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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딜레마
=========================== 사랑은 딜레마 =========================== 예수회를 조직해 카톨릭 내부 개혁을 이루고 세계 선교에 크게 공헌한바 있는 이그나티우스 로율라(1491~1556)는 “십자가를 연료로 하고 있으면 사랑의 불은 영원히 꺼지지않는다”는 명언을 남겼다. 지난 주 주일 말씀에 이 말을 인용했었는데 실제 우리에게 예수님의 십자가 사랑을 깊이 묵상할 수 있다면 예수님의 말씀대로 우리는 마음을 다하고 성품을 다하고 힘을 다해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내 몸같이 사랑할 수 있을 것이다. 도무지 십자가를 생각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어떻게 이런 사랑을 할 수 있을까? 자신에게 무슨 힘이 있어 아가페 사랑을 실천할 수 있겠는가? 그래서 이 십자가를 떠나 있을 때, 내 생각에 사랑은 우리 인간이 겪고 가장 고통스러운 딜레마인 것 같다. 사랑이 ‘딜레마’라니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실제 사랑의 실천에 있어 우리가 겪는 갈등이 그렇게 만만한 것이 아니다. 누군들 사랑의 사도가 되고 싶지 않겠으며 누군들 예수님처럼 사랑하고 싶지 않을까? 그런데 내 경우를 보자면 나는 지극히 자기 중심적이라 자기 사랑에만 관심이 있는 것 같다. 나를 위해서는 이런 저런 것을 열심히 하면서 왜 남을 위해서 하는 일은 그렇게 귀찮아 할까? 종종 동역자가 집안 청소 좀 해달라고 부탁해올 때가 있다. 그러면 그때 유별나게 내 할일이 떠올라 내 일하고 싶은 생각에 동역자의 이런 부탁이 성가시게 느껴진다. 한마디로 하기 싫다는 것이다. 고작해야 15분정도 인데- 이 만큼의 시간도 걸리지 않을 때도 많다. - 이 시간을 동역자를 위해 할애하는 것이 싫은 것이다. 그것도 자기가 사는 집안이요 일생을 함께 살아가는 동역자의 부탁인데도 말이다. 그래서 이런 부탁을 받으면 이런 저런 꾀를 부리고 겨우 겨우 마지못해 청소해준다. 이럴 때는 이럴 수 밖에 없는 자신이 정말 비참한 생각이 든다. 나는 나의 동역자를 ‘실제’ 얼마나 사랑하고 있는 것일까? 몇분간의 자기 부인이 이렇게 어려운 것일까? 아들이 학교에 돌아오면 현관을 들어서면서 무조건 “학교 다녀왔습니다. 엄마, 제가 도와드릴 것 없어요?”하고 말하도록 하였다. 그리고 힘들게 일하는 엄마를 도와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 그리고 그것이 바로 부모님 공경이라고 가르쳤다. 아들은 내 말을 듣고 그렇게 하겠다고 했다. 그런데 오늘 학교에서 돌아오자마자 컴퓨터 앞에 앉았다. 그러는 중 엄마가 밖에서 들어왔는데 아들은 여전히 컴퓨터에 열중이다. 나는 아들에게 “ 모세야, 너 엄마에게 아빠가 무슨 말하라고 했지?” 하고 그가 하기로 한 말을 상기 시켰다. 그제서야 아들은 겨우 “엄마”하면서 내가 시킨 말을 한다. 아들을 가르쳐야겠기에 이렇게 하지만 내 마음은 좀 찔린다. 사실은 내가 그렇게 잘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나는 목자요 성경선생이다. 목자는 섬기는 사람이고 성경선생을 가르치는 사람이다. 성경에서 가르쳐야할 내용의 상당한 부분이 사랑의 실천이다. 그런데 열심히 가르치기는 하지만 그대로 실천하지 못할 때가 너무 많은 것이다. 행동으로 보이지 못하는 가르침은 이미 가르침이 아니다. 가르친바대로의 사랑을 실천할 상황이 와도 나도 나는 이를 온전히 실천하지 않고 그냥 지나칠 때가 많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나는 성경에 가르침에 기초해 살기보다는 자신 생각, 감정에 기초해 살 때가 많다는 것을 쉽게 깨달을 수 있다. 사랑은 감정에 문제가 아니다. 기분 좋으면 상대방을 감동시킬 만큼 섬기고 그렇지 않으면 시큰둥해지는 사랑, 해야하는 줄 알지만 지금은 싫어서 할 수 없는 사랑 - 이런 사랑에 힘이 있을 리 없다. 힘이 없으니까 감동력이 없는 것이다. 내 안에 있는 ‘자기’는 참으로 완악한 것 같다. 사랑을 실천하기 위해 이 완악한 ‘자기’를 밖으로 끌어내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사랑은 사랑을 실천하고 싶은 자신과 어찌하든지 이를 행동하기 싫어하는 ‘타락한 자기’와의 끝없는 갈등이다. 그래서 우리는 사랑의 실천에 있어 딜레마에 빠져버린다. 어떻게 이 딜레마를 극복할 수 있을까? 아무래도 우리는 예수님의 십자가로 풀어갈 도리 밖에 없다. 하나님의 사랑은 이런 딜레마를 온전히 극복하신 사랑이다. 죄인들을 심판하자니 인생들이 불쌍하고 그냥 용서해주자니 공의가 서지 않고... 어떻게 해야할 것인가- 이런 말을 써도 될지 모르겠지만 우리 인간적 상황에서 본다면 이는 하나님께 큰 딜레마이었을 것이다. 또한 이를 해결하기 위해 독생자를 보내시는데 이 또한 딜레마 아니었을까? 그 영광의 독생자를 이 땅에 보내어 악한 인간들에게 잡혀 그 처절한 십자가에서 죽으셔야하는데, 한마디로 속죄 제물로 보내야했는데 하나님은 얼마나 고통스러우셨을까? 그렇다고 인간을 그냥 심판할수만은 없는 것 아닌가? 하나님은 이 모든 것은 ‘사랑’으로 극복하셨다. 그래서 하나님은 독생자 예수님을 보내셨고 예수님도 십자가에서 죽으셨다. 예수님도 이 십자가 앞에서 깊은 딜레마에 빠지셨지만 땀방울이 핏방울이 되기까지 기도하시므로 온전한 아가페를 실천하셨다. 그래서 우리가 구원 받았다. 우리가 구원받은 댓가로 거룩하신 예수님의 손과 발에는 크나큰 못자국이 남아 있게 되었다. 하나님의 사랑은 이렇게 딜레마를 극복한 사랑이다. 십자가를 생각한다는 것- 그것은 우리 사랑의 딜레마를 풀어가는 비결이다. 정말 강하고 지독히도 끈질긴 자기와의 싸움은 오직 우리가 예수님의 십자가의 사랑을 생각할 때 비로서 승리로 이어지는 것이다. 정말 사랑은 딜레마다. 그러나 십자가는 이 딜레마를 온전히 극복하게 해준다. 앞에서 말한 이그나티우스 로율라의 말처럼 우리가 십자가를 생각할 때 그것은 우리 안에 사랑의 연료가 되어 비로서 우리가 사랑하게 만드는 것이다. 독생자를 주신 하나님의 사랑을 조금만 생각해본다면 우리는 아무리 낯선 사람에게라도 전도의 사랑을 실천할 수 있고, 내 이웃과 가족에서 조그맣더라도 여하간 사랑을 실천할 수 있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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