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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강의순서	'14년 신년 제2강
ㆍ성경본문	예레미야 3:1-4:4
ㆍ전한날짜	2013/12/28

ㆍ조회: 2330

묵은 땅을 갈아라
2014년 신년 제2강

묵은 땅을 갈아라

말씀/ 예레미야 3:1-4:4
요절/ 예레미야 4:3
여호와께서 유다와 예루살렘 사람에게 이와 같이 이르노라 너희 묵은 땅을 갈고 가시덤불에 파종하지 말라

화면에 보시는 위 사진과 아래 사진의 차이는 바로 12월 말일과 1월 첫날의 차이라고 합니다. 사람들은 연말이 되면 기존의 삶에 문제의식을 가지고 새해에는 다르게 살아야지 결심을 하고 습관을 바꿉니다. (그러나 곧 지쳐버리고, 연말이 되면 보나마다 아래 사진처럼 됩니다). 우리도 매년새해에는 영육간에 풍성한 열매맺는 삶을 살고자 변화된 삶을 결단합니다. 그래서 안 나오던 새벽기도도 하고 한동안 주5회 이상 일용할 양식도 감당합니다. 말씀공부나 예배에 지각하던 습관도 고칩니다. 이것이 한동안은 유지되는데 곧 무언가가 빠져있다는 느낌이 들고 삶에 근본적인 변화나 말씀의 열매가 보이지 않아 답답합니다. 농부가 열심히 씨를 뿌리고 매일 물을 주며 수고는 하는데 싹이 자라는 것이 보이지 않고 열매에 대한 확신이 사라진다면 얼마나 답답할까요? 무엇을 빠뜨린 걸까요? 오늘 말씀에서 하나님은 묵은 땅을 갈아엎으라고 말씀하십니다. 이 말씀의 뜻이 무엇인지 우리가 배울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1,2절은 당시 유다 백성의 처지가 하나님 앞에서 어떠했는가를 말해줍니다. 그들은 버젓이 남편이 있는데도 집을 나와 다른 남자와 동거한 여인과 같았습니다. 과거 하나님께서는 애굽에서 노예로 살던 이스라엘을 구원하시고 광야에서 그들과 언약을 맺으셨습니다. 이스라엘과 하나님은 아내와 남편과 같은 한 몸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스라엘은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 땅에서 살만해지자 참 남편 하나님을 배반하고 바알 우상에게로 달려갔습니다. 바알 하나만이 아니라 아스다롯, 밀곰 등 보이는 이방민족들이 신으로 삼는 모든 것들을 받아들이고 생활 곧곧에서 숭배했습니다. 이들을 위해 전국의 산천초목이 모두 베어져 나갈 지경이 되었습니다. 그들은 하나님과의 언약을 깨고 축복의 땅을 더럽혔습니다.

그런데 무슨 이유에서인지 이런 그들이 다시 하나님께로 돌아오겠다고 합니다. 4,5절을 보십시오. “나의 아버지여, 아버지는 나의 청년시절의 보호자이시오니 노여움을 한없이 계속하시겠으며 끝까지 품으시겠나이까” 바람피고 돌아온 배우자는 용서가 안 되지만, 집나간 자식은 돌아오면 용서가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그들은 이렇게 돌아온 자식을 영접하는 아버지의 크신 사랑에 의지하여 돌아오고자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오늘 이들을 맞이하는 하나님 쪽에서 분위기가 별로 좋지 않습니다.

그들이 이렇게 다시 하나님께 돌아오고자 한 것은 그들이 과거 하나님과 맺은 언약과 그 사랑을 기억하고 그 이전의 관계성을 회복하고 싶어서가 아니었습니다. 당장 눈앞의 현실문제 때문이었습니다. 그들은 욕망을 좇아 이방신에게로 달려갔지만, 그로 인해 축복의 땅이 황폐해지고 징계를 받아 그 땅에 이른비와 늦은비가 내리지 않았습니다. 또 강대국의 침략을 받고 포로로 끌려가기도 하였습니다. 그들은 이런 현실문제 앞에서 어쩔줄 몰라 하다가 하나님께로 돌아가 그 마음을 풀어드리면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 생각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5절 하반절을 보십시오. “보라 네가 이같이 말하여도 악을 행하여 네 욕심을 이루었느니라” 그들은 하나님께 잠시 돌아가되, 하나님 곁에 계속 거하며 의로운 삶을 살고자 마음은 추호도 없었습니다. 잠시 위기를 모면한 뒤엔 다시 욕심을 좇아 살고자 했습니다. 죄는 죄대로 남겨두고 어떻게든 심판만 유예해서 죄의 낙을 연명해 보고자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들의 기도에는 죄에 대한 자복이나 회개가 없습니다.

