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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Mat9Q_대접받고자_하는대로(문제지).hwp
대접 받고자 하는 대로 대접하라
2014년 마태복음 제9강 말씀 / 마태복음 7:1-12 요절 / 마태복음 7:12 “그러므로 무엇이든지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너희도 남을 대접하라 이것이 율법이요 선지자니라.” 대접 받고자 하는 대로 대접하라 지난 수요일 4월 30일 밤에 고대에서 함성소리가 났습니다. 처음엔 우리 시대 대학생들 살아 있구나는 기대감에 뭘 하나 보려고 학교에 갔습니다. 많은 학생들이 모여 5월 1일 노동절 전야제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우리 사회의 자본가와 노동자의 대립구도를 비판하였고, 주로 삼성그룹 욕을 많이 했습니다. 대학생들이 세월호 사건에 분노하며 정의를 위한 투쟁을 시작하려나 내심 기대했는데, 그리고 그들의 외침에 일면 동의하면서도, 이런 관례적인 모임이나 하는 것을 보며 다소 실망했습니다. 그 자리에 모여 자본가를 비판하는 학생들은 제 눈에 보기에는 정작 자신들이 성공적인 자본가가 되고자 열심히 공부했고, 공부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은 듯 했습니다. 제가 학생 때 언더그라운드의 핵심자 중 하나였던 경영학과 동기가 경찰을 피해 안암센터 장막에 숨어 지낼 수 없냐고 문의해 온 적이 있었습니다. 그 후 오랜 세월이 흐르고 저는 그가 은행 지점장이 되어 돈을 주무르고 있는 것을 보고 상당히 의아했습니다. 또한, 사회 부조리를 비판하던 한 친구는 변호사가 된 후 이혼 소송할 사람들은 다 내게로 오라며 줄담배를 피우며 외치고 있습니다. 물론 이들을 탓할 수도 없고, 또한 이들이 그 시대 사람들을 다 대변하진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믿는 바를 행하기란 이처럼 어려움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가 믿는 바는 다소 이데올로기화 되어 있습니다. 이상적인 생각은 하는데 그런 생각만 하고 그칩니다. 사회를 비판하지만 정작 자신은 그렇게 살지 않습니다. 우리 사회 구조는 이윤극대화라는 목표를 위해 짜여 있습니다. 이런 물질적 가치관과 사회구조가 참극을 낳고, 지구환경파괴, 인간소외의 원인이 됩니다. 오늘날 한국사회의 기성세대를 구성하고 있는 625 전후세대, 419세대, 386세대들은 20대 젊은 시절에는 일본제국주의와 이승만, 박정희와 전두환 군부독재에 항거하여 정의를 부르짖었습니다. 그러나 세월이 흘러 자신들이 기성세대가 되었을 때, 현실과 야합함으로써 자신들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남을 비판하기는 쉽습니다. 그러나 비판의 대상이 되지 않기란 어렵습니다. 오늘 정의를 외치는 자가 20년 후에는 타도의 대상이 되기 쉽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오늘 본문에서 네 가지를 말씀하십니다. 그런데 비판하지 말라고 하시지만 우리는 비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거룩한 것과 진주를 개, 돼지에게 던지지 말라고 하시지만, 이미 고귀한 생명들은 개, 돼지 같은 자들의 발아래 밟히고 말았습니다. 