하는 운동이 우리 가운데 일어나기를 소망합니다.

 저는 센터지킴이인 안겸손 목자님과 같은 팀에서 말씀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겸손 목자님의 해박한 성경 지식에 흠칫흠칫 놀랄 때가 있습니다. 그런데 거기에는 다 그럴 만 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우리 센터에 비치된 성경의 대부분은 안겸손 목자님이 기증한 것입니다. 안겸손 목자님이 성경 1독을 하면 다음 통독을 위해서 새로운 성경을 사고 다 읽은 성경책은 센터에 기증한 것이 반복된 결과입니다. 이외에도 많은 분들이 꾸준히 성경읽기를 실천하고 있습니다. 성경을 읽을 때 즐거움이 있습니다. 비록 고난과 절망의 순간일지라도 성경을 펼치고 읽을 때 인격적인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영혼의 기쁨을 회복할 수 있습니다. 우리 교회의 이름처럼 성경 읽기가 우리의 영혼을 지키는 생명줄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또, 일용할 양식은 날마다 우리를 말씀의 세계로 초청하는 좋은 길잡이입니다. 4년 전에 성경을 가까이라는 주제로 공모 이벤트를 진행한 적이 있습니다. 이벤트에 제출한 글 중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어서 그대로 읽어드리겠습니다. 당시 EBF 어린이의 글이라는 것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일용할 양식을 먹으면서 좋았던 점. 첫 번째로는 문화상품권을 받아서 좋았어요. 두 번째로는 제가 하나님과 가까워진 것 같아요. 저는 일요일마다 예배도 드리고 기도도 하고 헌금도 드리는데 하나님과 제가 가까이 있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어요. 그런데 제가 양식을 먹으면서 하나님의 말씀을 매일 아침마다 읽고 보고 하다 보니 하나님과 더 가까워졌다는 기분이 들었어요. 세 번째로는 마음 속 두려움이 많이 사라졌어요. 저와 친한 친구가 있었는데 그 친구가 자기가 밤에 늦게 집에 갈 때 귀신을 봤다는 애기를 저와 다른 친구들에게 얘기했어요. 저는 원래 겁이 많아서 밤에 잘 때 항상 무서웠는데 친구가 하는 말을 듣고 더 무서워졌어요. 그런데 제가 양식을 꾸준히 먹으면서 밤에 귀신을 무서워했던 것이 점점 사라졌어요.” 일용할 양식을 먹는 생활의 놀라운 힘이 느껴지지 않습니까? 우리가 일용할 양식을 통해서 하나님과 더욱 가까이 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그렇다면 말씀을 통해서 하나님과 가까이 하는 삶의 결과는 어떠합니까? 3절을 함께 읽겠습니다. “그는 시냇가에 심은 나무가 철을 따라 열매를 맺으며 그 잎사귀가 마르지 아니함 같으니 그가 하는 모든 일이 다 형통하리라” 나무가 어우러진 시냇가의 풍경은 한 폭의 그림과 같습니다. 목마른 사슴들이 찾아와 시냇물을 마십니다. 나무 가지에 새들이 날아와서 노래합니다. 나무 그늘 아래는 사람들이 가서 휴식하기가 참 좋습니다. 그런 곳에서 캠핑을 하고 싶지 않습니까? 그곳에서 낚시로 물고기를 잡고, 그늘 밑에서 숯불 바베큐도 하고, 나무의 열매를 따서 샐러드를 만들어 센터의 목자님들과 만찬을 즐기고 싶습니다. 천국이 이런 모습일 것 같습니다. 여기서 시냇가는 여호와의 말씀을 상징합니다. 나무는 말씀의 수분을 공급받아 하나님의 은혜를 누리는 사람입니다. 그러니 어떻게 되겠습니까? 자연히 내적, 외적 열매를 풍성하게 맺게 됩니다. 그 내면은 예수님의 형상을 점점 닮아가서 성숙해 집니다. 외적으로는 주위 사람들에게 은혜와 덕을 끼치고 영향력 있는 삶을 살게 됩니다. 시냇가의 나무가 잎사귀가 마르지 않고 푸른 것 같이 말씀을 가까이하는 사람은 늘 일정하게 푸르른 상태를 유지하게 됩니다. 어떤 일을 만나더라도 그 내면은 잔잔한 시냇물처럼 평안합니다. 그리고 그가 하는 모든 일이 다 형통하게 됩니다. 여기서 우리는 형통에 대한 고정관념을 내려놓고 새로운 시각을 가질 수 있습니다. 성경에서 형통한 삶을 살았던 대표적인 인물은 요셉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요셉의 생애에서 어떤 시기를 형통했다고 기록했습니까? 애굽의 총리 시절입니까? 아닙니다. 놀랍게도 그가 보디발 장군의 집에 노예로 끌려갔을 때, 그리고 억울한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갇히게 되었을 때였습니다. 사람의 관점으로는 전혀 형통하지 않지만, 하나님의 관점에서는 온전히 형통합니다. 왜냐하면 그 시간을 통해서 하나님의 뜻이 성취되고 그가 하나님이 쓰실 만한 큰 그릇으로 빚어졌기 때문입니다. 요셉은 하나님이 보여주신 비전을 붙잡고 죄의 유혹을 극복하고 믿음의 길을 걸어갔습니다. 이처럼 우리도 말씀을 붙잡는 삶을 살아갈 때 내면에 성령의 열매를 맺으며 하나님의 뜻을 이루는 형통한 삶을 살게 될 것입니다.

