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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더맨 (Spiderman)
 2004.7.30 ======================== 스파이더맨 (Spiderman) ======================== 요즘 시중에 ‘스파이더맨 2’가 나와 인기리에 상영되고 있다고 한다. 나도 이 영화 만큼은 웬지 시간을 내서 꼭 보고 싶다. ‘스파이더맨’ - 이는 실로 듣기만 해도 신나고 가슴 설레는 이름이기 때문이다. 나는 어릴 때 ‘배트맨(Batman)’과 ‘스파이더맨(Spiderman) 만화 영화를 정말 재미있게 보았었다. 배트맨은 볼 때마다 얼마나 스릴과 모험에 넘치는지 나는 숨을 죽이고 손에 땀을 쥐어가면서 보았다. 그러나 이와는 달리 스파이더 맨은 아주 신나게 보았다. 그 내용이 무엇이었는지는 기억이 잘 안나는데 하여간 손목에서 나오는 거미줄를 팍 팍 쏘아 가면서 이 건물 저 건물 사이의 공간을 훨쩍 훨쩍 날아다니는 모습은 정말 환상적이었다. 정말 스파이더맨같이 거미줄을 팍팍 쏘아가면서 도심의 고층 빌딩사이를 누빌 수 있다면 얼마나 신날까? 스파이더맨은 정의의 사나이다. 그는 악이 있는 곳에 홀연히 나타나 악을 응징하고는 아무런 자기의 흔적을 남기지 않고 사라진다. 그리고 어디서 또 악이 나타나면 그곳에 줄을 타고 나타나 악을 응징하고 또 사라진다. 불타는 건물에 용감히 들어가 아기를 구해내기도 한다. 사람들은 이런 그의 출현에 환호한다. 모두들 그를 좋아한다. 그러나 이런 환호 가운데서 그는 때로는 사람들에게 악한으로 오해받기도 한다. 이는 영화를 보는 사람이 함께 안타까워하는 부분이다. 관객은 스파이더맨이 속히 그 억울한 오해에서 풀려나기를 바란다. 그러나 스파이더맨이 더 좋은 것은 이런 오해 속에서도 그는 자기 할 일을 열심히 한다는 것이다. 그는 자기가 오해받는 부분을 사람들에게 굳이 변명하고자 하지 않는다. 나는 최근에 ‘스파이더맨 1’ 비디오를 빌려다 아들과 함께 보았다. 내가 굳이 이것을 빌려 보게 된 것은 최근에 ‘스파이더맨 2’가 나와 사람들 간에 인기를 끌자 어릴 때의 그 멋진 만화 영화 스파이더맨의 감동을 다시 한번 누리고 싶었기 때문이다. 내 마음 속에는 아직도 그때의 그 동심이, 꿈이 살아 있는가보다. 그리고 내가 느낀 스파이더맨의 감동을 아들도 누리기를 원해서였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영화는 마음에 쏙 들도록 재미있었다. 나는 언젠가 배트맨이 영화로 된 것을 보고 크게 실망한 적이 있었다. 그 만화 영화 고유의 아슬아슬함을 잘 느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역시 만화 영화의 상상을 실제 인물 영화가 제대로 구현하기는 힘든 것이구나 하는 것을 생각했었다. 그런데 이번에 본 스파이더맨은 좀 달랐다. 그것은 만화 만큼이나 재미있었다. 스파이더맨 1을 보고 나면 그 영화 속에 나오는 주요 인물들이 다 가엽게 느껴진다. 배반의 아픔 속에서 복수의 화신으로 바뀐 고블린 역할을 한 스파이더맨 친구의 아버지가 그렇다. 스파이더맨을 사랑한 엠제이도 가엽다. 그리고 그 엠제이를 사랑하면서도 자신을 밝히지 못하는 스파이더 맨도 가여웠다. 그녀가 친구의 애인이라는 사실 때문에 나서서 사랑할 수 없었고, 또한 자신 안에 이루어진 유전자의 변형으로 말미암아 이미 정상적인 사람과는 다른 자신을 의식하며 엠제이를 함부로 사랑할 수도 없었다. 스파이더 맨은 고독하다. 못된 언론사 사주가 신문을 팔아먹으려고 기사를 함부로 쓰는 바람에 졸지에 공공의 적이 된 스파이더맨이 불쌍하다. 그러나 이런 오해로 인해 경찰의 체포의 대상이 되었지만 이에 자기 변명을 하고자 하기보다 여전히 변함없이 목숨 걸고 정의를 위해 싸우는 그가 위대하다. 끝끝내 자기 얼굴을 감추고 있는 그가 위대하다. 나에게는 이 영화의 마지막 장면이 가장 감동적이었다. 붉은 스파이더맨 옷과 날카로운 눈매를 가진 가면을 쓰고 변함없는 모습으로 도심의 높은 빌딩 사이를 정의를 위해 줄을 타고 훨훨 활공하는 그의 모습이 그렇다는 것이다. 그 도심 속에는 범죄가 있고 오해가 있다. 그리고 위험이 있다. 그리고 이루지 못할 사랑이 있다. 그러나 정의를 위한 그의 모험은 아찔하도록 높은 도심 고층 빌딩 사이에게 지금도 계속 된다. ----------------------------- 어떤 사람은 가면을 쓰고 자기 얼굴을 가리고 열심히 죄를 짓는다. 남이 자기를 알아보지 못하게 하는 가면은 죄짓기에 얼마나 기막힌 발명품인가. 반면에 어떤 사람은 자기가 무슨 좋은 일을 조금이라도 하게 되면 남이 알아주지 않을까봐 동네 방네 나팔을 불며 이를 자랑하고 싶어 안달이 나기도 한다. 어떤 사람을 자기를 알리기 위해 책도 써내고 돈 들여 선전하기도 한다. 소위 생색내기 바쁘다는 것이다. 그런 사람은 남이 자기를 알아줄 때만 희생한다. 그런 사람은 가면을 쓰고 멋지게 일을 하다가 때가 되면 짠! 하는 식으로 자기를 나타낸다. 자기가 누군가 보라며 말이다. 이런 사람은 자기가 조금이라도 안좋은 오해받으면 그 오해에서 벗어나고자 애쓴다. 침을 튀겨가며 자기는 억울하다며 열심히 변명하기 바쁘다. 심지어는 자기를 오해하게 만들고 괴롭게 만든 사람에게 복수까지 계획한다. 물론 오해받는 것은 괴로운 일이다. 그러나 오해받는 것마다 변명하고자 애쓰는 것은 볼성 사나운 일이다. 스파이더 맨은 그러지 않는다. 그는 철저히 자기를 가렸고 그리고 누가 뭐라든 자기 할 일을 할 뿐이다. 그는 대중의 인기에 영합하지 않았다. 그리고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 손이 모르게 하며 오른 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한다. 그는 거미줄을 쏠 수 있는 능력을 자기를 위해 쓰지 않고 연약한 자를 위해, 그리고 악을 응징할 때만 쓸 뿐이다. 그는 이를 위해 도심의 건물과 건물 사이의 높고도 고독한 공간을 지금도 날아다닌다. 정의를 위한 그의 눈매는 지금도 빛나고 있다. 그는 결코 자기의 마스크를 벗지 않는다. ........................................................................................ ■ 마스크: 영광은 오직 주님께!!! -[05/11-10:4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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