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작성자	Rock박
ㆍ작성일	2009-09-21 (월) 19:29

ㆍ추천: 0 ㆍ조회: 3088

ㆍIP: 168.xxx.187

안암 1부 제2대 학생회장 취임사

(원래 저는 취임사를 쓸 생각은 아니었습니다. 낯간지러운 일인 것 같아 보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누구나 학생회장이 되었을 때 자신이 이 학생회를 어떻게 섬겨야 할 지 하나님 앞에 정함이 있어야 함은 당연한 일일 것입니다. 따라서 이 취임사가 학생회의 전통이 되길 기도합니다.
이후 학생회장인 되는 이라면 누구나 취임사를 쓰면서,
하나님 안에서 학생회를 어떻게 섬길 것인가 깊이 고민하기를 기도합니다.)

안암 1부 제2대 학생회장 취임사

주요절: 마가복음 10장 45절 “인자가 온 것은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라 도리어 섬기려 하고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의 대속물로 주려 함이니라.”
부요절: 열왕기상 3장 9절 “누가 주의 이 많은 백성을 재판할 수 있사오리이까. 듣는 마음을 종에게 주사 주의 백성을 재판하여 선악을 분별하게 하옵소서.”

안녕하십니까. 어느덧 9월 셋째 주가 지나갔습니다. 제가 비록 임시지만 학생회장 직분을 자원한 지 이미 3주째가 되어갑니다. 생각해보면 별로 한 것은 없는데, 이와 같이 빠르게 시간이 지나니 당황스럽기까지 합니다.

제가 처음 취임했을 때, 제 목표는 어떻게든 전임 학생회장님의 뒤를 이어, 당면한 과제를 정리하고 또 인수인계를 잘하여 학생회를 안정시키는 것이었습니다. 또한 2번이나 새 학생회 구성이 유산되었을 때, 학생회 장래 방향 문제와 관련하여 갑론을박이 있었기 때문에, 취임사 같은 것은 생략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생각이 들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굳이 제가 어떤 방향을 제시하는 것은 아니더라도, 제가 어떤 자세로 이 학생회장 직분을 감당할 것인가를 여러분과 나누는 것은 필요하다고 여겨집니다. 왜냐하면 여러분께서도 저의 이 취임사를 통해 제가 무엇을 고민하고 무엇에 포인트를 두시는지 아시게 될 뿐만 아니라, 또 이를 중점으로 기도하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제가 3주 정도 학생회장 직분을 섬기면서, 하나님 앞에서 어떤 자세로 이를 감당해야 할지를 고민하게 되었는데, 그것은 여러모로 저에게 매우 유익하였습니다. 그리고 이 유익을 함께 나누며 동시에 이 부족한 죄인을 위해 기도해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제 학생회장 취임 요절은 마가복음 10장 45절입니다. “인자가 온 것은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라 도리어 섬기려 하고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의 대속물로 주려 함이니라.” 제가 이 학생회장을 맡게 된 연유에 대해서는 많은 분들이 아실 것입니다. 따라서 이에 대한 구체적인 이야기를 말할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 저는 우리 안암 1부 학생회와 계승역사에 대한 상한 심령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2번에 걸쳐 신임 학생회장 선출이 유산되었고, 이것은 제게 큰 심령의 고통을 주었습니다. 그래서 평소에 잘 나가지 않던 새벽기도도 하며 이를 위해 기도하였습니다. 그리고 때가 되어도 합당한 사람을 찾지 못하여, 결국엔 제가 자원을 하여 임시라고 하더라도 학생회장 직분을 맡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 학생회장의 직분을 맡는 데에 있어서 제게는 어떠한 공로나 자격을 주장할 수 없음을 저는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저는 안암 1부 학생회장을 맡을 아무런 영적 자격이 없습니다. 저는 과거에 예수님을 핍박하던 사람이었습니다. 구원의 복음을 증거하는 선배에게 대들었고, 군대에서는 예수님을 버렸고 심지어 성경책을 화장실 휴지통에 던져버리는 몹쓸 죄인이었습니다. 말 그대로 상한 갈대요 꺼져가는 심지로 가망없던 죄인이었습니다. 그런 죄인을 다만 예수님께서는 긍휼히 여기셨고, 군 제대 후 인생의 방향을 잃고 방황하던 자를 예수님께서는 말씀 공부로 초청하셨습니다. 그리고 제가 복음을 듣게 하셨고 주 예수를 구주로 믿고 구원을 얻게 하셨습니다. 뿐만 아니라 귀한 주님의 제자로 삼으사 주님을 깊이 배우게 하셨으며, 목자로 삼으시기까지 하셨습니다. 이제는 안암 1부 학생회장의 직분을 섬기게 하셨습니다. 이 모든 게 하나님의 은혜로 된 것입니다. 따라서 제가 자원하도록 하심으로 말미암아, 제게 학생회장의 직분을 주셨으되, 제게는 어떠한 공로도 자격도 없는 것입니다.