 반면에, 악인들이 받게 될 인생의 성적표는 어떠합니까? 4절을 보십시오. 그 결국은 바람에 나는 겨와 같습니다. 겨는 탈곡하고 남은 곡식의 껍질입니다. 겨는 속이 텅텅 비었기 때문에 바람이 불면 사방으로 날아갑니다. 바람은 하나님의 심판을 상징합니다. 하나님의 심판대 앞에서 악인들은 전혀 무게가 나가지 않기 때문에 그 심판을 피하지 못하고 다 날아 가버립니다. 아마 그들은 일생 동안 쌓아 올린 무수한 업적, 돈과 명예, 권력과 타이틀을 내세우며 무게 나가는 사람이라고 자부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6절에서 알 수 있듯이 여호와께서 인정할 만한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하나님 앞에서 빈약한 내면이 있는 그대로 다 드러납니다. 병원에서 CT 촬영을 하면 우리 속 장기까지 훤히 다 볼 수 있습니다. 하나님은 심판의 날에 불꽃같은 눈으로 우리를 스캔하실 것입니다. 그러므로 바로 그 때 우리 안에 무엇이 들어 있는가? 그것이 중요합니다. 우리가 무게가 나가는 내면을 가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다시 반복하지만, 말씀을 즐거워하고 주야로 묵상하는 삶을 통해서 내면을 풍성히 살찌워야하겠습니다. 육체의 비만은 해롭지만 영적 비만은 유익합니다. 그래서 오늘 현재도 행복한 삶을 살고, 장차 하나님 앞에 기쁜 마음으로 설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저는 참으로 복 있는 사람입니다. 왜냐하면 저는 하나님께 복을 받은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올해 나이 반백이 되었습니다. 신앙연수는 30년이 됩니다. 30년 전인 1994년도 여름은 유난히 더웠습니다. 당시 대학 2학년이었는데, 9박 10일 동안의 농촌 봉사 활동에서 몸과 마음이 완전히 지쳐 있었습니다. 성경 공부 약속을 계속 펑크 내고, 목자님을 피해 도망 다녔는데 그날따라 반지하 하숙집으로 찾아온 목자님의 얼굴이 천사처럼 반가웠습니다. 눈에 뭔가 씌웠던 것 같습니다. 덥석 여름수양회 초청에 응하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또 다시 도망갈 궁리를 하였습니다. 수양회에 참석했는데, 돌아갈 차편이 없어서 끝까지 머물게 되었습니다. 할 수 없이 말씀을 들었습니다. 어느덧 넷째 날이 되었습니다. 한 목자님이 십자가 말씀을 눈물로 전해 주셨습니다. 이 날 십자가에서 죄인들을 향하여 ‘아버지여 저들을 사하여 주옵소서’ 하시는 예수님의 음성이 제 마음에 다가왔습니다. 왜 죄 없으신 예수님이 죄인들을 위해서 십자가를 지셨는가?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 예수님을 정말 알고 싶었고, 이 예수님을 만나고 싶었습니다. 수양회가 끝나고 감금 해제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수양회에서 돌아오던 날 하숙집에서 짐을 정리하여 제 발로 센터로 돌아와서 믿음의 형제들과 공동생활을 시작했습니다. 하숙집에 머물러 있다가는 세상에 휩쓸려 다시 이전의 상태로 돌아갈 것 같았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날 이후 1:1 목자님은 요한복음 말씀을 집중적으로 가르쳐주셨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요한복음 9장을 공부하면서 예수님을 인격적으로 영접하게 되었습니다. 소경의 눈을 뜨게 해 주시는 예수님, 그의 장애의 원인이 그의 죄도 아니고 부모의 죄도 아니고 하나님의 영광을 나타내기 위함이라는 예수님의 음성이 저의 얼어붙었던 내면을 녹였습니다. 저는 예수님의 십자가를 바라보았습니다. 가난한 가정 형편과 대학 실패에 대한 운명주의와 정욕에 깊이 병들어 있던 제 영혼의 죄 문제를 모두 용서해 주셨음을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기억력이 약해서 옛날 일을 잘 기억하지 못하지만 이 순간만은 30년이 지난 지금도 뚜렷이 기억합니다.

