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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잔이 넘치나이다’의 맹의순 씨
2004.08.21 ======================================== ‘내 잔이 넘치나이다’의 맹의순 씨 ======================================== 맹의순 씨는 피난 중 공산군으로 오인 받아 거제도 포로수용소에 수감된다. 수용소 군목은 그가 독실한 크리스챤임을 알고 수용소 병원에서 일하게 하였다. 공산군 병사들은 처음에 그를 ‘예수 미치광이’란 별명으로 불렀다. 틈만 나면 인민군 환자를 찾아가 성경을 읽어주고 중공군 환자를 찾아 다니며 알아듣지도 못하는 그들을 위하여 기도해 주는 것이었다. 얼마 후 공산군 병사들은 맹의순 씨를 ‘거제도의 성자’라고 부르게 되었다. 기도와 성경읽기 때문에 붙은 별명이 아니다. 맹의순 씨는 그들의 얼굴과 손 뿐만 아니라 몸을 씻어주고 발까지 씻어주었던 것이다. 그의 얼굴에는 언제나 미소가 있었고 그의 행동에는 참다운 사랑이 있었던 것이다. 맹의순 씨 자신은 불치의 질환인 뇌암을 가지고 있었다. 어느 날 그는 한 중공군 병사의 발을 씻어 주다가 앞으로 쓰러졌다. 그것이 그의 최후였다. 미소가 담긴 평화로운 얼굴로 영원한 세계로 갔다. 그의 곁에는 발로 씻던 물대야와 성경 한 권이 있었다. 맹의순 씨의 죽음을 보고 울지 않는 사람이 없었다. 미군 군의관도 한국인 행정관도 인민군도, 중공군 병사도 모두가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1953년 4월의 일이었다. - 최희섭- ---------------------------- ‘내 잔이 넘치나이다’ - 믿음의 글, 작가 정희연- <책 소개> 부모 형제의 죽음과 6·25 참사, 인민군의 모진 고문, 거제리 수용소 포로생활을 거치면서 진정한 성자의 삶을 보여 준 실존 인물 맹의순의 삶을 형상화했다. 26세의 나이로 중공군 포로환자들을 돌보다 쓰러진 한 신학도의 삶이 소설가 정연희의 손끝을 통해 깊은 감동으로 되살아난다. 1983년 작을 1996년에 개정하여 출간했다. <저자의 글> 이 글을 쓰기 위해서 주님 앞에 무릎을 꿇고 눈을 감는다. 《내 잔이 넘치나이다》가 출간된 지 13년. 나는 그 책의 저자로서가 아니라 그 책을 쓰도록 부름 받은 자로서의 은혜를 간직하고 싶을 뿐이었다. 맹의순 선생님의 사랑과 고뇌를 내 가슴에 생생하게 간직한 삶을 살 수 있기만을 원했다. 더구나 그 책을 쓰기 5년 전, 나는 사망의 골짜기에서 건져졌고, 그렇게 새로 태어난 나에게 그 일이 맡겨졌다는 것을 기적으로 믿었기에 더욱 그러했다. 맹의순 선생님은 실존 인물이었다. 내가 원한 것은 그 분의 성품이나 사건을 통한 행적(行蹟)을 알고자 한 것이었으나 만나본 사람들의 대답은 이상하리만치 한결같았다. "에에… 그분은 성자(聖者)같은 분이었지요…." "그러믄요, 그 분은 성자셨어요." 그의 삶은 하나님의 말씀에 부단히 귀를 기울이며 그 말씀을 따라 말없이 순종했던 삶이었기에, 자신을 내세우거나 소리를 높였던 일이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그 누구도 그 분의 행적을 떠들썩한 말로 표현할 수가 없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오직 하나님의 나라에서 그를 기념하시다가 그 사랑의 숨결을 우리에게 연결시켜 주시기 위하여 그가 이 땅을 떠난 지 30여 년 만에 그 분을 우리 앞에 세워주신 것은 아니었을까. 그의 살아 생전에 그 ‘이마에 찍힌 표(標)’를 알아 본 사람이 누구였을까. 이 세상에서 일어나는 기막힌 가증(可憎)함을 겪으며 그 영혼이 한없이 탄식하며 울다가, 스물 여섯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난 그에게 하나님이 찍어주신 '이마의 표(標)'를 평범한 인간들이 어찌 알아볼 수 있었겠는가. 주님은 때가 급한 이때에, 맹 선생님을 만나 우리도 그가 받은 이마의 표적을 받으라는 뜻으로 그를 우리에게 보내셨으리라 믿는다. 다만 두려운 것은, 그 분의 면모를, 그리스도의 생명으로 살았던 그의 사랑을, 있었던 그대로 그려내었는지 알 수 없는 그것이다. 14년 전 부활절 즈음해서 생면부지의 사람에게서 날아온 편지 한 통이 《내 잔이 넘치나이다》를 낳았고 13년 동안 많은 사람이, 맹의순 선생님을 만나면서 각 심령에 그리스도를 심는 은혜가 넘쳤음은 오직 주님의 뜻이 이루어진 일로 믿어 감사 감사할 뿐이다. 그 편지를 띄워주신 박재훈 목사님께서 이제는 은퇴 후에 작곡에 전념을 하고 계시니, 지금은 그 은혜의 열매를 기다리면서 하나님이 주시는 배역(配役)과 하나님의 때는 얼마나 신비스러운지… 가슴이 설렌다. 출간 13년 만에 개정판(改訂版)을 내면서 다시금 주님 앞에, 그리고 맹 선생님 앞에 마음과 영혼과 옷깃을 여미고, 내 영혼을 정결케 지킬 수 있도록 도와주심을 기도할 뿐이다. 시골집에서, 가뭄 끝에 단비 내리는 빗소리를 들으며 1996년 6월 18일 새벽에 -글/정연희(저자, 쿰회보 96.07) ---------------------------- 불현듯 이 책이 생각났다. 이 책을 읽은지 거의 10여년이 되는 것 같은데 문득 위의 요약의 글과 작가의 글을 읽다가 다시 한번 한국의 성자 맹의순씨를 기억하게 된다. 