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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온전하심과 같이
2014년 마태복음 제6강 말씀 / 마태복음 5:17-48 요절 / 마태복음 5:48 “그러므로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의 온전하심과 같이 너희도 온전하라.” 아버지의 온전하심과 같이 도덕성은 인간사회의 내적 기초가 되는 중요한 장치입니다. 개인과 공동체, 사회와 국가, 더 나아가 인류의 행복과 지속적인 생존을 위해 건강한 도덕성은 필수적인 요소요, 경제, 군사력보다 더 중요한 것입니다. 하나님 형상의 중요한 지표인 도덕성의 상실은 곧 인간다움의 상실이기도 합니다. 아무리 잘 먹고 잘 산다고 해도 인간다움이 없다면 공허할 것입니다. 예수님의 산상수훈은 우리가 추구해야 할 온전한 도덕성의 예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사람이 어떻게 살아야 할 지, 어떻게 하면 올바르고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을지 말하고 있습니다. 오늘 말씀에서는 살인과 분노, 간음과 이혼, 맹세, 무저항, 원수 사랑과 같이 무거운 주제를 다루지만, 우리 삶에서 빈번히 일어나는 실제적인 문제이기도 합니다. 이것은 주로 십계명에 기초하고 있으며, 예수님은 어떻게 하면 이 계명을 잘 지켜 건강한 도덕성을 가질 수 있는지, 우리 삶의 공동체가 더 행복해질 수 있을지 말씀하십니다. 우리가 오늘 말씀을 통해 사랑하는 아버지를 닮아가는 자녀로 살아갈 힘을 얻기를 기도합니다. 제1장 율법의 완성자 예수님 (17-20) 예수님은 자신을 율법의 완성자로 나타내십니다. “내가 율법이나 선지자를 폐하러 온 줄로 생각하지 말라. 폐하러 온 것이 아니요 완전하게 하려 함이라.” 예수님은 당시에 율법과 선지자, 곧 구약의 영적 전통을 폐기하러 온 분으로 오해 받았습니다. 이는 예수님과 제자들이 음식 먹을 때 손도 안 씻은 채 상추쌈에 고기를 마구 얹어 먹었기 때문입니다. 주님의 제자들은 안식일 날 정신없이 점심을 먹은 후 축구까지 하는 자유분방한 모습을 보여 바리새인들을 당혹스럽게 했습니다. 예수님은 안식일에 금지된 병자 고치는 일도 스스럼없이 하며, 세리와 창기와 같은 죄인들과도 어울리셨습니다. 가끔은 학생 양들과 호흡을 맞추기 위해 게임도 함께 했습니다. 이처럼 친근한 목자의 모습이 오히려 종교지도자들의 눈에는 매우 불편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율법이나 선지자를 폐하러 온 분이 아니라 완전하게 하러 오신 분이라 말씀하십니다. 율법에 대한 예수님의 경외심은 바리새인들을 훨씬 능가하지만, 예수님은 단지 율법의 정신을 상실한 그들의 전통을 따르지 않았을 뿐입니다. 예수님은 율법을 완전하게 하러 오신 분입니다. 완전케 한다는 말은 충실하게 한다, 충만하게 한다는 뜻입니다. 기존 것의 파괴나 배척이 아니라, 발전시키고 완성시킨다는 뜻입니다. 예수님은 장로들의 유전을 따르지 않았기에 구 도덕의 파괴자로 보였습니다. 그러나 형식적으로는 파괴하지만 내용적으로는 율법의 온전한 의도와 뜻을 세우고자 하셨습니다. 겉보다는 행위의 근본 되는 사랑을 충실하게 행함으로써, 율법 전체를 실행하려는 것이 예수님의 의도였습니다. 예수님의 새로운 율법 해석에서 한 가지 뚜렷한 점은 이웃에 대한 사랑이 넘쳐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웃 사랑, 사람 존중, 이러한 율법의 정신을 예수님은 되살리려고 하셨던 것입니다. 예수님은 천지가 없어지기 전에는 율법의 일점일획도 결코 없어지지 않을 것이니, 이 계명 중 지극히 작은 것 하나라도 소홀히 하지 않는 천국백성이 되라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너희 의가 서기관과 바리새인보다 낫도록 하라 하셨습니다. 종교지도자들이 율법을 지키기 위해 얼마나 치열하게 노력했습니까! 