구하면 주신다고 해서 생존자의 귀환을 간구했지만 배가 뒤집힌 후 한 사람도 살아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대접 받고자 하는 대로 남을 대접하라 하셨지만, 우리는 그 악한 자들과 악한 우리 사회를 용서할 수가 없습니다. 이처럼 우리가 처한 상황이 오늘 말씀과 정반대인 것처럼 보이는 가운데 어떻게 오늘 본문을 이해해야 할까요? 성령께서 우리를 깨닫게 하셔서 고통하는 시대를 주님 말씀으로 담아내게 하시길 기도합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비판을 받지 아니하려거든 비판하지 말라.” 여기서 비판은 형제를 비난하며 헐뜯고 싸우는 것을 말합니다. ‘비판’(헬. 크리노)이라는 단어는 인간 법정과 하늘 법정에서 쓰이는 용어입니다. 이 말은 하나님께서 인간을 심판하실 때, 그리고 재판관이 사람을 판결할 때 쓰는 말입니다. 그래서 이 단어는 성경 문맥에 따라 여러 단어로 달리 번역되어 있습니다. 마5장의 “또 너를 고발하여 속옷을 가지고자 하는”이라 할 때 고발이라는 말도 이 단어입니다. 바울이 아그립바 왕 앞에서 자신이 “심문 받는 것은” 하나님의 약속 때문이라 할 때 심문도 이 단어입니다(행26:6). 빌라도는 예수님을 “너희 법대로 재판하라”(요18:31)고 했고, 그들은 “예수를 정죄하여”(행13:27) 십자가에 넘겨주었으며, 하나님은 “천하를 공의로 심판할 날을 작정”(행17:31) 하셨으며, 하나님은 세상의 악을 “심판하시는 주 하나님”(계18:8)이십니다. 그래서 비판이라는 이 단어는 심판, 재판, 송사, 고발, 고소, 심문, 판단이란 말로 문맥에 따라 번역이 됩니다. 그러므로 여기서 ‘비판하지 말라’는 말씀은 재판장의 위치에서, 때로는 하나님의 위치에서 타인을 판단하고 고발하고 심문하고 판결하고 심판하여 처벌 받게 한다는 뜻으로 이해됩니다. 그런데 우리는 하나님도 아니고 재판장도 아닙니다. 그러므로 기본적으로 우리는 타인을 비판할 자격을 갖추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사람들이 왜 쉽게 비판할까요? 이는 타인의 허물로 인해 화가 나기 때문입니다. 때로는 형제자매의 눈 속에 들어 있는 티, 그것을 빼주고 싶은 사명감을 억제하기 힘듭니다. 남의 허물을 고쳐주고 싶은 정의감을 묻어두기 힘들어 남을 비판합니다. 그러나 내 눈에 이미 들보가 들어 있는데 남의 눈의 티를 빼주고자 하는 생각은 정의감이 아니라 우월의식이요 교만입니다. 자신이 재판장이 되어 선악의 판단권을 쥐려는 사고방식, 인간이 인간 위에 군림하려는 생각, 이러한 교만이 곧 악의 뿌리입니다. 사람들은 돈, 권력, 제도, 거짓 교리, 거짓 사랑 등으로 타인의 복종심을 이끌어내어 그들을 지배하고 착취하려 합니다. 나의 판단을 기준 삼아 타인의 생각을 배제하고 스스로 선악의 판결자처럼 행동합니다. 구원파와 같은 이단에서도 이런 모습을 발견합니다. 교주는 판결권을 갖고 교인에 대해, 기존 진리에 대해, 기성 교회에 대해 재판장처럼 비판하고 심판함으로써 공포심을 유발하여 추종자들이 교주를 의존하게 만듭니다. 이런 모습은 여타 조직체에서도 충분히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남을 판단하며 선악의 판결권을 자신이 가지려는 속임수, 이를 통해 돈과 명예와 권력을 유지하려는 마음, 이런 마음 때문에 끝없이 남을 비판하는 경우가 생겨나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내가 비판하지 않을 뿐 아니라, 이러한 거짓 재판관들의 마수에도 넘어가지 말아야 합니다. “그 자리에 가만 있으라”는 안내방송을 따르면 안 됩니다. 