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성경 '사도행전'을 읽고
사도행전의 저자는 누가복음의 저자이기도 한 누가이다. 의사였던 누가는 사도바울의 전도여행에 동참했을 뿐만 아니라 사형집행을 앞둔 사도바울의 옆에서 그를 끝까지 지켜주었다. 사도행전은 예수님의 승천 이후 교회가 어떤 과정을 통해 세워졌는지 말해주는 책이다. 예수님이 승천하신 후 약속대로 성령이 임하신다. 그리고 제자들은 복음의 증인이 되었으며, 복음은 예루살렘과 온 유대, 사마리아와 땅끝까지 뻗어나간다. 사도행전의 키워드는 ‘성령’과 ‘증인’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와 같이 평범하고 연약한 사람이었던 예수님의 제자들이 어떻게 목숨을 잃으면서까지 예수님의 부활을 증언할 수 있었을까? 그것은 그들이 부활하신 주님을 직접 목격했기 때문이고 그들에게 성령이 임하셨기 때문이다. 사도행전은 성령행전이라고도 불릴 만큼 성령의 역사가 강조되어 있다. 사도들이 힘있게 복음을 증거하고, 많은 사람들이 복음을 믿고 변화된 것들, 사도들이 행한 기적들 등 이 모든 일들이 성령이 역사하셨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예수님께서는 “오직 성령이 너희에게 임하시면 너희가 권능을 받고 예루살렘과 온 유대와 사마리아와 땅 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리라”고 말씀하셨다. 그런데 여기서 ‘너희가 내 증인이 되어라’고 하지 않으시고 ‘너희가 내 증인이 되리라’고 말씀하신 것을 생각해 보게 된다. 비슷한 말 같지만 이 둘에는 아주 큰 차이가 있다. ‘증인이 되어라’고 하셨으면 나의 의지와 행위가 중심이 되는 반면 ‘증인이 되리라’는 하나님께서 그것을 친히 이루시겠다는 하나님의 의지가 중심이 된다. 이를 통해 복음전파 사역도 내가 하는 것 같지만 주님이 하시는 것임을 깨닫게 된다. 예수 믿는 자들을 핍박하던 사울이 어떻게 변화되어서 목숨도 아끼지 않고 복음을 전파하는 사도가 되었는가. 그가 스스로 깨닫고 변화된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변화시켜주신 것이고, 하나님께서 성령을 주셔서 그가 힘있게 복음을 전파할 수 있었던 것이다. 유대인들이 복음을 거절함으로 바울과 바나바는 이방인들에게 복음을 전하고자 하는 소명을 확고히 하며 다음과 같이 말한다. “주께서 이같이 우리에게 명하시되 내가 너를 이방의 빛으로 삼아 너로 땅 끝까지 구원하게 하리라 하셨느니라”(행13:47, 사49:6인용) 이 구절에서도 마찬가지로 이방인 구원 사역의 주인공이 바울이 아니라 하나님임을 알 수가 있다. 사도행전을 읽으며 “나도 예수그리스도를 증언하는 증인의 삶을 살아야겠다” 라는 생각을 많이 하기도 했지만 사실 그것보다도 복음역사는 하나님께서 친히 이루신다는 믿음을 갖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러한 믿음이 있을 때 어떤 상황 가운데서도 낙심하거나 절망하지 않고 힘있게 복음 역사를 섬길 수 있는 것 같다. 우리의 연약함과 실패, 어떤 어려운 상황과도 상관없이 하나님은 지금도 쉬지 않고 구원역사를 이뤄가고 계시고 사도행전은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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