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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강의순서	`14년 마태복음 13강
ㆍ성경본문	마태복음 9:18-38
ㆍ전한날짜	2014-05-25

ㆍ조회: 1740

내가 이 일 할 줄을 믿느냐
2014 마태복음 제13강

내가 이 일 할 줄을 믿느냐

마태복음 9:18-38(28)
‘예수께서 집에 들어가시매 맹인들이 그에게 나아오거늘 예수께서 이르시되
내가 능히 이 일 할 줄을 믿느냐 대답하되 주여 그러하오이다 하니’

크리스천은 예수님을 믿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저는 신앙생활에서 가장 어려운 것이 바로 '예수님을 믿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예수님을 믿는다는 사람이 예수님을 믿는 것이 가장 어렵다니 모순처럼 들리지만 사실입니다.
기도, 성경공부, 일대일, 예배, 성실한 생활자세. 모두 우리 눈에 보이는 것들입니다. 성경공부 안 나오면 당장 목자님으로부터 전화가 옵니다. 어쩌다 한 번 예배에 빠지면 요즘 누구 상태가 안 좋다는 소문이 온 센터에 쫙 퍼집니다. 그러나 내 속에 믿음이 없다 한들 몇 가지만 잘 하면 남들은 눈치 채기 어렵습니다. 믿음이 없어도 잘 살고 있는 것처럼 행동할 수도 있습니다. 예수님을 믿는 것은 눈에 보이지 않고, 손으로 만져지지도 않습니다. 우리는 우리가 정말 예수님을 믿는지, 예수님의 능력을 의지하는지 스스로를 돌아봐야 합니다.
오늘 말씀에는 세 가지 믿음의 사건이 나옵니다. 사랑하는 딸의 죽음을 맞이한 아버지, 12년 동안이나 고질병을 앓아온 여인, 그리고 앞을 보지 못하는 시각장애인. 이들은 모두 믿음으로 예수님께 나아갔습니다. 이들에게는 믿음 외에 다른 것을 의지할 만한 여유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믿음으로 예수님께 나아갔을 때 그들의 삶에 놀라운 구원이 임했습니다.
우리에게도 아마 하나님의 구원이 필요한, 절박한 문제가 있을 것입니다. 이런 우리를 향해 오늘날도 예수님은 “내가 능히 이 일 행할 줄을 믿느냐?” 물으십니다. 이 시간, 오늘 본문 말씀을 함께 나누며 우리를 고통스럽게 하는 문제를 들고 믿음으로 예수님 앞에 나아갈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예수님께서 세례 요한의 제자들과 금식에 대해 말씀하고 계실 때, 한 관리가 와서 예수님 앞에 엎드려 말했습니다. “내 딸이 방금 죽었사오나 오셔서 그 몸에 손을 얹어 주소서 그러면 살아나겠나이다”(18) 다른 성경을 참고할 때 지금 예수님 앞에 나온 이 관리는 회당장 야이로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야이로는 자신의 딸이 방금 죽었다며 절박한 심정으로 예수님 앞에 나아왔습니다. 여기서 '딸이 방금 죽었다'는 것이 구체적으로 어떤 상황인지 우리는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엄청나게 심각하며 절망적인 상황인 것만은 분명합니다.
흔히 심장이 멈추면 사람이 죽은 것으로 봅니다. 간혹 심폐소생술을 통해 멈춘 심장을 다시 뛰게 하여 다 죽은 사람을 살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심장이 멈춘 지 10분 정도가 지나면 뇌 손상이 시작되기 때문에 이런 경우에는 심장을 다시 뛰게 한다고 해도 식물인간, 즉 뇌사 상태에 빠질 위험이 큽니다. 상황이 이러하니 지금 예수님 앞에 나아온 이 사람의 심정이 얼마나 다급했을까요.
자식의 죽음은 부모로서 감당하기 어려운, 너무나 크나큰 아픔입니다. 저는 지난 4월 말, 안산시 올림픽기념체육관 내에 설치되어 있던 세월호합동분향소에 다녀왔습니다. 분향객이 많아 1시간을 줄 서서 기다렸습니다. 기다리는 내내 마음 준비를 하고 또 했습니다. 그래서 마음의 준비가 충분히 되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분향소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 정말 거대한 슬픔이 제 가슴을 짓눌렀습니다. 정말 고통스러웠습니다. 다리에 힘이 풀려 서있는 것도 힘이 들었습니다. 내 아들, 내 딸이 죽은 것도 아닌데 그랬습니다. 만약 내 자식이 죽었다고 한다면 솔직히 제 정신으로 감당할 수 있을 것 같지 않았습니다.
