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서지의 망중한
피서지의 망중한
말복의 기세가 참으로 대단하다. 한낮의 작열하는 태양의 더위로 인해 앉아있기가 고통스럽다. 사람들은 이런 더위를 피하고자 휴가를 얻어 산으로 바다로 피서를 간다. 보통 피서지를 정할 때 젊은 사람들은 바다를 좋아하지만 나이가 들면 산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다. 탁트인 바다는 보기만 해도 가슴이 후련해 지고, 파도타기와 더불어 시원한 바닷바람은 참으로 매력적이다. 그러나 헐러덩 살갓이 벗겨지고 빨갛게 데워진 살갓은 쓰라리고 고통스럽다. 또한 한번 바다에 들어갔다 나오면 샤워를 해야 하고, 수많은 사람들의 홍수로 인해 지치기 일쑤인 것도 사실이다.
반면, 산의 계곡은 어떠한가? 서울에서 30분간 지하철을 타고 30분 정도 산을 오르면 시원한 수락산 계곡에 오를 수 있다. 정상에서부터 쏟아져 내려오는 시원한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나무그늘에 앉아 정답게 못다한 얘기도 하고, 책(성경도 좋다)을 읽다가 한숨 자고 일어나서 챙겨간 김밥을 먹고 과일을 먹는 재미란 무릉도원이 따로 없을 정도다. 정말 저렴한 가격에 피서를 하는 최상책이 아닐까 한다.
죄로 더러워진 욕된 세상을 떠나 청산에 살고픈 마음도 잠시 들 정도이다. 그러다가 한줄기 시원한 계곡의 바람이 얼굴을 스쳐가노라면 에어컨 바람은 저리가라 할 정도로 고맙기 그지없다. 지금도 징조와 사시와 일자와 연한을 신실하게 이루어 가시는 하나님은 8월의 작열하는 뜨거운 태양빛을 주셨지만, 우리에게 시원한 계곡과 바다를 주셔서 한여름 무더위를 피하게 하신다. 얼굴에 땀이 흘러야 먹고사는 세상의 고단한 삶속에서 폭양을 피하는 바위그늘과 같이, 우리네 고단한 삶을 쉬어가라고 시원한 계곡과 바다를 허락하신 듯 싶다. 인간의 쉼을 위한 창조주 하나님의 섬세한 배려가 온 몸으로 느껴진다. “천하의 물이 한곳으로 모이고”(창1:9) 하시는 창조의 기획가요 설계자이신 창조주 하나님의 마음이 푸근하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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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