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신년 제 1 강

성전을 건축하라

말씀 / 학개 1:1-15

요절 / 학개 1:8 - “너희는 산에 올라가서 나무를 가져다가 성전을 건축하라 그리하면 내가 그것으로 말미암아 기뻐하고 또 영광을 얻으리라 여호와가 말하였느니라”

 우리에게 급히 먼저 하고 싶은 일이 있다고 생각해 봅시다. 그리고 또 한편에 아주 중요한 일이 놓여 있다고 가정합시다.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한다면 무엇을 먼저 선택하시겠습니까? 이것은 경영 관련 책에 많이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당연히 중요한 것을 먼저 선택하라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그 다음에 하고 싶은 일을 처리하라고 합니다. 그런데 실제 생활에서는 당장에 하고 싶은 일, 당장 내게 만족을 주는 일을 먼저 하려는 경향을 보이게 됩니다. 이렇게 하다보면 정작 중요한 것을 계속 뒤로 미루다 알맹이 없는 삶을 살게 됩니다. 이런 실수를 줄이는 것이 인생을 지혜롭게 사는 비결일 것입니다. 오늘 학개서 말씀은 우리 삶에서 무엇이 더 중요한지, 삶의 우선순위를 어디에 두어야 하는지 가르쳐주고 있습니다. 

 학개서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바벨론에서 귀환한 후에 기록한 책으로써, 소 선지서 중에서 오바댜 다음으로 짧은 글입니다. 학개는 스룹바벨 총독과 함께 바벨론으로부터 예루살렘으로 돌아와서 자기보다 젊은 스가랴 선지자와 함께 활동하였습니다. 이때 학개의 나이는 80세 정도로 추정하는데, 비록 노인이지만 “성전을 건축하라” 하시는 하나님의 음성을 간결하고도 힘 있는 필치로 전하고 있습니다.

 이제 2019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새해를 맞이하고 있는 이 시점에서 하고 싶은 일과 중요한 일을 사이에 두고 우리에게 “성전을 건축하라”는 말씀의 의미가 무엇인지 생각하며 내면의 방향을 잡고 힘차게 새해를 출발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1. 성전을 건축하라 (1~11)

 다 같이 1절을 보십시오. 때는 다리오 왕 제 2년이 되는 해였습니다. 여기에 다리오 왕은 바사, 즉 페르시아의 3대 왕 히스타스페스를 가리킵니다. 그의 재위 2년째 되는 해는 BC 520년에 해당합니다. 재작년 초에 우리가 에스라서를 공부할 때 스룹바벨 성전 건축 역사에 대해서 배웠습니다. 그러나 당연히 잘 기억이 나지 않을 것입니다. 다시 한번 상기해 보면 BC 586년에 남유다가 바벨론에 의해서 멸망하였습니다. 이때 성전도 함께 불타 없어졌습니다. 그 후 바사 왕 고레스의 칙령으로 인해서 5만 명이 스룹바벨의 인도로 먼저 귀환하게 되었습니다. 이때 하나님께서 이방의 왕인 고레스를 움직이셔서 성전을 다시 건축하도록 분명한 방향을 주셨습니다. BC 536년 성전이 불타 없어진 후 50년 만에 재건 작업이 시작되었고, 귀환 후 2년 만에 성전의 기초가 놓이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때 사마리아를 비롯하여 주변 나라의 시기와 방해 공작이 일어났습니다. 그 결과 무려 16년간이나 성전 재건 공사가 중단된 상태가 되었습니다. 그렇게 16년이라는 시간이 흘러갔습니다. 이제 성전 건축 이야기는 그들에게 아스라이 멀어져 가는 한때의 에피소드나 헤프닝과 같은 것이 되어갔습니다. 

 하나님은 이 기간 동안에 아무 말씀도 하지 않으시고 다만 침묵하셨습니다. 이 모습은 창세기에서 약속의 자녀 대신에 이스마엘 한 사람으로 만족하며 소소한 일상의 삶에 푹 빠져 살던 아브라함에 대해서 하나님께서 13년간 침묵하셨던 장면과 오버랩이 됩니다. 이처럼 하나님은 당신의 백성들을 오래 참고 기다려 주십니다.

