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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차의 의미
2004.8.21 ================= 시차의 의미 ================= 흔히들 해외여행을 다녀오고 나면 주변 사람들로부터 ‘시차가 극복되었느냐’는 질문을 받는다. 시차는 주로 낮과 밤이 다른 지역을 다녀오면서 갖게 되는 생체리듬의 변화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동쪽으로 가는 것이 서쪽으로 가는 것보다 시차 극복이 조금 더 어렵다고 한다. 이는 사람이 늦게 자는 것보다는 일찍 일어나는 것에 더 많은 어려움을 느끼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그나마 시차가 +,- 6시간 이상 되는 곳으로 가면 동으로 가든 서로 가든 시차 극복이 어렵기는 마찬가지라고 한다. 그래서 한국에서 미국으로 간다거나 반대 방향인 유럽으로 가도 많은 시차가 있기 때문에 새로운 낮과 밤에 적응하기가 쉽지 않다. 남이 다들 자고 있는 때에 혼자 돌아다닐 수도 없고 남이 다들 돌아다니고 있는 때에 혼자 잠만 잘 수도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차가 많이 나는 곳에 가서는 남이 잘 때 잠이 안와도 어떻게든 잠을 자야 하고 남이 일할 때 쏟아지는 졸음을 이겨 나가야한다. 이런 시차 적응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보통 사람의 경우 3,4일 이라고 하는데 정확한 생체 리듬의 회복은 15일 정도의 시간이 요한다고 한다. 이처럼 인간이 갑자기 낮과 밤을 바꾸어 살아가는 것이 쉬운 것은 아니다. 지난 2주 동안 MSU 수양회를 참석하고 뉴욕과 아리조나 템피를 다녀 왔다. 한국에 돌아 와서는 다시 내가 할 일들을 의욕적으로 하고자 했는데 이거 어떻게 된 일인지 낮이나 밤이나 머리가 멍하고 자꾸 무엇인가 맛있는 것을 먹고 싶고, 먹고나면 이번에는 잠만 자고 싶어진다. 어떤 일이든 일을 하려고 일어나면 머리가 띵하고 머리가 텅 빈 것 같다. 머리가 돌아가질 않는다. 머리 속에 돌아갈 것이 아무 것도 없는 것같이 여겨진다. 그래서 매사에 더욱 의욕이 없다. 처음에 나는 이것이 피곤이 쌓여서 그러는가 보구나 하고 생각하고 있었다. 미국에서 2주 동안 팀을 인솔해 여행을 하느라고 긴장을 많이 한 탓에 이제 본국에 돌아와 긴장이 풀리고 쌓인 피로가 나타난 것으로 여겼다. 그래서 쉬면 되리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나의 이런 현상을 몇몇 목자님들에게 말하자 그것이 시차 때문에 그런 것이라고 한다. 시차 현상은 단순히 낮에 졸음이 오고 밤에 눈이 말똥말똥한 것이 아니라 자꾸 먹고 싶고 눕고 싶고 머리가 멍한 것, 그래서 아무 것도 하고 싶지 않은 것으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그것은 단순히 여행에서 오는 피곤 때문이 아니란다. 그러니까 시차는 단순히 낮과 밤이 바뀌므로 생기는 졸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나는 어제 밤 자리에 누워 목자들이 한 말을 기억하며 ‘아하, 이것이 시차 현상이구나’ 하다가 돌연 ‘영적인 시차현상’은 무엇일까를 생각해보게 되었다. 우리는 외국 여행을 다녀오지 않아도 매사에 의욕을 잃고 머리가 멍해서 아무 것도 못할 것 같은 현상을 느낄 때가 있는데 그것은 무슨 시차일까? 이를 영적인 면에서 생각해보았다. 좀 황당한 발상이겠지만 말이다. 나는 아름답고 풍요로운 에덴 동산, 하나님과의 사랑의 교제가 넘치는 그 에덴에서 살던 인간이 죄를 짓고 실낙원했을 때 처음 에덴의 동쪽에서 그들은 무엇을 느꼈을까를 생각해보게 된다. 모든 것이 감사하고 충만하며 영광이 가득했는데 졸지에 그런 낙원에서 쫓겨나 이제 험한 땅을 갈며 고통 스러운 삶을 살아가야했을 때 최초의 인간 아담과 하와의 머리는 속은 어떠했을까? 그리고 그렇게 살아도 결국에 흙으로 돌아간다는 사실이 그들에게 준 충격은 어떠했을까? 