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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작성자 조베드로
ㆍ작성일 2005-05-27 (금) 19:57
ㆍ분 류 뉴욕
ㆍ추천: 0  ㆍ조회: 1670      
ㆍIP:
믿음으로 all A도 받고, 믿음으로 웨이터가 되기도 하며
믿음으로 all A도 받고, 믿음으로 웨이터가 되기도 하며  
안녕하세요.
버팔로의 조베드로 선교사입니다.

이 시간을 얼마나 기다렸는지 모릅니다. 지난 번에 글을 올린지 벌써 두 달이 되어갑니다. 그동안 너무 바빠서 글을 올릴 여유를 갖지 못했습니다. 이제 방학이 되고 잠시 여유있는 시간을 가지게 되어서 이 글을 씁니다. 또 하나님께서 제게 두 가지 은혜를 한꺼번에 주셔서 이 소식을 전하고자 합니다.

먼저 부활절 수양회 때 이창무 목자님이 찍은 사진들을 보고 반가운 사람들이 많이 보여서 인사를 드립니다. 생명 요회에서 저를 섬겨주셨던 백승원, 백선자, 김인태, 김경남, 주현희 목자님들 모두 잘 계시겠지요. 여러 가지 섬기는 일로 수고가 많으실 박재근, 김제임스 목자님들도 잘 계실 줄 믿습니다. 사진에는 안나왔지만 양마가 목자님도 잘 계실 줄 믿습니다. (제가 따로 편지를 드리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안나 사모님은 현재 시카고와 뉴욕 등지에서 선교 여행을 하고 계시는 줄로 알고 있습니다.)  김모세, 이바하 목자님도 역시 잘 계실 줄 믿습니다. 수양관 사진을 보니까 개나리 진달래가 만발했습니다. 부활의 생명력이 얼었던 대지와 목자님들의 가슴에 차고 넘쳤으리라 생각됩니다. 그러나 이곳 버팔로는 이제 봄기운이 들기 시작합니다. 봄이 한 달 정도는 늦게 오는 것 같습니다.

이제 저의 최근 소식을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첫째, 믿음으로 세 과목 all A를 받았습니다.
이것은 그 어떤 소식보다도 저에게 기쁜 소식이었습니다. 5월 5일 어린이날에 그 결과를 알게 되었는데, 하나님께 Praise the Lord를 연발했습니다. 왜냐하면 3개월 동안 이것을 위해 부단히 기도하며 도전했기 때문입니다. 제가 올 에이를 받고자 기도하기 시작한 것은 다름이 아닌 대학원 장학금 때문이었습니다. 2개월 전에 버팔로 대학의 수학과 대학원 학과장에게 장학금을 달라고 말을 하였더니 다른 성적들은 좋은데 버팔로 대학에서의 성적이 아무 것도 없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이번 학기의 성적을 보고나서 장학금 지급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 학과장 앞에서 all A를 받고나서 다시 찾아오겠다고 믿음으로 큰 소리를 쳤습니다.

그러나 올 에이를 받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가장 힘든 것은 교수님의 강의가 잘 들리지 않는 것입니다. 수학 공식을 쓰면서 강의를 하면 눈치로 대강 이해 할 수 있지만 학생들을 바라보면서 말로만 설명을 하면 도대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알아들을 수가 없었습니다. 아무리 제일 좋은 자리에 앉아서 귀를 세우고 들어도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듣기가 힘들었습니다. 때로는 시험에 어떤 내용이 나온다고 설명을 해줬는데 그 말도 알아들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동안 영어 공부한다고 그렇게 애를 썼는데 아직도 들리지 않으니 절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절망하지 않고 열심히 수학 교과서를 읽었습니다. 다행히 미국의 수학책은 아주 상세하고 친절하게 설명을 해놓았습니다. 그래서 책만 자세히 읽으면 내용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책을 완전히 이해하고자 많은 시간을 할애하여 공부했습니다. 그리고 자주 밤에 학교 도서관에 가서 도서관이 문을 닫을 때까지 공부했습니다. 또 어떤 한국 유학생이 가지고 있던 Solution(교과서 문제 해답집)구해서 문제들을 풀어보았습니다.

그러나 시험 문제들이 쉽지가 않았습니다. 아무리 열심히 공부하고 시험장에 들어가도 교수는 아주 어려운 문제들을 계속 내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간절히 100점을 맞기를 소원했지만 그렇게 만만하지 않았습니다. 특히 미분 방정식이라는 과목은 중간고사만 5번 또 퀴즈 5번을 시험을 봐서 거의 매주 시험공부를 해야 할 상황이었습니다. 어쨌든 저는 최선을 다해서 기도하며 공부했습니다. 그리고 어찌하든지 all A를 받아서 장학금을 받아서 하나님께도 영광을 돌리고 자립 생활에도 도움이 되고자 했습니다.

그런데 어린이날에 교수들로부터 모두 A를 받았다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이곳에는 A 플러스라는 학점이 없기 때문에 최고의 점수를 받은 것입니다. 하나님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하나님께서 저를 긍휼히 여기시고 좋은 학점을 주신 것을 믿습니다. 이곳 버팔로 대학에서는 2003년 봄 학기가 1월 초부터 시작해서 4월 말에 끝이 났습니다. 5월 초부터 8월 말까지는 긴 여름 방학에 들어갑니다.