 마침내 하나님은 선지자 학개를 통해서 유다 총독 스룹바벨과 대제사장 여호수아에게 말씀하셨습니다. 2절을 보십시오. “만군의 여호와가 이같이 말하여 이르노라 이 백성이 말하기를 여호와의 전을 건축할 시기가 이르지 아니하였다 하느니라” 당시 백성들 내부에서는 ‘지금 당장 성전을 건축합시다!’ 하는 소수의 강경파가 있었습니다. 그러면 한편에서는 ‘그게 무슨 소리입니까? 아직은 때가 아닙니다. 때가!’라며 받아쳤습니다. 이른바 시기상조론이 압도적으로 우세하였습니다. 무엇보다 사마리아인의 방해가 여전했고, 바사 왕의 성전 건축 금지 명령은 아직도 유효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뭐니 뭐니 해도 물질이 문제였습니다. 바벨론에서 가져온 돈이 바닥이 났습니다. 나라의 경제 사정이 나빠졌습니다. 성전 건축도 좋지만 일단 먹고 사는 것이 급선무라고 생각이 되었습니다. 바벨론에서 돌아올 때부터 앞만 보고 힘들게 달려왔는데, 사정도 안 좋아졌겠다 이제 좀 쉬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나도 먹고 살아야겠습니다. 사실 처음엔 성전 건축을 중단하고, 내 일만 한다는 것이 어색하고 부자연스러웠습니다. 그런데 1년이 지나고, 2년이 지나고 10년이 넘어가니까 이렇게 사는 것이 자연스럽고 당연한 것처럼 생각되었습니다. 나만 그런 것이 아니었습니다. 주변 사람도 모두 자기를 챙기며 살아가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이제 사람들에게 성전 건축은 듣기에 귀찮고 부담스러운 말이 되었습니다. 서 있으면 앉고 싶고, 앉아 있으면 눕고 싶고, 누우면 자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인데, 지금 유다 백성들은 성전 건축에 관한한 누워버렸습니다. 

 아직 때가 되지 않았다는 말에 대해서 하나님은 어떻게 말씀하십니까? 4절입니다. “이 성전이 황폐하였거늘 너희가 이때에 판벽한 집에 거주하는 것이 옳으냐” 지금 하나님의 성전은 폐허가 되어 먼지만 날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백성들의 집은 판벽한 집, 즉 목재로 화려하게 장식되어 있습니다. 유대 지방에서는 보통 진흙으로 이긴 벽돌을 사용해서 집을 짓습니다. 그런데 그 모습이 좀 거칠어보입니다. 그래서 그들은 여기에 잘 다듬어진 나무판을 데어 붙이면 그 집이 고급스러운 전원주택같이 보입니다. 집안도 고급 인테리어를 하고 귀뚜리며 보일러를 설치해 뜨거운 물, 찬물을 상시 사용할 수 있게 했습니다. 당시의 사람들은 돈을 벌어 이렇게 멋진 판벽한 집을 짓고 이것을 자랑하듯 찍어서 facebook에 올렸습니다. 그러면 많은 사람들이 좋아요를 많이 눌렀습니다. 이것은 당시 황폐한 성전의 상황과는 너무나 대조가 됩니다. 뭔가 거꾸로 된 것 같습니다. 이렇게 된 이유가 무엇입니까? 9절 하반부에서 이를 잘 말해주고 있습니다. ‘내 집은 황폐하였으되 너희는 각각 자기 집을 짓기에 빨랐음이라’ 이를 볼 때 성전을 건축할 시기가 되지 않아서 그랬던 것이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돈이 부족하거나 주변의 정세가 좋지 않아서 성전을 건축하지 않았던 것도 아니었습니다. 바로 하나님의 집보다 자기 집을 짓는데 더 관심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집에는 무관심하였습니다. 결국 때가 안되서 성전을 짓지 못했다는 것은 핑계에 지나지 않았던 것입니다. 상황이 조금 어려워졌다고 힘들다고 이럴 바에는 내집이라도 지어야겠다하며 재빠르게 움직였고, 이왕 짓는 김에 더 잘짓고자 하는데 마음을 쓴 것입니다. 이럴수록 하나님의 집은 방치되어 점점 더 황폐하게 되었습니다. 아직 벽도 서지 않고 지붕도 올라가지 않았습니다. 빗물이 그대로 쏟아지고 짐승들이 마구 휘젓고 다녔습니다. 만민의 기도하는 집이 되어야 할 그곳이 사람들의 외면을 받는 장소가 되어버렸습니다. 

