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작성자	mk
ㆍ작성일	2019-11-04 (월)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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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몬의 정의(?)
점심시간에 잠깐 가까운 대학로를 산책했다. 거리에 봄기운이 가득하다. 지방에서 중학교 2학년들이 수학여행을 와서 단체사진을 찍는다. 대학로가 인기 있는 수학여행 코스인가보다. 이 아이들을 보니 세월호 사건이 떠올라 마음이 울컥해진다. 다시 주변을 둘러보니 예쁜 건물이 여기저기 많이 서있다. 극장도 많고 그 옛날 '샘터'도, '학림'도 그대로 있다. 곳곳에 서있는 멋진 조형물들도 발길을 멈추게 한다. 김광균의 시비가 있어 다시 읽어보았다. 눈 오는 적막한 밤의 이야기인데 이 시를 자주 읽던 그때가 그리워진다. 노란 페넌트 깃발에는 '신춘문예'라는 글이 보인다. 아, 신춘문예! 20 대 초반 해마다 가을녘에 신문에 신춘문예 광고가 나오면 열병을 앓듯 몸살을 앓듯 밤 늦도록 소설을 만들어나갔었다. 만년필을 들고 200자 원고지 빈칸을 한칸 한칸 메워갈 때 느꼈던 아늑함 그리고 가슴 떨림이 있었는데 이제는 그것이 어떤 것이었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그때 동아일보에 '광야'(狂夜) 라는 제목으로 단편소설을 냈었는데 그 글속의 주인공이 참 격렬했었다. 그때의 그 감동은 잊지못한다. 나는 그 소설을 쓰면서 내가 얼마나 격렬한 사람인가를 알게 되었다. 다 지나간 B.C. 시절 이야기다. 예수님을 못만났다면 나는 어쩌면 진작에 한잔 술에 방황하다가 어느 길 거리에서 죽어버리고 말았을지도 모른다. 인생이 너무 허무해서 말이다. 그런데 나는 이제 목사가 되었다. 나는 지금도 글 쓰는 것을 좋아한다. 아직도 소설을 쓰고싶다. 몇년 전에는 사무엘서를 공부하고 A4 70매 분량의 압살롬의 관한 중편 소설을 쓰기도 했다. 압살롬이 너무 가여워서 그를 이해해보는 글을 써본 것이다. '내 아버지 내아버지 다윗왕이여' 압살롬이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다윗이 절규하는데 세상을 떠나는 압살롬이 그 아버지의 모습을 보고 이렇게 아버지를 부른다. 이제 아도니아에 대해 한번 써볼까 한다. 아도니아를 죽인 솔로몬, 나쁜 놈이다. 시므이와 요압을 손좀 보라고 유언한 다윗이나 그대로 죽인 솔로몬이나. 솔로몬에게 율법을 잘지켜야 형통할 것이라고 유언하면서 바로 그 자리에서 그 따위 복수를 부탁하다니.그래서 솔로몬은 왕이 되어 사람 죽이는 것부터 배웠다. 어떻게 죽여야 그럴듯하게 죽일 수 있는지. 한마디로 권력이 뭔가를 보여준 것이다. 그리고 기록은 솔로몬이 율법의 가르침과는 정 반대로 이집트의 바로의 딸을 아내 삼았다고 말한다. 며칠전 새번역 성경으로 열왕기 상 앞부분을 읽으면서 다윗과 솔로몬에 대해 속이 아주 불편했었다. 솔직히 말하면 속이 부글부글 끓어올랐다. 솔로몬은 시므이를 죽이기에 앞서 그에게 이런 말을 한다. '그러나 나 솔로몬 왕은 복을 받고, 다윗의 보좌는 주님 앞에서 영원토록 견고하게 서 있을 것이요'(왕상 2:45). 그리고 브나야를 시켜 그를 쳐죽었다. 말만 정의이지 내가 보기엔 살인이다. 2017 3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