이런 저이지만, 저는 처음 학생회장의 직분을 맡았을 때 교만하게 행한 부분이 많았습니다. 마치 주인인 것처럼 저를 주장하는 경우가 많았음을 고백하고 회개합니다. 저는 주위 동역자들의 연약함을 감당해주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그들의 약점이 드러났을 때, 동역자들을 판단하고 속으로 정죄하고 답답하게 여겼습니다. 일례로 지난주에 제가 어떤 목자님께 “감정적이다”고 단언하며 논쟁한 것은 설령 시시비비를 갈라 제가 맞다고 하더라도, 제가 해서는 안 될 이야기였습니다.

비록 주님께서 제게 학생회와 캠퍼스 복음 역사에 대해 상한 심령을 주셨더라도, 그래서 제가 학생회장의 직분에 자원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제가 자랑할 바가 아닙니다. 이 모든 것이 주님께서 주신 것이기 때문입니다. 제가 누구입니까? 죄인 중에 괴수라고 해도 될 만큼 완악한 죄인이 아닙니까? 다만 주님께서 긍휼히 여겨주셔서 은혜로 구원하신 것입니다. 그리고 제 동역자들이 누구입니까?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당신의 값진 보혈로 친히 구원하신 형제요 자매들입니다.

이런 저에게 주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인자가 온 것은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라 도리어 섬기려 하고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의 대속물로 주려 함이니라.” 그렇습니다. 주님께서는 정말 몹쓸 죄인인 저에게 아무 것도 요구하지 않으셨습니다. 도리어 겸손히 섬기셨고, 당신의 목숨께서 내어주시는 놀라운 일을 보이셨습니다. 이처럼 놀라운 사랑을 제가 받았는데, 이 분이 나의 주님이신데, 어떻게 제가 주인이 되어 남 위에 군림하고 판단하고 정죄하며 답답하게 여길 수 있겠습니까? 오히려 주 예수를 본받아 섬김을 받으려 하기보다 도리어 섬기는 것이 마땅합니다.

그렇다면 제가 섬기는 종이 되어 어떻게 학생회를 섬겨야 할까요? 일단은 종의 자세를 가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별히 종은 잘 들어야 합니다. 군대에서 최하계급인 이등병은 무엇보다 잘 들어야 문제없이 이쁨을 받으며 군 생활을 잘 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섬기는 자는 잘 들어야 합니다. 그래야 잘 판단할 수 있고, 그래야 주인을 기쁘시게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솔로몬은 주님께서 소원을 물어보았을 때 이렇게 대답하였습니다. “누가 주의 이 많은 백성을 재판할 수 있사오리이까. 듣는 마음을 종에게 주사 주의 백성을 재판하여 선악을 분별하게 하옵소서(왕상 3:9).” 이처럼 대답한 솔로몬은 결국 세상 누구보다 지혜로운 왕이 되어 제일 현명한 재판관이 될 수 있었습니다. 물론 하나님께서 이 대답을 기뻐하신 것은 더 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그럼 제가 무엇에 귀를 기울여야 할까요? 첫째로 무엇보다 하나님의 말씀을 귀 기울여 들어야 하며, 둘째로 주위 동역자의 이야기, 양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주장하는 마음을 앞세우기보다 일단 듣는 것을 먼저 할 줄을 알아야 합니다. 그런데 이게 제게는 쉽지 않습니다. 저는 논쟁을 주로 하는 역사학과를 나온 까닭에 듣는 데에 약합니다. 그래서인지 토익도 듣기에 약합니다. 오히려 저는 나의 말을 하는 것, 이것을 더 원하는 사람입니다. 그러나 이제부터라도 제가 종의 자세로 먼저는 하나님의 말씀에, 다음으로는 주위 동역자들과 양의 음성에 귀를 기울이는 섬기는 자가 되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다음으로 학생회의 섬기는 종은 기도하는 자가 되어야 합니다. 느헤미야 1:5,6절 “이르되 하늘의 하나님 여호와 크고 두려우신 하나님이여 주를 사랑하고 주의 계명을 지키는 자에게 언약을 지키시며 긍휼을 베푸시는 주여 간구하나이다. 이제 종이 주의 종들인 이스라엘 자손을 위하여 기도하오며 우리 이스라엘 자손이 주께 범죄한 죄들을 자복하오니 주는 귀를 기울이시며 눈을 여시사 종의 기도를 들으시옵소서 나와 내 아버지의 집이 범죄하여”