그 전통을 따라 지금도 유대인이 사는 아파트에는 안식일이면 모든 층에서 엘리베이터가 자동적으로 선다고 합니다. 이는 버튼 누르는 것도 일로 여기기에 모든 층에서 서도록 미리 설정해 두었기 때문입니다. 천국백성의 의가 이것보다 더 나아야 한다니, 기독교는 이 땅의 삶을 마냥 풍족하게 하려는 맘 착하고 고마운 종교가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자기부인을 명하여 율법의 일점일획도 철저히 지켜 거룩한 삶을 살도록 하는 도전적인 진리임을 알 수 있습니다. 구원은 예수님의 십자가 보혈, 이를 믿는 믿음과 은혜로만 이루어집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서기관과 바리새인의 율법준수를 향한 노력을 외면해서는 안 됩니다. 율법주의도 문제이지만, 은혜로만 된다며 넋 놓고 있는 은혜주의도 문제입니다. 예수님은 율법을 폐하러 오신 분이 아니라 완전케 하러 오신 분입니다. 우리의 삶에도 율법이 완성되도록 성화의 과정을 열심히 살아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1859년 챨스 다윈의 ‘종의 기원’이 출판된 후 진화론은 모든 분야에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도덕진화론자들은 인간의 도덕성은 원시 도덕으로부터 발전하여 오늘날 현대 도덕으로 진화했다고 말합니다. 또 어떤 이들은 도덕이란 강자가 약자를 지배하기 위해 제정한 사회관습이므로 도덕적으로 사는 것에 저항합니다. 그래서 현대인의 도덕성은 오히려 옛날보다 못한 경우가 많습니다. 도덕률의 신성은 땅에 떨어지고, 교양 있는 현대인일수록 도덕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하며 죄악된 본성에 충실하게 살아가자고 합니다. 오늘날 대중가수들은 ‘본능에 충실해’라는 노래 가사를 만들어 부르기도 합니다. 선정성 있는 광고물들은 우리 사회에 너무 익숙해졌고, 영화는 폭력적이고 잔인할수록 관객을 불러 모읍니다. 세상에 갑과 을의 관계는 모든 분야에 더욱 팽배해집니다. 익명성에 숨은 험악한 인터넷 댓글이 난무하고, 겉으로는 소통을 말하면서도 듣지 않고 자기 목소리만 내뱉습니다. 나의 도덕성에는 토를 달지 말라고 하면서도, 반대로 타인에 대해서는 엄격한 도덕적 잣대를 들이대며 비난합니다. 과거 유교의 엄격한 도덕률은 우리 사회를 그 나름으로 지키고, 의롭게 살려는 심성을 자극하여 복음을 수용하는데 일조했다는 분석이 있습니다. 칸트는 하늘에 별이 찬란히 빛나듯 인간 속에는 도덕률이 내재된 것을 발견하고 탄복했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러나 오늘날 도덕성에 대한 관심은 땅에 떨어지고 오로지 돈과 출세, 쾌락을 추구하는 세상을 볼 때 예수님의 산상수훈이 어느 때보다 세상의 빛과 소금으로 절실해집니다. 이에 예수님은 율법의 완성자로서 다섯 가지의 완성된 율법의 예를 통해 율법적이고 부도덕한 사회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십니다. 제2장 다섯 가지 완성된 율법 (21-48) 첫째, 살인하지 말라. 노하지 말라 (21-26) 옛 계명, 곧 십계명의 여섯 번째 계명은 살인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것은 기본이고 더 나아가 형제에게 노하거나, 라가라 욕하거나, 미련한 놈이라 비하하는 자는 심판을 면치 못할 것이라 하십니다. 이는 외적으로 살인을 했는가 안 했는가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람을 헤치는 것을 이 죄의 본질로 보시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남에게 크게 화낼 때가 있습니다. 라가, 곧 바보 멍청이라며 욕을 하거나, 미련한 놈이라 무시할 때도 있습니다. 