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작성자	mk
ㆍ작성일	2019-11-04 (월) 22:25

ㆍ추천: 0 ㆍ조회: 190

ㆍIP: 175.xxx.60

어머니
학생회에서 봄학기 엠티를 갔다. 그런데 전체 카톡방에 목자님들의 어렸을 때 사진을 보내달라는 공지가 떴다. 엠티 가서 그 사진을 보고 그가 누군지 맞추는 게임을 한단다. 어떻게 도와줄까 하다가 마침 내 연구실에 있는 앨범이 기억났다. 지난 가을 어머님이 돌아가셨을 때 어머니 집에서 갖다 놓은 것이다. 아주 먼 옛날인데 그때 내가 어머님과 함께 이 앨범에 사진을 시간 순서대로 끼워 넣었었다. 열어보니 흑백 빛바랜 사진들이 보인다. 첫번째 사진은 내 돌사진이다. 그리고 결혼할 당시의 아버지의 사진, 그리고 어머니의 처녀 때의 사진을 아버지 사진에 포개 찍은 사진, 아버지 어머니 결혼 사진이 있다. 칼라사진은 얼마전의 어머니 영정사진이다. 내 돌사진을 가만히 들여보다가 아버님 어머님의 빛바랜 사진을 보니 기분이 묘해진다. 나는 이 젊은 두분 사이에서 태어난 것이다. 나를 낳고 두분이 얼마나 기뻐하섰을까? 열심히 함께 놀아주시고 여기저기 데리고 다니며 구경시켜주시고... 그런데 이제 두분은 나를 남겨두시고 다 이 세상을 떠나셨다. 젊었을 때의 멋지고 아름다운 모습은 다 사라지고 늙으신 모습으로 슬프게도 병든 모습으로 떠나셨다. 그날 내가 조금 서둘러 갔었더라면 운명하시는 어머님을 꼭 껴안아 드리고 말도 해주고 기도해드릴 수 있었는데 ... 어머니가 참 외롭게 돌아가셨다. 불과 3분 정도의 차이였는데 지금도 그때 어머니 곁에 빨리 다다르지 못한 것이 너무 너무 아쉽다. 방금 운명하셔서 아직 체온이 따뜻한데 나는 펑펑 울면서 어머니를 안고 귓가에 엄마 그동안 고마웠어요 고생 많이 하셨어요 감사했어요 사랑해요 엄마 내가 잘못한 거 다 용서해주세요 그동안 다 용서해주셔서 감사해요 엄마 이제 하나님 나라에서 만나요 . 그리고 기도를 얼마 간 했다. 이 빛바랜 돌사진을 보면서 오늘 나는 이 아이에게 뭔가를 알려주어야 할 것 같다. 아이야, 네 엄마가 돌아가셨어. 너 좋아한다고 떡 해주던 엄마말이야, 어릴 때 네 손 잡고 함께 부대에 데려가시곤 했던 아빠는 더 일찍 돌아가셨고. 사람들이 네가 누구였는지 맞출 수 는 있어도 너의 아빠 엄마가 어떤 분이었는지는 모르지. 그런데 얘야 나는 알어. 네 아빠 엄마가 너를 얼마나 예뻐하고 사랑했는지. 2017 2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