이러한 거짓 선지자들, 거짓 재판관들의 판단을 거부함으로써 나를 지키고 건강한 사회를 만들어 나가야 합니다. 개인적으로 남을 비판할 때 어떤 마음이 듭니까? 손에 박힌 가시를 뽑듯 시원합니다. 비뚤어진 것을 바로 잡아줬다는 성취감, 정의의 사도로서 세상의 악을 물리쳤다는 만족감, 이런 생각들이 듭니다. 그런데 남을 비판하면 할수록 내 마음은 피폐해집니다. 비판을 잘 하는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들의 말 속에 많은 진리가 담겨 있어 경청할 점도 있습니다. 그런데 정작 비판하는 사람 자신은 마음에 평안이 없습니다. 재판장의 위치에 서서 늘 죄악과 맞서 싸워야 하는 사람의 마음에 평안과 사랑과 용서와 관용과 같은 정서가 메마를 때가 많습니다. 그러나 참된 비판자는 이러한 십자가를 달게 집니다. 우리가 비판을 신중하게 해야 하는 이유는 내 눈 속에 들보가 들어 있기 때문입니다. “보라 네 눈 속에 들보가 있는데 어찌하여 형제에게 말하기를 나로 네 눈 속에 티를 빼게 하라 하겠느냐?” 남의 눈의 티는 보고 내 눈의 들보는 보지 못하는 이유는, 우리 눈이 밖을 보도록 만들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남의 허물은 잘 보이는데 자신의 허물은 잘 보이지 않습니다. 그리고 눈은 아주 예민한 부분이므로 눈 속의 티는 조심스럽게 입으로 불거나 식염수를 흘려 꺼내주어야 합니다. 이처럼 남의 허물에 대해서도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합니다. 남의 눈의 티를 빼고자 하는 사람, 남을 돕는 일을 하려는 사람은 끊임없는 자기 성찰을 해야 합니다. 하나님 앞에서 부끄럼 없도록 자신을 돌아보며 맑고 깨끗한 마음을 가지고자 노력해야 합니다. 이사야가 선지자로 부르심 받을 때 이스라엘은 위로부터 아래까지 모두 부패했습니다. 이사야는 죄악된 세상을 보며 분노하며 험한 말을 쏟아냈습니다. 그런데 그가 성전에서 거룩하신 하나님을 만나 뵙고 자기 자신을 발견했을 때, “화로다 나여 망하게 되었도다. 나는 입술이 부정한 사람이라”고 고백하였습니다. 하나님 앞에서 비참한 죄인으로서 자신을 발견했을 때 비로소 백성에 대해 판단하는 마음이 사라지고, 진정으로 백성을 품고 사랑하며 도울 수 있는 선지자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비판하지 말라는 말씀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에는 비판할 것이 너무나 많습니다. 이번 참사를 일으킨 수많은 어른들, 썩고 병든 우리 사회를 비판하지 않고서 어떻게 치유와 개선의 역사가 일어날 수 있겠습니까! 이성에 기초한 비판은 무지와 미신과 거짓으로 침몰해 가는 이 사회를 지탱해 나갑니다. 충분한 근거에 기초한 비평작업은 학문을 발달시켜 하나님의 말씀과 창조하신 세상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힙니다. 우리가 비판을 하지 않고서는 악을 바로 잡을 수 없습니다. 비판을 통해 인간의 탈을 쓴 악마의 정체를 밝혀내야 합니다. 그러므로 예수님께서 비판하지 말라고 하신 것은 합당한 비판을 하지 말라는 것이 아닙니다. 정죄의 눈으로 비난하지 말라는 것이지 합리적이고 온유한 비판을 하지 말라는 것이 아닙니다. 그래서 네 눈 속에서 들보를 뺀 후 밝히 보고 형제의 눈 속에서 티를 빼리라고 하셨던 것입니다. 이번 사건으로 드러난 우리 사회의 문제 중 하나는 천민자본주의라고들 합니다. 너무 급격한 경제발전을 했기에 오직 재물만을 신으로 삼고 달려가는 사회가 되어 버렸습니다. 