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성탄 제1강

말씀 / 마태복음 1:1–25

요절 / 마태복음 1:23 “보라 처녀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것이요 그의 이름은 임마누엘이라 하리라 하셨으니 이를 번역한즉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계시다 함이라.”

우리와 함께 계시는 하나님

어제는 하얀 첫눈이 내렸습니다. 크리스마스가 가까운데 눈까지 내리니 사람들의 마음은 더욱 설렙니다. 이런 가운데 한 해가 저물어가고 새해가 2주 앞으로 다가와 있습니다. 그런데 왠지 우리 마음은 편치 않습니다. 코로나 확진자가 연일 폭증하고 중증환자가 천 명을 넘었습니다. 우리 가운데 코로나로 힘든 날을 지나는 동역자들이 있습니다. 지난 한 해 경제적 어려움, 자녀에 대한 걱정, 부모에 대한 염려, 질병으로 인한 눌림, 불투명한 미래로 인해 우울하게 보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자연스레 이런 의문이 생길 수 있습니다. ‘내 마음은 이렇게 눌리는데 하나님께서 나와 함께 하시는가?’ ‘하나님이 살아계시는 것은 믿지만 나와 함께 하시는지 잘 느껴지지는 않아.’ 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면 그래서 크리스마스가 필요한 것입니다. 우리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이 필요합니다. 그 위로의 선물은 정말 놀랍습니다. 아기 예수님, 우리와 함께 하시는 하나님. 이보다 좋은 크리스마스 선물이 없습니다. 아기 예수님으로 인해 삶의 시름을 잊고 미소를 회복해야 하겠습니다. ‘하나님께서 함께 하신다’는 것은 언제나 분명한 사실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그것을 느끼는 것은 또다른 문제입니다. 우리는 좋은 일이 있으면 하나님이 함께 하신다 고백하지만, 어려운 일이 있으면 하나님이 함께 하지 않는다 생각합니다. 우리의 처지를 따라 하나님이 함께 하기도 하고 안 하기도 하는 것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임마누엘 예언이 주어진 선지자 이사야 때나 예수님 태어나실 때나 상황은 너무나 좋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어려움이 있다고 하나님이 함께 하지 않는 게 아니었습니다. 어렵기에 더욱 하나님이 함께 하셨고, 하나님의 함께 하심이 더욱 절실했습니다. “보라, 처녀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것이요 그의 이름은 임마누엘이라 하리라 하셨으니, 이를 번역한즉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계시다 함이라.” 하나님은 예수님을 통해 우리와 함께 하십니다.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하기 위해 친히 오셨습니다. 이 예수님을 영접하고 메리 크리스마스, 즐거운 성탄절 맞이하길 기도합니다.

   ‘예수님이 누구신가?’에 대한 답을 주기 위해 복음서 기자들이 붓을 들었습니다. 마태는 이렇게 시작했습니다. “아브라함과 다윗의 자손 예수 그리스도의 계보라.” 이는 예수님이 누구신가에 대한 단백한 답입니다. 예수님은 그리스도이십니다. 아브라함과 다윗의 자손으로 나신 그리스도, 메시야, 왕, 구원자이십니다. 예수님이 어떻게 그리스도가 되시는가에 대해 마태는 족보와 탄생을 통해 증거하였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계보라’는 표현을 17절까지 족보에 대한 제목으로 이해합니다. 또한 1장과 2장 예수님 탄생 이야기 전체의 제목으로 이해하기도 합니다. 더 나아가 마태복음 전체의 제목이라 읽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1절의 무게가 달라집니다. 마태복음을 ‘예수 그리스도의 기원에 대한 책’이라고 좀더 큰 그림으로 이해할 있습니다. 한글성경에는 계보, 즉 족보란 말이 문장의 끝에 나오지만, 헬라어 본문에는 제일 앞에 나옵니다. 계보란 말에 해당하는 비블로스 게네세오스(Βίβλος γενέσεως)라는 말로 1절이 시작됩니다. 비블로스 게네세오스는 영어로 ‘Bible, Genesis’라 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이 신약성경을 열어 마태복음을 대하는 첫 말이 ‘Bible, Genesis’인 것입니다. 그래서 이 말을 단순히 ‘족보’라고 이해하기에는 아쉬운 점이 있습니다. 이처럼 마태복음이 ‘예수 그리스도의 게네시스(기원)의 책’이란 말로 시작하는 것은 Genesis, 곧 창세기를 떠올리게 합니다. 구약성경의 시작이 ‘세상의 기원’에 대한 이야기라면, 신약성경의 시작은 ‘예수 그리스도의 기원’에 대한 이야기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마태복음을 ‘창세기의 속편’이라 부르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처럼 마태복음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새로운 시작’을 선포하고 있습니다. 그리스도의 탄생은 천지창조에 비길 만한 새로운 시작의 이야기입니다. 마태복음은 예수님을 통한 구원과 새 생명의 시작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우리는 천지만물의 시작과 내 존재의 시작을 알아야 합니다. 이처럼 나의 구원과 나의 새 생명의 시작을 알아야 합니다. 그것이 어떻게 시작됩니까?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됩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은 구원과 새 생명의 시작을 알리므로 우리에게 너무나 소중한 것입니다. 이것이 참 좋은 크리스마스 선물인 것입니다.