부모가 죽으면 산에 묻고 자식이 죽으면 마음에 묻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부모 마음은 다 비슷할 것입니다. 내 자식이 죽었는데 돈, 명예, 사회적 지위가 다 무슨 소용이란 말입니까. 그런데 야이로는 그 와중에도 예수님 앞에 나아왔습니다. 그리고 말했습니다. “내 딸이 방금 죽었사오나 오셔서 그 몸에 손을 얹어주소서 그러면 살아나겠나이다”
생각해보면, 정말 놀라운 고백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래서 원어 성경을 보면 이 말씀 앞에 "보라!"라는 뜻의 감탄사가 붙어있다고 합니다. 우리는 이 사람이 가진 믿음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야이로는 예수님께서 죽은 딸의 몸에 손을 얹어 주시기만 하면 살아날 거라고 믿었습니다. 이것은 죽은 자를 다시 살리시는, 부활의 능력을 믿는 믿음입니다. 마치 만지는 것마다 다 황금으로 변한다는 신화 속 마이다스의 손처럼, 예수님의 손이 닿기만 하면 어떤 절망적인 사람도, 심지어 죽은 사람까지도 다시 살아날 것을 그는 믿었습니다. 이 믿음에 예수님은 어떻게 반응하셨습니까?
19절을 보십시오. '예수께서 일어나 따라가시매 제자들도 가더니' 예수님은 믿음의 간구에 일어나셨습니다. 그리고 야이로를 따라 죽은 아이가 있는 집으로 향하셨습니다.
마태복음 8장에서 백부장은 "주여 내 집에 들어오심을 나는 감당하지 못하겠사오니 다만 말씀으로만 하옵소서 그러면 내 하인이 낫겠사옵나이다"라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집에까지 가지 않고 말씀만으로 원격치유에 성공하신 선례인 것입니다. 그러나 이번에 예수님은 원격진료 대신 친히 왕진을 가셨습니다. 이처럼 직접 가느냐, 직접 가지 않느냐 이런 차이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믿음은 획일적이지 않습니다. 각자가 처한 상황에 따라, 살아온 경험에 따라 우리 믿음의 모습은 조금씩 다를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예수님을 믿는 믿음입니다. 믿음이 있는 사람은 능히 예수님을 움직이게 할 수 있습니다.
20절과 21절을 보십시오. 다 같이 한 목소리로 읽겠습니다. '열두 해 동안이나 혈루증으로 앓는 여자가 예수의 뒤로 와서 그 겉옷 가를 만지니 이는 제 마음에 그 겉옷만 만져도 구원을 받겠다 함이라' 오늘 본문에 기록된 두 번째 믿음의 이야기입니다. 부인병의 일종인 혈루증을 12년 동안이나 앓고 있던 한 여인이 있었습니다. 병이 아무리 가벼워도 12년이 지나도록 낫지 않았다면 큰 문제입니다. 이 정도 되면 불치병이라고 인식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2주 전 학생 MT 때 저는 감기에 걸렸습니다. 감기로 인해 급성 축농증이 왔는데 약을 먹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2주가 지나도록 낫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자 제 마음에 이 병이 혹시 안 낫는 것은 아닐까 하는 걱정이 생겼습니다. 최근에 서초센터 문중호 목자님께서 한쪽 눈에 다래끼가 생겨 한 달 동안 고생을 했습니다. 병원에 가서 수술하고 항생제를 먹어도 눈에서 흘러나오는 고름이 멈추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러자 병이 안 나을 것 같은 절망감이 찾아왔다고 합니다. 2주, 한 달만 지나도 우리 마음에는 병이 낫지 않을 것 같은 불신이 생깁니다. 하물며, 12년은 절망하고 불신하기에 너무나도 충분한 시간입니다. 그런데 여인은 어떠했습니까?