이런 일로 인해 물론 문자적으로 지옥 불까지 들어가지는 않겠으나, 그 정도로 무서운 죄가 됨을 예수님은 경고하시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다섯 가지 계명을 예로 들면서, 옛 계명에는 이렇게 말했지만 ‘나는 너희에게 이르노니’ 하며 하나님과 대등의 권위를 가진 분임을 나타내고 계십니다. 기존의 권위를 넘어서서 새로운 권위로 말씀하신다는 점에서도 예수님은 율법의 완성자이기도 하십니다. 예수님께서 미움을 살인죄로 여기는 것은 율법의 뿌리를 다루는 것이므로 율법에 대한 충실이요 완성이 될 수 있습니다. 요일3:15절은 말합니다. “그 형제를 미워하는 자는 살인하는 자니.” 미움이 살인이 될 수 있는 것은 결과보다는 동기, 행위보다는 내면을 볼 때 그러하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예물을 하나님께 드리려 나오다가 형제와 싸운 일이 생각이 나면, 얼른 가서 그 형제와 화해를 하고 예물을 드려야 합니다. 나를 고발하며 악감정을 가진 사람이 있으면 얼른 화목해야 합니다. 이처럼 화목과 형제사랑은 예수님의 뜻이요 율법의 정신입니다. 신자라고 해서 화목을 잘 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세상 사람들은 술 한 잔 하며 묵은 감정을 쉽게 풀지만, 신자들은 마실 술이 없어서 쉽게 화를 풀지 못합니다. 이때 성령의 술을 마셔야 합니다. 내가 성령에 충만해질 때 사람에 대한 노를 풀고 용서하고 용서를 구하며 화목할 힘이 생깁니다. 우리 한국 사람들은 특히 화를 잘 다스려야 합니다. 화병은 한국에만 있다는 말도 있지 않습니까? 맵고 짠 음식으로 인해 혈중 나트륨 수치가 높아져서 우리는 감정적인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 대도시 생활을 하는 우리들은 각종 스트레스로 인해 화를 더 잘 내게 됩니다. 청소년들은 게임과 학업스트레스로 인한 화를 잘 다스려야 합니다. 남자들은 대체로 나이를 먹을수록 화를 쉽게 내는데 이것도 주의해야 합니다. 여자들은 이런 남자 때문에 화가 납니다. 그래서 평소에 스트레스 관리를 잘 하고, 음식과 운동으로 평온한 몸과 마음을 유지하고자 애써야 합니다. 무엇보다 노하고 욕하는 것이 형제를 크게 해칠 수 있다는 경각심을 갖고 감정 컨트롤을 위해 기도를 꾸준히 해야 할 것입니다. 내 자존심을 조금만 상해주고, 자동차 깜빡이등을 켜서 양보심을 나타내며, 그것도 안 되면 숫자를 세며 감정의 폭풍우가 잠시 지나가도록 기다리며, 무엇보다 예수님의 용서로 남을 용서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이때 작은 것은 손해 보지만 사람과의 화목과 내 마음의 평강이라는 더 큰 생명의 기쁨을 얻게 될 것입니다. 둘째, 간음하지 말라. 음욕을 품지 말라 (27-32) 간음과 이혼은 오늘날 민사소송에서도 큰 부분을 차지하는 중대 사안입니다. 간음과 이혼으로 인해 사람들 사이에 말할 수 없는 고통스러운 일들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간음이란 배우자 외의 상대와 불륜관계를 갖는 것으로서 모세의 율법에서는 사형 죄에 해당했습니다. 그러므로 간음금지법은 가정을 지키는 중요한 장치였습니다. 예수님은 행동뿐 아니라 동기와 근본까지 보십니다. 당시 종교지도자들은 겉으로만 간음을 행치 않는다면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부당한 몸짓, 눈짓, 손짓 등으로 희롱하는 것은 죄가 아니라 생각하고, 한편으로는 금식과 기도 등 종교적인 의식이나 부지런히 하면 거룩한 줄로 착각했습니다. 그러나 사람의 눈에는 드러나지 않지만 그리스도의 빛 아래 자신의 눈과 귀와 입과 마음으로 품는 음욕을 생각할 때 이것이 죄임을 스스로 압니다. 여기에는 물론 성폭행, 성추행, 성희롱, 혼전성관계 등도 모두 해당됩니다. 오른 눈이 실족하게 하면 빼버리고, 오른 손이 실족하게 하면 찍어버리라고 하는 것은, 문자적으로 그렇게 하라는 뜻이 아니라, 이런 정도로 죄를 미워하라는 말씀입니다. 