그런데 우리의 기도도 이들과 크게 다르지 않을 때가 많다는 것을 발견합니다. 분명히 내 삶에 하나님이 계셔야 하니까, 기도는 합니다. 그런데 내 마음속에 걸리는 무엇이 있고, 나와 하나님 사이를 가로막는 죄가 있는데, 그런것들을 대해 기도로 꺼내 놓기 불편해합니다. 왜냐하면 죄를 회개하고 변화된 삶을 사는 것이 아니라 죄를 계속 품고 즐기고자 하는 마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 보시기에 핵심을 벗어난 기도와 투쟁을 합니다. 핵심은 죄문제인데, 그것을 감히 건들고 싶지 않습니다. 대신 은혜에 매달리는 기도, 하나님의 마음을 누그러뜨릴 듯한 기도로 심판을 유예하고자 합니다.

남유다 백성들은 우상숭배를 그만두지 않으면 끝내 망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 동족인 북이스라엘이 결국 멸망하고 앗수르에 포로로 잡혀가는 것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자신들도 우상숭배를 포기하지 않으면 똑같은 길을 걸어간다는 것은 불보듯 자명한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뻔히 망하는 것을 알면서도 죄를 포기하지 못하고 끝까지 붙드는 것이 바로 우리의 마음입니다. 우리는 가끔씩 한탄합니다. “나도 회개하고 뭔가 바뀌고 싶은데 마음데로 안돼” 그러나 마음대로 안 돼는 게 아니라 마음이 그렇지 않은 것입니다. “나도 회개해야 하는 건 알겠는데 그럴 마음이 도저히 생기지 않아”라고 말하는 것이 오히려 진실된 고백입니다.

이런 우리에게 하나님은 무엇이라 말씀하실까요? 12절을 보십시오. “배역한 이스라엘아 돌아오라 나의 노한 얼굴을 너희에게로 향하지 아니하리라 나는 긍휼이 있는 자라 노를 한없이 품지 아니하느니라” 돌아오는 척하면서 욕심대로 떠나버리기를 반복하는 우리에게 하나님은 여전히 팔을 벌리고 돌아오라고 하십니다. 그렇다면 계속 속아주시고 받아주시겠다는 것일까요? 아닙니다. 13절을 보십시오. “너는 오직 네 죄를 자복하라” 하나님께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먼저 나의 죄문제를 다루어야 합니다. 아무리 하나님과 친분을 과시하며 아름다운 기도를 읇는다 해도 먼저 죄문제를 다루지 않으면 말장 헛일입니다. 단순히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형식적으로 회개하고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죄가 어떤 것인지 왜 이것을 버려야 하는 것인지 분명히 하고 넘어가야 합니다. 우리 마음에는 정욕, 돈, 명예욕 등 각자만이 갖고 있는 심각한 우상, 정말 하나님과 같이 평생 섬겨야만 할 것 같은 무언가가 있습니다. 그것이 없으면 살 맛도 안나고 인생이 재미없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런것들로 우리 인생이 구원을 받을 수 없습니다. 구원을 받기는커녕 이런 것들로 인해 우리 삶이 황폐해지고 고통스러워집니다.