'그 겉옷만 만져도 구원을 받겠다' 여인에게는 "그 겉옷만 만져도 구원을 받겠다"는 믿음이 있었습니다. 이 여인의 믿음 역시 놀랍습니다. 그래서 이 말씀 앞에도 "보라"라는 감탄사가 붙어있습니다.
사실 다른 사람의 겉옷을 만지는 행위는 일방적인데다가 비인격적입니다. 특히, 여인의 경우 예수님의 뒤로 와서 그 겉옷 가를 만졌습니다. 예수님도 모르게, 아무도 모르게 만지려 한 것입니다. 능력은 능력을 가진 사람의 의지에 따라 행사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능력을 베풀 의사가 없는데 과연 능력이 제대로 나타나겠습니까. 여인의 작전에는 이런 점을 고려하지 않은 무모함이 있었습니다. 이것은 마치 "떡 줄 사람은 꿈도 안 꾸는데 김칫국부터 마신다"는 속담과도 비슷한 상황입니다.
그런데 그 결과가 어떠했습니까? 여인이 믿음으로 예수님의 옷 가에 손을 대는 순간, 12년 동안 여인을 괴롭혀온 고질병이 순식간에 나았습니다. 여인은 믿음으로 예수님의 겉옷 가를 만졌을 뿐인데 그래도 병이 나았습니다. 그러므로 믿음이 있는 사람에게는 속담도 이렇게 바뀌어야 합니다. "믿음 있는 사람은 김칫국부터 마셔도 된다"
우리가 예수님께 나아갈 때, 그 모습이 서로 다를 수 있습니다. 각자가 처한 상황과 형편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어떤 사람은 앞으로 나아가고, 다른 사람은 뒤로 나아갑니다. 당당하게 나아가기도 하지만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소심하게 나아갈 수도 있습니다. 누군가에게는 예수님의 뜻이 큰 장애물입니다. 과연 나를 받아주실까, 내가 낫는 것을 주님께서도 원하실까. 그래서 "주여 원하시면"이라는 단서를 달기도 합니다. 그러나 어떤 사람은 주께서 원하시든, 말든 그런 것에 개의치 않고 그저 "그 겉옷 가라도 만질 수만 있다면"하고 일방적인 믿음, 막가파 식의 믿음을 갖고 나아가기도 합니다.
우리가 여기서 다시 한 번 확인하는 진리는 중요한 것은 믿음 그 자체라는 사실입니다. 믿음의 모양, 형태는 다를 수 있습니다. 믿음이라는 것이 꼭 예수님 앞으로 나아가 그 발 앞에 엎드려 간구하되 "주여 원하시면" 하고 주의 뜻을 먼저 겸손히 구한 후 "말씀으로만 하옵소서 그러면 낫겠나이다" 해야 하는 것이 아닙니다. 겉으로 드러난 모습, 과정, 형식은 본질이 아닙니다. 믿음이 중요합니다. 예수님을 믿는 믿음이 본질입니다. 여인의 행동에는 이 믿음이 있었기 때문에 즉시로 병이 낫는 역사가 있었습니다.
다 같이 22절 말씀을 읽겠습니다. '예수께서 돌이켜 그를 보시며 이르시되 딸아 안심하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하시니 여자가 그 즉시 구원을 받으니라' 정말 너무나 감동적인 장면입니다. 예수님은 뒤로 슬그머니 나아와 그 겉옷 가를 만진 여인을 이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런 호칭, 바로 "딸아!" 하고 부르셨습니다.
저에게는 억센 두 명의 사내아이에 이어 태어난 사랑스런 막내 딸이 있습니다. 그런 아버지로서 예수님이 사용하신 "딸아!"라는 호칭 속에 담긴 의미와 정서를 조금은 더 잘 이해할 수 있습니다. 사실 여인의 모습이나 행동에는 썩 사랑스럽지 않은 면도 많았습니다. 12년 동안 고질병을 앓아온 여인의 모습이 그리 아름다울 리 없습니다. 나이도 아마 적지 않을 것입니다. 막가파 식 믿음을 가진 것을 보면 적어도 4-50대 아주머니가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또, 병은 사람의 몸뿐만 아니라 마음까지도 황폐하게 만듭니다. 가족 중 누군가 아프면 가족 구성원 모두가 고생합니다. 여인도 그랬을 것입니다. 그런데도 예수님은 여인을 "딸아" 하고 부르시며 "안심하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고 하십니다.