사도 바울도 말했습니다. “그러므로 땅에 있는 지체를 죽이라 곧 음란과 부정과 사욕과 악한 정욕과 탐심이니”(골3:5). “너희가 육신대로 살면 반드시 죽을 것이로되 영으로써 몸의 행실을 죽이면 살리니”(롬8:13). 루터는 머리 위로 새가 날아가는 것은 시비할 수 없지만, 나의 머리에 깃들이는 것은 금할 수 있고 금해야 한다며 육신의 정욕을 물리쳐야 함을 말했습니다. 음욕을 이기는 길은 유혹의 상황으로부터 요셉처럼 도망치는 것뿐입니다. ‘거룩한 도망자’가 되어야 합니다. 31,32절에서는 이혼금지의 원칙을 말씀하십니다. 음행한 이유 없이 아내를 버리지 말라는 것입니다. 당시 이혼은 오늘날처럼 둘이 갈라서는 개념과는 달리 남자가 여자를 버려버리는 것을 의미했습니다. 그러므로 약자인 여자 입장에서 이혼은 삶이 흔들리는 엄청난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모세는 남자가 함부로 여자를 버리지 못하도록 이혼증서를 써줘서 최소한의 보호장치를 마련해주었습니다(신24:1). 그런데 남자들은 이를 악용하여 이혼증서만 써주면 된다며 함부로 이혼을 일삼았습니다. 예수님은 입법자의 정신, 즉 약자인 여자를 보호하려는 의도가 살아나지 못하는 것을 막고자 거의 이혼 자체를 금하는 쪽으로 나가셨습니다. 마19장에서 예수님은 하나님이 짝지어 주신 것을 사람이 나누지 못할지니라 하시며, 사람의 완악함 때문에 잠시 이혼을 허락하셨지만 본래는 그렇지 않다고 하셨습니다. 예수님은 이혼을 말씀하실 때 성서적 결혼관을 기초로 하셨습니다. 하나님은 결혼이라는 장치를 통해 인간이 생육하고 번성하도록 축복하셨습니다. 남편과 아내의 관계는 그리스도와 교회의 관계처럼 깊은 사랑의 관계로 맺어진 떼려야 뗄 수 없는 것입니다. 가정이란 울타리는 부부와 자녀의 소우주로서 행복의 보금자리입니다. 그러므로 이런 신성한 관계는 어떤 희생을 치르고서라도 지켜야 합니다. 물론 세상에는 이혼할 수밖에 없는 기구한 사정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법을 따라 살고자 하는 천국백성들에게 있어 가정이라는 거룩한 그릇을 반드시 지켜내야 할 곳입니다. 우리 구원의 여정이 하나님 형상의 회복이라고 할 때, 많은 자녀를 낳아 생육하고 번성하며 한 몸 되어 살아가는 창세기적 가정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것도 이혼을 금하는 이유가 될 것입니다. 이처럼 마음의 음욕까지도 이겨내며, 가정의 울타리를 지켜나가는 사람은 천국의 기쁨을 맛볼 자격이 있는 그 나라 백성이 될 수 있습니다. 셋째, 헛맹세를 하지 말라. 도무지 맹세하지 말라 (33-37) 옛 사람에게는 헛맹세를 하지 말고 맹세한 바를 반드시 지키라고 하였지만, 예수님은 도무지 맹세하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하늘로도, 땅으로도, 예루살렘으로도, 너의 머리로도 하지 말고, 오직 옳다, 아니라고 명확히 말하라 하셨습니다. 물론 구약에는 맹세에 대한 이야기가 많습니다. 가나안 땅은 하나님께서 조상들에게 맹세로 약속하신 땅이었고(출6:8), 율법은 여호와를 경외하며 그의 이름으로 맹세하라고 하였습니다(신10:20). 하나님은 맹세로 아브라함을 축복하셨고(창22장), 맹세로 다윗왕국을 견고케 하셨습니다(시89:3,4). 야곱, 한나, 입다는 모두 맹세로 행동했던 사람들이었습니다. 신구약성서는 약속, 곧 맹세에 대한 계약성문입니다. 또한, 우리 일상생활에서도 약속을 하고 계약서 형태로 이를 보존하기에 넓은 의미의 맹세는 사회질서를 유지하는데 필수적입니다. 그러므로 예수님의 의도는 맹세 자체를 금한 것이라기보다는 헛맹세를 하지 말라는 옛 계명을 더욱 강하게 강조하는 뜻일 것입니다. 예수님은 사람의 마음속에 약속에 대한 신실함을 채우고 완성시키러 오셨습니다. 예와 아니오 로써 진리에 대한 긍정과 죄에 대한 부정을 분명히 밝혀, 이로써 거짓맹세를 이용한 모든 외식을 피하도록 하셨습니다. 