   2절에서 17절까지 나오는 예수님의 족보는 아브라함에서 시작하여 다윗을 거쳐 예수님께 이르고 있습니다. 예수님 족보의 몇 가지 특징을 살펴보면, 첫째로, 하나님의 은혜의 역사를 볼 수 있습니다. 우리가 아는 대로 여기에는 몇몇 여인들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유다는 며느리 다말에게서 베레스와 세라를 낳았는데, 이는 다말이 남편의 후손을 잇고자 몰래 변장하여 진행한 일이었기에 유다도 나중에 다말의 행동이 옳다고 인정했습니다. 살몬은 여리고 성의 기생 라합에게서 보아스를 낳았는데, 라합이 상천하지의 하나님을 영접하고 믿음으로 정탐꾼을 평안히 영접해 준 일이 히브리서에서 칭찬을 받았습니다. 보아스는 룻에게서 오벳을 낳았는데, 룻은 모압 여인이었지만 시어머니 나오미를 따라서 여호와의 날개 아래 찾아 들었고 시어머니에 대한 인애를 인정받았습니다. 다윗 왕은 우리야의 아내에게서 솔로몬을 낳았는데, 이는 충신 우리야를 죽이고 그의 아내를 빼앗고 부정을 저지른 다윗 왕을 신랄하게 비난하는 기록입니다. 이러한 다말과 라합과 룻과 우리야의 아내의 등장은 족보에 흔치 않는 일이고 굳이 말하고 싶지도 않은 일입니다. 그런데 마태는 이를 드러내며 강조했습니다. 이로써 예수님의 인간적인 혈통에는 유대인의 피뿐 아니라 이방인의 피도 흐름을 보여주어, 하나님은 이방인도 품으심을 말하고 있습니다. 혈통과 신분과 도덕성에 상관없이 누구든 믿음으로 하나님께 나아와 그분의 자녀가 될 수 있음을 말합니다. 이 하나님은 은혜의 주님이십니다. 예수님의 복음에는 차별이 없습니다. 유대인이든 헬라인이든 모든 믿는 자에게 구원을 주는 은혜의 소식입니다. 이러한 여인들의 등장은 더 나아가 시골 처녀 마리아도 하나님 아들의 어머니가 될 수 있음을 말하기도 합니다. 마리아는 누가복음에서 자신과 같은 비천한 여종을 돌아보신 하나님의 은혜를 찬송하였습니다. 하나님은 비천한 자를 높이는 분이라 고백했습니다. 주리는 자를 좋은 것으로 배불리는 분이라 찬송했습니다. 이처럼 예수님의 족보에는 은혜가 있고 회개가 있습니다. 유다가 회개했고, 라합이 회개했으며, 룻의 진실된 믿음 곧 회개가 있었고, 다윗의 회개가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그들의 회개를 받으시고 은혜로 용서하시며 회복시켜 주셨습니다. 예수님도 회개한 죄인을 용서하고 구원하는 은혜의 역사를 이루실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 마음에 일종의 ‘족보’ 같은 것이 있어 은근히 자랑할 수 있습니다. 나의 출신 가문, 출신 지역, 출신 학교, 부와 권세 등 인간적 조건을 일종의 ‘족보’ 삼을 수 있습니다. 사도 바울도 한때 그러했지만, 그리스도를 위해 모든 것을 배설물로 여겼다고 했습니다. 이는 죄인에게 은혜 베푸시는 그리스도를 아는 지식이 가장 고상하기 때문이었습니다. 예수님의 족보는 인간을 자랑하지 않고 하나님의 은혜를 말하고 있습니다.

