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작성자	신성진
ㆍ작성일	2010-09-15 (수)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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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보정신
얼마전 3층 형제독서실에 저녁에 들렀습니다. 몇몇의 학생목자님들과 양들이 공부를 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습관적으로 들른 것이라 집에 가려고 다시 문을 열고 나오는데 뒤에서 문득 소리가 들렸습니다. "목자님 제가 양보할께요. 여기서 공부하세요." 그리고는 환한 얼굴(?)로 자리에서 일어서더니 제게 양보해주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괜찮아요. 집에 가려는 길이었습니다."라고 말을 하고는 얼른 그 자리를 떴습니다. 마음이 편치 않은 것입니다.
도대체 학생이 왜 독서실에서 자리를 양보할까. 전쟁터에서 총을 빌려달라고 하면 잘쓰고 돌려 달라고 빌려줄 것인가. 평신도가 직장생활에서 "내 대신 직장생활 잘하세요."라고 하며, 과감히(?) 자리를 양보하는 것이 상상이나 갈까. 저는 지난 구 센터 1층 독서실에서의 치열한 자리다툼을 지금도 기억하고 있습니다. 서로 책상에 한권이라도 책을 더 얹어놓고 '침발라놓기'를 하는 모습이 역력하였습니다. 한 형제님은 책상에 책도 모자라 화이트보드를 걸어놓고,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서 메모를 해가면서 전력질주하며 새벽까지 공부하고 있었습니다. 다른 형제님은 책을 'ㄷ'자로 책상에 쌓아놓고, 그것도 부족해서 책상 밑에 또 책을 쌓아놓고 공부하고 있었습니다. 책이 발길로 막 차였습니다. 저는 이런 모습을 보며 한번도 정죄하는 마음을 가진일이 없습니다. 그것은 너무도 아름다운 모습이었기 때문입니다. 형제들이 자기의 가진 에너지를 전력을 다해 하나님을 위해 쏟는 모습이 너무나도 부럽고 아름다와보였습니다. 제가 앉을 자리가 없어도 감사를 하였습니다. 이분들의 눈에서 나오는 초롱초롱한 눈빛, 밤을 새워도 끄떡없는 체력이 부러웠습니다. 저라면 당장 허리가 아파서 인상을 쓰고 다녔을텐데.
새센터의 3층 형제독서실은 이제 질서가 잡혔습니다. 책상에는 더이상 책이 없고, 늘 정돈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그곳에는 과거에 있었던 그 열기도 함께 정돈되어 이미 빠져나가 버린것 같습니다. 학생은 직업이 공부라 무기도 다양할 것 같습니다. 이미 사물함도 들어온 상태이지만, 사물함안에 과연 얼마만큼의 책들이 들어갈까요. 그 'ㄷ'자 모양으로 배열된 책들이 말입니다. 차라리 책상위에 볼상사납게 각종 책들이 널부러져 있어서 자리다툼의 각축전을 벌이던 구 센터의 형제독서실이 지저분하지만 훨씬 활기넘치며, 형제들의 스피릿이 충만한 모습이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 아멘 -

mk 2010-09-15 16:20	사실 나도 비어있는 책상을 보니까 좀 썰령하게 느껴집니다. 공부하는 사람도 별로 없구....그래서 저도 신성진 목자님과 같은 생각입니다. 차라리 예전과 같은 모습이 더 나은 것 같아요 ... 공부벌레들이 책 쌓아놓고 열심히 공부하는 게 지금보다 더 좋을 듯 합니다...

손건수 2010-09-16 17:40	이전이 좋았다니 감사하네요..ㅎㅎ 저는 솔직히 조금 죄송스럽네요. 모두가 쓰는 공간임은 알고 있었지만, 저는 독서실을 내 방처럼 들락거리면서 책도 쌓아놓고 했지요. 왜냐하면 평소에 그곳을 쓰는 사람이 많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제가 한 차리 차지해도 별로 피해를 주진 않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항상 거기서 공부하던 사람으로서 정도 넘치고 편하고 좋았습니다. 그런데 어떤 목자님들은 이런 것이 많이 불편하셨나 봅니다. 그래서인지 새 센터에서는 사유화하지 못하도록 관리하라고 부탁받았습니다. 모범을 보여야 할 사람이 나서서 사유화를 했으니, 저는 더이상 할 말이 없더군요... 지시대로 따를 뿐이지요. 그때 책상에 책들 널부려놓았던 주범은 지금 구 센터에 또 책들 널부려 놓으면서 편하게 공부하고 있답니다. 얼마나 더 이 공간을 쓸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지만, 저도 정이 넘치는 그런 분위기가 더 좋아요..