교회도 이러한 세상의 조류에 편승하며 부추긴 감이 많습니다. 한국사회가 미국식 경제구조와 보수적인 교회구조를 본받다 보니, 그것의 장점의 득도 보았지만 단점의 해도 보고 있습니다. 교회공동체의 사회정의 실천이라는 책무에 소홀했습니다. 각 개인이 직업을 하나님의 거룩한 소명으로 받아들이고 사회적 책임감 가운데 이를 감당하는 법을 배우지 못하고, 직업을 통해 돈 많이 버는 데만 관심을 쏟았습니다. 이제는 분배와 공동체성을 좀더 강조하는 유럽식 경제구조와 교회구조를 함께 배워서 조화 있는 국가공동체, 교회공동체를 만들어 나가야 합니다. 지난주에 방문한 독일의 곽베드로 선교사님과 대화하며 우리 사회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 생각해 보았습니다. 우리의 역사 문화를 기반으로 하여, 세계의 표준이 되고 있는 자유와 경쟁 중심의 미국적 사회 틀, 그리고 여기에 더하여 독일과 유럽식 사회 틀을 조화시켜야 함을 느꼈습니다. 독일은 초등학교 4년을 마치면 계속 공부할 것인지 기술직으로 나갈 지를 선생님이 대략 결정하고 부모들은 이를 대체로 따른다고 합니다. 그 아이들이 기술로 10년을 연마하면 장인이 되어 평생을 먹고 살 수 있고, 이들은 독일사회의 튼튼한 기술적 기반이 됩니다. 그리고 8년의 중고등학교 과정 중에 이런 작업을 몇 번 더 하고, 심지어 대학 1학년을 마치고도 공부로 나갈 지 기술로 나갈 지를 결정해야 한다고 합니다. 이때 놀랍게도 반 이상이 떨어져 나간다고 합니다. 이처럼 독일사회는 각자의 재능에 맞는 길을 찾아서 그것을 연마하여 본인도 행복한 삶을 살며, 그 사회도 인적 자원을 낭비하지 않는 인격적인 교육, 전사회적인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하나님께서 각 사람에게 주신 달란트대로 살도록 하는 성경적 가치관이 녹아 있습니다. 한 달란트 주신 자에게는 한 달란트의 일을, 다섯 달란트 주신 자에게는 다섯 달란트를 기대하면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대학은 전국에 흩어진 대 도시를 중심으로 고루 평준화 되어 있고, 대학 간의 편입도 자유롭다고 합니다. 이는 과도한 입시열풍으로 아이들을 혹사시키며 지나치게 물질과 에너지를 쏟아 붓고, 도태되는 아이들에게는 희망을 주지 못하는 우리 사회가 배워야 할 점을 많이 갖고 있는 교육 시스템, 사회 시스템입니다. 국가라는 공동체에 대한 소속감을 갖고, 그 공동체의 한 지체로서 자기의 역할을 찾아서 하나님 주신 달란트를 개발해 나가는 것, 이것이 개인이나 국가 공동체가 함께 건강해지는 길이 아닐까 합니다. 우리 사회의 원로 중 한 분인 손봉호 교수님은 시계 제로, 시계 정지의 참담한 한국사회를 향해 우리 모두가 잔뜩 화를 내야 한다, 두 눈을 뜨고 감시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국민 모두가 범죄자가 되어 죄 없는 아이들만 죽어가게 한 이 참극을 통해, 돈 이외에는 다른 가치관이 없는 하급인간사회인 한국사회를 바꾸자고 했습니다. 현재 우리 사회에는 비판할 것이 너무나 많이 있습니다. 합당한 비판을 하며 뼈를 깎는 쇄신의 계기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더 나아가 하나님의 판단으로 세상을 비판하고, 때로는 비판하지 않도록 바른 판단력 주시길 기도해야 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비판하지 말라고 하신 것은 비판과 헤아림으로 공동체의 사랑의 그릇이 깨어지는 것을 막고자 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원수까지 사랑하라 하셨기에, 형제자매의 허물을 마냥 비판만 하지 말라는 말씀일 것입니다. 