 이에, 하나님은 그들을 어떻게 책망하셨습니까? 5절을 보십시오. “너희는 너희 행위를 살필지니라” 이 말씀은 7절에도 반복되어 나옵니다. 여기에서 ‘행위’는 자신들이 살아온 삶의 방식 혹은 살아온 과정을 말합니다. 지금까지 살아온 지난날들을 곰곰이 돌이켜 보고 무엇이 문제인지 발견해 보라는 것입니다. 그동안 나를 위해서 내 삶을 철저히 챙기면서 살아왔는데, 그 결과가 어떠했습니까? 9절을 보십시오. 그들이 많은 것을 거두기를 바랐지만, 얼마 거두지 못했고, 그것을 집으로 가져갔지만, 주님께서 모두 불어버리셨습니다. 10절과 11절을 보십시오. 그들 때문에 하늘은 이슬을 그치고 땅은 소출을 그쳤습니다. 하나님께서 땅과 산과 곡물과 새 포도주와 기름과 땅의 모든 소산과 사람과 가축과 손으로 수고하는 모든 일에 한재, 즉 가뭄이 들게 하셨습니다. 그들은 좀 더 많은 것을 얻기 위해서 애를 썼지만, 정작 손에 남은 것은 별로 없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축복하지 않으시니 모든 일이 제대로 결실하지 못했습니다. 모든 것이 잘 될 것 같았는데, 결국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이제, 하나님께서 그들에게 무슨 방향을 주십니까? 8절을 다 같이 읽어 보시겠습니다. “너희는 산에 올라가서 나무를 가져다가 성전을 건축하라 그리하면 내가 그것으로 말미암아 기뻐하고 또 영광을 얻으리라” 하나님께서는 산에 올라가서 나무를 베어다가 성전을 지으라고 말씀하십니다. 성전을 짓는데 레바논산 고급 백향목을 가져오라고 하지 않으셨습니다. 눈앞에 보이는 저 산에 올라가서 사방에 늘려있는 그냥 나무를 가져와서 건축하라고 하셨습니다. 70년 포로 기간 동안 산이 버려져 있었기 때문에 당시에 산에 나무가 많이 있었다고 합니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없는 것을 요구하지 않으십니다.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할 수 있는 것을 찾도록 하십니다. 예수님은 안드레가 들고나온 작은 오병이어를 축복하시고 오천 명을 배불리 먹여 주셨습니다. 하나님은 평범한 나무로 만든 성전으로도 충분히 만족하시는 분이십니다. 화려한 외형보다 그 속에 담긴 백성들의 마음과 정성을 더 중요하게 보십니다. 그러므로 우리에게 하나님을 향한 진심과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고자 하는 열정이 있을 때 얼마든지 하나님의 성전을 지을 수 있습니다.

 그러면, 하나님은 왜 이렇게 성전을 건축하라고 하실까요? 성전은 어떤 곳입니까? 성전은 하나님께서 계시는 거룩한 곳이요, 인간과 교통하시면서 경배를 받으시는 처소입니다. 하나님께서 그의 백성을 만나려고 임재하는 곳입니다. 성전은 예배의 중심지이고, 삶의 중심지입니다. 그 백성이 고백하고 회개하고 말씀을 듣고 위로받고 힘을 내는 곳입니다. 여기서 삶의 목적과 방향이 설정됩니다. 더 나아가서 여기서 구원이 온 세계로 퍼져나갑니다. 이곳은 하나님 역사의 중심지입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 이 성전을 다시 지으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럴 때 어떻게 됩니까? 8절 하반절을 다시 보십시오. 하나님께서 이로 인해서 기뻐하고 영광을 얻으시게 됩니다. 하나님의 영광이 찬란하게 드러나게 됩니다. 하나님은 이 성전에서 당신의 백성과 만나고 영원히 함께 하십니다.

