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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를 믿음으로 한다?
축구는 재미있습니다. 몸이 찌뿌드할때 넓은 운동장에 나가면 가슴이 뻥 뚤리는 것 같습니다. 잘하지는 못하지만 같이 열심히 땀을 흘리고 나면 몸도 마음도 상쾌해 집니다. 정말 주일예배 끝나고 하는 축구시간은 평신도들이나 축구를 좋아하는 학생목자님들이나 정말 기다려지는 시간입니다. 저는 92년부터 저희 모임에서 축구를 했습니다. 사실 그당시에는 축구보다는 농구였기 때문에 밤늦게가지 장막식구들하고 농구하는게 양들의 즐거움 중의 가장 큰(?) 즐거움이었습니다. 그 당시 축구는 별 인기가 없었습니다. 현주엽 서장훈 마이클 조던과 같은 화려한 스타플레이어들이 골을 갖고 장난(?)치는 모습이 우리의 마음을 더 휘어잡았습니다. 고연전때에도 농구표는 구하기 힘들었지요. 군대에서 제대를 하고 한참있다가 평신도가 되면서부터 농구대신에 센타에도 축구붐이 일기 시작했습니다. 농구는 3:3을 많이 하다보니 한번 할 수 인원이 얼마되지 않지만 축구는 한빵에 그냥 양들이고 목자고 다 참여할 수 있기 때문에 센타가 커지고 양들이 많아질 수록 축구가 더 귀하게 쓰임받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축구를 시작한지 언 7-8년이 된 것같습니다. 하지만 실력은 여전히 흐흐.. 다들 아시다시피 기대할 수 없는 수준입니다. 그런데 모든 운동이 그렇지만 특히 개인운동이 아닌 팀으로 구성해서 하는 운동의 경우 많은 유익한 점이 있습니다. 그 중에서 저는 저에게 있어서 축구는 어떤 의미가 있는지 생각해 보고 싶어서 이렇게 몇자 적게 되었습니다. 축구를 하다보면 그 사람의 성격과 기질 심지어 믿음의 수준까지도 적나라하게 다 들어납니다. 저는 이 사실을 축구를 처음시작하면서 지금까지 계속해서 느끼고 경험해보았습니다. 그래서 축구를 하다보면 참 재미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평소에는 신사적인 것 같은데 축구하다보면 불의한 업사이드에 고함을 지르고 상대방의 감정섞여보이는 반칙에 혈기가 충만하여 감당할 수 없는 사람이 됩니다. 어떤 사람은 상대방을 정죄하느라 정신이 없고 어떤 사람은 내가 실수하면 어떻하나 걱정하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할 수 있는데도 두려움 때문에 뚫고 나가지 못하기도 하고 패스를 해야 하는데 공만 받으면 공과 나밖에 보이지 않는 사람도 있습니다. 한번 뚤리면 오기가 발동하여 끝까지 이를 악물고 공을 좇아가 공격수를 아작을 내는 사람도 있습니다. 누구나 그렇지만 저도 내가 맡은 구역에서 내가 뚫히면 자존심이 상하고 내가 실수하면 자학과 자책으로 괴로와하였습니다. 어찌해서든 실패를 만회해야 하고 내가 잘해야 하는 축구입니다. 그래서 공을 잡으면 어찌하던지 뚫고자 합니다. 하지만 실수 할까봐 제대로 뚫지도 못합니다. 그런 축구는 잘하면 좋지만 못하면 축구가 지옥이됩니다. 그런데 문제는 잘하는 경우는 극히 일부분이고 대부분 삑사리를 내고 알을 까는 것이 대부분이라는 사실입니다. 정말 주일예배때 은혜를 받고 축구장에 나가면 몸은 상쾌한데 마음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항상 오늘은 어떻게 할까 어떤 포지션을 잘 할 수 있을까? 실수하면 어떻하지? 등등 이것이 저의 과거 축구생활의 모습이었습니다. 저에게 있어서 요즘은 정말 뭐라고 달리 표현할 말이 없지만 축구할 때는 믿음으로 한다는 표현이 맞는것 같습니다. 사람앞에서 하는 것도 아니고 내가 어느 포지션을 하고싶다기 보다는 내가 맡은 포지션을 책임감있게 끝까지 떠나지 않고 잘하나 못하나 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힘들어 그만 뛰고 싶을 때마다 생각합니다. "지금 나에게 결정적인 기회가 오면 어떻게 할까?" 사실 지쳐서 몸이 힘들 때는 결정적인 기회가 오는 것도 힘들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기회가 올때 힘들어 하며 무기력하게 있다가 상대방에게 뚤려 공을 준다든지 결정적인 순간 공을 받았는데 준비없이 슛을 못한다면 그처럼 미안한 일도 없을 것이란 생각도 하게 됩니다. 축구를 시작할 때마다 이런 긴장감과 두려움이 있습니다. 저에게 있어서 축구는 운동이지만 사실 저의 내면을 날마다 확인하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유감스럽지만 아직 이 내면의 문제를 완전히 극복하지는 못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축구를 믿음으로 하고자 노력합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내면의 두려움을 믿음으로 싸우는 연습장입니다. 저는 이번 주일에도 시간이 허락되면 축구장에 나갑니다. 축구장에서의 기분좋은 긴장감과 함께 나의 내면의 두려움의 문제앞에 나의 모습을 매번 확인하는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안암축구부 평신도목자님들과 학생목자님들 그리고 새내기 양들에게 있어서 축구가 단순한 운동을 위한 친목도모가 아닌 자신의 솔직한 모습을 경기중에 확인해 보고 거기에 도전하고 하나님을 믿는 믿음안에서 성장하는 귀한 도구로 사용되어질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참.. 두서없이 길었습니다. 동감이 안되시더라도 그냥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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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외(AWE)
2008-05-07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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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읽으니 저도 가서 축구를 하고싶어지네요 내면문제를 비교적 직접적으로 만날 것을 생각하니 믿음의 축구의 세계에 발을 내딛고 싶어지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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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청
종된겸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