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멀리즘에 관한 책 "조그맣게 살거야"를 읽고
(지은이- 진민영, 출판사 – 책읽는고양이)
이미 미니멀리즘을 실천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좀 더 미니멀리즘을 실천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찾고 싶고, 동기를 부여받고 싶어서 미니멀리즘에 관한 책을 찾아 읽었다. 도서관 앱을 통해 책을 대여하고 지하철역에 있는 무인함에서 책을 꺼내오는 식으로 책을 빌려 보고 있는데, 책을 받아보자마자 피식 웃음이 나왔다. 한 손에 쏙 들어올 정도의 작은 크기, 단순하고 깨끗한 느낌을 주는 하얀색 표지, 심플한 표지 디자인, 180쪽 정도의 두께감...이 책은 “나, 미니멀리즘에 관한 책이야” 라고 외양에서부터 말하고 있었다. (책이 그렇게 말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져 웃음이 나왔다.)
책에는 나와 있지 않은데 인터넷에서 찾아본 바로는 저자는 26세의 젊은 미혼 여성이다. (번역, 글쓰기, 영어강사, 교재 작업을 통해 돈을 벌고 있다.) 젊은 나이에 어떻게 그런 철학을 가지고 있고, 그런 삶을 실천할 수 있는지 대단해 보였다. 환경을 생각하여 불편해도 머그컵을 꼭 가지고 다니고, 무더운 여름에도 집에서 에어컨을 켜지 않는다. 옷도 몇 벌 없고, 음식도 간단하게 먹고, 휴대폰은 꼭 필요할 때만 사용한다. (디지털 디톡스다.) 공인인증서도 없고, 신용카드도 없다. 나는 물건의 영역에서만 미니멀리즘을 생각했는데 이 책을 읽고 시간사용, 인간관계, 정보의 습득과 활용, 생각, 생활방식 등 눈에 보이지 않는 영역에 있어서도 미니멀리즘을 실천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우리는 더 많이 가질수록 행복하다고 말하는 자본주의 세상에서 살아가고 있는데 저자는 덜 가질수록 행복하다고 말 하고 있다. 비우고 비우면 본질이 보이고, 천천히 여유롭게, 자유롭게 살아갈 수 있다고 말 한다. “사복의 제복화”라는 말에 공감이 갔다. (나의 남편의 경우가 그러하다. 봄, 가을에 입는 외투가 딱 1개 뿐이다. 항상 그것만 입고 다니고, 속에 입는 티셔츠도 늘 똑같은 것만 입는다. 남편은 항상 입고 다니는 옷이 1벌이라면 나는 3벌 정도 되는 옷을 돌려 입는 것 같다.) 스티브 잡스를 생각할 때 청바지에 검은색 티셔츠를 입은 모습이 떠오르는데 스티브 잡스가 그렇게 입는 것은 다른 것에 신경 쓰는 시간과 에너지를 줄이고 오로지 제품 개발에 대해서만 생각하기 위해서 그랬다고 한다. 스티브 잡스가 명품도 아닌 평범한 옷을 늘 똑같이 입고 다닌다고 해서 그를 저평가하거나 무시하는 사람은 없다. 사람은 그가 걸치고 있는 옷이나 장신구, 가지고 있는 소유물이 아닌 그가 가진 정신적이고 내면적인 것을 통해 그 가치가 드러난다고 생각한다.
먹는 것, 입는 것, 생활 용품들 등등 많은 부분에서 미니멀리즘을 실천하고 있지만 내가 미니멀리즘을 실천하기 가장 어려운 것은 “책의 소유”다. 소장하고 싶은데 책을 사지 못 하는 것과 집에 있는 책들을 버려야 한다는 것은 내게 너무나 어려운 일이다. (이 문제는 좀 더 고민을 해 봐야겠다.) 저자의 경우는 “이것만은 못 버리겠다” 하는 것이 없다고 한다. (생활필수품을 제외하고 말이다.) 저자가 가진 물건은 100개라고 한다. 버리고 버려도 또 버릴 것이 나온다고 하니 신기하다.
|
