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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병모 장편소설 '위저드 베이커리'를 읽고
(출판사 – 창비) 작가는 이 작품으로 2009년 제2회 창비청소년문학상을 수상했다. 현실과 판타지가 섞여 있는 이 소설은 주로 중학생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은 모양이고 성인들도 이 책을 많이 읽는 것 같다. 나도 이 책을 아주 재미있게 읽었고 짜임새 있게 잘 쓰여진 소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어머니가 자살한 뒤 아버지가 재혼하여 새어머니, 의붓 여동생과 살고 있는 열여섯의 한 소년이 있다. 그는 친어머니에게서도 사랑받지 못 했고 새어머니로부터 학대를 당하며 살아왔다. 아버지는 그 사실을 알면서도 모른 채 한다. 그로인한 충격 때문인지 언젠가부터 심각하게 말을 더듬게 된 이 아이는 학교에서도 무시당하고 어디에서도 보호받거나 기댈 곳이 없다. 의붓 여동생을 성폭행했다는 누명을 쓰고서 새어머니로부터 폭행을 당한 그는 견디다 못 해 집을 뛰쳐나온다. 그는 평소 애용하던 동네 빵집으로 들어가 숨겨 달라고 한다. 이 가게는 늘 빵으로 끼니를 때우던 그의 단골가게다. 점장과 직원은 그를 받아주고 그는 계속 빵집에 숨어서 살게 된다. 평소에도 점장이 이상한 사람 같다고 생각하긴 했지만 같이 지내면서 그는 점장이 마법사임을 알게 된다. 직원인 어린 소녀가 낮에는 사람이고 밤에는 파랑새로 변한다는 것도. 마법사는 상대방을 불행에 빠지게 하는 쿠키부터 사랑에 빠지게 하는 쿠키까지 다양한 쿠키들을 주문받아 판다. 소년은 이곳에서 지내면서 마법의 세계와 인간들의 다양한 욕망을 알게 되는 한 편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했던 따뜻한 위로와 사랑을 받게 된다. 그는 용기를 얻어 집으로 돌아갈 생각을 하는데 새어머니가 자신을 저주하기 위한 제품을 이 가게에서 주문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 사실을 알고도 담담하게 집으로 들어간 그는 자신의 아버지가 의붓동생을 강간하는 장면을 목격한다. 곧이어 들어온 새어머니가 이를 목격하고 아버지를 폭행하고 소년까지 해치려고 한다. 그 순간 소년은 점장이 자신에게 준 타임 리와인더(과거로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쿠키)를 들고서 고민한다. 소설은 소년이 타임 리와인더를 먹었을 경우와 먹지 않았을 경우로 나누어서 결말을 알려주고 있다. 내가 뽑은 이 소설의 핵심 문장은 다음과 같다. <지금껏 잘 견뎌왔다. 앞으로도 견딜 수 있을 것이다. 타임 리와인더를 쓰지 못하게 한 불의의 사고가,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는 걸 안다. 누군가가 씹다 뱉어버린 껌 같은 삶이라도 나는 그걸 견디어 그 속에 얼마 남지 않은 단물까지 집요하게 뽑을 것이다.> 작가는 모든 갈등이 해결되고 화해하고 치유되는 것 같은 도식적인 결말을 피하고 싶었다고 한다. 대신 인생이 힘들면 힘든 대로 상처가 있으면 상처가 있는대로 그 가운데서 견디며 살아가야한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다고 한다. 그녀는 이 소설에 나오는 소년을 통해 그것을 충실히 잘 보여주었다. <덧붙이고 싶은 말> 청소년들이 읽기에 자살, 강간 등은 내용이 너무 충격적이고 어둡다. 그 부분에 있어서는 구체적으로 묘사하거나 설명을 길게 하는 것을 줄이고 간략하게 기술하고 넘어갔으면 좋았을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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