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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남겨진 아버지의 이미지
=========================== 나에게 남겨진 아버지의 이미지 =========================== 위대한 작가라고 불리워지는 토마스 울프(Thomas Wolf)의 수필 속에 이런 글이 있다. “인간의 생명을 깊이 탐구해 들어가면 결국 인간들은 자기의 아버지를 탐색하고 있다는 사실을 배울 수 있었다. 육신을 준 아버지 혹은 어렸을 때의 아버지에 대한 추억 정도가 아니라 ‘나에게 남겨진 아버지의 이미지’를 우리는 암암리에 탐색하고 있다. 아버지의 힘과 지혜와 사랑과 사상과 신앙 등이 사실은 나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뿌리인 것이다. ” ---------------------------- 바로 아랫 글 ‘ 우리 아버지는 하나님을 잘 안다.’의 연장선에서 생각해볼 수 있는 말이다. ‘인간들은 자기의 아버지를 탐색한다’는 이 말은 프로이드적인 면이 있는데 안그렇다고 부인할 수만은 없다. 사실 살펴보면 내 마음 깊은 곳에도 아버지의 이미지가 담겨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아버지에 대한 나의 기억은 일단은 아버지는 ‘군인’이셨다는데서 출발한다. 아버지는 새벽에 부대 해안 순찰을 하셔야 한다며 찝차를 타고 나가셨고 어떤 때는 집에 권총을 차고 돌아오실 때도 있었다. 아버지가 들려주던 6.25때의 상륙전 이야기와 아버지 등에 있던 5~6개의 파편자국, 그리고 헌병시절에 찍으셨던 사진, - 나는 아버지에 관한 이런 모든 것을 통해 ‘나의 아버지는 용감한 군인이셨다’는 인식이 내 안에 심겨졌다. 한번은 저녁에 온 가족이 모여 있는데 누군가가 큰 푸대 하나를 집으로 가져왔다. 그것은 설탕 푸대였다. 지금도 기억나는데 그분은 아버지에게 두부공장 이야기를 했다. 요는 사단 내에 있는 두부공장에서 근무하게 해달라는 청을 하고자 온 것이었다. 당시 아버지은 포항 해병 사단에서 근무하고 계셨는데 사단 내의 인사를 어느 정도 다루실 수 있으셨던 것 같다. 그런데 아버지는 그 다음날 오전, 부대에서 집으로 운전병을 보내 그 설탕 푸대를 어제 왔던 그분의 집으로 되돌려 보내도록 하셨다. 아버지는 그것을 청탁 뇌물로 보고 거절하신 것이다. 이를 통해 나는 아버지가 ‘청렴’하시다는 생각하게 되었다. 아버님은 술도 많이 마시고 또 노름을 하시므로 어머니을 많이 고생 시켜셨다. 나도 이런 아버님을 생각하면 마음이 답답했었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나는 아버님의 좋지 않은 점은 철저히 배우지 않았다. 그리고 그 일로 인해 아버지에 대해 인격적으로 비판하지 않았다. 그래서 나의 아버지에 대한 이미지는 아버지의 많은 약점에도 불구하고 ‘군인’과 ‘청렴’ 이 두 개였다. 이것은 나의 삶에 영향을 주었다. 나는 지금도 군인을 좋아한다. 나는 결핵을 심하게 앓고 시력도 나빠 방위병 근무를 하게 되었지만 나는 아버지를 따라 항상 해병이 되고 싶었다. 그리고 영화도 전쟁 영화를 좋아했다. 어릴 때 본 ‘돌아오지 않는 해병’이라든가 ‘해병특공대’등 이런 영화를 보고난 후에 짜릿한 감동은 지금도 내 마음에 남아 있다. ‘사상 최대의 작전’(The longest day)라든가 ‘패튼 대전차부대’등의 많은 전쟁 영화를 반복해서 보고 또 보았다. 나는 지금도 군 지휘관들을 볼 때마다 좀 부러운 마음이 들기도 한다. 총기름 냄새라든가 군부대 옆을 지날 때 식사 시간에 나는 군대 특유의 된장국 냄새는 항상 아버지와 군인을 동시에 생각하게 만든다. 그리고 뇌물 받고 붙잡혀 들어가는 사람들에 관한 기사를 볼 때도 나는 무의식적으로 ‘청렴’이라는 단어를 생각한다. 누구에게 무엇을 바라지 않는 것, 그리고 공적으로 자기 할 일을 책임져서 하는 것- 이것은 아버님으로부터 내가 물려받은 정신 유산임이 분명하다. 돌이켜보니 나도 아버지를 탐색해 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그렇게 해왔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이제 세대를 바꾸어 생각해보자. 나의 아들은 지금 나를 탐색하고 있지 않겠는가? 아들은 자기 엄마에게는 좀 이렇게 저렇게 따지고 더러는 말대꾸도 하지만 나에게는 좀체로 그렇게 하지 못한다. 그는 내말에 순종해야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는 내 안에서 권위에 대한 탐색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아랫 글에서도 말했지만 아들은 내가 목자라는 것을 전제로 많은 것을 탐색하고 있으리라. 내가 목자로서 무엇을 하고 지내는지, 내가 어떤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는지 탐색하고 있을 것이다. 확실히 자기 엄마보다는 나를 탐색하고 있는 것같다. 다. 내 안에 있는 진실을 탐색하고 있는 것 같다. 아들이 내게 하는 말을 가만히 분석해보면 아들은 나의 정당성에 대해 탐색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하여간 아들은 탐색하고 있다. 그러면서 그는 나에게 영향을 받으며 배울 것은 배우고 말 것을 말 것이다. 그렇다면 나에 대해 아들이 가지고 있는 이미지는 무엇일까? 아들은 나에게 무엇 보기를 원할까? 위의 토마스 울프의 말대로 나의 힘과 지식과 사랑, 사상, 신앙이 나의 아들의 뿌리가 된다면 나는 어떻게 살아야하는가? 나는 아들이 훌륭한 신앙인이 되길 원한다. 목자가 되길 원한다. 공부 잘하길 원한다. 그렇다면 나는 이 모든 것을 내 몸으로 직접 보여주어야 하지 않겠는가? 다른 방도가 없다. 아브라함의 경우를 보자. “믿음으로 저가 외방에 있는 것같이 약속하신 땅에 우거하여 동일한 약속을 유업으로 함께 받은 이삭과 야곱으로 더불어 장막에 거하였으니 이는 하나님의 경영하시고 지으실 터가 있는 성을 바랐음이니라. ”(히11:9,10) 아브라함은 이삭과 야곱과 더불어 장막에 살았는데 이삭은 아브라함을, 그리고 야곱은 이삭을 탐색하지 않았겠는가. 여기서 그들은 믿음을 배웠고 복의 근원 삼대를 이어갈 수 있었다. 나의 장막에는 나와 동역자와 아들 세명이 살고 있다. 아브라함의 경우처럼 나의 분명한 믿음만이 문제의 해결책임을 다시 확인해본다. 나의 믿는 바 나의 삶이 그의 마음 깊은 곳에 어떤 이미지를 심어줄 것이고 그 이미지를 따라 그의 인격과 신앙이 형성될 것이다. 그러니까 나의 믿음이 그의 믿음이 될 것이고 나의 바라는 바가 그의 바람이 될 것이라는 것이다. 어디 아들에게 뿐이랴. 내 주변 모든 사람들에도 마찬가지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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