다른 사람의 죄가 크다 하더라도 먼저 자신의 죄를 하나님 앞에서 찾아 회개하는 자세를 가지라는 뜻일 것입니다. 이러한 자세가 합당하고 이성적인 비판과 조화를 이룰 때, 나와 교회와 이 사회가 좀 더 튼튼히 서갈 수 있을 것을 기도합니다. 6절 말씀은 비판은 금하되 분별력을 가져야 함을 말합니다. “거룩한 것을 개에게 주지 말며, 너희 진주를 돼지 앞에 던지지 말라. 그들이 그것을 발로 밟고 돌이켜 너희를 찢어 상하게 할까 염려하라.” 분별력을 가지지 않을 때 우리의 거룩한 것, 진주와 같은 보배는 하찮은 자들의 발에 밟히게 됩니다. 개와 돼지는 본능의 욕망을 좇아 사는 이방인들을 말합니다. 생명을 화물 취급하는 자들입니다. 돈을 위해서라면 모든 규칙과 가치를 헌신짝처럼 저버리는 자들입니다. 우리는 이런 자들로부터 거룩한 것, 진주를 보호해야 합니다. 그들을 분별하여 비판하고 멀리 해야 합니다. 개나 돼지에게는 먹다 남은 고기 뼈나 음식 찌꺼기나 주어야 하는데 먹지도 못할 진주를 던져 주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돼지가 진주를 보고 콩인 줄 알고 씹었는데 이가 부러진다면 얼마나 화가 나겠습니까? 진주를 밟고 사람에게 달려들어 찢어 상하게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거룩한 것을 개에게 주지 말며 진주를 돼지 앞에 던지지 말아야 합니다. 이런 자들과는 현 상황에서는 대화가 안 되기 때문에 돌아서서 훗날을 기약해야 합니다. 영적으로 볼 때 이들은 하나님을 고의로 모욕하고 복음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적하는 사람들을 말합니다. 제자는 누구하고도 대화를 하며 섬겨야 하지만, 때가 아니라면 기도하고 조용히 돌아서서, 복음 진리의 신성함, 교회의 거룩함이 훼손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특히 악한 이단들로부터 복음 진리를 지키고 양들과 나 자신을 지켜야 합니다. 그렇지만 복음의 배척자들에 대한 소망과 사랑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합니다. 바울은 복음의 대적자였지만 회개하고 복음의 위대한 변증가가 되었습니다. 이처럼 지금은 복음증거자를 괴롭히는 자들이 있더라도, 후에 마음이 가난해져 복음을 영접하고 큰 주님의 종으로 성장할 수도 있는 것입니다. 요즘 많은 사람들이 복음의 거룩함을 훼손하고 있습니다. 이토록 불의하고 악한 세상에 대해 복음이 무슨 역할을 하는지 의문을 갖습니다. 참사가 일어난 이틀 후, 예수님 십자가에 돌아가신 날을 기념하는 금요일 오후 3시에 성금요일 예배를 드리러 갔습니다. 비통함과 분노와 무력함으로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의 십자가를 보면서 문득 드는 생각은, 과연 내가 예수님의 죽음을 이러한 참사처럼 아파하고 있는지 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분의 십자가와 부활로 구원이 일어났는데, 생명과 부활과 영생의 역사가 일어났는데, 나는 얼마나 이에 대해 미안해하고, 애통해 하고, 공감하고, 감사하는지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예수님의 십자가 부활로 영원한 생명의 길이 열렸는데 말입니다. 