사람은 자신의 머리털 하나도 희고 검게 할 능력이 없는 자요, 고심함으로 목숨을 한 치도 늘일 수 없는 자요, 아침 안개처럼 잠깐 있다가 사라지며 풀처럼 오늘 있던 곳에 내일 찾을 수 없는 존재입니다. 그러므로 나와 타인의 맹세에 의지하지 말고, 오직 하나님만을 의지해야 합니다. 주님의 맹세의 말씀을 의지하여 살아야 합니다. 넷째, 눈은 눈으로 갚으라. 악한 자를 대적하지 말라 (38-42) “또 눈은 눈으로, 이는 이로 갚으라 하였다는 것을 너희가 들었으나, 나는 너희에게 이르노니 악한 자를 대적하지 말라. 누구든지 네 오른편 뺨을 치거든 왼편도 돌려 대며”(38,39). 이 구절은 성경의 트레이드마크처럼 여겨지지만 실천하기에는 참 부담스런 말씀입니다. 심령에서는 복수심과 격한 감정이 끓어오르는데 저항하지 말라고 하는 말씀을 어떻게 실천할 수 있다는 것일까요? 사실 “눈은 눈으로 이는 이로 갚으라”는 말씀은 구약과(출21:24; 레24:19,20; 신19:21), 바벨론의 함무라비 법전에도 나오는 보편적인 법으로서, 동일한 만큼 되갚으라는 뜻의 ‘탈리오 법’이라 일컫습니다. 사람의 복수심은 당한 것보다 더 보복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모세는 이러한 복수심을 제어하려고 눈은 눈으로 갚으라 하여 해 받은 자에게 위안을 주고 사회 전반의 질서를 지키고자 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아예 악한 자를 대적하지 말고, 왼편 뺨도 돌려 대고, 속옷까지 주며, 십 리까지 동행하고, 주고, 거절하지 말라고 하십니다. 하지만 이 말씀을 문자 그대로 적용하여 뺨을 돌려대고, 집에 있는 옷 다 내어주며, 몇 억짜리 보증도 팍팍 서준다면 나와 가정이 남아나질 않을 것입니다. 일본이 독도를 주라고 하니 울릉도까지 내줘야 하는 것입니까? 그래서 문자 그대로 보다는 관용과 선으로써 악을 갚으라는 예수님의 의도를 읽어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경우에 따라서 마음에 넘쳐 오르는 사랑과 긍휼이 있어 왼 뺨도 돌려댈 수 있다면 그렇게 해도 무방할 것입니다. 예수님은 이러한 무저항을 실천하셨습니다. “네 칼을 도로 칼집에 꽂으라. 칼을 가지는 자는 다 칼로 망하느니라”(마47:52) 라고 하시며 털 깎는 자 앞의 어린 양처럼 묵묵히 체포 당하셨습니다. 반면, 어느 때는 예수님과 사도들은 분노도 나타내고, 항변도 하며, 따질 것은 따지기도 한 것을 생각하면, 때로는 그냥 가만히 있을 필요도 없는 것 같습니다. 이처럼 모순이 있는 듯 보이지만, 악을 선으로 갚고자 하는 용서와 관용의 원리를 잘 지켜나가면 될 것입니다. 그래서 바울은 배고픈 원수를 먹이고 목마른 원수를 마시게 함으로, 악에게 지지 말고 선으로 악을 이기도록 했습니다(롬12:20,21). 다섯째, 원수를 미워하라. 원수를 사랑하라 (43-38) “네 이웃을 사랑하라”는 말씀은 레19:18에 나오지만, “네 원수를 미워하라”는 표현은 구약에 나오지 않습니다. 다만 이러한 개념들은 많이 나옵니다. 원래 원수, 적이란 말은 애당초 사랑할 수 없는 존재를 일컫는 말입니다. 원수를 사랑하라는 말은 설교 강단에서는 할 수 있지만 실제 삶에서 실천하기란 거의 불가능합니다. 국가와 민족 사이에는 더욱 그러합니다. 한중일 삼국이 영토문제로 각을 세울 때는 한 치의 양보도 없습니다. 그러나 비록 한 사람의 실천자가 없었다 하더라도 진리는 진리이므로 실천하고자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키에르케고르처럼 ‘일찍이 크리스천이라 할 만한 크리스천이 한 사람도 없었다 하면, 내가 최초의 크리스천이 되어 보리라’는 의기와 열정을 가진 사람이 있다면, ‘너희 원수를 사랑하라’는 말씀도 실천해보고자 도전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동포와 이웃을 사랑하고 외국인과 이교도는 미워하라는 것이 동서고금을 일관되고 보편적인 사상인데, 예수님은 근본적으로 다른 종류의 사랑을 말씀하고 계십니다. 예수님의 사랑은 일반 사랑과 전혀 다른 새로운 것입니다. 동포뿐 아니라 이방인도 사랑하는 사랑입니다. 