 오늘날, 지금 이 시간 우리에게는 눈에 보이는 성전은 더 이상 없습니다. 그러면 2019년을 맞이하고 있는 우리에게 ‘성전을 건축하라’라는 말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첫째, 내 마음의 중심에 하나님을 두라는 것입니다. 삶의 우선순위를 하나님께 두고 하나님의 역사를 방관하지 말라는 말입니다. 내 마음속의 빈터 위에 아기자기한 나만의 예쁜 집을 지을 수도 있습니다. 요즘 ‘워라벨’이라는 말이 있는데, 무슨 뜻인지 잘 아시죠? 일(work)과 삶(life)의 균형(Balance)을 맞추어 살아가고자 하는 현대인의 삶의 패턴을 말합니다. 직장에서의 성공, 인생에서의 업적도 중요하지만, 적당히 삶의 여유를 즐기면서 살아가는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주말이면 가족과 캠핑을 가고 일 년에 한두 번은 해외여행을 떠나는 것이 기본이 된 것 같습니다. 요즘에는 집도 똑똑한 집을 사야 한다고 합니다. 강남에 집 한 채를 사면 언젠가 오르기 때문에, 지방의 여러 채를 사는 것보다 낫다고 해서 똑똑한 집 한 채라는 말이 나왔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갭(gab)투자를 잘 해서 아파트 평수를 늘려가고, 새로 입주한 집에 어떤 재료로 판벽해서 인테리어를 할지 고민을 많이 합니다. 우리도 어느새 이런 문화에 물들어서 자연스럽게 그런 생활을 동경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하나님의 역사는 바쁘게 돌아가는데, ‘모임에 나 한 사람 빠진다고 뭐 대세에 지장이 있겠는가?’라고 생각합니다. ‘내 양도 없는데 센타에 갈 일 있나?’ 그러면서 점점 센터에 발을 딛는 횟수가 줄어 들어갑니다. 그러면 자연히 자기 집 판벽하는데 관심이 가기 마련입니다. 좀더 좋은 집을 얻고 싶습니다. 이것이 잘못되었다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 성전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다는 것이 문제가 됩니다. 어떻게 보면 이것이 우리의 현주소가 아닌지 돌아보게 됩니다. 이런 점에서 성전 건축은 이처럼 나 중심, 가족 중심, 사람 중심이 된 나의 삶의 방향을 하나님께 돌리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중심, 예배 중심, 사명 중심, 양 중심으로 우리의 마음이 바뀌는 것입니다. ‘내 양들은 지금 죄 가운데 방황하는데 너희는 판벽한 집만 지으려니 이것이 옳으냐?’ 우리가 잊었던 사명을 회복하고 하나님 역사에 마음을 두고 기도하고 시간 드리며 섬길 수 있길 기도합니다. 그때 우리 삶은 진정으로 행복하고 풍요롭게 됩니다. 예수님은 먼저 그의 나라와 의를 구할 때 이 모든 것을 더하여 주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마 6:33) 우리가 내 삶의 화려한 데코레이션을 뜯어서 먼저 하나님의 집을 꾸미는 삶을 살기를 기도합니다. 

