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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C 시절의 詩 (1)
가을에 우리는 낙엽을 쓸었다. 바람에 날려 후두룩 떨어져 연병장 이리 저리 말 없이 뒹구는 갈 색, 붉은 색, 혹은 황금 색 저마다 한 시절의 삶을 담고서 계절의 변화에 다시 묻히는 쓸쓸한 영혼의 잔 조각들 엊그제 푸른 8월 태양 아래선 매미가 그렇게 울었었는데....... 계절을 벗듯 나신이 되는 나무가지 사이로 가을하늘은 점점 더 스산해져만 가는데 가슴 저미는 슬픔의 문턱에 선 우리의 눈길도 추워져 갔다. 한 잎파리의 맥인 양 가는 손으로 싸리로 엮어 만든 비를 들고서 시름을 잊듯 세월을 잊듯 말 없이 낙엽을 쓸던 우리들 우리는 무언가가 저물어 간다고 느끼며 낙엽을 쓸고 또 쓸었는데 우리도 이 시름 곧 툭 툭 털어버리고 여기를 떠나야하리 낙엽이 타는 냄새... 무엇이 모자랐는지 이른 아침에 눈물로 촉촉이 젖어 있는 낙엽들 여기 쌓고 쌓아 불을 지피나 낙엽은 아직 자기의 사멸을 거부하는듯 불길 속에 외로이 견디고 있다. 가슴을 적셔가는 이 축축한 연기 냄새는 차가워져만 가는 가을 하늘 틈을 비집고 하염 없는 세월에 불경을 읽던 어느 스님의 옷자락 타는 냄새가 혹시 아닐지... 낙엽도 우리처럼 계절의 변화 앞에 무상함에 몸을 트는지. 엊그제 푸른 8월 태양 아래선 매미가 그렇게 울었었는데... 1977년 가을에 ***** 이 시를 쓰던 당시 나는 남한산성 밑에 있는 '육군종합행정학교'에서 방위병 근무를 하고 있었다. 나는 당시 인생을 몹씨 허무해하고 있었다. 낙엽을 쓸고 있자니 그러했고 쓰레기 소각장에 그 낙엽을 모아 태우자니 더욱 그러했다. 매미가 시끄럽게 울어대던 그 푸르던 나무 숲들이 이렇게도 쉽사리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니! 내 인생도 꼭 이렇게 될것만 같았다. 아무거라도 하며 성실히 살아갈 수는 있겠는데 도데체 어디서 무엇을 하며 왜,어떻게 살아야하는지..내 영혼은 방황하고 있었고 그 마음의 시름을 달래기 위해 며칠 동안 생각하다 순한 표현과 흐름 속에서 이글을 쓰게되었다. 그리고 3년후 1980년 가을, 나는 캠퍼스 동산 낙엽 사이에서 내 인생의 창조자 하나님을 기억하며 기도하는 사람으로 변해 있었다. ' 너는 청년의 때 곧 곤고한 날이 이르기 전, 나는 아무 낙이 없다고 할 해가 가깝기 전에 너희 창조자 하나님을 기억하라. ' (전도서 12:1) 내 청년의 때에 먼저 나를 기억해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내가 그때 나의 창조자 하나님을 기억하게 된 것은 순전히 은혜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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