우리가 죄와 죽음의 바다에 빠져 죽어갈 때 예수님께서 그 차가운 바다에 대신 빠져 우리를 살리셨는데 말입니다. 이것이 거룩한 것이요 진주인데, 왜 이것을 가벼이 여기는지 모르겠습니다. 복음은 거룩합니다. 예수님의 십자가와 부활은 구원과 영생을 주는 진주입니다. 어떤 혼란 가운데서도 거룩하고 보배로운 것이 짓밟히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우리가 판단하지 않으면서도 복음의 대적자를 분별해낸다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하나님께 지혜를 구하도록 기도에 대해 가르쳐 주십니다. “구하라 그리하면 너희에게 주실 것이요, 찾으라 그리하면 찾아낼 것이요, 문을 두드리라 그리하면 너희에게 열릴 것이니, 구하는 이마다 받을 것이요, 찾는 이는 찾아낼 것이요, 두드리는 이에게는 열릴 것이니라.” 구하는 것은 우리의 필요를 주님께 들고 나가서 요구하는 것입니다. 찾으라는 것은 주님께 구할 뿐 아니라 우리가 그것을 얻기 위해 적극적으로 도전하는 것입니다. 문을 두드리라는 것은 장애물에 부딪혔을 때 물러서거나 포기하거나 주저앉지 말라는 것입니다. 하나님께 무엇을 구할 때 우리는 적극적으로 구해야 합니다. 악인이라도 자녀가 구하는 것을 주는데, 하물며 하늘 아버지께서는 구하는 자에게 좋은 것으로 주시지 않겠습니까? 우리가 기도할 때 기억해야 할 한 가지는, 하늘 아버지는 우리 기도를 항상 듣고 계시며, 때가 되면 문을 열어 좋은 것으로 주신다는 것입니다. 물론, 하나님께서 속히 응답하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우리는 하나님께서 더 좋은 것을 주시고자 지연하신다는 것을 알고도 견디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구하는 자에게 좋은 것으로 주시는 하나님께 대한 신뢰의 끈을 놓지 않고 낙망치 않는 기도를 함으로써 더 좋은 것을 받고 믿음의 승리를 해야 합니다. 히11장을 보면, 믿음의 선진들은 이 땅에서 외국인과 나그네로 살았습니다. 땅의 것에 궁극적인 소망을 두지 않고 본향을 향해 거룩한 순례의 길을 가며 이 땅에 믿음의 유산을 남겼습니다. 믿음으로 이삭을 드린 아브라함, 재물과 사랑에 매였던 야곱, 애굽의 총리로 세상을 구원하고 부귀영화를 누릴 수 있었던 요셉, 바로의 공주의 아들로 살 수 있었던 모세 등 믿음의 선진들, 이들 모두는 하나님의 참된 축복을 믿음으로 사모하며 이 땅에서는 나그네요 고난 받는 삶을 기꺼이 살아나갔습니다. 그들이 얼마나 많은 기도를 했으며 얼마나 오랜 시간 동안 응답을 기다렸겠습니까! 그러나 하나님의 응답은 긴 역사 가운데 분명히 일어났으며, 궁극적으로는 하늘나라로 이어졌습니다. 또한 많은 성도들은 이 소망 가운데 심한 고난을 받고, 조롱과 채찍질 당하며, 돌로 치는 것과 톱으로 켜는 것과 시험과 칼로 죽임을 당하며, 짐승의 가죽을 입고 궁핍과 환난과 학대를 받으며, 광야와 산과 동굴과 토굴로 다니면서도 하나님께 대한 믿음과 소망을 지켰습니다. 하나님께서는 그들의 하나님이라 칭함 받기를 기뻐하시고 더 좋은 것을 예비하사 그들의 믿음의 삶을 축복하시고 승리로 이끄셨습니다. 우리가 현재 당하는 고난, 기도해도 응답 없는 답답한 상황, 아무리 두드려도 열리지 않는 문, 이런 모든 상황 너머 하나님께서 응답하실 찬란한 구원과 부활과 승리의 그 날을 향해 나아가는 믿음의 순례자들이 될 수 있도록 우리 자신의 믿음을 추슬러야 할 때입니다. 우리의 신앙이 나와 가족, 교회의 틀을 넘어서 함께 살아가는 이 사회를 위한 것도 될 수 있도록, 이 사회의 정의를 위해, 이웃과의 화목을 위해 기도해야 할 것입니다. 