반면 하나님의 구원은 세상 우상이 줄 수 없는 전혀 다른 차원의 축복입니다. 14절에서 19절을 보십시오. 그들이 우상들을 버리고 진정함으로 하나님께 돌아갈 때, 그들은 포로생활에서 벗어나 원래 살던 땅에서 주인 노릇을 하게 됩니다. 하나님께로 돌아갈 때, 그들이 이방 왕들의 학정에서 벗어나 목자의 보살핌을 얻게 됩니다. 하나님께로 진심으로 돌아가기만 하면 그들은 부강한 나라를 회복하게 됩니다. 남과 북이 통일 되고, 많은 나라들이 의를 배우려고 몰려들게 됩니다. 우리도 하나님께로 돌아가야만 진정한 복을 누릴 수 있습니다. 죄의 포로생활에서 벗어나 내 삶을 다스릴 수 있습니다. 사단의 종노릇을 청산하고 예수님을 목자삼고 행복하게 살게 됩니다. 세상 상식과 가치관으로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는 위대한 삶을 살게 됩니다. 우리가 붙들고 있는 우상이 이런 것들을 이루어줄 수도, 대신할 수도 없습니다.

이렇게 우상의 폐단과 하나님의 축복을 깨달은 이스라엘은 이제는 어떻게 기도합니까? 22-25절을 보십시오. “보십시오 주님, 우리가 주께로 왔습니다. 세상 우상을 붙들고 그들을 의지했던 것이 참 헛된 것임을 이제야 깨닫습니다. 우리를 구원하실 수 있는 분은 오직 하나님이신데 그걸 알면서도 세상 우상을 섬기다가 축복과 기업을 모두 말아먹었습니다. 우리가 당한 모든 고난이 당신을 잊고 당신의 말씀에 순종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기도의 내용으로 볼 때 그들은 완전한 회개를 한 것처럼 보입니다. 실제로 오늘 본문의 배경인 요시아왕 통치기는 남유다가 우상을 버리고 하나님께로 돌아오는 신앙개혁이 이루어진 시기였습니다. 즉위 18년에 율법서가 발견되는 사건을 통해 요시야왕은 이스라엘이 몰락의 길을 걷게 된 것이 그들이 하나님을 떠나 이방 우상을 숭배한 데 있었던 것을 깨달았습니다. 이후 그는 남유다에는 대대적인 종교개혁을 단행하였습니다. 성전에 있는 우상들을 끄집어내어 예루살렘 바깥으로 가져가서 불사르고, 심지어 그것을 가루로 만들어 시냇가에 뿌리기도 했습니다. 유다 땅과 예루살렘에 있는 모든 산당을 제거하고 우상숭배를 행하던 제사장들을 모조리 죽여 그 해골들을 제단 위에서 불살르는 등 서슬퍼런 개혁을 시행하였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잘 알다시피, 이러한 그들의 30년간의 신앙개혁은 그들을 진정으로 구원하지 못하였습니다. 진정한 회개를 하고 하나님께 돌아온 것 같았는데, 요시아왕이 죽자 다시 우상숭배로 돌아가 결국 망하고 만 것입니다. 우리는 남은 4장 1절에서 4절까지의 본문을 통해 그들의 회개와 신앙개혁에 무엇이 빠졌으며,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배우고자 합니다.
첫째, 돌아오려면 하나님께로 돌아와야 합니다. 4장 1,2절을 보십시오. “네가 돌아오려거든 내게로 돌아오라”고 말씀하십니다. 집나간 아들이 용돈이 떨어져서 잠시 집에 왔다면 그는 다시 가출할 가능성이 큽니다. 그는 집 생활로 돌아온 것이지 부모의 마음으로 돌아온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우리도 신앙생활의 겉모양들만 갖추고는 하나님께로 돌아왔다고 착각하기 쉽습니다. 일대일 시간을 잘 지키고, 예배와 십일조, 주7회 일용할 양식 등 하나님께로 돌아온 증거로 내세울 수 있는 것은 많이 있습니다. 이런 것들이 나쁘다는 것이 아니고 하나님을 가까이 하는데 꼭 필요한 것들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것들을 하면서도 정작 그 목적이 되는 하나님은 마음에 없는 경우가 문제입니다. 내 마음엔 여전히 숨겨 놓은 가증한 것들이 있는데, 그런 것들은 여전히 숨겨둔 체 신앙의 형식만 회복하고는 자기만족 해서는 안 됩니다. 우리는 이러한 신앙의 형식 중심에 정말 하나님이 계신지, 내가 모범적인 신앙생활로 돌아온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로 돌아온 것이 맞는지를 확실히 할 필요가 있습니다. 요시아 왕의 개혁은 바로 이런 점에서 한계적이었습니다. 그들은 입과 사는 모양으로는 하나님께 돌아왔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하나님께로 돌아온 것이 아니었습니다. 성전 제사를 회복하고 눈에 보이는 우상은 제거하였기에 신앙이 회복되었다고 착각하였지만, 그들 마음에는 하나님이 없고 마음에 여전히 가증한 욕심을 품고 있었던 것입니다.

