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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의보감과 식객
책이름 : "동의보감, 식객" 저 자 : 이은성, 허영만 출판사 : 창작과비평사, 김영사 소설 동의보감은 이은성 선생의(1937~1988) 명작 중의 하나이다. 이 분은 주로 극작가로서 많이 활동하셨고, 문학계에서는 최우수각본상, TV각본상, 백상예술대상 등의 수많은 수상경력이 있다. 얼마나 열심히 소설을 쓰셨는지, 그 에너지가 다하여서 51세로 단명하셨다. 그 동의보감 상.중.하의 상편을 말하는 것이다. 지금은 책방에서 구하지도 못할지도 모른다. 당시 책 단가가 3800원이었다. ㅎㅎ 그러나 그 내용은 그리 저가의 내용이 아니다. 일단 자꾸 들추어 보게 되는 책이기 때문이다. 이 책에는 여덟 가지 의원이 나온다. 심의, 식의, 약의, 혼의, 광의, 망의, 사의, 살의. 이 중에서 환자들이 오직 찾는 이는 심의(心醫)이다. 심의는 대하는 사람으로 하여금 늘 마음이 편안케 하는 인격을 지닌 인물로서, 병자가 그 의원의 눈빛만 보고도 마음의 안정을 느끼는 경지를 가진 품격을 지닌 의원이다. 도대체 작가는 이 여덟가지 의원의 출처를 어디에서 보았을까. 물은 무엇인가. 본문에서는 물의 가짓수를 30가지나 나열을 하고 있다. 물이 서른 가지나 된다고요? 정말 그렇다. 정화수, 한천수, 국화수, 춘우수, 추로수를 비롯하여, 천리수, 역류수, 요수, 중기수 등에 이르기 까지 정말 물의 용도에 따라서 30가지나 나오고 있다. 소설의 곳곳에는 이런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내용이 담겨 있으며, 또한 스토리에도 녹아 들어가 있다. 식객이라는 책은 (만화책이다) 장장 26권에 지속되는 수 많은 스토리가 녹아 있는, 그야말로 만화책 같지 않은, 보화와도 같은 책이라고 나는 생각을 했다. 그중에서 제3권의 소고기 전쟁은 그야말로 우리가 먹는 소고기에 대한 자세한 기록이 나온다. 또한 우리가 먹는 그 맛있는 소고기가 나오기 위하여, 흔히 백정이라고 불렀던, 소고기 정형기술자들의 노력이 담겨있는 그 모습이 아름답다. 숯불구이를 위한 숯을 구하기 위하여 들이는 정성들이 나오며, 대분할정형, 즉 도축된 소의 4분도체를 10개의 부위 (앞다리, 양지, 등심, 채끝, 우둔, 설도, 사태 등)로 나누는 작업들이 스토리의 바탕에 흐른다. 도대체 이런 전문적이면서도 우리가 모르던 내용들을 어디서 그렇게 구했다는 말인가. 그래서 이 식객 만화책은 베스트셀러가 되었으며, 영화로까지 나오게 되었다. 그래서 나 자신도 이런 동의보감이나 식객과 같은 소설과 만화책들을 자주 들여다보게 된다. 놀랍게도, 볼 때마다 새로운 내용으로, 마치 새로운 책같이 다가온다. 이런 일도 있을 수 있는가. 아마도 그래서 사람들은 이렇게 오래도록 질리지 않고 볼 수 있는 책들을 가리켜 '고전'이라고 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나는 지금 바로 이 '고전(古典)'에 관해 말하고 있다. 너무나도 깊은 내용을 담고 있기에 보고 또 보아도 질리지 않는 책들, 그 생명력이 길어서 몇 십년에서 몇 백년 뒤에도 재미가 있기에 우리는 이런 책들을 고전이라 부른다. 이 책들이 고전이 될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동의보감에 나오는 그 수많은 지식들은 아마도 이 소설을 짓기 전에 했었던 수많은 준비작업이었을 것이다. 수많은 고서들을 뒤적이고, 그 지식들을 축적하여, 이 소설에 쏟아부은 것이다. 만화라고 예외는 아니다. 위에 나오는 소고기전쟁 한편 한편 뒤에는 취재일기라는 것이 들어가 있다. 소의 대분할정형을 취재하기 위해서 대통령도 들어가기 어렵다는 도축장을, 취재용 카메라도 빼앗긴채로, 영하 12도의 추위 속에서 3~4시간 그 과정을 취재하는 것이다. 그래서 이런 취재와 각종 스토리로 구성되어진 식객 만화는, 생동감이 있으며 그 누가 보아도 감동과 흥미를 유발시킨다. 도대체 성경은 어떻게 만들어져 있기에 4,000~6,000년간을 지속할 수 있었을까. 그 생명력이 왜 이토록 길까. 성경은 위의 동의보감과 식객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생명력이 긴 고전 중의 고전(古典)이다. 나는 한때 이 성경을 후배 양들께 가르치면서, 다음과 같은 말을 한 적이 있었다. "성경은 마치 depth가 깊은 아키텍처적 구조를 가진 것 같아요." 이 말이 이해가 되는가. 이 이야기는 성경이 시대와 대상과 배경을 다 고려했으며, 또 놀랍게도 각자에게 다 감동과 적용이 되는 구조를 가진 책이라는 뜻이다. 말이 조금 길다. ㅎㅎ 쉽게 말해서, 38년된 병자가 들어도 은혜를 받고, 동네에서조차 버림받은 사마리아 여인이 들어도 역시 은혜와 감동을 받고, 지금 내가 봐도 다시 은혜를 받는다는 책이라는 심플한 이야기이다. 나도 지금까지 목자로서 성경을 읽는다고 읽어보았다. 내 기억으로 최소 23~25회는 통독을 한 것 같다. 그리고, 지금 또다시 성경을 매주 공부한다. 그런데 지금 공부하는 사사기 말씀은 왜 그렇게 새롭다는 말인가. 사사 기드온은 왜 그렇게 이중적인가. 옛날에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는데.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내용으로 은혜를 받고 있으니, 나도 내 자신을 모르겠다. ㅎㅎ 그래서 성경은 책이라고 부르지 않고 성경말씀이라고 부르는지도 모르겠다. 중요한 것은 이 성경이 고전 중의 고전이라는 점이다. 그것은 준비가 많이 된 책이라는 뜻이다. 속칭 하나님의 취재작업의 양이 그만큼 많고, 다양하며, 의미가 깊다는 뜻일 것이다. 그러니, 그 누구에게나, 시대를 다 뛰어 넘어서 적용이 되지 않을리가 없지 않은가. ㅎㅎㅎ 그래서, 성경은 고전(古典)이다. 아멘.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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