산상수훈은 허공에 던져진 교훈이 아닙니다. 분명한 대상을 가진 교훈입니다. 사랑하고 더불어 살아갈 이웃이라는 대상을 가진 이 땅의 교훈입니다. 내가 말씀 잘 지켜 의를 이루어 하나님 칭찬 받는 길을 말하는 하늘의 교훈이 아니라, 이 땅을 살아가는 길잡이가 되는 땅의 교훈입니다. 우리가 이웃을 위해, 생명을 위해, 이 땅의 화평과 정의를 위해 구하고 찾고 두드리는 사람들 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이것이 하나님께서 기뻐하시고 원하시며 그분을 영광되게 하는 길입니다. 오늘의 마지막 교훈은 황금률로 알려진 말씀입니다. “그러므로 무엇이든지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너희도 남을 대접하라. 이것이 율법이요 선지자니라.” 율법과 선지자, 곧 구약이 지향하는 바는 이웃을 잘 대접하는 것입니다. 남이 나에게 해주길 바라는 것처럼 나도 남에게 해주는 것, 이것이 율법이요 선지자라는 것입니다. 이를 볼 때, 율법을 지켜 하나님 앞에 의롭게 되는 길은 이웃 사랑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갈5:14절은 말합니다. “온 율법은 네 이웃 사랑하기를 네 자신 같이 하라 하신 한 말씀에서 이루어졌나니.” 롬13:10절은 말합니다. “사랑은 율법의 완성이니라.” 율법을 완성하는 길은, 그리고 율법을 세우려던 선지자의 메시지는 이웃 사랑에 있습니다. 이웃을 사랑하는 것, 사람을 대상으로 삼고, 사람을 목적으로 삼으며, 사람의 생명을 존엄하게 여기며, 그 생명을 보호하고 축복하려는 것, 이것이 율법이요 하나님의 뜻입니다. 이웃은 나의 행복을 위한 통제와 관리의 수단이 아니라, 나와 내 가족과 똑 같은 존엄과 보호의 대상입니다. 이러한 이웃을 대접하는 것, 내가 대접받고 싶은 것처럼 대접하는 것, 이것이 율법이요 선지자요, 신구약 성경이요, 하나님의 뜻이요,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는 길입니다. 이것이 우리 주님께서 십자가에서 죽으신 이유입니다. 대접 받고자 하는 대로 남을 대접하라는 말씀은 황금률이라고 일컬어집니다. 황금률은 기독교의 윤리관을 대표하는 말로 알려져 있습니다. 3세기의 로마 황제 세베루스 알렉산더가 이 말씀을 금으로 써서 벽에 붙여 삶과 통치의 지침으로 삼은 것을 기원으로 보고 있는데, 17세기부터 황금률이라 하여 황금처럼 귀하고 값진 말씀으로 일컬어졌다고 합니다. 이 말씀은 구약 율법의 핵심요소인 하나님의 정의(히. 미쉬파트)를 쉽게 요약한 것입니다. AD 20년경 힐렐이라는 랍비에게 어떤 이방인이 와서 자신이 한쪽 다리로 서 있는 동안 율법을 다 가르쳐 주면 유대인이 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힐렐은 “남이 당신에게 하기를 원치 않는 일을 당신도 남에게 하지 말라. 이것이 율법의 전부요 나머지는 주석이니라”고 했습니다. 이에 그 이방인은 감격하여 그의 제자가 되었다고 합니다. 힐렐의 말은 “~을 하지 말라”는 부정적인데 비해, 예수님의 말씀은 “~을 하라”는 긍정적인 표현입니다. 그래서 후자를 황금률, 전자를 은률이라 부르지만 “먼저 이웃을 사랑하라”는 의도에서는 동일합니다. 이러한 황금률은 중세교회를 거쳐 오면서 사회의 도덕률로, 윤리의 근본규범으로, 인간의 이성과 마음을 다스리는 자연법으로 간주되었습니다. 이 말씀은 받기 위해서 베푼다는, 즉 give and take식의 공리주의적 사고방식과는 다릅니다. 근세의 철학 및 자연법론에도 황금률은 윤리규범으로 자리매김 했습니다. 