 저는 구원의 은혜만도 너무 감사한데, 그 이후로도 하나님의 교회 안에서 때마다 말씀의 은혜를 풍성히 누리는 축복을 받고 있습니다. 저는 평신도로써 지난 22년 동안 기업체에서 근무했습니다. 몇 년 전에 제가 근무하는 부서의 운영이 다소 힘든 상황을 맞이했습니다. 그 때 저는 과거 대학 진학 시 공무원이 되고자 했던 꿈이 생각났습니다. 그래서 저는 비록 늦은 나이이지만, 더 늦기 전에 공무원으로 제 2의 인생을 살고자 방향을 잡게 되었습니다. 퇴직하는 날 폼 나게 회사를 나왔습니다. 그러나 책가방을 들고 도서관에 가서 책을 펴는 순간 이 나이에 왜 이런 선택을 했는가? 후회가 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일단 시작한 이상 물러설 곳이 없었습니다. 그렇게 2년의 시간이 지났고 저는 지난해 9월에 서울시 9급 공무원에 합격했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이 소식에 저보다 저의 가족들과 센터의 동역자님들이 더 기뻐해 주셨습니다. 저는 이것이 하나님의 일방적인 은혜임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통상 시험 접수 기간은 5일 정도입니다. 그런데 저는 원서접수에 대해서 까맣게 잊고 있었습니다. 그날은 금요일 오후 5시 50분경이었습니다. 불현 듯 뭔가가 쎄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접수 마감 시한 10분전이었던 것이었습니다. 저는 부랴부랴 접수 사이트에 들어갔습니다. 접수를 마감한 시점은 5시 59분이었습니다. 기적적으로 최종 접수를 완료하였습니다. 아마 제가 제일 마지막에 접수한 수험생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하나님께서 게으른 저를 깨우셔서 시험을 접수케 하시고, 끝까지 포기하지 말고 시험을 치르게 하시고, 믿음의 체험을 하게 하셨습니다. 지난 수험 기간 동안 저는 시편 126편 5절 말씀을 굳게 붙잡았습니다. “눈물을 흘리며 씨를 뿌리는 자는 기쁨으로 거두리로다” 저는 매일 기쁨의 단을 거두는 모습을 그려보았습니다. 그리고 일용할 양식 말씀으로 하루를 돌아보고, 반복적이긴 하지만 기도 제목을 일일이 양식 노트에 쓰면서 하나님의 은혜를 간구하였습니다. 그리고 매주 믿음의 형제들과의 성경 공부는 영혼의 힐링 시간으로 꿀과 같이 달았습니다. 돌이켜 보면 수험 기간 동안 저를 지탱해 준 것은 바로 하나님의 말씀임을 고백합니다. 정말 어둡고 절망적인 순간에도 말씀은 제 내면을 환하게 비추어 주었습니다. 제가 받은 바 은혜를 잘 기억하고 항상 말씀을 의지함으로써 새롭게 시작하는 직장 생활을 잘 감당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2024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올 한해 우리가 주야로 말씀을 묵상하고자 결심을 하고 꾸준히 진행함으로써 말씀 안에서 즐거움을 누리고 풍성한 열매를 맺기를 기도합니다. 성경 읽기, 일용할 양식, 한편의 진실한 소감을 쓰면서 영적 유익과 즐거움을 얻을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말씀과 가까이, 하나님과 가까이 함으로써 진정으로 복 있는 사람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2024년 신년 특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