둘째, 믿음으로 식당 웨이터가 되었습니다.
 저는 원래 여름 방학 동안에 수학 공부를 계속하고자 했습니다. 그런데 대학원 과목은 계절 학기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무엇을 할까 기도하다가 일자리를 구해서 일을 하면서 자립 생활에 도움도 되고 또 영어도 실제 생활에서 배우고자 했습니다. 그러나 일자리를 구하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원래 한국 유학생은 학교 내에서만 일자리를 구해야 합니다. 그러나 학교 내에서의 일자리가 별로 없었습니다. 그 일자리도 능숙한 영어회화 실력과 컴퓨터 관리 능력을 요구하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이력서조차 낼 수 없는 형편이었습니다. 그래서 학교 밖에서 신문 배달이라도 해보고자 생각했지만 신문 배달은 일의 특성상 한 번 배달을 시작하면 학기가 시작되어도 계속해야 되기 때문에 도전할 수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가을에 대학원 과정에 들어가게 되면 4과목을 수강하면서 정신없이 공부를 해야 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한국 교포들을 통해서 일자리를 알아보고자 했습니다. 그러나 그것도 만만하게 보이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이곳 버팔로에는 교포들도 많지 않고 일할 것이 별로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기도만 하고 있는 중에 지난주에 요한복음 6장 영어 주일 메시지를 준비하면서 안드레의 오병이어를 드리는 믿음에서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빌립처럼 계산만 하고 있지 말고 구체적으로 오병이어를 찾아서 주님께 드리고자 결심했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날 잘 아는 한국 식품점에 찾아가서 혹시 일자리를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느냐고 물어봤습니다. 그랬더니 그 분이 어떤 한국인이 나이아가라 폭포 옆에 일본 음식 부페 식당을 차렸는데 웨이터를 급하게 구한다고 알려줬습니다.  저는 웨이터를 구한다는 말에 나는 할 수 없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왜냐하면 첫째는 영어를 잘 못하는 데다, 물론 일본말도 전혀 못하고, 웨이터를 해본 경험이 전혀 없어서 주인이 나를 쓰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안드레처럼 오병이어라도 드리고자 전화만 걸지 않고 직접 식당으로 찾아가서 혹시 일을 할 수 있는 가 물어봤습니다. 저는 별로 기대를 걸지 않고 갔는데 의외로 주인이 저를 환대했습니다. 저는 영주권자도 아니다, 영어도 못한다, 웨이터 해본 적도 없다, 여름 방학 기간만 일할 수 있다, 주일날은 일할 수 없다 등등 저의 약점을 다 밝혔는데도 주인은 전혀 개의치 않고 괜찮다고 계속 말했습니다. 저는 주인의 말을 들으면서 너무 신기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주인은 뷔페 집이기 때문에 손님들과 많이 얘기할 필요도 없고, 나이아가라 폭포에서의 장사는 여름철 한 때이기 때문에 여름 방학 때만해도 된다, 다른 것은 자기가 다 가르쳐 주면 할 수 있으니까 염려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5월 9일부터 영업이 시작되니까 그 날부터 나와서 일을 같이 해보자고 했습니다. 저는 너무나 어안이 벙벙해서 그렇게 하자고 하고 나왔습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강하게 느꼈습니다. '하나님께서 나에게 식당 웨이터의 경험을 쌓게 하시는구나.'

저는 다시 한 번 하나님을 찬양하며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리고는 어떻게 하면 웨이터를 잘 할 수 있을까 기대에 부풀었습니다. 영어와 일본어 회화를 열심히 외워야겠구나. 최선을 다해서 일을 해서 단 마음으로 하나님을 섬기듯이 주인을 섬겨야겠구나. 다니엘과 요셉처럼 맡은 바 일에 충성해서 하나님께 영광도 돌리고 사람들에게도 믿을 만한 사람이 되어야겠구나. 하는 생각들을 했습니다. 식당 웨이터를 하고자하는 기대와 흥분에 들떠서 밤에 잠이 잘 오질 않았습니다.

저는 지금까지 군대 생활 이후로 밑바닥 일이나 잡일들을 별로 해보지 않았습니다. 그동안 한강 센타 스텝 목자 생활을 하면서 주로 섬김을 많이 받아왔습니다. 이제 이곳 선교지에서 밑바닥 생활을 하면서 여러 가지 실제적인 경험을 쌓고자 합니다. 그러면서 자립 생활의 기초도 놓고 다른 객지에서 자립하기 위해서 수고하시는 선교사님들과 한국의 평신도 목자님들을 이해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예상치 않았던 웨이터 자리를 주신 것을 참으로 감사드립니다. 이제 웨이터 생활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다음에는 웨이터 생활의 희로애락을 여러 분들에게 알려 드리고자 합니다. 기대해 주시기 바랍니다(?)

결론, 히브리서 11장에서 믿음의 선진들은 믿음으로 무슨 일이든 다 했습니다. 저도 이곳에서 믿음으로 도전하며 조금씩 믿음을 체험하고 있습니다. 믿음이 있을 때 학과 공부도 감당할 수 있고, 믿음이 있을 때 직장도 구할 수 있습니다. 믿음만 있다면 하지 못할 일이 없습니다. 미국에서의 선교사 생활도 실제적으로는 영어가 제일 급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믿음이라고 생각됩니다. 믿음으로 도전하면 언젠가는 영어를 능통하게 할 수 있는 날이 올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랑하는 안암골 센타 형제 자매님들에게 하나님의 은혜가 항상 차고 넘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한마디: "믿는 자에게는 능치 못한 일이 없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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