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작성자	mk
ㆍ작성일	2019-11-04 (월) 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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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간 쉬세요 쉬었다 가요'
'잠간 쉬세요 쉬었다 가요'
낮에 아내와 함께 걷기 운동을 했다. 푸른 가을 하늘 아래 청계천 맑은 물길을 따라 한양대 뒷길까지 내려갔다 오랜만에 멀리 걸으며 잠시나마 책과 일에서 벗어나보니 가슴이 탁 트이고 마음까지도 상쾌해진다 반환지점 그늘 벤취에 앉아 잠깐 쉬고 있을 때였다 내 앞으로 뇌출혈이 있었는지 한 젊은이가 힘들게 몸과 사지의 균형을 잡아가며 지나갔다 재활운동을 하고 있는 중이다 저거 얼마나 힘들까 육체적으로나 마음으로나 ... 나는 잠시 더 쉬다가 개천가로 가서 그곳에 설치된 쌍안경으로 오리 외가리 등 철새들이 물에서 떠다니며 자맥질도하고 먹이 활동하는 것을 관찰해보기도 했다 망원경으로 확대해보니 물위의 새들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감탄이 절로 나온다 다시 돌아오는 길을 조금 걸으니 아까 재활운동을 하며 지나가던 젊은이의 뒷모습이 보였다 걷고 걸어 이제 여기까지 온 것이다 그런데 내가 그의 곁을 지나갈 즈음 바로 그 길가에 앉아있던 할머니가 그를 물끄러미 바라보는듯 하더니 '잠간 쉬세요 쉬었다 가요'하고 말씀하신다 그러나 그 젊은이는 아무 말 없이 할머니를 지나갔다 그리고 나도 그를 지나갔다. 지나가면서 힐긋 그를 보았는데 그는 오직 걷기에만 집중하는듯 하다. 그런데 그 할머니의 한마디 말에 내눈에서 갑자기 뜨거운 눈물이 흐르기 시작한다 '잠간 쉬세요 쉬었다 가요' 나는 몇 발자국을 더 걷다가 울먹이는 소리로 아내에게 이렇게 말했다. '저 할머니의 말 참 감동적이다' 나는 그 말을 되뇌이며 한참을 더 걸었다. 눈물을 훔치면서... 세상에 저렇게 따뜻하고 고마운 말이 있을까 그 할머니의 말이 그 젊은이에게 어떻게 들렸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말은 그에게 꼭 필요한 말이 아니었을까 그말은 그를 측은히 여기며 그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동참해주고 응원해주는 말이다 누가 그런 관심을 갖고 낮선 그에게 그런 말을 해주겠는가 그래서 그 할머니의 짧은 한마디 말이 갑자기 내 마음을 후벼 파 내 안으로 쑥 들어와 꽂힌 것이다 저런 말을 배워야겠다 할 수 있어야 하겠다 쉼이 필요한 사람에게 잠시라도 자리를 내어줄 수 있는 마음의 여유와 긍휼 예수님의 마음이다 예수님도 지치며 살아가는 우리를 잘 아시고 말씀하신다 잠깐 쉬었다 가라 우리 모두는 자신의 허물과 인생 노역을 등에 지고가는 이해와 위로 응원이 필요한 존재이다 그래서 쉼이 필요하다 예수님은 이 땅에 오신 하나님의 아들이시다 우리 영혼의 안식을 위해 자기의 피를 쏟아 목숨까지 내어주셨다 수고하고 무거운 짐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하리라 예수님은 우리의 참 안식이시다 2019 09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