   둘째로, 예수님이 다윗을 이은 약속의 왕이심을 증거하고 있습니다. 마태는 예수님의 족보를 14란 숫자로 세 등분했습니다. 아브라함부터 다윗까지 열네 대, 다윗부터 바벨론 포로 전까지 열네 대, 바벨론에서 돌아온 후로부터 그리스도까지 열네 대로 나누었습니다. 이를 위해 몇몇 왕은 족보에서 빼기도 하며 편집을 가했습니다. 이것은 일종의 게마트리아(Gematria)로 볼 수 있습니다. 이는 히브리어 각각의 알파벳에 부여된 숫자를 합산하여 의미를 전달하는 기법입니다. 즉, 다윗이란 세 개의 히브리어 자음은 각각 4와 6과 4이며 이를 합하면 14인데, 14 곧 다윗을 중심으로 예수님의 족보를 재구성한 것입니다. 이를 통해 예수님이 다윗의 자손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천사 가브리엘이 마리아에게도 이렇게 말한 적이 있습니다. “주 하나님께서 그 조상 다윗의 왕위를 그에게 주시리니, 영원히 야곱의 집을 왕으로 다스리실 것이며 그 나라가 무궁하리라.” 예수님은 다윗의 자손으로 오신 왕이시요, 기름부음 받은 메시야, 그리스도이십니다.

   예수님의 족보는 아브라함부터 시작하여 드디어 요셉에 이르렀습니다. 마리아가 요셉과 약혼하고 동거하기 전에 성령으로 잉태된 것이 나타났습니다. 요셉 입장에선 성령으로 잉태된 사실을 알 길이 없었기에, 분노와 절망에 빠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사랑과 진심이 배신당하면 누구나 힘듭니다. 요셉은 마리아와의 모든 SNS를 끊어 소심한 복수라도 할 수 있었겠지만 그러지 않았습니다. 그는 의로운 사람이라 마리아 일을 드러내지 않고 조용히 파혼하고자 했습니다. 그는 뒤척이며 이런저런 생각에 빠졌습니다. 힘들게 당첨된 신혼희망타운 입주는 물 건너 갔구나, 아이들 키울 계획 세우고 맞벌이와 장기투자로 노후대책까지 세웠는데 다 물거품이 되었구나 생각했습니다. 요셉이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겨우 잠이 들었을 때, 주님의 사자가 꿈에 나타나 말했습니다. “다윗의 자손 요셉아, 네 아내 마리아 데려오기를 무서워하지 말라. 그에게 잉태된 자는 성령으로 된 것이라. 아들을 낳으리니 이름을 예수라 하라. 이는 그가 자기 백성을 그들의 죄에서 구원할 자이심이라.” 마리아의 잉태가 성령으로 된 것이라니, 이는 분명 하나님께서 하신 일이었습니다. 이전에 마리아에게 가브리엘이 나타나, “성령이 네게 임하시고 지극히 높으신 이의 능력이 너를 덮으시리라”고 한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성령잉태에 대해서는 요셉도, 우리도 알 길이 없습니다. 다만 성령이 마리아에게 임하셨고, 지극히 높으신 이의 능력이 마리아를 덮으셔서 예수님이 잉태되셨다고 성경은 증거합니다. 하나님의 모든 말씀은 능치 못함이 없다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성령잉태라는 신비를 통해 죄가 없는 예수님의 모습으로 친히 이 땅에 오셨습니다. 또한 예수님을 다윗의 자손 요셉의 아들로 삼아 완전한 사람이 되게 하셨습니다. 이로써 참 하나님이요 참 사람이신 예수님을 하나님과 인간 사이에 중보자로 세우셨습니다. 예수님은 하나님의 신비요, 하나님의 능력이요, 하나님의 구원입니다.

천사는 이어서 말했습니다. “아들을 낳으리니 이름을 예수라 하라. 이는 그가 자기 백성을 그들의 죄에서 구원할 자이심이라.” 예수님의 헬라식 이름은 예수, 곧 예수스입니다. 이에 대한 히브리식 이름은 여호수아입니다. 여호수아는 ‘여호와는 구원이시다’라는 뜻입니다. 예수라는 그 이름에 구원자임이 나타나 있습니다. 예수님은 자기 백성을 그들의 죄에서 구원할 자가 되십니다. 백성들은 다윗의 이름으로 오는 구원자는 강한 이방인의 압제에서 자신들을 구원해 줄 것이라 여겼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자기 백성을 그들의 죄에서 구원할 분이 되십니다. 예수님은 로마에 항거하여 정치 군사적 싸움을 하지 않으셨습니다. 불의한 헤롯 왕가와도 싸우지 않으셨습니다. 대신에 하나님의 뜻을 따라 당신이 하실 일에 집중하셨습니다. 그리스도는 그리스도의 일에 집중하신 것입니다. 예수님은 잃어버린 양을 찾기 위해 다니셨습니다. 천국복음을 통해 하나님 백성의 삶의 길을 알려 주셨습니다. 많은 백성의 병을 고쳐 주셨습니다. 죄인들과 식사하며 친구가 되어 주셨습니다. “나는 의인을 부르러 온 것이 아니요 죄인을 부르러 왔노라” 하셨습니다. 유월절 식사 때 당신의 피는 ‘죄 사함을 얻게 하려고 흘리는 언약의 피’라 하셨습니다. 그리고 십자가에 달려 우리의 모든 죄를 대신 지시고 돌아가셨습니다. “다 이루었다” 하시며 죄로부터의 구원의 길을 완성하셨습니다. 예수님은 백성들이 기대했던 정치적인 왕은 아니었지만, 그들을 죄로부터 구원하는 그리스도가 되셨습니다.