한혁상

2010-09-16 19:33

형제독서실의 분위기가 예전보다는 어색하지만, 보다 여러 사람이 공평하게 사용하도록 배려해 준 지금의 변화에 또한 감사하고 있습니다(특히, 악역(?)을 맡아 준 손건수 목자님께 감사함). 아름답고 구수한 추억이 담긴 옛 센터를 정리하고, 하나님께서 새 계획 가운데 우리를 이곳에 보내셨듯이, 우리도 몇 몇 익숙한 습관을 버리고, 새로운 자세를 가다듬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새 부대가 당장은 어색해 보이지만, 그 안에 담길 새 포도주는 우리가 그간 맛보지 못한 더 좋은 것일 수도 있지 않을까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최근들어 센터 독서실을 자주 이용하고 있습니다. 장막과의 거리도 가까워 진데다, 늘 정돈된 자리가 있기 때문입니다. 누구나 부담없이 공부할 수 있도록 한 형제독서실의 변화는 긍정적인 것이라 생각합니다. 저도, 과거의 열기가 그립지만, 안암의 청년들이 새로운 모양의 열정으로 갈아입고 다시금 그 곳을 뜨겁게 달구며 더욱 열매 맺기를 기도합니다.


손건수	ㅋㅋㅋ 감사 ㅋㅋㅋ	9/17 00:44

손건수	저도 악역은 싫습니다만, 아무래도 준칙(rule)을 적용해야 할 것이 맞아보였기 때문에 조금 strict하게 되었네요.	9/17 00:46

원수

2010-09-17 21:08

우리들이
영국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것은 뭘까요? ---신사와 숙녀
프랑스라고 하면 떠오르는 것은 뭘까요? ---로맨틱
그러면 한국이라고 하면 떠오는 것은 월까요???

정답은 정(情)입니다.
정감적이라는 말이 되겠죠. 규칙보다는 情에 더 치우치는 감을 준다는 말도 되겠죠잉.^^

사랑은 남녀 간의 사랑, 부모와 자녀 간의 사랑, 신과 인간 간의 사랑으로 나눠져 있다고 일대일 목자님께서 들어본 적 있습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향한 지고지순의 사랑이기 때문에 독생자 예수님을 죽이실 수가 있었습니다. 이 지고지순의 크신 사랑은 바로 정이 아닐까 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 생전에 무조건적인 사랑을 고취하셨습니다. 중국의 공자님도 인간사랑(仁)을 고취하였습니다.

로마서 7장 말씀은 법률과 은혜의 관계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법률은 죄를 지은 자에게 정죄와 죽음을 요구합니다. 그러나 예수그리스도의 죽으심으로 말미암아 우리가 죄를 지었더라도 용서를 받고 은혜를 입을 수 있습니다. 예수님은 사랑과 은혜가 충만하신 분이시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신앙생활의 목적은 예수님이 어떤 분이신가를 배우고 따라하는 것입니다. 여기의 포인트는 두 가지 있는데 배움과 따라함입니다. 바꿔서 말하자면 따라하기 위해서 배우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에 "学以致用"라는 말이 있는데 영어로 "to study something in order to apply it"입니다. 우리가 예수님에 대하여 배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장 근본적인 목적은 배운 다음에의 따라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노자도 이렇게 말했습니다. 和諧世界, 以道相通.(화해세계, 이도상통). 이는 도덕경에 나오는 말인데 여기에 나오는 "도"는 도덕경의 가장 높은 범주라고 합니다. 그렇지만 이 도는 하나님이 주신 사랑의 말씀이라고도 이해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도서실 문제에 대해서 저는 중국식으로 한 마디 하면 이해만세(理解萬歲)라는 것입니다. 서로 사랑함으로써 이해하자.


조인현	원수형 대박 ㅋㅋㅋ	9/20 19:53

신성진 2010-09-18 06:27	우리 학생목자님들의 열정어린 글들을 보니, 평소 얼마나 하나님의 역사에 관심이 많은가를 볼수 있어서 감동하였습니다. 이런 열정과 주인의식이 있을때, 여러 사소한 문제들도 하나님 안에서 베스트로 해결될 것을 믿습니다. 감사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