이후에 황금률은 칸트의 강한 도전을 받았지만, 이웃 사랑을 실천함에 있어 무슨 철학적 설명이 더 필요하겠습니까! 우리는 다만 모든 율법과 선지자의 가르침이요 예수님의 가르침인 이 말씀을 지키고자 애쓸 뿐입니다. 물론 황금률과 유사한 가르침들이 예로부터 있어 왔습니다. 공자는 ‘기소불욕 물시어인(己所不欲 勿施於人),’ 즉 내가 원하지 않는 바를 남에게 행하지 말라고 하였고, 스토아 철학자들도 “당신에게 행해지기를 원하지 않는 것을 누구에게도 행하지 말라”고 하였습니다. 우리 속담에는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도 곱다’는 말이 있고, 심지어 최근 TV 드라마 ‘왕가네 식구’의 가훈도 “입장 바꿔 생각하자” 라고 한 것을 볼 때, 황금률은 인간사회의 보편적인 도덕관념임을 알 수 있습니다. 문제는 실천입니다. 이 황금률을 지킬 때 얼마나 아름다운 사회가 되겠습니까! 이웃이 존중되고, 한 사람 한 사람이 존엄하고 소중한 존재로 여겨지는 사회, 서로가 서로를 배려하고 존중하는 사회가 된다면 피치 못할 재난 가운데서도 우리는 희망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이런 모습을 세월호의 비극 가운데서도 목도했습니다. 마지막 순간까지 서로를 애타게 챙겨주며 질서를 지킨 단원고 학생들, 그들을 보호하며 목숨을 던진 선생님들, 승객을 구조하고 죽은 몇몇 헌신적인 승무원들, 책임을 통감하고 유서를 남기고 떠난 교감선생님, 우리는 이들 속에서 황금률의 실천을 보게 됩니다. 그래서 누군가는 이번에도, 지난 역사 속에서도 지도자들은 무책임하고 무능하고 비열했지만, 백성들 속에는 이러한 도덕성이 있음에 민족 구원의 빛줄기를 본다고 까지 말하기도 합니다. 황금률이 빛나는 이유는 생명이 존중받고, 생명이 사랑받는 사회를 말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크고 작은 재난 속에서 살아갑니다. 평탄하던 삶이 갑작스런 질병으로 인해, 교통사고로 인해, 배의 침몰로 인해, 산사태로 인해, 비행기 추락으로 인해, 지진해일로 인해 가로 막히고, 죽음의 문턱까지 사로잡혀 가게 됩니다. 그런데 남의 일이라면 일본 지진해일로 27,000여명이 죽든, 말레이시아 비행기 추락으로 239명이 죽든, 아프칸 산사태로 2500여명의 사망자가 예측되든, 302명의 세월호 희생자가 나든, 매년 5000여명의 교통사고 사망자가 전국에서 발생하든, 암과 중풍과 장애로 형제자매가 고통하든 그렇게 마음 속 깊이까지는 다가오지 않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인간은 이성보다 경험이 앞서는 존재라서 그럴 수 있습니다. 내 코가 석자라서 그럴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주님의 계명을 받은 자로서 생각할 때, 무덤덤하게 살아서는 안 됩니다. 남에게 대접 받고 싶은 대로 남을 대접하며, 서로를 위해 좀 더 간구하며, 거룩한 진리를 지켜 나가며, 형제자매의 눈 속의 티를 마음 아파하는 섬세한 사랑을 나누어 나가야 할 것입니다. 돌과 뱀이 떨어지는 것 같은 현실 속에서, 떡보다 나은 양식, 생선보다 맛있는 요리를 베푸실 하나님, 생명의 양식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부활의 은총을 넘치도록 부으실 하늘 아버지의 사랑 안에서, 이웃 사랑을 실천하며 살아가는 우리들 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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