나는 이 책을 읽어가다가 맹의순 씨의 삶으로 인해 아주 깊은 감동을 받았었다. 이렇게 말하면 어떨지 모르겠지만 ‘그 감동은 뜨거움을 지나 가슴 섬뜩한 감동’이었다. 한 젊은이가 포로수용소를 나올 수 있는 기회까지도 버리고 여전히 거기 남아 병들어 고통하는 인민군, 중공군들을 섬기는 이야기- 정희연 씨의 ‘ 내 잔이 넘치나이다’의 내용이다. 이미 많은 분들이 이 책을 읽었겠지만 아직 안읽어 보았다면 우리 형제 자매들이 꼭 한번 읽어보기를 권하는 바이다. 물론 그 스토리 전개 속에는 작가의 극적 touch 가 있기는 했겠지만 이것을 감안하여 읽는다 하더라도 맹의순 이란 실제 인물의 삶이 감동적인 것만은 틀림 없다. 이 책의 작가가 쓴 위의 글 속에서 “그의 삶은 하나님의 말씀에 부단히 귀를 기울이며 그 말씀을 따라 말없이 순종했던 삶이었기에, 자신을 내세우거나 소리를 높였던 일이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그 누구도 그 분의 행적을 떠들썩한 말로 표현할 수가 없었는지도 모를 일이다.”라고 말한 이 부분에 깊이 공감하는 바이다. 요즘 사람들은 무엇 하나를 하면 너무 시끄럽다.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사는 것 같은데 내심 말씀대로 살아가는 자기를 알아주기 바라는 마음이 있다. 그들은 신앙으로 자신을 광내고 싶어한다. 광이 나고 싶어한다. 자기가 한 일에 대해서는 끊임없이 인정되고 기념되어지기를 원한다. 또 사람이 그렇게 해주지 않으면 마음이 섭섭하다. 이럴 경우 그들은 남들을 위해 괜한 고생을 했나 하는 생각까지 한다. 심지어 자기의 수고를 알아주지 않는 사람을 원수 삼기도 한다. 그러나 작가가 말한데로 맹의순씨는 하나님 말씀을 따라 살면서도 조용하기만 했다. 젊은 청년이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었는지, 수용소 밖에 자기를 기다리는 사람, 그리고 자기가 그토록 보고 싶어하는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리고 수용소 밖으로 나갈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그는 이를 포기했다. 그는 이런 것보다는 자기의 신앙에 대해 적대적인 포로로 가득한 더럽고 구차한 수용소 안에서 자기 할 일을 찾았다. 그는 그것이 하나님이 자기에게 맡기신 일임을 믿었기 때문에 모든 것을 포기한 것이다. 그리고 그 믿음대로 그렇게 말씀을 따라서 말없이 섬기며 살다가 소천하였다. 거제도 포로 수용소에 있다가 전쟁이 끝난 후 본국으로 돌아간 당시 중공군 포로 중에 지금까지 살아 있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들은 거의 반세기가 지난 지금도 그때의 맹의순씨에 대한 감동을 말한다고 한다. 그런 만큼 그의 삶은 그를 만난 사람들의 가슴 속 깊이 감동을 새겨 넣은 것이다. 그 감동은 세월이 지나가도 사람들의 가슴 속에 지워지지 않는 것이었다. 왜냐하면 그것은 온전한 자기 부인과 순수한 희생과 사랑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쩌면 좋은가. 우리는 남이 알아주지 않으면 속이 시끄럽고 잠도 제대로 안오니 말이다. 심지어는 내가 드러나기 위해 남을 희생시키기까지 하니 말이다. 우리는 사실 자기 안에 스스로 보아도 잘란 것이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곧 잘 이러는 것이다. 자기 자신에 대한 과대망상, 자기 편집증에 걸린 사람들 같이... 예수님은 영원하시고 영광에 충만하신 하나님이셨다. 그러나 인간 구원을 위해 이 땅 말구유에 조그만 아기의 모습으로 오시고 갈릴리 촌구석에서 성장하셨다. 그리고 거기서 영육간의 병든 영혼을 섬기시며 끝내는 십자가에서 피흘려 죽기까지 하셨다. 자신이 하나님의 아들이심을, 그리스도 이심을 자랑하지 않으셨다. 또한 자신이 누구인지 제자들이 알았을 때는 겸손히 종의 모습을 하고 그들의 발을 씻겨주셨다. 예수님은 사람들에게 어처구니 없이 죄인 취급 받는 것을 억울하다고 하지 않으셨다. 다만 아무 것도 아닌 자같이 하나님의 뜻과 말씀을 따라 그 생애를 마치셨다. 그래서 예수님의 생애는 그때나 지금이나 여전히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감동이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도 이렇게 스스로에게 말해보자. ‘조용히 살다 가자. 예수님같이, 맹의순씨같이...말씀을 따라 자기 할 일을 해나가면서..’- 내가 움직일 때마다 나는 소리는 오직 복음 전하는 소리, 그리고 그들의 발을 씻어줄 때 대야에서 나는 물소리만 있게 하자. - ---------------------------------- “ 인자의 온 것은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라 도리어 섬기려 하고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의 대속물로 주려 함이니라 ” - 고린도 전서 13: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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