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와 안탄데 칸타빌레
우리 교회 홈페이지에 '나는 독서 왕' 코너에 한 사모님이 톨스토이의 '안나 까레리나' 를 읽고난 후기를 올렸다. 슬픈 이야기인데 문득 톨스토이가 차이코프스키의 '안단데 칸타빌레' 연주를 들으며 눈물을 흘렸었다는 이야기가 떠올랐다. 70년 대에 학교도 다니지 못하고 모든 것이 막막하게 여겨지고 고통스러울 때 나도 한 밤 중에 이 음악을 듣다가 눈물을 흘렸던 것이 기억난다. 이후 많은 세월이 지났다. 그런데 그때의 그 안나 까레리나의 슬픔과 톨스토이의 눈물, 차이코프스키의 음악은 내 앞에 여전히 슬픔이다. 슬픔과 눈물은 아무도 피할 수 없는 우리 모두의 삶이다. 우리는 그것을 음악으로 달래본다. 음악이 해결책은 아니지만 그래도 음악은 위로가 되어준다. 그런데 예수님의 십자가에서 흘려 나오는 음악이 있다면 어떤 음악이 나올까 상상 해본다. 예수님이 죽으신 후 아리마데 요셉이 예수님의 시신을 가져다 장사했는데 그 시신이 내려진 십자가, 아직 예수님이 부활하지 않으셨을 때 못자국과 핏자국이 선명한 거기서 이런 음악이 흘러나올 것 같다. 십자가는 슬픔이다. 그 슬픔이 음악이 되어 우리 곁에 온다면 이런 음악이 되지 않을까. 주님은 우리의 슬픈 마음을 이렇게 어루만져 주실 것만 같다.
십자가와 안탄데 칸타빌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