섬기는 종은 단순히 자신만을 위해 기도하는 자가 되어서는 안 되며, 주위 동역자들을 내면에 품고 학생회를 위하여 양들을 위하여 기도하는 자가 되어야 합니다. 왜 이처럼 중보기도해야 하냐면 무엇보다 스스로도 연약하지만, 학생 역사는 결코 제 힘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또 학생회 역사는 무엇보다 마음을 합하여 한 마음으로 동역자들과 함께 일해야 하는 역사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지난 3주간 학생회장의 직분을 감당하면서 제 자신의 연약함을 뼈저리게 체험하였습니다. 오히려 저는 지지난 주에 하나님의 믿지 않는 자 앞에서 하나님의 살아계심과 주 예수 그리스도의 하나님 되심을 제대로 증거하지 못했습니다. 도리어 저는 내 안에 예수 그리스도의 전능하신 하나님 되심을 믿는 앎과 믿음이 적음을 발견했고 큰 고통에 빠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저는 이처럼 연약했던 것입니다. 어찌 되었건 저는 상한 심령이 있으되 기도함이 적은 자였고, 또 다른 사람들을 위해 기도하는 일은 더더욱 적은 자였습니다. 그러나 저의 연약함이 다시금 발견되면서 결국 하나님을 기도로서 의지하지 않고서는 나도 망하고 학생회의 역사도 도저히 섬길 수 없다는 확신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참으로 연약한 저에게는 학생회장의 직분은 분에 넘치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다만 하나님의 도우심을 구하고자 합니다.

또한 이처럼 연약하기에 제 스스로는 다른 사람을 섬기고 도울 힘이 없는 것이 마땅합니다. 그러나 다른 사람을 위해 기도하는 것은 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도우심을 구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한편 지금까지 여러 학생회장이 있었고 또 이들은 학생회의 여러 이들을 돕고자 물심양면의 노력을 기울여 왔던 것이 사실이었습니다. 어떤 분은 심방을 다니려고 하기까지 하셨습니다. 그런데 언제나 그 뒤가 흐지부지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또 한 마음으로 학생회 역사를 섬기지 못했습니다. 생각해보건대 이는 결국 학생회 사람들을 마음에 품고 늘 기도함이 적었던 것이 아닌가 생각이 됩니다.

그래서 먼 타국 땅에서 이스라엘 백성들을 위해 중보기도 했던 느헤미아처럼 저도 중보기도의 사람이 되고자 합니다. 이국 땅 느헤미아도 그렇지만 제게 무슨 힘이 있어 주님의 복음 역사를 감당할 수 있겠습니까? 어떻게 주위 동역자들과 한 마음이 되어 역사를 수행할 수 있겠습니까? 그러나 주님께 구하면 구하는 이상으로 주님께서 주실 것을 믿습니다.

결국 저는 학생회장의 직분을 섬기는 종의 자세로 감당하고자 합니다. 구체적으로는 듣는 마음으로, 학생회를 품고 기도함으로 섬기고자 합니다. 비록 이 학생회의 앞길이 어떻게 될 지는 알지 못합니다. 마치 어디로 가야할 바를 알지 못하고 가나안 땅으로 떠난 아브라함과도 같습니다. 그러나 주님께서 그 아브라함에게 놀라운 복을 주신 것처럼 다만 주님을 믿고 의지하는 자에게 놀라운 복을 더하실 것을 믿습니다. 주님, 우리를 긍휼히 여겨주사, 고대에 올 한해 학번 별로 12제자가 서고, 이번 가을에 1:1의 배가의 역사가 우리에게 있게 하여주시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