우리 또한 하나님께 믿음으로 나아가기만 하면 하나님께서 우리를 사랑스런 딸로, 사랑스런 아들로 영접해주시지 않겠습니까. 지금까지 살면서 잘 한 것이 없어도, 다른 사람을 위해 기여한 것이 없어도 괜찮습니다. 그저 병 때문에 고통만 받고 삶의 무게에 짓눌려 살았을지라도 괜찮습니다. 나이가 좀 많으면 또 어떻습니까? 괜찮습니다. 우리는 누구나 하나님께서 사랑하시는 자녀로 사랑받고, 존중받을 자격이 충분합니다. 주님께서 우리를 향해서도 "딸아, 안심하라" "아들아, 안심하라" 말씀해주실 것입니다.
이와 더불어, 우리가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바로 우리 믿음을 축복하시는 하나님입니다. 예수님은 여인의 믿음에 대해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고 인정해주셨습니다.
오늘날 우리를 구원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많은 사람들이 물신주의의 영향으로 돈이 우리를 구원하리라고 믿습니다. 지난 주 목요일 요한복음 축제에서 말씀을 전한 진수일 목자님은 예수님을 믿기 전, 자신의 사회적 성공과 출세로 가족을 구원하고자 했다고 말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순수한 사랑이 세상을 구원한다고 생각합니다. 눈부신 과학기술의 발전이 우리를 구원할 수 있을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과거에도, 오늘날에도 우리를 구원하는 것은 오직 믿음입니다. 이것은 성경에 기록된, 하나님이 보장하시고 약속하신 유일한 구원의 진리이자 약속입니다. 예수님은 말씀하십니다.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니 나를 믿는 자는 죽어도 살겠고 무릇 살아서 나를 믿는 자는 영원히 죽지 아니하리니 이것을 네가 믿느냐?"(요11:25,26) 또한, 사도 바울은 믿음으로 말미암는 구원의 진리를 이렇게 역설했습니다. "내가 복음을 부끄러워하지 아니하노니 이 복음은 모든 믿는 자에게 구원을 주시는 하나님의 능력이 됨이라"(롬1:16) "너희는 그 은혜에 의하여 믿음으로 말미암아 구원을 받았으니 이것은 너희에게서 난 것이 아니요 하나님의 선물이라"(엡2:8) 우리의 믿음을 축복하시고 우리를 모든 죄와 어둠에서 구원하시는 예수님을 찬양합니다!
그 후 예수님은 야이로의 집으로 가서 죽은 소녀를 살리셨습니다. 예수님께서 손을 내밀어 소녀의 손을 잡으시자 죽은 소녀가 살아났습니다. 예수님의 손이 닿는 곳에 부활의 능력이 임하고 생명의 역사가 일어났습니다.
27절을 보십시오. '예수께서 거기서 떠나가실새 두 맹인이 따라오며 소리 질러 이르되 다윗의 자손이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하더니' 이제 우리는 오늘 본문 중에서 세 번째로 나오는 믿음의 사건을 볼 차례입니다.
저는 눈이 몹시 나쁩니다. 안경을 벗으면 거의 장님 수준입니다. 안경이 있으니까 망정이지 안경이 없었더라면 저는 공부를 할 수도 없고, 운동을 할 수도 없고, 영화나 책, 성경을 볼 수도 없었을 것입니다. 대학 1학년 때 멋 부리려고 콘택트렌즈를 한 달 정도 끼고 다니기도 했는데 그때 빼고는 제 삶에 안경은 평생의 동반자, 정말 없어서는 안 되는 필수품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이처럼 사람이 시력만 나빠도 안경의 도움 없이는 그 삶에 제약이 이렇게나 많습니다. 하물며, 앞이 전혀 보이지 않는 맹인의 삶이란 얼마나 비참하고 절망적이었을까요. 이러한 맹인 두 사람이 예수님을 따라가며 소리쳤습니다. “다윗의 자손이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맹인들이 예수님께 구한 것은 자신들을 불쌍히 여겨달라는 것이었습니다. 보게 해달라든지, 지금까지의 비참하고 절망적인 삶을 끝낼 수 있게 해달라고 구하지 않고 이들은 왜 그저 자신들을 불쌍히 여겨달라고 예수님께 구했을까요?