   오늘날에도 사람 입장에선 정치 군사적 구원, 경제적 구원이 필요합니다. 직업 문제가 중요하고, 집 문제도 중요합니다. 사실 사람들이 그렇게 대단한 것을 원하는 것도 아닌데 삶은 힘들기만 합니다. 코로나 이후로 세상은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해져서, 특히 경제적 구원에 대한 갈망이 큽니다. 그래서 죄로부터의 구원이란 말이 사람들 귀에 잘 들리지 않습니다. 나의 문제의식과 성경의 문제의식이 엇나가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인생에 있어 창조주 하나님과의 관계성 회복이 가장 중요합니다. 그 관계성의 파괴로 인간의 영적, 도덕적, 정신적, 육체적 타락이 생겨났습니다. 이것이 죄 문제요, 하나님과의 관계성을 회복하는 것이 겉으로 드러나 삶의 문제를 해결하는 열쇠입니다. 죄의 바이러스가 끊임없이 증식하는데 병의 외피만 닦아낸다고 해결되진 않는 것입니다. 우리가 아무리 정치 군사 경제적으로 부강하더라도 죄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인간은 늘 부패하고 영원한 심판에서 헤어날 길이 없습니다. 한국이 세계 10대 경제강국이 되었다 하지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불안한 삶을 이어가고 있습니까! 얼마나 그 영혼이 목말라 하며, 권태와 허무로 쾌락의 종이 되어 가고 있습니까! 눈에 보이지 않는 이기심이 새로운 세대에게 좋은 자리를 내주지 않으려 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러한 삶의 도전에 응전하며 치열하게 싸워 나갈 수밖에 없습니다. 해 아래서의 이 땅의 삶을 하나님 앞에서 열심히 살아가는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사람들은 인생의 황혼이 지는 것을 보고는 노후준비에 골몰합니다. 물론 노후준비가 중요하지만, 이에 못지 않게 사후준비도 잘 해야 합니다. 사람들은 노후를 잘 준비하면 오케이라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사후를 준비해야 합니다. 저는 최근에 가까이에서 많은 분들이 세상을 떠나시는 모습을 보고는, 사람이 이 세상에 영원히 사는 것이 아니라는 평범한 진실을 다시 깨닫게 됩니다. 그러나 감사한 것은 우리에겐 사후준비가 잘 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사후준비가 잘 되어 있으니 땅에서는 열심히 주님 섬기며 재미있게 살다 가면 되겠습니다. 하나님은 예수님을 믿는 자에게 영생을 약속하셨습니다. 우리를 죄로부터 구원하시고 하나님의 거룩한 백성으로 살아가게 하십니다. 그리고 장차 영원한 하나님 나라로 우리를 이끄십니다. 이러한 부활 영생의 소망을 생각할 때, 노후준비를 넘어 사후준비까지 미리 잘 해주심에 감사드리게 됩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를 죄로부터 구원하시고 이 땅의 삶을 복되고 올바르게 살아가게 하셨습니다. 더 나아가 영원한 하나님 나라 영생의 소망을 주셨습니다. 우리를 죄로부터 구원하신 하나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마태는 이 모든 일이 된 것이 주께서 선지자 이사야를 통해 주신 말씀을 이루려 하심이라 했습니다. “보라, 처녀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것이요 그의 이름은 임마누엘이라 하리라 하셨으니, 이를 번역한 즉 하나님이 우리와 함게 계시다 함이라”(23). 주전 8세기 유다의 아하스 왕 때 북이스라엘과 아람이 동맹을 하고는 유다를 치러 왔습니다. 이때 아하스는 강대국 앗수르를 의지했는데, 이사야 선지자는 이를 책망하고 하나님을 의지하도록 했습니다. 그러면서 하나님이 함께 하신다는 표징을 구하게 했습니다. 아하스가 이를 믿지 않고 구하지도 않자, 이사야 선지자는 이러한 하나님의 말씀을 전했습니다. “주께서 친히 징조를 너희에게 주실 것이라. 보라 처녀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것이요 그의 이름을 임마누엘이라 하리라.” 당시에는 이 아기가 장차 태어날 히스기야 왕을 의미했겠지만, 더 나아가 그리스도 예수님을 가리킵니다. 처녀 마리아의 몸을 빌어 성령으로 잉태된 아기 예수님은 임마누엘, 곧 함께 하시는 하나님이십니다. 예수님의 탄생, 곧 성탄은 하나님이 죄 많은 인간에게 찾아와 함께 하신 사건입니다. 하나님이 찾아오셔서 우리와 함께 하고 계십니다. 사람들은 말라기 시대 백성처럼 삶이 힘들면 힘든 말을 하게 마련입니다. ‘왜 하나님이 함께 하지 않는다, 왜 우릴 사랑하지 않는가’ 불평을 늘어놓습니다. 그런데 이에 대한 하나님의 답은 상상을 뛰어넘습니다. 상황개선 정도가 아니라 아예 자신이 오신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한 아기로 오신 것입니다. 우리와 함께 하러 오신 것입니다. 이것이 성탄, 거룩한 탄생입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위로하시고, 죄를 사하시며, 구원해 주십니다. 성탄의 메시지는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오신다’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오신 것이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우리에게 오셔서 새 생명 주시고 하나님 자녀 삼아 주시니, 이제는 안심하고 기뻐하고 감사함으로 살아가야 하겠습니다.