둘째로 마음에 할례를 행해야 합니다. 이는 오랜 세월 죄로 방치된 마음 밭을 갈아엎으라는 말씀과 같습니다. 3절을 다 같이 읽겠습니다. “나 여호와가 유다와 예루살렘 사람에게 이같이 이르노라 너희 묵은 땅을 갈고 가시덤불에 파종하지 말라” 농부가 오래 방치된 밭에 다시 농사를 짓고자 한다면 당연히 먼저 묵은 밭을 갈아내고 가시덤불을 제거한 후에 파종해야 합니다. 우리의 마음도 마찬가지입니다. 오랜 세월 죄로 방치되고 말씀의 경작을 한지 오래되었다면 반드시 딱딱하게 굳은 마음 밭을 갈아 부수고 죄의 가시덤불을 제거한 뒤, 그 위에 말씀과 기도, 또 여러 신앙 투쟁등의 씨를 뿌려야 열매가 맺힙니다. 요시아 왕은 백성들에게 율법서를 낭독하고 그들의 생활을 바꾸는 등 영적 투쟁을 하게 하였지만 먼저 백성의 마음밭을 갈고 부수지 않았기 때문에 진정한 열매가 맺히지 않았던 것입니다. 딱딱한 밭에 씨를 뿌리고 물을 주고 수고는 똑같이 하는데 식물이 자라지 않듯 소감도 쓰고 예배도 드리고 말씀공부도 꼬박꼬박 하는데 세월이 지나도 영적 성장과 열매가 없습니다. 경건의 모양은 있으나 능력이 나타나지 않으니 말씀을 의심합니다. 반면, 마음 밭이 부드럽고 좋으면 하나님의 말씀이 잘 심겨지고 쑥쑥 자랍니다. 말로만 잘하는 신앙생활이 아니라 날이 갈수록 삶이 달라지고 인격이 달라집니다. 결국 이 마음 밭에는 사랑과 희락과 화평과 오래 참음과 자비와 양선과 충성과. 온유와 절제라는 아홉 가지 성령의 열매가 풍성히 열립니다. 따라서 모든 것 이전에 가장 먼저 딱딱한 묵은 땅을 갈아엎어야 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말씀의 열매가 맺히지 않을래야 않을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묵은 땅은 사막이나 황무지 같은 어디서부터 손을 데야 할지 모르는 막연한 땅이 아닙니다. 원래는 좋은 땅인데 경작하지 않고 버려둔 땅을 가리킵니다. 이곳은 과거에 내가 말씀의 씨를 경작하여 30배 60배 100배의 결실을 얻은 경험이 있는 땅입니다. 날마다 진지하게 회개하고 말씀에 순종하여 성장하고 승리했던 과거의 추억이 있습니다. 우리는 다 이런 묵은 땅을 갖고 있습니다. 왜 이 좋은 땅이 지금은 가시덤불의 땅, 말씀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땅이 되었습니까? 관리를 안 하고 방치해 두었기 때문입니다. 마음을 배번 주기적으로 갈아주어야 하는데, 언젠가서부터 안 한 것입니다. 한 번 딱딱해진 땅에 말씀의 씨를 뿌리고 기도의 물을 준 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결국 그 자리는 가시덤불이 차지하고 말았습니다. 가시덤불은 밭을 가는 수고를 하지 않아도 너무도 자연스럽게 마음 밭에 들어옵니다. 아무생각 없이 TV만 틀어도, 심지어 가만히 누워만 있어도 자연스럽게 들어와 마음속에 자라납니다. 이런 것들을 일일이 뿌리뽑아 가며 자연스럽게 딱딱해지는 땅을 갈아가며 밭을 관리하는 것은 참으로 번거로운 일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형식적인 열매없는 형식적인 회개만 하다가 결국 멸망해 버린 북이스라엘과 남유다와 같이 되지 않으려면, 마음의 밭갈이를 당장 시작하여야 합니다. 마음속을 말씀 앞에서 정직하게 바라보고 합당치 않은 것들을 하나님 앞에 자복하고 회개해야 합니다. 진실된 소감을 회복하여야 합니다. 그저 한 주 한 주 사람들 앞에서 발표하기 위한 적당한 소감이 아닌, 하나님과 나 사이를 불편하게 만드는 근본 문제를 건드려야 합니다. 말씀이 말하는 바를 내 마음에 철저히 적용시키고 마음속에 합당하지 않는 단단한 것을 말씀으로 부수는 소감을 써야 합니다. 마음을 찢고 베는 철저한 회개, 근본적인 회개를 해야 합니다. 그럴 때 내 마음은 점점 옥토로 변해 갑니다. 하나님의 말씀이 다시 심겨져 성장하고 열매맺는 좋은 밭으로 회복됩니다. 학생시절 누리던 한 주 한 주의 감동과 성장이 보다 성숙해진 모양으로 재현됩니다. 예배를 견디는 것이 아니라 설레는 마음으로 예배를 기다리게 됩니다. 수요기도회가 있다는 문자를 오면 반갑고 고맙게 느껴집니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마음을 샘솟듯이 올라와 찬송도 기쁘고 힘차게 부릅니다. 가장 좋은 시간을 따로 떼어내어 3 페이지 4 페이지 깊이 있는 소감을 씁니다. (매우 비현실적으로 들리지만 학생시절에는 다 이렇게 하지 않았습니까?) 남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지금 당장 묵은 땅을 갈아엎기만 하면 내 마음밭에서 일어나는 일입니다. 가정에서 일터에서 교회에서 말씀대로 살면서 세상의 소금과 빛이 되며, 캠퍼스 복음 전파로 열매 맺는 인생을 살게 됩니다.