사실 우리는 맹인들의 간구와 같이 하나님 보시기에 불쌍한 존재가 맞습니다. 그들은 자신들의 처지와 상황을 정확히, 제대로 본 것입니다.
요한계시록 3장에는 주님께서 라오디게아 교회에 보내시는 편지의 내용이 이렇게 기록되어 있습니다. "네가 말하기를 나는 부자라 부요하여 부족한 것이 없다 하나 네 곤고한 것과 가련한 것과 가난한 것과 눈먼 것과 벌거벗은 것을 알지 못하는도다” 라오디게아 성도들은 자신들이 부요하다 생각했고 건강하다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주님 보시기에 그들은 가련하고 가난하고 벌거벗은 눈먼 맹인이었습니다. 우리도 어쩌면 마찬가지인지 모릅니다. 라오디게아 성도들처럼 볼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정작 우리의 곤고한 것과 가련한 것과 가난한 것과 눈먼 것과 벌거벗은 것을 보지 못하고 있는, 심각한 영적인 장님일 수도 있습니다. 계속해서 주님은 라오디게아 성도들에게 말씀하십니다. “내가 너를 권하노니 내게서 불로 연단한 금을 사서 부요하게 하고 흰 옷을 사서 입어 벌거벗은 수치를 보이지 않게 하고 안약을 사서 눈에 발라 보게 하라 무릇 내가 사랑하는 자를 책망하여 징계하노니 그러므로 네가 열심을 내라 회개하라” 예수님께서는 영적 소경된 그들에게 회개를 촉구하셨습니다. 그러므로 우리 역시 하나님께 이렇게 부르짖어야 마땅합니다. "다윗의 자손이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성경이 우리에게 가르쳐주는 것은 사람은 누구나 하나님 앞에 비참한 죄인이라는 사실입니다. 하나님 앞에 지혜자가 어디 있으며, 선비가 어디 있으며, 변론가가 어디 있습니까. 하나님의 지혜에 있어서는 이 세상이 자기 지혜로 하나님을 도저히 알 수 없습니다. 우리는 하나님 보시기에 미련하고, 약하고, 천하고, 아무 것도 내세울 것이 없는 사람들입니다(고전1:20-29). 이런 우리가 하나님께 구해야 할 것은 그저 불쌍히 여겨달라는 것뿐입니다.
다 같이 28절과 29절 말씀을 읽겠습니다. "예수께서 집에 들어가시매 맹인들이 그에게 나아오거늘 예수께서 이르시되 내가 능히 이 일 할 줄을 믿느냐 대답하되 주여 그러하오이다 하니 이에 예수께서 그들의 눈을 만지시며 이르시되 너희 믿음대로 되라 하시니"
예수님께서 불쌍히 여겨달라고 부르짖는 그들에게 물으셨습니다. "내가 능히 이 일 할 줄을 믿느냐?" 일반적으로는 이런 식의 폐쇄형 질문을 던져서는 안 됩니다. 질문에 대한 답변이 '예' '아니오' 둘 중 하나일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답하는 사람의 창의성이 발휘될 수 있도록 좀 더 개방적인 질문, 예를 들면 "내가 능히 이 일 할 수 있는데 네 생각은 어떠냐?"라든가 "내가 왜 너를 고쳐야 하는지 몇 가지 이유를 들어 설명해봐라" 이렇게 물어야 합니다. 그러나 이런 원칙이 예수님께는 통하지 않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가 믿는지, 믿지 않는지를 아주 분명히 하기를 원하십니다.
믿음에 있어서 모호한 입장이나 태도는 있을 수 없습니다. 우리는 "예, 믿습니다"이든지 "아니오, 믿지 않습니다"라고 분명히 답해야 합니다. 사실이 그러합니다. 믿음에 중간지대, 회색지대란 없습니다. 믿음이 아니면 불신입니다. 만일 우리에게 지금 예수님께서 "내가 능히 이 일 할 줄을 믿느냐?"고 물으신다면 여러분은 뭐라 대답하시겠습니까?