그들이 실낙원하고 이제 새롭게 밭을 갈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 나가야 했을 때, 에덴과는 달리 보기에 좋고 먹기에 좋은 나무도 없고 찬란히 빛나던 순금의 아름다움도 다 사라져버린 그 저주의 환경에 그들이 적응을 해야 했을 때 그들의 머리 속은 얼마나 공허했겠으며 그 삶이 얼마나 비참하게 느껴졌었을까? 이것이 낙원과 실낙원의 ‘시차’라고 말해보면 어떨지 모르겠다. 최초의 인간은 바로 이 시차를 느끼며 죄의 땅에 적응하며 살아야 했을 것이다. 그들은 그 마음 깊은 곳에 잃어버린 낙원에 대한 향수를 간직한 채 죽도록 일하다가 죽어 흙이 되어가야 했다. 죄로 인해 하나님이 만들어주신 낙원을 상실한 것은 인간 최대의 비극이 되었다. 그 비극 속에서 그들은 이제 에덴과는 비교도 안되는 황량한 땅에서 적응해가며 밭갈며 일하고 집도 짓고 결혼하고 아기도 낳고 그러다가 죽어가야 한다. 그래서 어쩌면 사람들은 이래야만 하는 자신들의 삶의 의미를 생각하면 머리가 멍해지고 삶의 의욕이 사라지고 자꾸 눕고만 싶어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종종 잃어버린 낙원을 생각하듯 멍하니 창밖의 먼 산을 바라보다가 누워 잠 안오는 괴로운 몸을 뒤척여가며 겨우 겨우 살아가는 것이 인생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인간이 이 시차를 극복하며 그나마 의욕적으로 희망 속에 살 수 있는 것은 우리 가운데 그리스도가 계시기 때문이다. 인간은 그리스도 안에서 복락원의 소망을 갖고 이 땅에서 보람을 향한 일을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스도는 우리 본래의 영혼의 리듬, 다시 말해 하나님과 온전한 교제를 이루며 그가 우리를 위해 예비하신 낙원에서 자유롭게 살아가는 체질로의 전환을 이루어주시는 분이신 것이다. 아직 온전하지는 않지만 우리의 영적 시차 극복은 오직 그리스도를 통해서만 이루어진다. 하나님은 인간을 불쌍히 여기시고 독생자를 그리스도로 보내시어 그 안에서 잃어버린 낙원을 소망하며 그 낙원의 기쁨을 부분적으로나마 맛보게 하시며 이 땅에서 우리가 아직 살아야할 이유를 알게 하신다. 그리스도가 계시므로 인생이 결코 허무하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하신다. 그래서 그리스도를 만난 사람은 낙원과 실낙원 사이의 시차를 극복하며 이 살낙원의 현장 속에서도 오늘 감사와 찬양을 하며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누가 나에게 “이제 시차 극복이 되셨습니까?” 하는 질문을 하면 “예, 그리스도가 계시니 이제 극복되었습니다.”하고 대답하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된다. ‘내가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니 나로 말미암지 않고는 아버지께로 올 자가 없느니라 ’는 요한 복음 말씀과, 계시록 21장 등 성경 곳곳에 가득한 이런 복락원에 관한 말씀이 세상을 이겨가는 시차 극복의 비결이 됨을 새삼 깨닫게 된다. 분명 이런 주님의 말씀은 눕고 싶고 허무해질 수 밖에 없는 우리의 무기력을 극복하게 하며 텅 빈 듯한 머리 속을 채워 하늘나라를 향한 삶의 의욕을 느끼게 한다. --------------------------- “또 내가 보매 거룩한 성 새 예루살렘이 하나님께로부터 하늘에서 내려오니 그 예비할 것이 신부가 남편을 위하여 단장한 것 같더라 내가 들으니 보좌에서 큰 음성이 나서 가로되 보라 하나님의 장막이 사람들과 함께 있으매 하나님이 저희와 함께 거하시리니 저희는 하나님의 백성이 되고 하나님은 친히 저희와 함께 계셔서 모든 눈물을 그 눈에서 씻기시매 다시 사망이 없고 애통하는 것이나 곡하는 것이나 아픈 것이 있지 아니하리니 처음 것들이 다 지나갔음이러라” -(요한계시록 21: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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