제 학생시절 훈련명은 한회개였습니다. 성탄댄싱을 하러 종로센터에 갔더니 다른 센터 목자들이 제 이름을 듣고는 매우 놀라며, 얼마나 회개를 잘 안 하면 이런 이름을 받게 되느냐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저의 목자님은 회개는 자기 학대가 아니라 축복의 통로라고 말해 주었기에 저는 별로 부끄럽지 없었습니다. 저는 군대를 제대한 후 3학년 복학 전인 2005년 가을부터 제자훈련을 받았습니다. 그때 저는 교만과 열등감, 분노로 마음이 병들어 있었습니다. 처음 전체모임에서 소감발표를 했던 때는 창세기를 공부하였던 때인데 말씀을 있는 그대로 내 삶에 결부시키고 합당치 못한 마음을 회개해야 하는 힘겨운 작업이었습니다. 그러나 말씀으로 내 마음을 비추고 소감으로 한 주 한 주 내 마음을 부술 때, 말씀의 마음에 뿌려지고 자라났습니다. 창세기의 위대한 비전과 인물들의 삶이 바로 나의 삶에 실제적인 소망이 되어 준 것입니다. 제가 4학년이 되던 해에는 매주 민수기 강의가 있었습니다. 매주 소감을 쓰며 이스라엘이 민족으로서 받은 약속을 내 인생의 약속으로 과감히 영접하였습니다. 그리고 이스라엘의 죄문제를 나의 죄문제와 결부하여 철저히 회개하고 결단하고 끊어내는 투쟁을 하였습니다. 그 때 저는 주일예배 사회도 맡았습니다. 그 당시 예배는 제 삶의 중심이었습니다. 그 자리에서 섬기게 해달라고 기도했는데 정말로 예배 사회를 맡겨주신 하나님으로 인해 저는 너무도 기뻤습니다. 저는 매 주일이 되면 예배 자체를 위한 기도를 한 시간씩 드렸습니다. 또 예배를 섬길만한 영적인 사람이 되고자 치열하게 투쟁했습니다. 예배에 합당한 사람이 되게 위해 그 일주일을 살았습니다. 또, 저는 당시 혈기문제로 사람과 많이 다투었지만, 예배 전날 꼭 화해를 하였습니다. 많은 문제만큼이나 깊은 회개를 하였고 하나님의 은혜를 가까이 붙들고 살았습니다. 대학원 1학년때는 학생역사에 눈을 뜨게 되었습니다. 캠퍼스를 내 땅으로 영접하였습니다. 양을 얻고 눈과 입에 힘을 주어가며 일대일하였습니다. 한번은 양이 목자님은 인생에서 언제가 가장 행복했냐고 물어보았는데, 저는 진실된 마음으로 “지금”이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러나 언젠가서부터인지 이런 회개하고 도전하는 신앙이 사그라지기 시작했습니다. 대신 영적 무기력, 안일 등의 지배를 점점 더 받기 시작했습니다. 오랜 시간 투쟁해도 해결되지 않는 죄문제와 더 이상 싸우지 않게 되었습니다. 하나님과의 관계성이 나의 삶에 점점 덜 중요해 져갔습니다. 나의 장래, 세상의 인정, 내가 추구하는 정욕 이런 것들이 하나님 자리를 완전히 차지해버렸습니다. 학생시절에는 마음에 죄가 있으면 무조건 소감에 써서 발표해야 하고 회개하지 않으면 큰일 나는 줄로 알고 있었는데, 이제는 적당히 죄를 가리고 은밀히 즐기며 살아도 별 일이 안 생긴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빠짐없이 주일 예배와 말씀공부를 감당하고 요회서빙과 대표기도도 하고 때론 겸손하고 차분하게 특주도 감당하는 저의 모습은 바야흐로 안정기에 접어든 초년 평신도의 모습입니다. 더 이상 혈기부리지도 않고 모두를 불안에 떨게 했던 분노와 불만의 표정도 이제는 옅은 미소 또는 여유로운 무표정으로 바뀌었습니다. 예배 후 곧장 자모실 문앞에 대기하다 동역자로부터 아기를 건네 안는 모습은 그야말로 인자와 자애가 풍성한 남편과 아버지의 모습입니다. 보는이마다 은혜가 넘칩니다. 그러나 저 자신은 실상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하나님과 나 사이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진실 된 기도를 한지가 언제였던지 가물가물합니다. 설교를 듣더라도 마음의 방향이나 도전할 무언가가 없습니다. 학창시절과 같은 도전적이고 근본적인 회개가 나오지 않습니다. 진짜 하나님과 나 사이를 가리우는 핵심적인 죄문제들은 더 이상 싸우기를 포기한지 오래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나마 가끔 쓰는) 제 소감은 근본문제를 빗겨가는 몇 가지 형식적인 회개제목들로 구색만 맞추며 핵심 바깥에서 겉돕니다.

