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작성자	mk
ㆍ작성일	2016-07-26 (화) 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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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풍가는 날

청계천 철교 위로 기차가 달린다. 이 철교를 볼 때면 초등학교 시절 소풍 가던 날이 생각난다. 이 철교는 왕십리역과 청량리역을 잇는데 소풍 가는 날 우리는 왕십리역전 광장에 모여 기차를 타고 이 다리를 지나 청량리역을 거쳐 청평 등 어디론가 소풍을 갔었다. 할머니가 싸준 칠성사이다와 납작한 플라스틱 물통에는 보리차,나무 벤또에 김밥, 그리고 얼마만큼의 과자를 니꾸사꾸(룩섹의 일본식 발음인데 요즘 말로는 배낭이다.)에 넣어 메고 집을 나서는 그 아침의 기분! 해태담배껌 사서 친구들을 만나 담배피우는 시늉을하며 신나게 역전으로 걸어갔다. 기차 타고 소풍 가면 더 신났었다. 소풍 가면서 기차를 올라타는 순간 가슴이 터질 것 같은 흥분이 있었다. 이 소풍 가는 날을 얼마나 기다렸는지 소풍 가는 전날 밤에는 거의 매번 소풍 가는 꿈을 꾸었다. 그런만큼 소풍 가는 날 아침에 느탓없이 비가 내릴 때 그 슬픔 말로 표현할 수 없었다. 학교의 소사 아저씨가 뱀을 잡으면 소풍 가는 날 비가 온뎃는데 그 아저씨가 정말 뱀을 잡았나! 하여간 소풍가는 전날밤에는 그 다음날 아침 비가 올까봐 조마조마 했었다. 그런데.... 이제는 그렇게 신나게 기다려지는 그런 날 좀 없을까? 꿈까지 꿔가며 조마조마하게 기다려보는 그런 아침이 있는 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