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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 대한 단상
밤은 한낮에 다 드러나는 나를 감추어준다 부끄러운 나를 가려주고 덮어주며 쉬어가게 한다 낮은 피곤하다 신경써야 하고 거짓말 섞어 말해야 하고 안 그런데 그런 척도 해야한다 그러나 밤은 이 모든 것에서의 쉼이다 다 사라지지 않았는가 나는 그냥 그대로가 될 수 있다 내 안의 진심과 대화하고 하늘의 별과 달과 눈을 마주 치며 상상의 나래를 펴고 어느 먼 곳까지라도 날아간다 낮에는 감히 생각할 수도 없었던 나를 향하여 요란한 개구리 소리. 풀벌레 소리 여울져 들리는데 거기 태고속의 내 영혼은 깨어난다 시원한 밤공기는 무더위에 지친 내 영혼을 식혀준다 밤은 어느덧 나를 소생시키고 내 마음에 존재의 희열을 갖다 준다 그래서 이제 다시 떠오르는 태양을 맞을만 하다 밤이 있었기에 아침이 있고 밤이 있어서 나도 거기에 있다 밤을 지나왔기 때문에 아침은 희망이 된다 그리고 다시 피곤한 낮이 와도 두렵지 않고 견딜 수 있는 것은 잠시 잠간 후에 밤이 다시 오기 때문이다 그러니 슬퍼할 필요 없다 너무 힘들어 할 필요가 없다 소망 중에 감사하며 나는 다시 밤을 기다린다 밤은 하나님이 만들어 놓은 위대한 안식이다 -철원 초록팬션의 밤을 지나서- 2019 06 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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