기독교인 뿐 아니라, 무신론자, 핍박하는 자, 불교 신자, 이슬람 신자도 사랑하는 사랑입니다. 아마 동성애자도 배척하지 말고 품고 사랑하라는 말씀일 것입니다. 그들을 본받고 용납하고 동화되어라 는 뜻이 아니라, 하나님의 큰 사랑으로 품고 섬기며 변화되도록 기도하라는 것입니다. 하나님 아버지는 해를 악인과 선인에게 동일하게 비추시며, 비를 의로운 자와 불의한 자에게 동일하게 내려주시는 분입니다. 모든 피조물에게 일반은총을 베푸시는 보편적인 사랑을 가진 분이십니다. 이처럼 참된 사랑은 보편적인 속성을 갖습니다.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으니 이는 저를 믿는 자마다 멸망치 않고 영생을 얻게 하려 하심이라.” “우리가 아직 죄인 되었을 때에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하여 죽으심으로 하나님께서 우리에 대한 자기의 사랑을 확증하셨느니라”(롬5:8). 세상이 아직 죄인이었을 때 하나님은 사랑하셨습니다. 우리 힘으로는 원수는커녕 이웃조차도 사랑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그리스도 안에 있는 하나님의 사랑을 덧입을 때 원수를 사랑하고 핍박하는 자를 위해 기도할 희망을 갖게 됩니다. 그러므로 무엇보다 사랑을 위해 기도해야 할 것입니다. 하나님의 사랑을 덧입을 수 있도록, 내 사랑의 한계를 고백하고 그분의 사랑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기도해야 하겠습니다. 하나님 아버지의 인자하심처럼 인자하고, 아버지의 사랑처럼 사랑을 품고, 아버지의 온전하심처럼 온전한 인격을 갖기 위해서는 이 기도제목을 놓치지 않고 꾸준히 기도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십자가에서 자기를 못 박는 자들을 위해 기도하셨습니다. “아버지여 저들을 사하여 주옵소서. 자기들이 하는 것을 알 지 못함이니이다.” 이 예수님의 사랑을 덧입을 수 있도록 우리는 기도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원수를 사랑하는 일은 극기와 수양, 도덕적 수련으로 되지 않습니다. 오직 십자가 용서의 사랑을 덧입을 때 흉내라도 낼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손양원 목사님을 통해 이러한 사랑이 부분적으로 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우리가 조금이라도 그 사랑을 배워갈 수 있도록 영적 소원을 갖고 기도해야 할 줄 믿습니다. 어떤 기도보다도 사랑을 구하는 기도를 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아버지의 온전하심 같이 너희도 온전하라.” 우리가 이 드높은 인생의 이상을 향해 항해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결론적으로, 예수님은 율법의 완성자이십니다. 하나님의 율법은 거룩하며 우리들의 생명을 위해 주신 보배입니다. 율법이 우리를 구원할 수는 없으나, 율법준수는 믿음으로 구원 받은 성도가 지켜나가야 할 천국백성의 도리입니다. 우리는 예수님 안에서 율법의 완성을 체험할 수 있을 것입니다. 미움과 음란, 거짓과 복수심, 적대감을 버리고 순결과 정직, 긍휼과 사랑으로 아버지 하나님의 온전하심을 닮고자 할 때, 우리 삶에서 하나씩 율법의 완성을 체험할 수 있으리라 기대됩니다. 우리의 삶에 인간적인 외적 성장뿐 아니라 아버지의 거룩하심을 닮아가는 내적 성장을 이루어, 천국의 희열이 넘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이로써 참된 도덕성을 세상에 실천하는 그리스도의 사람들로 살아가기를 기도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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