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을 나타내는 시제
게릴라 장마비도 지나고, 초복에 중복도 지나고,
이제, 불볕더위랑 싸울 일만 남았죠?
그래도, 전 여름의 정열이 좋습니다.
더 뜨거운 열정으로, 흐흐흐, 또 영어를 구워삶아봅시당.
오늘은 동사의 시제가 말해주는 동작들이 얼마나 오랫동안 지속되는 건가 생각해봅시다.
지난 시간에 배운 'BE+Ving'의 진행시제의 경우는
몇십 센티 리본처럼, 약간은 앞뒤로 확장된 시간을 나타낸다고 했습니다.
그러면, 가장 짧은 순간을 나타내는 건 어떤 시제일까요, 요, 요, 요 ???
예를 들면... 아, 축구장으로 가봅시다.
아나운서가 잔뜩 긴장된 목소리로 축구경기를 생중계하고 있습니다.
"패스만" 선수, "나잘난" 선수에게 패스합니다.
예, 교묘하게 "무지막지" 선수를, 제치고, 네, "철통" 선수까지 제쳤습니다.
골키퍼와 일대 일 상황, 찬습니다.
아, 슈웃! 꼴인됐습니다. 꼬올~인!
아~ "나잘난" 선수, 역시 잘났습니다, 네~
여기서 패스를 한다든가, 눈 깜짝할 사이에 수비수를 제친다든가, 슛을 날리는 동작들은
말보다 동작이 빠른, 순간적인 일들입니다.
이렇듯, 시작하기가 무섭게 끝나버리는 짧은 동작들은 어떤 시제로 나타내면 좋을까요?
정답은, 두구두구둥~~~~
단순한 현재 시제랍니다.
"패스만" passes the ball to "나잘난".
앞의 passes란 현재 동사를,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이라고 해서
"패스만" is passing the ball to "나잘난".
이라고, 진행시제를 쓰면, 이상한 말이 됩니다.
진행시제란, 앞뒤로 어느정도 지속성이 있고, 중간에 끼어들만한 틈이 보여야 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불이 나거나, 아버지를 향해 돌이 굴러가거나 하는 건,정말 급박한 일이죠.
"불이야!", "무너진다" 하고 외마디를 지르지,
"불이 나고 있어요.", "아버지, 돌이 굴러가고 있어유~~~" 하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거대한 고층빌딩이 서서히 무너지거나, 촬영해서 슬로우모션으로 보거나 하는 경우라야
진행형이 가능할 겁니다.
요약하자면 동작의 시작점이 있고, 끝점이 있을 때,
그 중간에 파고들 수 있을 만큼의 지속성이 있는 것이 진행시제이고,
그럴 틈이 없는 것은 단순시제입니다.
가장 짧은 시간간격을 갖는 것이 단순시제, 그것보다 조금 긴 것이 진행시제랍니다.
여담으로 중학교 1학년 때, 영어 처음 배울 때 기억이 납니다.
A bird is singing.
이란 예문을 보고 진행시제에 대한 개념을 그저,
'부른다'가 아니라 '부르고 있다'로,
'-하고 있다'라고 해석하면 되는 줄 알았는데,
이런 중요한 시간차이 개념을 담고 있다는 걸 나중에야 알았지 뭐예요.
뭔가 끼어들 만한 빈틈이 보이는 것, 그런 동작이라야 진행시제가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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