   요즘 코로나 시대에는 함께 하는 것이 꺼려지는 일이 되었습니다. 함께 하지 말고 멀리 떨어지라 합니다. 명사라 사모님 말에 의하면 코로나에 걸리면 구청 공무원이 나와서 ‘현재 동거인이 누구냐’ 묻는다고 합니다. 그 동거인과는 철저히 분리되고 격리되기를 요구한다고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레위기 25:23 “너희는 동거하는 자로서 나와 함께 있느니라”는 말씀을 보고서 하나님의 은혜에 감격했다고 합니다. 말씀이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거하신 예수님, 죄의 바이러스에 오염된 더러운 죄인을 멀리하지 않고 가까이 오신 임마누엘 예수님의 은혜를 새록새록 느꼈다고 간증하였습니다. 근접공간학(Proxemics)이란 말을 들어보셨습니까? 이것은 사람들 사이의 공간적 거리의 문화적, 행동적, 사회적 양상을 연구하는 학문이라고 합니다. 예를 들어, 타인이 너무 가까이 올 때 내 공간을 침범당한 것 같아 불편해지고, 친한 친구가 저 멀리 앉을 때 섭섭해하는 심리를 연구하는 것이라 합니다. 요즘은 사람 사이의 공간에 대해 매우 예민합니다. 사회적 거리두기(social distancing)가 대세입니다. 이는 사람 사이의 공간을 확보하여 감염을 줄이려는 것입니다. 사람 사이에 공간을 확보하라 합니다. 함께하기 보다 흩어지도록 합니다. 그래서 임마누엘이 인기가 없습니다. 임마누엘 예수님이 별 인기가 없습니다. 사람이든 예수님이든 다가오면 부담스러워 합니다. 한편으로 내 맘대로 하게 날 내버려두라 합니다. 내게는 먹을 것, 놀 것, 돈, 친한 사람들이 있으니 이것과 함께 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여깁니다. 그런데 크리스마스 때는 왜 그리 마음이 들떠 하는지 이상합니다. 사실은 옆에 누가 있어주길 원하고, 좋은 선물을 받고 싶어하는 것입니다. 인간은 괜찮지 않습니다. 충분하지 않습니다. 누군가 같이 있어줘야 합니다. 인간에겐 구원이 필요하며, 함께 할 영원한 존재가 필요합니다. 창조주 하나님, 사랑의 하나님, 전능하신 하나님께서 우리 죄인과 함께 하러 오셨습니다. 한 아기의 모습으로 2000년 전에 오셔서, 지금도 함께 하시고, 앞으로도 영원히 함께 하실 것입니다. 우리의 삶의 현장에, 눈물의 현장에 함께 하시고, 기쁨의 자리, 성공의 자리, 축제의 자리에도 함께 하십니다. 우리의 젊은 날에도, 노후에도, 사후에도 영원히 함께 하십니다. 이런 하나님과 함께 하는 것이 구원이고, 영생입니다. 눈 내린 겨울날 아기 예수님과 함께, 이웃과 함께 하는 기쁜 성탄절, 메리 크리스마스 되시길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