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작성자	mk
ㆍ작성일	2016-07-27 (수)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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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혜린과 슈바벵 거리

뮌헨 대학에 있는 개선문 앞에서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사진속의 모습으로 서서 앞을 보면 슈바뱅 거리(아래 사진)가 보인다. 곽마리아 선교사의 말에 의하면 가로수 길게 서있는 이 거리가 작가 전혜린이 독일 유학 때 인생의 실존을 고뇌하며 무수히 걸었던 바로 그 길이라고 하다. 전혜린! 그 이름을 되뇌어보니 자동적으로 그녀의 수필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가 떠오른다. 그동안 잊고 있던 이름이었는데 20대 초반 나름 인생을 고뇌할 때 그녀의 이 책을 읽었던 기억이 난다. 아내도 그녀의 이름을 기억하고 있었다. 천재적인 작가, 뮌헨을 가보고 싶게 한 글을 섰던 사람으로. 전혜린은 서울문리대를 나와 뮌헨에서 공부하고 돌아와 성균관대 교수가 되었다. 그녀는 독일적인 것을 사랑했고 특별히 뮌헨을 좋아했었다고 한다. '무섭게 깊은 사랑, 심장이 터질듯한 환희, 죽고 싶은 환멸'을 추구하는 자세로 생을 살았던 그녀는 '어느 조용한 황혼에 길가 주막에 쓰러져 있는 집시를 보거든 나라고 알라'는 말을 하기도 하였다. 평론가들은 그녀는 한세기에 한명 나올까말까한 천재적 작가였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녀는 '나를 원소로 환원하지 않게 도와줘 ...나를 살게 해줘'하는 편지를 장 아제베도 라는 익명의 사람에게 남기고 수면제 과다 복용으로 인생을 마감했다. 뮌헨 유학 시절에도 자살 시도가 몇번 있었던만큼 그녀의 죽음은 자살로 추정되기도 한다. 어쨌건 그때의 그녀 나이 겨우 32살이었다. 애처로운 일이다. 그래서 사진속의 슈바뱅 거리를 보니 그녀가 아직도 저 가로수 아래 어딘가를 걷고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기회가 나면 그녀가 남긴 그책을 잠깐이라도 다시 읽으며 그녀가 그때 무엇을 고뇌했었는지 생각해 보고 싶기도 하다. 우리는 인생을 고뇌하지만 사실 자기 실존 문제에 대한 실제적인 대책이 전혀 없다. 20대 초반 사르트르 까뮈 카프카 하이데거 토마스 만 하인리히 벨 헷세 사강 등 많은 실존주의 작가들의 책을 밤늦도록 읽었었지만 나는 거기에 정착하지 못했다. 나는 성경을 공부하면서 비로서 그안에서 내 영혼의 닺을 내릴 수 있었다. 그래서 초기 메세지를 쓸 때 그 사상의 기조는 거의 실존주의였다. 그래서인지 저기 내려다 보이는 슈바뱅 거리에 20대 초반 그때의 나도 걷고 있는듯 하다. 비록 나는 그녀같은 천재적 고뇌를 할줄은 몰랐지만 말이다.. (201408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