제가 전해야 할 메시지의 주제를 파악한 저는 드디어 ‘올 것이 왔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올 것이 왔습니다. 그간의 타협적이고 무기력한 형식적인 신앙을 회개할 것이냐 말 것이냐 아니면 이렇게 계속 살다 망할 것이냐 하는 확실한 갈림길 앞에 드디어 서게 된 것 같았습니다. 아무런 열매없는 형식의 삶, 거짓 평안의 삶을 청산하기를 원하시기에 이 말씀을 감당토록 하심을 믿습니다. 제가 그동안 방치해온 제 마음의 말씀밭을 깨뜨리고 부수는 철저한 회개로 하나님께 돌아갈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나와 내 가족만의 안락한 삶이 아니라 많은 이들을 품고 섬기는 목자의 삶을 살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구체적으로 구태의연한 삶을 버리고 이제는 적극적이고 감사한 마음으로 섬기는 삶도 새롭게 하고, 기도도 새롭게 하고, 캠퍼스의 묵은 땅도 다시 올라가 갈아엎을 수 있길 기도합니다.

2014년이 다가왔습니다. 새해에는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풍성한 열매를 맺고 싶습니다. 그렇다면 진심으로 하나님께로 돌아가야 합니다. 가증한 우상을 버리고 묵은 땅을 갈고 가시덤불을 제거하며 돌아가야 합니다. 묵은 땅을 말씀의 쟁기, 기도와 진실된 소감의 쟁기로 갈아 엎어야 하겠습니다. 나의 마음에 있는 묵은 땅, 우리 모임이 갖고 있는 묵은 땅을 갈아 진정한 변화를 이루는 새 해가 되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