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BF > 안암 > 컬럼 > 나는 독서왕(2세 환영!!!)

ㆍ작성자	Jesuslove
ㆍ작성일	2016-01-28 (목) 14:53

ㆍ추천: 1 ㆍ조회: 1104

ㆍIP: 59.xxx.24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를 읽고
(출판사- 책만드는집)

영미권 작가 125명이 뽑은 책 1위에 선정됐으며, 첼리스트 장한나가 가장 좋아하는 책이라고 해서 읽어보게 되었다.
배경은 19세기 러시아. 미모가 빼어나고 우아하며 총명한 최상류층 여인인 안나는 남편(카레닌)도 있고 아이도 있지만 무심한 남편에게서 사랑을 느끼지 못 하자 다른 남자(브론스키)와 사랑에 빠져 가정을 버리게 된다. 남편은 자신의 명예 때문에 이혼을 허락해주지 않고 안나는 브론스키에게 점점 더 매달린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브론스키도 안나에게서 싫증을 느껴 사랑이 식은 모습을 보이자 안나는 절망하여 달리는 기차에 뛰어들어 자살을 한다는 내용이다. 그런데 안나와 브론스키, 카레닌의 삼각 관계 말고도 이 소설에서는 레빈과 키티 부부의 이야기가 또 하나의 중요한 축을 차지한다. 레빈과 키티 부부는 사소하게 잘 다투기도 하지만 서로 사랑하는 마음만큼은 변함이 없으며 성실하게 일상생활을 영위해나간다. 어쩌면 안나의 불온하고 비극적인 사랑과 대비시키고자 하는 장치인지도 모르겠다.
솔직히 불륜을 소재로 한 소설을 많이 봐서(적과흑도 그렇고 보바리부인도 그렇고..) 불륜을 소재로 한 소설은 더 이상 흥미 있게 읽히지가 않는다. 스토리가 비슷하기 때문이다. 배우자는 무심하고, 배우자가 아닌 다른 사람과 열렬한 사랑에 빠지지만 이내 배신을 당하고 상처받은 주인공은 비극적인 결말을 맞는다. 불륜을 소재로 하더라도 이런 이야기 구조에서 좀 벗어나면 좀 더 창의적인 소설이 나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무도회가 열리기 전 남자들에게서 관심과 청혼을 받을 생각으로 한껏 부풀어 있는 어린 키티에게 유부녀인 안나가 해 준 다음 말이 이 소설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다.
“아, 정말 좋은 나이예요. 나도 스위스 산에 걸려 있는 안개 같은 기분을 기억해요. 그 안개는 내 소녀 시절의 마지막을 행복한 기운으로 덮어주었지요. 하지만 그 행복은 생각만큼 오래 가지 않고 행복을 기대했던 그 길은 점점 좁아지지요. 그 길을 지나오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많은 사람들이 느끼는 그 감정을 어쩌면 저렇게 탁월한 문장으로 표현했을까. 그러나 가정의 행복 또는 사랑의 행복은 기대만 할 것이 아니라 그 사랑을 가꾸고 지키기 위해 계속해서 노력해 나가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는다면 사랑이 점점 식는 것은 당연한 것 같다. 그리고 안나가 파멸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자기 인생의 의미, 존재의 의미를 이성과의 사랑에서만 찾았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남편에게 사랑받지 못 해도 살아갈 이유는 얼마든지 있을 텐데 말이다. 안나가 말한 대로 키티는 결혼하고 나서 처음 연애할 때 환희에 부풀었던 마음이 가라앉지만 그렇다고 해서 남편을 사랑하지 않거나 결혼한 것을 후회하거나 하지는 않는다. 아이도 낳고 기르며 연애할 때와는 또 다른 환경과 사랑을 받아들이고 그 사랑을 지키기 위해 노력해나간다.
얼굴 한 번 안 보고 결혼하여 자식들 많이 낳고 평생 힘들게 농사일 하고 자식들 뒷바라지 하며 좋으나 싫으나 한 남편만 바라보고 살았던 옛날 우리나라 여인들은 참 대단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남편이 외도한 경우도 있고 시어머니의 시집살이도 있었을 텐데 말이다.)
소설의 구성면에서는 안나가 죽은 뒤에도 소설을 끝내지 않고, 갑자기 삶과 죽음에 대해 고민하는 레빈의 이야기를 뒷부분에 장황하게 쓴 것이 엉뚱하게 느껴져 아쉬웠다. 그냥 안나가 죽는 것으로 소설을 끝냈으면 더 진한 여운이 남았을 것 같다.

mk 2016-07-30 15:58	안나 까레니라 이야기를 들을 때면 차이코프스키의 '안단텐 칸타빌레'가 생각나지요.