 둘째, 멈춰버린 열정을 다시 회복하라는 것입니다. 당시 고국으로 귀환했던 유다 백성들에게 성전 건축에 대한 뜨거운 사명감과 열망이 넘쳤습니다. 그런데 외부의 위협 앞에 그 불꽃이 사그라지게 되었습니다. 일상의 작은 재미를 추구하며, 삶에 적당히 안주하고 있었습니다. 과거 우리 안암골의 역사는 화려했습니다. 80년대, 90년대 여름 수양회는 참석자가 하도 많아서 1진, 2진으로 나누어서 개최했습니다. 수양회에서 학생 댄싱팀만 해도 최소 5개가 넘었습니다. 저도 그중에 2개는 기본적으로 참여했습니다. 해마다 새 학기가 되면 캠퍼스는 양들 반 목자님 반일 정도 전도 열기가 뜨거웠습니다. 센터는 밤늦게까지 학생들이 왔다 갔다 해서 불이 꺼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과거에 정말 그랬나 싶을 정도로 분위기가 바뀌어 있습니다. 예전에는 ‘진리를 알고 싶지 않으세요?’ 그러면 한 절반 정도는 순순히 목자님을 따라와서 말씀 공부를 했는데, 요즘은 캠퍼스 폴리스에게 경고를 받고 쫓겨나기 딱 좋습니다. 시대가 바뀐 것입니다. 우리는 그 시절을 그리워하며, 냉엄한 현실 앞에 무기력함을 느끼기도 합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우리 속에 아직 하나님을 향한 변함없는 열정이 남아 있다는 사실입니다. 지금도 많은 사모님과 목자님들이 비록 양들에게 외면 받을지라도 변함없이 전도의 사명을 묵묵히 감당하고 계십니다. 우리 속에 있는 그 뜨거움과 열정을 누가 감당해 주겠습니까? 양들이 감당해줍니까? 그것을 받아주실 수 있는 분은 오직 하나님 한 분밖에는 없습니다. 하나님이 받아주시면 다 되는 것 아닙니까? ‘식어진 가슴에 불을 당겨라’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가 믿고 기도할 때 하나님은 우리의 열정을 받아주시고 역사하삽니다. 그러면 우리가 잃었던 열정을 다시 되살릴 때 하나님의 성전을 세워나갈 수 있습니다. 내가 몸담고 있는 학교와 가정과 직장에서 생명의 복음을 전파할 수 있습니다. 그때 잃어버렸던 한 영혼이 말씀을 듣고 살아나게 됩니다. 그 속에서 순수한 기쁨이 넘쳐나고, 풍성한 생명의 열매가 맺히게 될 것입니다.

2. 하나님의 전 공사를 하였으니(12~15)  

 ‘성전을 건축하라’는 하나님의 말씀을 들은 백성들의 반응이 어떠했습니까? 백성들은 학개의 말에 귀를 기울이게 되었고, 여호와를 경외하는 마음을 갖게 되었습니다. 학개의 눈물 어린 호소에 얼어붙었던 백성들의 마음이 풀리고 다시 하나님께로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학개서에서 가장 많이 반복되는 구절은 ‘만군의 여호와가 말하노라’입니다. 유사한 표현까지 하면 학개서에 무려 16번이나 나옵니다. 유다 백성들은 현실에 매여서 하나님의 일에 마음을 드릴 여유가 없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이것은 당연한 것처럼 고착되었습니다. 학개는 딱딱해진 그들의 마음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도전하여 녹였습니다. 

 이에 하나님은 그들을 위로하시고 격려하셨습니다. 13절을 보십시오. 다 함께 읽겠습니다. “그때에 여호와의 사자 학개가 여호와의 위임을 받아 백성에게 말하여 이르되 여호와가 말하노니 내가 너희와 함께하노라 하니라” 하나님은 그들과 함께하시겠다고 약속하십니다. ‘내가 너희와 함께한단다!’ 이것은 임마누엘 하나님의 표호입니다. 세상이 아무리 우리를 위협하고 주눅 들게 해도 만군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함께하실 때 불가능한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전능하신 하나님은 그들과 함께하시고 의로운 오른손으로 도와주십니다. 

 하나님은 총독 스룹바벨의 마음과 대제사장 여호수아의 마음과 남아 있는 모든 백성의 마음을 감동하게 하셨습니다. 하나님은 백성들의 잠들어 있던 영혼을 다시 깨우셨습니다. 그들이 성령의 감동을 받았을 때 모두가 기쁜 마음으로 성전 건축 역사를 시작하였습니다. 이때는 양력 4월경으로 보리 수확을 하는 추수 때여서 가장 바쁜 시기였습니다. 비록 가장 바쁜 시기였지만,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너도나도 ‘성전을 건축하러 갑시다!’ 말하며 역사에 동참하였습니다. 이를 통해서 결국 중요한 것은 마음임을 알 수 있습니다. 마음이 움직일 때 어떠한 난관도 능히 극복할 수 있습니다. 

