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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서평
책이름 : "서서평" 저 자 : 백춘성 출판사 : 두란노 "왜 못 들어가게 해요?" "당신은 안돼요." 그러자 서서평이 대답했다. "나는 천국에 들어갈 자격인 신앙을 가졌어요. 하나님 말씀대로, 그리고 예수님께서 시범을 보여주신 대로 실천해온 사람이에요. 당신이 누구기에 못 들어가게 하는 겁니까?" 그러자 그 건장하고 턱수염이 텁수룩한 수문장이 근엄하게 대답하였다. "나는 베드로요. 당신은 못 들어간다니까." "사람 잘못 본 거 아니에요?" "잘못 보긴 왜 잘못 봐. 당신 한국에서 온 서평 아니요?" "맞아요. 그런데 왜 못들어간단 말이에요?" "당신의 그 성급한 성질을 고치고 오지 않으면 못 들어간단 말이요." 서서평은 결국 알겠다고 대답하고는, 천국 수문장 베드로와 열두 진주로 찬란하게 단장된 천국 문만 잠깐 돌아보고 되돌아왔다. ㅎㅎ 서서평 (E. J. Shepping)은 독일계 미국인이다. 독일에서 태어나 어렸을 때 어머니를 찾아서 미국으로 갔지만, 기독교로 개종하였다는 이유로 버림을 받은 사람이다. 미국에서 간호사 자격증을 땄으며, 선교사 훈련을 받던 중, 의료인이 필요하다는 소식을 듣고, 1912년 조선에 선교사로 입국하였다. 서서평이라는 이름도 자신의 이름을 따서 본인이 지은 것 같다. 즉 천천히 평온하게 주님을 따라서 살기를 원한다는 뜻의 좋은 이름이다. 32살의 미혼으로 한국에 들어와서 선교사역을 위해서 일생 독신으로 살았다. 보리밥에 된장국을 먹고, 남자들이 신는 검정 고무신을 신었다. 그의 주요 선교대상은 미혼모, 고아, 한센인, 노숙인들을 포함한 그 시대의 버림받고 고통하는 이들이었다. 그리스도의 이름과 마음으로 일생 이런 분들을 마음으로부터 섬기고 희생하는 인생을 사셨다. 나중에 이들의 자립을 위해서 간호사들을 양성하였고,14명의 양자를 입양하였다. 일생 38명의 과부를 돌보고, 제주도까지 복음을 전파한 참으로 귀하고 귀한 선교사의 삶을 희생적으로 사신 분이다. 그런데, 성격은 몹시 급하시다. 글을 쓰다 보니, 이런 희생적인 분들이 의외로 성격이 급한 분들이 꽤 있으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예전에 한국UBF에서 전요한 선교사님을 파송할때, 그 사모님께서도 소감을 발표하셨는데,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목자님. 제가 목자님께서 빨리빨리 하라는 것을, 빨리 해드리지 못해서 미안해요." ㅎㅎ. 해외의 다른 나라 선교사님들 중에서도 그런 분들이 있으신 것으로 기억한다. 왜 급할까. 아마도 해야할일은 산더미같이 많은데, 빨리빨리 처리하지 못하는 것이 너무나도 답답하고 안타깝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과연 다일까. 서서평은 이 아프고 절망적인 마지막 순간에도 마취 주사와 마취약 따위는 거부하면서, 오직 하나님의 뜻이 어디에 있는가를 깨닫기 위해서 힘썼다. 그는 깊이 생각했다. 아마도 몸만 건강하면 무엇이나 할 수 있다는 교만함을 꺾으시기 위함일지도 모른다. 몸이 건강하여 혈기로 저지르는 범죄로 하나님을 욕되게 하는 일을 막으시기 위함인지도 모른다. 그는 마침내 회개했다. 중요한 부분이므로, 전문을 다 싣는다. "하나님! 저는 성질이 급하여 많은 형제자매들의 마음을 상하게 했습니다. 나만 잘 믿는 줄 알고 자만심이 강하여 하나님의 자녀를 함부로 정죄했습니다. 간호사로 있으면서, 인내심이 없다고 환자들을 책망하여 환자의 마음을 아프게 하였습니다. 아버지! 긍휼을 베풀어주소서. 하나님 나라에 들어가는 데 지장이 없도록, 주님의 피로 이 죄인의 모든 죄를 사하여 주시옵소서." 하나님의 은혜와 주님의 긍휼과 자비에 의지했던 이 기도야말로 그의 마지막의 가장 아름다운 부분이 아닐까. "세 시 경에 천사들이 올 겁니다. 찬송을 불러주세요." 그리고는 주위를 둘러보며 말했다. "나는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아 갑니다. 이제는 아무것도 할 말이 없습니다. 먼저 가니 하늘나라에서 다시 만납시다." 그리고 새벽 4시에 그 웃는 모습 그대로 숨을 거두었다. 옆에서 피곤해서 깜빡 잠이 들어서, 임종을 함께하지 못했던 방남득은 다음과 같이 고백하였다. "피곤해서 깜빡 잠이 들지 않았겠어요? 그런데 하늘에서 합창 소리가 들리는 거예요. 전에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노래였어요. 어쩌면 그렇게 아름다운지, 황홀경에 도취되어 있는데 친구가 옆에서 깨우는 겁니다. 순간 친구가 무척 미웠어요...(중략)" 이 책에는 기록되어 있지 않지만, 그 전에 나타났던 천국 수문장 베드로가 천군천사들과 천국 합창단들을 대동하고 천국에 입성하는 '서서평'을 맞이하고 있지 않았을까!! 아멘. 선교사 서서평의 삶은 누가 뭐래도 아름답고 사랑으로 충만한 삶이다. 그의 삶은 가장 헌신적이고, 희생적인 삶이다. 그러나 동시에 가장 성미가 급하고, 교만할 수 있으며, 남에게 상처를 줄 수 있는 자기중심적인 사람이기도 하다. 이 시대의 목자로 사는 우리의 삶은 과연 얼마나 다르랴. 또한 성질이 급해서 말을 더듬고, 자기중심적인, 그러나 목자로 부르심을 받고 쓰임을 받고 있는 나는 또 어떠랴!! 더 말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섭리의 하나님께서 우리의 인생을, 나의 인생을, 그리고 선교사 서서평의 인생을 이토록 아름답게 만드신 것이다.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보혈과 부활의 능력으로 정결케 하시고, 능력으로 덧입는 삶을 살게 하셨다. 바로 이 하나님께 대한 믿음이 있기 때문에, 그래서 나는 오늘도, 다소 성급하게, 때로는 남에게 본의 아니게 상처를 주면서도, 믿음으로 감사하게 그리고, 가장 아름답게 살아갈 수 있다. 오직, 주님의 십자가와 부활의 죄사함과 영광의 은혜, 이것만이 사명을 감당하는 우리의 힘과 능력, 또한 장차 들어갈 하늘나라의 소망이 되신다. 아멘. 아멘. "보좌에 앉으신 이와 어린 양에게 찬송과 존귀와 영광과 권능을 세세토록 돌릴지어다 하니" - 요한계시록 5장13절 - 아멘 그리고 또 아멘.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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