오늘 메시지 서두에서 저는 제가 크리스쳔으로서 가장 어려운 것이 믿는 것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솔직히 믿는 것이 어렵습니다. 제 안에 불신이 많습니다. 신앙생활을 할수록 믿음이 더 커져야 하는데 믿음이 안 생기는 문제들이 하나, 둘 점점 더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래도 저는 남 보기에 신앙생활 잘 하는 것처럼 살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것이 중요한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예수님께서 제게 이렇게 묻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내가 능히 이 일 할 줄을 믿느냐?"
누군가에게 '이 일'이란 영적인 눈을 뜨고 하나님의 나를 향한 놀라운 계획과 사랑, 내게 두신 장래의 풍성한 소망을 보는 것입니다. 또 다른 사람에게 '이 일'이란 육체의 병이든, 마음의 병이든 오랜 시간 괴롭혀온 고질병이 해결되는 것일 수 있습니다. 누군가에게는 제자양성, 가정복음화일 수 있고, 누군가에게는 물질 문제, 학업문제, 결혼, 진로, 인간관계에서 오는 두려움 문제, 소심함, 불안, 염려의 문제일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 어떤 우리의 문제라도 주님께는 아무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핵심은 이것입니다. 우리가 주님께서 능히 이 일 하실 줄을 믿는 것입니다. 우리가 믿는다면 주님께서는 능히 그 일을 행하실 수 있습니다.
오늘날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는 불신의 세상입니다. 믿음이 없어도 그럭저럭 살 수 있습니다. 아프면 병원에 가면 됩니다. 의술의 발달로 전 같으면 못 고칠 병도 고치고 있습니다. 제가 10년 전 처음 운전면허를 딸 때만 해도 초행길에 길을 많이 헤맸습니다. 그러나 요즘은 그럴 일이 없어졌습니다. 네비게이션 때문입니다. 요즘 나오는 네비게이션은 실시간 교통상황까지 반영해서 가장 빠른 길, 베스트의 길로 우리를 인도해줍니다.
이렇게 편리해지고 발달한 세상이지만 여전히 우리의 삶은 괴롭습니다. 우리의 힘과 노력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정말 많습니다. 신앙생활을 열심히 하면 문제가 없을 줄 알았는데 문제는 여전하고 쉽게 해결되지 않습니다. 이 상황 속에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문제가 있다고 우리가 불신과 체념에 빠져 주저앉아 있으면 안 됩니다. 예수님께 “다윗의 자손이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부르짖으며 나아가야 합니다. 예수님께서 능히 이 일 행하실 당신의 능력을 믿고 우리가 그 앞에 나아오기만을 기다리고 계십니다. “내가 능히 이 일 행할 줄을 믿느냐?” 하시며 물으시는 주님께 우리가 믿음으로 나아갈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예수님의 질문에 맹인 두 사람은 "주여 그러하오이다" 씩씩하게 대답했습니다. 그들이 비록 앞을 보지 못하는 맹인이었지만 예수님을 믿는 믿음이 있었고 예수님의 능력을 알아보는 영안이 있었습니다. 이에 예수님께서 그 손을 내밀어 그들의 눈을 어루만지셨습니다. 그리고 말씀하셨습니다. "너희 믿음대로 되라" 그러자 그 눈들이 밝아졌습니다. 주님의 능력의 손, 사랑의 손으로 오늘 불신과 절망으로 감긴 우리의 눈을 어루만져 주시기를 기도합니다.

이제 말씀을 마무리 짓겠습니다. 신앙생활이 무엇입니까? 주님께서 능히 이 일 할 줄을 믿는 것입니다. 믿는 것이 곧 신앙생활입니다. 믿음은 우리가 주님의 능력을 체험하는 통로이자 예수님을 알아가고 예수님을 체험해가며 그 분과의 깊은 인격적인 관계성을 맺는 단단한 매듭과 같은 것입니다. 믿음 없이 하나님을 기쁘시게 할 수 없습니다. 우리 신앙생활이 진정으로 의미 있고 가치 있는 것이 되기를 원한다면 우리는 믿으려는 노력, 믿음을 가지려는 투쟁을 해야 합니다. 우리 안에 가득한 불신을 회개하고 어떤 절망적인 상황과 문제 속에서도 야이로처럼, 혈루증 걸린 여인처럼, 그리고 맹인처럼 주님 앞에 나아가 우리를 불쌍히 여겨달라고 간절히 부르짖어 기도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우리 안에 믿는 역사, 부르짖어 기도하는 역사가 뜨겁게 일어나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