 백성들이 다 와서 만군의 여호와 그들의 하나님의 성전 공사를 시작하였습니다. 다리오왕 제 2년 6월 1일에 학개를 통해서 말씀을 주시고, 23일이 지난 6월 24일에 공사가 재개되었습니다. 그리고 4년 5개월이 지난 다리오왕 6년에 완공이 되었습니다. 이것이 이후 약 500년간 유지된 스룹바벨 성전입니다. 성전 건축이 16년 동안 중단이 되었지만, 하나님의 영에 감동이 되었을 때 그 잃어버린 시간을 모두 회복할 수 있었습니다. 

 지난주 주일 저녁이었습니다. 그날 저는 같은 93학번 친구인 2부의 장동우 목자님과 저녁을 먹기 위해 이동하고 있었습니다. 제가 운전을 하고 있었는데 전화가 한 통 걸려왔습니다. 카폰 메시지에 김모세 목자님이라는 이름이 떴습니다. 평소 같으면 조금 망설이면서 전화를 받았을 텐데 장동우 목자님도 그 이름을 보고 있었기 때문에 바로 전화를 받았습니다. 모두가 예상하듯이 이번 신년 수양회 말씀 강사를 맡아달라고 요청하셨습니다. 장동우 목자님도 함께 듣고 있었습니다. 저는 장동우 목자님의 시선을 의식하면서 바로 알겠다고 대답을 하였습니다. 의외로 선뜻 답변하는 것에 모세 목자님도 ‘어’ 하면서 당황하시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제가 이 자리에 서게 된 히스토리입니다. 그런데, 오늘 말씀을 공부 하다 보니까 16년이라는 숫자가 유독 마음에 걸렸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결혼한 지 16년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혹시 모세 목자님이 제가 결혼한 지 16년이 되었는지를 알고 연락하신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니 순간 얼어붙었습니다. 