번호	글 제 목	작성자	조회	추천
53	토마스 하디의 ‘테스’를 읽고	Jesuslove	1423	7

52	'구원 그 즉각성과 점진성'을 읽고	Jesuslove	2178	4

51	캐치 미 이프 유 캔	신성진	1152	12

50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실격’을 읽고	Jesuslove	2382	5

49	‘만화 플라톤 국가’를 읽고	Jesuslove	2060	6

48	리더는 사람을 버리지 않는다	신성진	1114	6

47	‘만화 토마스 모어 유토피아’를 읽고	Jesuslove	1855	4

46	‘만화 헤로도토스 역사’를 읽고 [1]	Jesuslove	1797	1

45	'만화 마키아벨리 군주론'을 읽고	Jesuslove	1542	2

44	'1등의 습관'을 읽고	Jesuslove	3617	2

43	'영국 바꾸지 않아도 행복한 나라'를 읽고	Jesuslove	1104	5

42	찰스 디킨스의 '위대한 유산'을 읽고 [1]	Jesuslove	1254	13

41	버마 선교사 져드슨의 생애 [1]	신성진	1408	13

40	아트 스페셜 3 ‘프리다 칼로’를 읽고	Jesuslove	921	4

39	마르케스의 ‘백년 동안의 고독’을 읽고 [1]	Jesuslove	1048	4

38	정희모, 이재성의 ‘글쓰기의 전략’을 읽고	Jesuslove	1296	3

37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를 읽고 [1]	Jesuslove	3248	4

36	알베르 카뮈의 ‘페스트’를 읽고 [1]	Jesuslove	4172	4

35	샐린저의 ‘호밀밭의 파수꾼’을 읽고 [1]	Jesuslove	1028	2

34	헤르만 헤세의 '황야의 이리'를 읽고	Jesuslove	2102	3

33	펄 벅의 '대지'를 읽고	Jesuslove	853	5

32	오 헨리의 '마지막 잎새'를 읽고 [1]	Jesuslove	1646	5

31	해리엇 비처 스토의 ‘톰 아저씨의 오두막’을 읽고 [1]	Jesuslove	1645	8

30	윌리엄 골딩의 ‘파리대왕’을 읽고	Jesuslove	2921	9

29	빅토르 위고의 ‘레 미제라블’을 읽고 [1]	Jesuslove	3157	16

28	찰스 디킨스의 ‘두 도시 이야기’를 읽고 [1]	Jesuslove	1857	10

27	이용규의 ‘내려놓음’을 읽고	Jesuslove	1424	7

26	루이자 메이 올컷의 ‘작은 아씨들’을 읽고	Jesuslove	989	6

25	'위대한 이단자들'(최덕성)을 읽고	mk	1357	1

24	정두희의 ‘내 안에 살아 숨쉬는 역사’를 읽고	Jesuslove	1101	1

23	히로나카 헤이스케의 ‘학문의 즐거움’을 읽고	Jesuslove	1240	7

22	스캇 펙의 ‘끝나지 않은 여행’을 읽고	Jesuslove	1222	1

21	허수정의 ‘이방원 정도전 최후의 전쟁’을 읽고	Jesuslove	1482	4

20	레마르크의 ‘개선문’을 읽고 [2]	Jesuslove	2554	1

19	정지은, 김민태의 ‘아이의 자존감’을 읽고 [1]	Jesuslove	2388	1

18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를 읽고	Jesuslove	1372	2

17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를 읽고 [1]	Jesuslove	1104	1

16	헤르만 헤세의 '수레바퀴 밑에서'를 읽고 [1]	Jesuslove	1552	1

15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를 읽고	Jesuslove	1556	1

14	공지영의 '딸에게 주는 레시피'를 읽고	Jesuslove	1207	3

13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를 읽고	Jesuslove	3828	1

12	셰익스피어의 '맥베스'를 읽고	Jesuslove	2236	2

11	미우라 아야꼬의 '이 질그릇에도'를 읽고 [1]	Jesuslove	2927	8

10	2015년 하반기에 읽은 책들과 간단한 소감 [1]	Jesuslove	947	3

9	미움받을 용기 [1]	Jung Sik Jeong	1233	17

8	'우리 아이들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문중호 저)	mk	1245	1

7	서평 : '아트 오브 워십'을 읽고	이창무	1425	2

6	베니스의 상인 [1]	북웜	1270	37

5	그 청년 바보의사	복음전달	795	15

4	DL무디 자서전을 읽고	황노아	2975	14

3	어린 왕자 - 생택쥐페리 원작 [1]	황노아	1143	28

2	벨기에 신앙고백을 읽고... (부흥과개혁사, 편역:김학모, 2015)	종된겸손	1228	13

1	나는 독서왕 코너를 개설했습니다.	안겸손	1457	0

	1 2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