 사실, 유다 백성들이 성전 건축을 중단한 것처럼 저도 오랜 시간 동안 하나님의 역사를 외면하면서 평신도로서 직장과 가정 사이를 시계추처럼 왔다 갔다 하는 시간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신혼 초에는 방 2개의 전세 3천만 원짜리 좁은 집에서 살았는데, 책상 옆에 다음과 같은 인생의 목표를 적어 놓았습니다. 첫째, ‘일생 120명의 제자를 양성하기’ 둘째, ‘가족 복음화하기’ 셋째, ‘영향력 있는 사회인 되기’ 였습니다. 당시 새 학기가 되면 평일에 휴가를 내어서 캠퍼스에 전도를 가기도 하고 주말에는 기숙사에 올라가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방 3개짜리 아파트에 살지만, 캠퍼스에서 양들을 만나 전도를 한 지가 언제인지 기억이 잘 나지 않을 정도가 되었습니다. 지금으로부터 5년 전에 요회에서 함께 섬기고 있던 한 형제님을 만나려고 군대에 면회를 간 적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별로 가고 싶지 않았지만, 우리 모임에 불만을 갖고 떠난 그에게 어느 곳에 있든지 하나님을 믿고 섬기는 삶을 계속 살도록 권면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2시간을 전철을 타고 평택까지 갔습니다. 저는 그에게 반갑게 인사를 하였습니다. 그러나 그는 저를 보자마자 모자를 집어 던지면서 왜 자기 허락도 없이 여기까지 찾아왔냐며 욕을 하며 화를 내었습니다. 더 이상 이야기하고 싶은 생각이 없으니까 다시는 찾아오지 말라고 하면서 휙 돌아가 버렸습니다. 저는 얼굴이 화끈거리고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도대체 내가 왜 이런 수모를 당해야 하는가? 억울했습니다. 저는 정말 목자 사표 내고 초야에 묻혀서 조용하게 살고 싶었습니다. 캠퍼스의 목자로 살아갈 자신감이 없었습니다. 더욱이 돕는 양마다 성장하지 못하고, 떠나가는 모습을 볼 때 저는 정말 목자 체질이 아니구나 하는 운명적인 생각이 들었습니다. 누가 뭐라고 하지도 않았지만, 센터에서 얼굴을 들고 다닐 용기가 나지 않았습니다. 저는 회사 일이나 열심히 해서 센터에 헌금이나 하는 것으로 나름의 의미를 찾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안정적이던 회사의 살림이 한순간에 어려워지더니 법정 관리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제가 속한 부서는 80%나 인원을 줄여야 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업무가 없어지고 사람들이 떠나갔습니다. 상황을 수습하는 것도 힘든데, 생존을 위해서 뭔가를 찾고 성과를 만들어야 하는 것이 더욱 힘들게 느껴졌습니다. 그냥 이 꼴 저 꼴 보지 않고 저도 회사를 그만두고 싶었습니다. 이때 초롱초롱 저를 바라보는 아이들의 얼굴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래도 나에게는 아이들이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그것은 저의 큰 착각이었습니다. 사춘기에 접어든 사내아이는 제가 감당하기에 너무나 벅찬 강적이었습니다. 아이의 돌발적인 말과 행동에 상처를 받고, 하루를 멀다 않고 다투고 감정 대립하였습니다. 부서진 회초리만 몇 개가 되었습니다. 매를 든 날이면 저는 괴로워서 안방에서 끙끙대는데, 아이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금방 거실에서 왔다 갔다 했습니다. 그럴 때면 더 부아가 치밀어 올랐습니다. 저는 아이와 밀고 당기기를 하면서 지난 3년을 겨우 버텼습니다. 사실 저는 하나님 역사의 변방에서 적당히 삶을 즐기면서 조용히 살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제 삶에는 항상 긴장이 흐르고, 사건 사고가 연속되었습니다.

 저는 오늘 말씀을 묵상하면서 제가 제 삶의 가장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었구나! 생각되었습니다. 제가 하나님보다 제 자신을 더 사랑하고 있었음을 고백합니다. 하나님보다 제 자신의 체면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나의 일과 가족을 더 사랑하고 있었습니다. 그럴 때 제 삶의 밸런스가 깨지고 영적으로 성장하지 못하고 열매를 잘 맺지 못했음을 발견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이런 저를 오래 참으시고 침묵하셨습니다. 그리고 오늘 말씀을 통해서 제게 다시 성전을 건축하라고 말씀하십니다. 지금 당장 천지가 개벽 되고 제가 엄청난 일을 해낼 수는 없겠지요. 그러나 제가 주님께 대한 열정을 갖고 양들과 한 팀의 일대일을 신실하게 감당하고자 합니다. 모임에 최대한 꾸준히 참석하고자 합니다. 매주 한편의 소감을 신실하게 감당하고자 합니다. 센터의 동역자와 양들을 돌아보고, 사랑의 교제를 하며, 중보 기도의 끈을 놓치지 않고자 합니다. 이제 16년의 터널을 지나고 결혼 17년 차가 되었습니다. 그렇다고 저의 결혼생활이 터널이었다는 말은 결코 아닙니다. 그 터널을 잘 뚫고 지날 수 있었던 힘이 그 결혼에서 비롯되었기 때문입니다. 제가 2019년 새해에 새롭게 하나님의 집 건축 역사에 쓰임 받을 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결론입니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성전을 건축하라고 하십니다. 삶의 중심에 하나님을 두라고 하십니다. 그것은 그 무엇보다 하나님을 가장 사랑하는 삶을 사는 것입니다. 매일 매일 살아나는 나의 일상의 삶도 소중하지만, 그에 앞서 먼저 하나님께 마음을 드리고 하나님의 일을 하라고 하십니다. 그때 우리의 삶도 하나님의 축복으로 차고 넘칠 것입니다. 우리의 삶의 모습을 새롭게 돌아보면서 하나님 앞에서 새롭게 내 삶의 성전을 지어갈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